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마흔, 버려야 할 것과 시작해야 할 것 - 공허함을 성장으로 바꾸는 심리학 수업
정교영 지음 / 포르체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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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허함을 성장으로 바꾸는 심리학 수업

P29 사회의 궤도에 이제 막 진입한 20대, 자리를 잡아가는 30대와 달리 마흔은 기성의 관점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수많은 여성이 기성세대의 삶을 수용하며 살았고, 때로는 감사하면서도 때로는 어머니처럼 살지 않겠다고 굳은 다짐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당신의 '마흔 이후의 삶'은 결코 그들과 같지 않다 백지의 미래에 과거의 흔적을 투사하는 일은 성숙한 삶과는 거리가 멀다 보다 성숙한 삶을 살고자 한다면 삶의 초점을 나 자신으로 돌린 후, 밖으로 향하는 기대와 목마른 애정에 가지치기를 해라

P133 마흔을 넘기면 공허함이 생의 전반을 차지하게 된다 무엇을 위해 살아왔는지 또 어디로 열심히 달려가야 하는 건지, 계속 달려가야 옳은 것인지... 밑 빠진 독어 물을 붓고 있는 심정에 지금이라도 멈추고 싶지만, 멈추자니 불안하고 그대로 가자니 밑빠진 독의 크기만큼 내 마음에 구멍이 뻥 뚫린 듯하다 이러한 감정우 마흔의 정체성을 건드린다 '나'를 설명하는 모든 것, 삶에 대한 태도의 가치관, 신념들이 통째로 의문 투성이가 되고, 믿고 싶은 대로 일관성 있게 살아온 삶을 부정하자니, 그동안 나라고 알고 있던 내가 누구인지 도통 알 수 없는 미스터리가 된다 마음속에서 지진이 일어나는 것이다 누구나 한결같은 것을 좋아한다 예측 불가능하고 통제 불가능한 것은 피하고 싶어 한다 이러한 감정들은 긍정적인 신호다 지금까지 믿었던 것을 재검검하고 오류를 찾아 수정할 수 있다면 우리는 조금 더 생기있게 살 수 있다

마흔이되면 뭔가 이루어져 있을 것만 같고 모든 게 안정적일 거 같았다
결혼을 하고 아이들 뒷바지하다보니 어느 새 마흔이 훌적 넘어버렸다 아무 것도 한 거없이 나이만 먹은 거 같아 더욱 불안하다
많은 책에서 하지 않아서 하는 '후회'가 많다고 한다 내 남은 인생 중 가장 젊은 날은 바로 오늘이다 우리는 은연 중에 어머니로 아내로 희생할 것을 강요받으며 자라왔다 이제는 '나'의 삶을 살아야 할 때이다
마흔, 아직 늦지 않았음을 남은 인생을 더욱 행복할 수 있도록 안내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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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당신과 가까운 곳에 있습니다
김종관 지음 / arte(아르테)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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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세밀하게 그려내는 영화감독 김종관의 10년의 기록

P131 영화가 가끔 편지 같다는 생각이 든다 누군가에게 편지를 보내고 읽히기를, 마음에 가닿기를 바라는 것. 그러한 목적이 살아 있을 때 영화도 살아 있다 하지만 영화는 고단한 여정에 아랑곶없이 수취인 불명의 편지가 되어, 무관심 속에 서서히 죽음을 맞기도 한다 긴 죽음의 시간. 만약 시네마테크가 그러한 영화들의 마지막 숨결을 불러일으키고 다음 세대의 관객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면, 그건 그 영화가 아직 살아 있다는 이야기다 오랜 세월이 지나고도 위로를 건네기 위해 어떤 이에게 도착한 편지처럼, 우리 앞에 당도한 영화인 것이다

죽은 영화들은 그렇게 살아 있고 시네마테크에는 수취인 불명의 편지들이 아직도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다

2012년 출간했던 <사라지고 있습니까>의 개정증보판으로 대략 십 년 전 이야기와 변화된 현재의 이야기 그리고 <하코다테에서 안녕>, <밤을 걷다> 두 편의 시나리오까지 담았다 어렸을 때 살았던 이문동, 그리고 현재 살고 있는 효자동에서의 이야기들, 내가 살았던 곳은 아니지만 아날로그 추억 여행을 다녀온 듯한 느낌이었다 이 계절이 가기 전에 바로 지금 읽기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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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름 예찬 - 숨 가쁜 세상을 살아가는 이들을 위한 품격 있는 휴식법
로버트 디세이 지음, 오숙은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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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가쁜 세상을 살아가는 이들을 위한 품격있는 휴식법

P20 일이 아무리 즐겁고 유용하거나 필요할지라도, 본질적으로는 일종의 노예상태다 그렇기에 여가의 첫째이자 으뜸가는 목표는 우리를 우리 시간의 주인으로 만드는 것이다 일할 때는 결코 시간의 주인이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여가가 무엇일까? 먼저, 나는 여가의 핵심 요소 중 하나인 빈둥거림에 관해 두 가지 생각으로 망설이고 있었다 빈둥거림은 덕목인가 아니면 악덕인가?

P65 낮잠은 도시 주민의 '저항 행위'다 낮잠을 자는 시간은 낮잠 자는 사람 외의 어느 누구에게도 속하지 않는 진정 자유로운 시간이기 때문이다 당신은 잠깐 동안 토막 잠을 잘 수도, 두 시간 동안 푹 잘 수도 있고, 버스에서, 이슬람 사원에서, 해변에서, 정원의 접이식 의자에서, 침대 위 친구 옆에 누워 꾸벅꾸벅 졸 수도 있다 그렇게 낮잠을 자는 것우 습관이 아니라 약동하는 리듬을 말해준다 낮잠은 현대 도시에서 사라질 위기에 처한 불완전한 것, 불확실한 것, 우연한 것, 불안정한 것, 위험한 것, 결함 있는 것을 즐겨보려는 시도다 낮잠의 정적은 왁자지껄한 도시 생활 속 휴식이지 공장, 시장, 도로, 열차, 그리고 시장 가치를 따지는 세계의 폭압에서 한숨돌리는 것과 같다

낮잠에서 깨어나면서 당신은 차를 마신다

차는 느긋하게 마시는 것이다 차는 결코 당신을 재촉하지 않는다 여기 다르질링 사람들이 말하듯 차는 '차분'하고, 자기성찰을 장려하며, 일종의 섬세함, 나아가 온화함으로 서서히 심신을 상쾌하게 해준다

커피는 그런 섬세함을 갈망하지 않는다

한마디로 차는 품위 있는 오락인 반면 커피든 노동자들이 번쩍 정신을 차리고 행동하게 만들기 위한 것이다 아닌 게 아니라, 커피는 총도 아닌 것이 종종 '샷shot'으로 나온다 오늘날 도심에는 거리마다 미지근한 커피 한 잔을 무슨 꽃다발이나 병리학 표본처럼 받들고서 사무실이나 건설 현장으로 돌아가는 일꾼, 점원, 은행원, 다시 말해 노동자들이 가득하다 꼭 커피를 마셔야 한다면 어딘가에 앉아서 마시기를 권한다 한량이라면 마시는 것이 아니라 앉아 있는 것을 갈망해야 한다

너무 바쁘고 빠르게 급변하는 시대, 뭔가를 하지 않으면 뒤처는 것같고 불안하다 우리 삶에는 '쉼'이 필요하다 느리고 더 여유롭게
진정한 휴식을 통해 자유로워지는 법
그러나 게으르면 이 책을 읽을 수 없다 여유로운 차 한잔과 함께 이 책을 느리게 읽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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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저 생리하는데요? - 어느 페미니스트의 생리 일기
오윤주 지음 / 다산책방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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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페미니스트의 생리 일기

P128 나의 행복에는 별다른 이유가 없다 나의 우울의 바닥까지 침잠했던 이유도 별다른 게 없는 것처럼. 그저 나에게 우울의 계절이 돌아왔었고, 또 지나간 것뿐이다 어둠의 구렁텅이에서 빠져나온 뒤에는 언제나 이렇게 찬란한 빛이 나를 반긴다

어둠의 끝에는 분명히 빛이 있다는 보편의 진리가 또다시 승리하는 경이로운 순간이었다
하지만 빛의 끝에는 또한 어둠이 있다

P278 책을 읽는 사람과 읽지 않는 사람, 글을 쓰는 사람과 글을 쓰지 않는 사람 사이에는 아주 깊고 질적인 차이가 있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타인의 생을 들여다보는 일이고, 글을 쓴다는 것은 나의 생을 들여다보는 일이다 글을 쓴다는 것은 나에게 솔직해진다는 것이다 나에게 솔직해진다는 것은, 나의 치부와 트라우마와 온갖 추악한 감정을 회피하지 않고 직면할 줄 안다는 것이다 내가 가장 숨기고 싶은 나의 이면을 직시하는 일이다 나가 무엇이 부족한지, 무엇을 잘못했는지, 어떤 두려움과 불안과 질투와 혐오와 방어기제를 품고 있는지, 어떤 상처를 받았는지 그리고 주었는지, 스스로를 그리고 타인을 얼마나 미워하고 있는지 낱낱이 들여다보고 내가 이토록 불완전한 인간임을 인정하는 것이다

생리, 매달 한번씩 평균 일주일 가량 피가 흐른다 어찌 예민해지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어렸을 때는 내 몸이 정상인지, 다른 사람도 그런지 많이 궁금했었는데 그 당시 이 책을 읽었다면 궁금증이 많이 해소되었을거고 큰 도움이 되었을 거 같다 다양해진 생리용품 정보부터 사용방법 등, 여자라면 궁금했던 모든 것을 담았다 너무나 유용한 책, 사춘기 소녀들에게 선물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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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스물일곱, 2등 항해사입니다 - 오늘을 견디는 법과 파도를 넘는 법, 2019 청소년 교양도서 선정
김승주 지음 / 한빛비즈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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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을 견디는 법과 파도를 넘는 법

P42 배에서는 통신이 자유롭지 않다 인터넷이 안 되면 지금 이 순간 한국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 길이 없다 배의 시간은 그래서 때때로 일시 정지된다 항해를 하다 보면 바위섬 하나 보이지 않는 망망대해 속에 갇힐 때가 있다 마치 시간이 정지된 세계로 들어선 것처럼 이정표 없는 사막에 내던져진 기분이 들 때면 내 나이 스물일곱. 함께 승선한 선원 가운데 유일한 여성이고, 나이 차도 많이 나다 보니 간혹 물밀듯 차오르는 외로움은 양팔을 둘러 스스로를 껴안아주며 버텨내야 한다 어리다고, 여자라고 도움을 바랄 수 있는 환경도 아니거니와 이곳에선 자신의 몸 하나는 스스로 지킬 줄 알아야 한다

P49 항해사라는 직업적 특성 때문에 주저하는 성격을 상당 부분 개선했는데, 뜻밖에 삶에서도 작은 변화들이 일어났다 내가 먹고 싶은 음식, 가고 싶은 곳, 하고 싶은 것들을 스스로 결정하게 됐다 무작정 남을 따르지 않고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하면서 주체적인 삶이 가능해졌다 언제든 책임은 나에게 있다 타인의 의견을 따르든, 나의 의견대로 하든 어차피 결과를 책임져야 한다면 스스로의 선택을 받아들이는 편이 더 낫지 않을까
오늘도 자신에게 되뇐다 주저하지 말고 일단 결정하자 지금의 선택이 다가 아니니까. 정답은 정해지지 않았으니까. 일단 결정하면 다음 길이 보이니까

P147 배는 운명공동체다 사고가 나면 모두 운명을 함께한다 그래서 각자의 일과 노력을 존중해야만 한다 배에서처럼 우리들이 살아가는 사회를 운명공동체로 인식한다면 서로 간의 관계가 보다 애틋해질 수 있을 텐데. 이 특수한 공동체를 내 운명의 공동체로 받아들이기까지 시간이 걸렸던 건, 세상의 물이 덜 빠져서였을 거다

P154 자연 앞에서 인간이 얼마나 나약한 존재인지 매번 항해를 하면서 배우고 있다 동시에 그럼에도 이 거친 바다를 건너고 마는 인간의 불굴의 의지 또한 배워간다 신을 극복할 수는 없지만, 신은 이런 '의지의 인간'에게 최소한의 배려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흔들지언정 못 가도록 막아서지는 않는다 이런 경험은 살아가는 데 제법 큰 용기가 되어 주었다

P158 관례, 적당주의가 삶에 던지는 파문은 실로 엄청남을 배를 타면서 배웠다 각자에게는 주어진 역할이 있고 곧 타인의 생명, 재산과 직결된다 나의 나태가, 나의 게으름이 타인의 삶을 무참히 짓밟을 수 있다는 사실을 오늘도 다시 되새긴다

바다, 그저 바라보고 싶은 곳 가슴이 틔우는 곳. 여행, 힐링이란 단어가 너무나 잘 어울리는 곳, 그러나 항해사가 되어 바다로 떠난다는 생각은 상상조차 하지못했던 일이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어려서부터 꿈꾸고 준비해서 항해사가 된 것이 아니라 부산에서 자라고 해양대학에 다니고 있던 오빠의 영향으로 해양대학에 진학했다
목표나 꿈없이 그저 열심히 하기만 했던 어린 소녀가 항해사가 되었다
읽으면서도 우리집 청소년이 읽었으면 좋겠다싶었는데 마침 진로 관련 책을 가져가야한다며, 꿈과 관련된 책이 있냐길래 내주었다 많은 사람들이 가지 않는 길, 육지를 떠나 험난?한 바다에 나가서 바라보는 세상은 분명 다르다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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