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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름 예찬 - 숨 가쁜 세상을 살아가는 이들을 위한 품격 있는 휴식법
로버트 디세이 지음, 오숙은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9년 8월
평점 :
숨 가쁜 세상을 살아가는 이들을 위한 품격있는 휴식법
P20 일이 아무리 즐겁고 유용하거나 필요할지라도, 본질적으로는 일종의 노예상태다 그렇기에 여가의 첫째이자 으뜸가는 목표는 우리를 우리 시간의 주인으로 만드는 것이다 일할 때는 결코 시간의 주인이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여가가 무엇일까? 먼저, 나는 여가의 핵심 요소 중 하나인 빈둥거림에 관해 두 가지 생각으로 망설이고 있었다 빈둥거림은 덕목인가 아니면 악덕인가?
P65 낮잠은 도시 주민의 '저항 행위'다 낮잠을 자는 시간은 낮잠 자는 사람 외의 어느 누구에게도 속하지 않는 진정 자유로운 시간이기 때문이다 당신은 잠깐 동안 토막 잠을 잘 수도, 두 시간 동안 푹 잘 수도 있고, 버스에서, 이슬람 사원에서, 해변에서, 정원의 접이식 의자에서, 침대 위 친구 옆에 누워 꾸벅꾸벅 졸 수도 있다 그렇게 낮잠을 자는 것우 습관이 아니라 약동하는 리듬을 말해준다 낮잠은 현대 도시에서 사라질 위기에 처한 불완전한 것, 불확실한 것, 우연한 것, 불안정한 것, 위험한 것, 결함 있는 것을 즐겨보려는 시도다 낮잠의 정적은 왁자지껄한 도시 생활 속 휴식이지 공장, 시장, 도로, 열차, 그리고 시장 가치를 따지는 세계의 폭압에서 한숨돌리는 것과 같다
낮잠에서 깨어나면서 당신은 차를 마신다
차는 느긋하게 마시는 것이다 차는 결코 당신을 재촉하지 않는다 여기 다르질링 사람들이 말하듯 차는 '차분'하고, 자기성찰을 장려하며, 일종의 섬세함, 나아가 온화함으로 서서히 심신을 상쾌하게 해준다
커피는 그런 섬세함을 갈망하지 않는다
한마디로 차는 품위 있는 오락인 반면 커피든 노동자들이 번쩍 정신을 차리고 행동하게 만들기 위한 것이다 아닌 게 아니라, 커피는 총도 아닌 것이 종종 '샷shot'으로 나온다 오늘날 도심에는 거리마다 미지근한 커피 한 잔을 무슨 꽃다발이나 병리학 표본처럼 받들고서 사무실이나 건설 현장으로 돌아가는 일꾼, 점원, 은행원, 다시 말해 노동자들이 가득하다 꼭 커피를 마셔야 한다면 어딘가에 앉아서 마시기를 권한다 한량이라면 마시는 것이 아니라 앉아 있는 것을 갈망해야 한다
너무 바쁘고 빠르게 급변하는 시대, 뭔가를 하지 않으면 뒤처는 것같고 불안하다 우리 삶에는 '쉼'이 필요하다 느리고 더 여유롭게
진정한 휴식을 통해 자유로워지는 법
그러나 게으르면 이 책을 읽을 수 없다 여유로운 차 한잔과 함께 이 책을 느리게 읽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