담백하게 산다는 것 - 불필요한 감정에 의연해지는 삶의 태도
양창순 지음 / 다산북스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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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31 담백한 관계란 자신의 감정을 느끼는 그대로 날것으로 표현하거나, 자신이 경험하는 일에 대해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과는 다른 차원이다 무엇보다도 내 마음을 조용히 가다듬으려는 의지와 노력이 있어야만 담백한 관계를 맺는 일이 가능하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담백함은 잔잔하고 한결같은 것이기도 하다

P54 담백한 인간관계를 맺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상대에 대한 적절한 배려가 전제되어야 한다 물론 그러한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다만 '배려'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모르는 사람이 정말 많다

어떤 사람들은 배려라는 말만 들어도 싫은 반응을 보이곤 한다 무조건 상대에게 맞춰주고, 그가 원하는 대로 해주는 것이 배려라는 생각 때문에 듣기만 해도 반발심이 생기는 것이다 그 이야기를 들은 다음부터 나는 배려를 '사회적 지능' 혹은 '적절한 공감 능력'이라고 표현하기 시작했다 조금 더 직접적으로 말하자면 '눈치껏 행동하기'쯤이 될 것이다

P76 우리는 누군가와 가까워지면 언젠부턴가 주는 것보다 받는 것에 더 익숙해진다 그리고 상대방이 내가 바라는 것을 주지 않으면 혼자 실망하고 상처받는다

인간관계를 잘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현실인지를 이해하고, 그 현실에 맞는 적절한 기대치를 갖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P162 우리는 늘 인생의 바람 앞에 좌절하고 상처받는다 그런데 많은 사람이 그것이 삶이고 인생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누구의 인생에나 그러하듯 내 인생에도 바람은 분다는 것, 특히 상처와 갈등 없는 인간관계는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자 노력하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그런 노력이 이어지다보면 어느 순간 스트레스가 줄어들면서 인생을 바라보는 시각도 담백하고 편안해진다

P188 인간의 감정은 정말 오묘해서, 내가 느끼는 감정을 있는 그대로 상대가 받아들일 확률은 거의 없다 빛이 직진하는 것보다 굴절되는 경우가 더 많은 것처럼, 인간관계에서도 내 감정이 그대로 전달되기보다는 상대방의 상태에 따라 왜곡되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이런 사실을 감안해보면, 힘든 감정일수록 시간을 두는 편이 좋다

P207 실제로 요즘 뇌 과학 분야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감사하는 마음을 가질수록 우리의 뇌세포가 더 건강해진다고 한다 우리 뇌의 여러 부위에 걸쳐 있는 '보상회로'가 즐거움을 관장하는데,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면 그 회로가 더욱 많은 부위에 연결되면서 뇌가 건강하게 변하고, 삶도 달라진다는 것이다

담백함이란 이것 저것 첨가하지 않은 재료 자체의 깊은 맛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지나치게 꾸미려하고 인정받기 위해 애써왔던 날들
책 속 '나 자신의 가장 큰 적은 나'라는 말이 와 닿는다
내가 담백해질 때 내 삶도 인생도 담백해질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꾸준한 자기 훈련이 필요하다
상대방이 변화하길 바라면서 이것 저것 요구하기 보다는 내가 바꿀 수 있는 사람은 나 자신뿐임을 잊지 말자
한때 친했지만 멀어진 사람들 그리고 나도 모르게 상처줬던 사람들 그때의 미성숙했던 나를 되돌아 보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나', '너', 그리고 '우리'의 삶이 관계가 조금 더 담백해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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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드 리더 - 사람의 마음을 읽는 자 스토리콜렉터 68
크리스토퍼 판즈워스 지음, 한정훈 옮김 / 북로드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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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2 나는 그들의 생각을 움직일 수 있고 그들의 머릿속에 혼란을 일으킬 수 있다 그러나 내가 어떤 속임수를 쓰든지 결국 사람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걸 하려고 애쓴다 그들의 운명은 내가 그런 쇼를 하기 훨씬 전부터 결정되었다
어쩌면 이건 그저 내 생각일 뿐인지도 모르지만

P250 죄수들에 대해 내가 알고 있는 것에 상관없이 내가 원하는 만큼 나는 감정이입을 차단할 수 없었다 그래서 다른 무엇보다 그 점에 대해 죄수들을 원망했다 나쁜 음식, 형편없는 잠자리, 숨 막히는 더위, 살을 에는 추위와 함께 내가 다뤄야 했던 또 하나의 문제였다 나는 그들의 고통도 감내해야 했다
칸트렐에게 언젠가 한번 그에 대해 불평한 적이 있다 그는 조심스럽게 내 말을 듣고는 웃으면서 이렇게 말했다
"이봐, 세상에 공짜란 없는 법이야"
나는 그런 고통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웠다

사람의 마음을 읽는 남자
존 스미스는 입대를 하고 CIA요원이 되어서 특별한 훈련을 받는다
사람의 마음을 읽는다면 어떨까?
내 생각과는 달리 마냥 좋은 건 아닌 듯 하다
주인공 존 스미스 (특별한 능력과 달리 너무나 평범한 이름이다)
는 사람들의 생각들 때문에 너무 피로하다
어느 날 억만 장자 의뢰인으로부터 섬을 통째로 주겠다는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을 받는다
어렵지 않게 생각했던 그 사건 뒤에는 어마 어마한 배후가 있었다
그러나 그도 전직 CIA 비밀 요원
하나 하나 사건을 해결해 나간다
사람의 마음을 읽는 사람, 그 능력은 축복일까 재앙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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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아워 1 - 생과 사의 경계, 중증외상센터의 기록 2002-2013 골든아워 1
이국종 지음 / 흐름출판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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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과 사의 경계, 중증외상센터의 기록2002~2013

P83 응급실을 크게 열어놓은 수많은 대학병원들은 정작 환자가 수술 뒤 들어갈 중환자실이나 입원실이 없어 고생하면서도 중환자실 병상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다 중환자실 병상 없이 응급실만 크게 만들어놓는 것은, 고속도로 정체를 해결한답시고 톨게이트만 크게 만들어놓은 것과 같다

P148 구조구급대가 아무리 빨리 사고 현장으로 달려가도 환자는 살지 못했다 환자의 상태를 판단할 기준은 헐거웠고, 적합한 병원에 대한 정보는 미약했다 구조구급대는 현장으로부터 가장 가까운 병원을 선택할 것이어서 환자는 때로 가야 할 곳을 두고 가지 말아야 될 곳으로 옮겨졌고, 머물지 말아야 할 곳에서 받지 않아도 되는 검사들을 기다렸다 그 후에도 다른 병원으로 옮겨지고 옮겨지다 무의미한 침상에서 목숨이 사그라들었다 그런 식으로 병원과 병원을 전전하다 종증외상센터로 오는 환자들의 이송 시간은 평균 245분, 그사이에 살 수 있는 환자들이 죽어나갔다 그렇게 죽어나가는 목숨들은 선진국 기준으로 모두 '예방 가능한 사망'이었다 사지가 으스러지고 내장이 터져나간 환자에게 시간은 생명이다 사고 직후 한 시간 이내에 환자는 전문 의료진과 장비가 있는 병원으로 와야 한다 그것이 소위 말하는 '골든아워golden hour'다

P169 가해자가 휘드른 칼과 내가 쓰는 칼 수술방 간호사scrub nurse가 수술칼을 손에 쥘 때마다 나는 칼의 의미를 생각했다 의사의 칼이라고 항상 안전한 것이 아니다 의사의 칼도 실수하면 사람을 죽일 수 있다 칼을 조심히 써야 한다는 것우 일반인이나 의사나 다름없다

P328 중환자실에 누운 환자가 의식이 없어도 그 몸이 스스로 살고자 애쓰고 있음을 느낄 때 나는 놀랍고도 안쓰러웠다 그러나 환자가 결국 '사망'으로 종료되면 그 허탈과 허망을 견디기 어려웠다 외상외과 의사로서 아픈 기억들은 켜를 이루며 쌓여간다 많은 의사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수술적 치료에 대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 순간은 끊임없이 찾아오고, 뼈아픈 기억들은 의사에게 보수적인 선택을 하게 만든다 그렇게 변해가는 것이 틀리지 않다 환자의 죽음과 보호자들이 쏟는 눈물은 아무리 겪어도 익숙해지지 않는다 내 환자들이 숨을 거둘 때 나 또한 살이 베어나가듯 쓰렸고, 보호자들의 울음은 귓가에 잔향처럼 남았다

드라마 <골든 타임> 이성민 역활의 실제 모델로 알려진 이국종교수님
'골든 타임'은 TV나 라디오의 시청률이 제일 높을 시간대를 뜻하는 말이고, 생명을 살리는 '골든 아워'가 맞는 표현이다

<아덴만 여명 작전> 이후 이국종 교수님의 인터뷰를 보았었다
어릴 때 기억임에도 다른 말은 잘 기억이 안 나는데 '적자'라는 말은 분명히 기억난다 환자를, 사람을 살릴수록 적자라니 의아했다
높아진 평균 수명때문인지 우리나라 의학이 선진국 수준인 줄 알았는데 외상외과는 이렇게까지 열악했다니
사람을 살리고도 엄청난 '적자'때문에 원흉이 되어 비난받는 현실이 너무나 아프고 안타까웠다

P389 나와 내 사람들이 죽음에 가까이 갈 때 환자는 죽음으로부터 멀어지는 이 아이러니를 나는 어쩌지 못했다 이름조차 알 수 없는 타인을 살리고자 너무 많은 사람들이 자기 목숨을 걸어야 했다

P418 팀원들 모두가 자주 아팠고, 아픈 것이 기본이 되어 아픔을 일상으로 여기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아플 때에 아프다고 알리는 일조차 없었다 어딘가 부러지고 쓰러질 때가 되어서야 보고가 되었다
그것이 마치 이곳에서의 생존법칙인 것만 같았다 무엇을 위해 이렇게 하느냐는 질문에 나는 원론적으로는 '사람을 살리기 위해서'라고 말하고는 있으나, 사실 왜 지속하고 있는지 알 수 없게 된 지가 오래다 좋은 사람들과 일할 수 있다는 것 하나만이 유일한 장점이었으나, 그것을 위한 대가는 너무 컸다 쉴 새 없이 고꾸라져 나가는 팀원을 볼 때마다 억장이 무너져 내렸다

서문에서 등장인물은 모두 실명임을 밝혔는데 마지막 장에 등장인물이 나온다 마치 드라마나 영화의 엔딩신처럼... 차라리 드라마나 영화였으면(440페이지 스릴러 두께) 그래서 이어질 2편에 엄청난 반전을 기대할 수만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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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이별에 서툴러서 - 이별해도 다시 살아가는 사람들
최은주 지음 / 라떼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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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해도 다시 살아가는 사람들

P15 이 카페는 문을 열고 닫는 시간이 주인의 마음대로라고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진짜 이별을 맞이하는 이들에게만 이 카페가 열린다고 말하기도 했다

P32 이별카페에서 이별했다 생각보다 이별은 간단했고, 머리가 복잡하지도 눈물이 마구 쏟아지지도 않았다 오히려 더 덤덤해지고 몸에 가득했던 체증이 풀리는 느낌이었다

미안했다 사실은 미안했다
눈물이 주저 없이 흘러내렸다 말하지 못했다 말하지 못한 게 많았다

P35 이별은 예행연습이란 것이 필요 없었다 충분히 슬퍼할 시간이 필요할 뿐이었다
마음속 미움 하나가 사라졌다 이상한 일이다 이별했고 이제 돌아가야 하는 건 달라지지 않았는데 그렇게 꽉 막혀 있던 마음에 살랑, 바람이 통했다 미운 감정 하나가 떨어져 나갔다

P199 이별카페를 하며 이별의 종류가 이렇게 많다는 것을, 이별에 대처하는 모습이 이렇게 다르다는 것을 알아 갔다 우리는 모두 이별에 서툴다 이 공간에서 조금이나마 상처가 아니라 공감을, 그리고 위로 받기를 기대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우리는 행복해지기를 이별의 상처가 아물어 더 단단해지기를

제목때문에 에세이인 줄 알았는데 소설이다 아버지, 애인, 반려견, 회사 등등 이별의 대상도 이유도 다양하다
살아가면서 이별은 항상 진행형이다
그리고 면역이 되지 않는다

공감되고 가슴 찡하고 또 위안이 되는 이야기

갑자기 김광석의 노래가 떠오른다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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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비앤비의 청소부
박생강 지음 / 은행나무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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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날이 있다
집과 회사가 아닌 어딘가에 하룻밤이라도 아무 생각없이
여행가방처럼 처박히고 싶은 순간이
나는 그때 그곳, 이태원 에어비앤비에 간다

P132 나는 에어비앤비의 청소부가 전직 해커였다는 사실을 아는 유일한 낯선 사람이었다 비밀을 들킨 사람은 비밀을 털고 싶어지기 마련이었다 이미 비밀의 무게가 숨구멍을 틀어쥘 만큼 옥죄고 있으니까

P171 가끔씩 비밀번호를 바꾸는 것, 그것이 비밀을 안고 살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 유쾌함을 유지할 수 있는 몇 가지 방법 중 하나였다 그거야말로 나도 알고 에어비앤비의 청소부도 아는 어떤 진실이었다 우리의 패스워드가 우연히 일치하는 순간에만 나와 그는 가까워질 수 있었다 그것도 주인 없는 빈방 같은 공간에서만

"로그인보다 로그아웃"

제목만 봐서는 어떤 이야기일지 전혀 감이 잡히지 않는다
여자친구가 예약해 하룻밤 묵었던 에어비앤비에 야근에 지친 주인공이 다시 예약하면서 청소부 운과 마주친다

게스트와 호스트 우연히 만난 그들이 비밀을 공유하고 공감한다

작가의 체험에서 쓴 글이라그런지 현실적이고 많이 공감이 됐다
박생강 작가님 책은 처음인데 다른 책들도 로그인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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