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으로 사는 건 보통 일이 아니야
자림 지음 / 마음의숲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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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다는 건 그 어려운 보통의 삶을 살아내는 것

P70 때때로 혼자 소리 내어 책을 읽어본다
소리내어 책을 읽으면
마음의 번잡함, 생각의 소란함이 잠잠해진다

다독다독, 내 산란한 마음을
잠잠하게 하고 싶을 때면 하는 특효 처방이다

P128 마음은 몸에 집을 짓고 있어서
몸이 무너지면 마음도 무너진다

서로가 서로를 잘 챙겨주지 않으면
동반 몰락한다

마음이 힘들 때는 몸을,
몸이 힘들 때는 마음을 돌봐주는 것은
둘이 단단히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P146 사는 게 내 마음 같지 않아서
화가 나고 짜증이 나는 거야 어쩔 수 없지만
그 화와 짜증을 나보다 작고 약한 자에게 쏟아내는 건
퍽이나 비겁한 일이다

P158 남들처럼 보통의 삶을 살기 위해 언제까지
이토록 너덜너덜해져야 하는 건지 모르겠을 때
보통의 삶마저 사치의 삶으로 다가올 때
그만 달리기는 멈추고, 휘파람이나 불고 싶다

P168 버텨가는 이 시간 속에서도 무엇이 자라나고 있을까?
견뎌가는 이 시간 속에서도 하얗게 나온 아기어
젖니처럼 빛나며 올라오는 것이 있을까?

P188 사는 게 희미해지고
내가 희미해지는 시간이 있다

나를 돌본다는 건
힘을 빼고 다시 선 긋기부터 시작해보는 일이다

희미해진 내 삶의 선들을
다시 두려움없이 그어보는 것

P201 이건 너무 평범한데, 싶은 보통의 순간들이
눈물 나게 좋아지는 것
별나지도 않은 보통의 네가
별나게 좋아지는 것

도서 제목 투표할 때만 해도 제목 참 좋다는 생각을 했지만 다른 제목에 투표를 했었는데 읽어보니 제목과 내용이 잘 맞는다 환상의 커플, 천생연분
어릴 때는 막연히 남들처럼은 살겠지 당연하게 그 나이가 되면 그 나이대에 맞는 삶을 살고 있을 줄 알았다
보통보다 한참 못미치는 나에게도 보통으로 사는 건 보통 일이 아니다
책 속에 등장하는 가족 그림, 아이에게 자꾸 눈이 갔다 아이의 생각, 아이의 시간 아이였던 내가 어른의 시간을 살면서 잃어버린 것들, 미처 생각하지 못 했던 것들

이 모든 '보통'이 참 시시했었는데
이 모든 '보통'이 참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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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미워하는 가장 다정한 방식
문보영 지음 / 쌤앤파커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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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사람은 누군가를 안는 구조로 생겨서 타인을 갈망하게 되는 걸까

P89 춤을 출 때는 상대방을 어항이 든 택배상자라고 생각하세요 상대방을 사람이라 생각하기 시작하면 춤이 어려워집니다 어항 속 물과 금부어에 집중하세요 수평으로 전진하고 후퇴하는 겁니다 물이 넘치지 않도록 유의합시다 다같이

사랑을 그만 둘 수 없다는 것이 나의 무능인지도 모른다

P98 어떤 것이든 극에 달하면 그 끝에는 슬픔이 있다고 했다 즐거움도, 기쁨도, 원망도, 고통도, 재미도.

P121 어느 날 이상한 글을 썼는데, 그러니까 나는 개떡같이 말했는데 누군가 찰떡같이 알아 들었다 그게 시구나 싶어서 시를 썼다 개떡같이 말했기 때문에 찰떡같이 알아듣는 누군가 생겼구나, 믿으며. 그러면 앞으로 훌륭한 개떡이 되도록 애쓰자 독자가 찰떡이기를 바라면서. 왜냐하면 우리가 바라는 것은 이해심이 아니라 이해력이기 때문에

P173 왜 사람들이 웃을 때 나는 웃지 못할까? 생각해보면, 세상이 웃는 방식으로 내가 웃었다면, 애초에 시를 쓰지 않았을 것이다 세상이 미소 짓지 않는 방식으로 내가 미소 지었으므로 시를 쓰게 되었기 때문이다 슬픈 이야기다

작가님이 블로그에 올렸던 일기이자 소설인 자유롭게 쓴 글들
때론 슬프고 우울한데 재밌다
읽다 보니 어느 새 책 속에 흠뻑 빠져있었다 문보영 작가님 책은 처음인데 작가님 책은 또 찾아 읽어보고 싶다 등단 이후 최단 기간에 '김수영문학상'을 받았다고 하니 더욱 궁금하고 기대된다 다음 작품도 빨리 나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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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틴어 수업 - 지적이고 아름다운 삶을 위한
한동일 지음 / 흐름출판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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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44 라틴어가 가지고 있는 특성 중에는 상대를 존중하고 인정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우리가 종종 존댓말의 범주 안에서 사용하는 '삼가주시기 바랍니다' '주의해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말은 법률적 표현이고, 더 들어가보면 라틴어에서 나온 표현입니다 '하지 마라' '주의해라'와 같은 명령형이 아니라 행동의 주체인 상대방을 존중하고 있죠

언어는 사고의 틀입니다 상대에 대한 존중과 배려, 수평성을 가지고 있는 라틴어가 로마인들의 사고와 태도의 근간이 되었을 겁니다

P56 이제는 정말 공부해서 남을 줘야 할 시대입니다 지금 우리 사회의 청년들이 더 힘든 것은, 공부를 많이 한 사람들의 철학이 빈곤하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한 공부를 나눌 줄 모르고 사회를 위해 쓸 줄 모르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요 소위 배웠다고 하는 사람들이 자기 주머니를 불리는 일에는 발군의 실력을 발휘하면서도, 다른 사람들이 착취당하며 사회구조적으로 계속 가난할 수밖에 없는 시스템에는 무신경해요
자신의 개인적인 욕망과 자기 가족을
위해서는 발 빠르게 움직이면서도 어려운 사람들의 신음소리는 모른 척하기 일쑤입니다 엄청난 시간과 공부를 한 머리만 있고 따뜻한 가슴이 없기 때문에 그 공부가 무기가 아니라 흉기가 되어버린 것입니다

공부한 사람의 포부는 좀 더 크고 넓은 차원의 것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나만 생각하기보다 더 많은 사람, 더 넓은 세계의 행복을 위해 자기 능력이 쓰일 수 있도록 하겠다는, 한 차원 높은 가치를 추구했으면 좋겠습니다 배운 사람이 못 배운 사람과 달라야 하는 지점은 배움을 나 혼자 잘 살기 위해 쓰느냐 나눔으로 승화시키느냐 하는 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배워서 남 주는' 그 고귀한 가치를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 진정한 지성인이 아닐까요? 공부를 많이 해서 지식인은 될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 지식을 나누고 실천할 줄 모르면 지성인이라고 하기 어렵습니다

지금은 사용하지도 않고 유럽인들에게조차도 어렵다고 소문난 라틴어, 서강대에서 교양 강좌로 열린 라틴어 수업에 수백명의 학생은 물론 타학교 학생과 교수, 일반인까지 청강하러 찾아오며 '라틴어 열풍'을 일으킨 라틴어 수업의 강사는 변호사 한동일이다 한국인 최초, 동아시아 최초로 바티칸 대법원 로타 로마나의 변호사로 임명되었다

저자는 첫머리에서부터 라틴어는 어렵다, 지금은 사용하고 있지도 않은 언어다라고 말한다 그런데 라틴어 수업이 소문난 명강의가 되었을까?
많은 이들이 라틴어 수업을 인생책이라고 감동이라고 소개했을까?

단순한 외국어 강좌가 아니었다
고대 로마로부터 현대 이탈리아까지 아우르는, 유럽의 역사에서부터 철학, 신학, 지리, 사회 문화와 여러 제도들까지 언어를 바탕으로 한 인문학 강의다
왜 인문학을 강조하는지 왜 인문학이 필요한지 깨달았다
세상을 보는 세계가 넓어지고 삶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지는 듯하다
라틴어 수업은 못 들었어도 책으로 만날 수 있음에 너무나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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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운 빼앗는 사람, 내 인생에서 빼버리세요 - 적당히 베풀고 제대로 존중받기 위한 관계의 심리학
스테판 클레르제 지음, 이주영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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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기운만 쏙쏙 빼먹는 '멘탈 뱀파이어' 단호히 대처하는 법

P20 어떤 생물은 생존하기 위해 다른 생물에 기생해 필요한 것을 얻는다 기생충은 포식자가 아니다 숙주와 기생충이 상호작용하는 '기생'이라는 메커니즘은 오랫동안 지속될 때가 많다 포식자는 먹잇감을 죽여야 이익을 얻지만, 기생충은 숙주를 죽여 봤자 얻는 것이 하나 없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을 숙주로 삼아 '기'를 빨아먹는 멘탈 기생도 넓은 의미에서 보면 인간 사회에서 일어나는 자연적인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P85 남에게 의존하고 싶은 마음은 정상적인 수준이든 지나치게 과한 수준이든 모두 호르몬의 영향이다 신경과학을 통해 감정적으로 누군가를 필요로 하는 심리에 관여하는 신경망과 호르몬이 밝혀졌다 다양한 신경전달 물질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 기쁨과 흥분을 일으키는 도파민이 있다 개인과 인간이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행동이 있는데 '먹는 행위, 마시는 행위, 자손을 남기는 행위, 모성애를 발휘하는 행위, 함께 할 사람을 찾는 행위'가 대표적이다 그렇기때문에 우리는 진화를 하는 동안 자연 선택설에 따라 이 같은 행위들을 할 때 크게 기쁨을 느끼는 방향으로 발전해왔다 따라서 우리의 기본 욕구와 관계된 이러한 행동들을 할수록 '만족'이라는 보상이 주어지는 체계가 인간 두뇌 속에서 회로처럼 발달했다

P103 직장에 있는 멘탈 뱀파이어는 힘과 이익을 추구한다

이런 부류는 스스로 노력해 힘을 얻기보다는 남을 이용해 힘을 가질 때 기쁨을 느낀다 현재의 자리를 지키는 것으로 만족하는 이들도 있으나 자신의 것을 활용하기보다는 남이 가진 것을 야금야금 빼앗고 이용해 성과를 가로챈 다음, 직장에서 계속 남아 있으려는 이들도 있다

P259 멘탈 뱀파이어의 덫에서 쉽게 빠져나가지 못하는 이유는 그동안 많은 것을 잃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어서, 우리가 실패했다는 생각을 인정하기 힘들어서다 자신의 결정과 맹세를 다시 생각한다는 것은 잘못된 길을 갔다는 현실을 인정하는 일이기 때문에 자존심에 타격을 입는다

아무리 사이가 좋아도 헤어질 수 있다 더구나 상대가 이런 부류라면 만남은 헤어짐의 시작임을 명심하자 아무리 오랫동안 쌓인 정을 끊어내는 것이 고통스럽다고 해도 멘탈 뱀파이어 같은 사람과는 완전히 관계를 끊어야 하며, 그것만이 최선의 해결책이다

기운 빼앗는 사람, '멘탈 뱀파이어'가 누굴까? 내 주변에도 그런 사람이 있나 싶었는데 읽다보니 몇 몇 떠오르는 얼굴이 있었다 만나고 나면 지치고 힘빠지게 하는 사람들, 가족, 친구, 연인, 그리고 직장 동료나 상사들 나도 모르게 그들에게 끌려다녔던 그들이 '멘탈 뱀파이어'였다 더 이상 쏙 빨리지 말고 그들에게서 벗어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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넛지 - 똑똑한 선택을 이끄는 힘
리처드 H. 탈러 외 지음, 안진환 옮김, 최정규 / 리더스북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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넛지
1. 팔꿈치로 슬쩍 찌르다
2. 주의를 환기시키다
3. 타인의 선택을 유도하는 부드러운 개입

2008년 미국의 행동경제학자인 리처드 탈러와 캐스 선스타인이 함께 펴낸 <넛지>, 이 책에서 두 사람은 옆사람을 팔꿈치로 툭 치면서 넌지시 어떤 행동을 유도하는 것처럼 '타인의 선택을 유도하는 부드러운 개입'이라고 넛지를 정의하였다

P16 선택 설계자는 사람들이 결정을 내리는 배경이 되는 '정황이나 맥락'을 만드는 사람이다

넛지는 선택 설계자가 취하는 하나의 방식으로서, 사람들에게 어떤 선택을 금지하거나 그들의 경제적 인센티브를 크게 변화시키지 않고 예상 가능한 방향으로 그들의 행동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넛지는 명령이나 지시가 아니다

P125 지금까지의 논의를 통해 우리는, 사람들은 당장 그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선택들, 즉 어렵고 빈도가 낮으며 적절한 피드백이 제공되지 않을 뿐더러 선택과 경험 간의 관계가 분명하지 않은 선택들을 마주하게 될 때 적절한 넛지를 필요로 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

탈러와 선스타인은 넛지를 제안하면서 이러한 방식은 자유주의적 개입주의라고 표현했다

P373 이 책에서 우리는 두 가지의 주요한 주장을 펼쳤다 첫번 째는 사소해 보이는 사회적 상황들이 사람들의 행동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넛지는 보이지 않는 듯래도 어디에나 존재한다 적절성의 여부를 떠나 선택 설계는 도처에 만연해 있으며 불가피하기 때문에 우리의 결성에 매우 큰 영향을 끼친다 두번 째 주장은 자유주의적 개익주의가 결코 모순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선택 설계자들우 선택의 자유를 보호하는 동시에 사람들의 삶을 개선시키는 방향으로 넛지를 가할 수 있다

우리는 매순간 수시로 결정을 내리며 살아간다 잘못된 선택으로 불행의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
넛지를 잘 활용하여 똑똑한 선택 설계를 하고 더 건강하고 더 나은 삶을 살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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