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나는 스물일곱, 2등 항해사입니다 - 오늘을 견디는 법과 파도를 넘는 법, 2019 청소년 교양도서 선정
김승주 지음 / 한빛비즈 / 2019년 9월
평점 :
오늘을 견디는 법과 파도를 넘는 법
P42 배에서는 통신이 자유롭지 않다 인터넷이 안 되면 지금 이 순간 한국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 길이 없다 배의 시간은 그래서 때때로 일시 정지된다 항해를 하다 보면 바위섬 하나 보이지 않는 망망대해 속에 갇힐 때가 있다 마치 시간이 정지된 세계로 들어선 것처럼 이정표 없는 사막에 내던져진 기분이 들 때면 내 나이 스물일곱. 함께 승선한 선원 가운데 유일한 여성이고, 나이 차도 많이 나다 보니 간혹 물밀듯 차오르는 외로움은 양팔을 둘러 스스로를 껴안아주며 버텨내야 한다 어리다고, 여자라고 도움을 바랄 수 있는 환경도 아니거니와 이곳에선 자신의 몸 하나는 스스로 지킬 줄 알아야 한다
P49 항해사라는 직업적 특성 때문에 주저하는 성격을 상당 부분 개선했는데, 뜻밖에 삶에서도 작은 변화들이 일어났다 내가 먹고 싶은 음식, 가고 싶은 곳, 하고 싶은 것들을 스스로 결정하게 됐다 무작정 남을 따르지 않고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하면서 주체적인 삶이 가능해졌다 언제든 책임은 나에게 있다 타인의 의견을 따르든, 나의 의견대로 하든 어차피 결과를 책임져야 한다면 스스로의 선택을 받아들이는 편이 더 낫지 않을까
오늘도 자신에게 되뇐다 주저하지 말고 일단 결정하자 지금의 선택이 다가 아니니까. 정답은 정해지지 않았으니까. 일단 결정하면 다음 길이 보이니까
P147 배는 운명공동체다 사고가 나면 모두 운명을 함께한다 그래서 각자의 일과 노력을 존중해야만 한다 배에서처럼 우리들이 살아가는 사회를 운명공동체로 인식한다면 서로 간의 관계가 보다 애틋해질 수 있을 텐데. 이 특수한 공동체를 내 운명의 공동체로 받아들이기까지 시간이 걸렸던 건, 세상의 물이 덜 빠져서였을 거다
P154 자연 앞에서 인간이 얼마나 나약한 존재인지 매번 항해를 하면서 배우고 있다 동시에 그럼에도 이 거친 바다를 건너고 마는 인간의 불굴의 의지 또한 배워간다 신을 극복할 수는 없지만, 신은 이런 '의지의 인간'에게 최소한의 배려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흔들지언정 못 가도록 막아서지는 않는다 이런 경험은 살아가는 데 제법 큰 용기가 되어 주었다
P158 관례, 적당주의가 삶에 던지는 파문은 실로 엄청남을 배를 타면서 배웠다 각자에게는 주어진 역할이 있고 곧 타인의 생명, 재산과 직결된다 나의 나태가, 나의 게으름이 타인의 삶을 무참히 짓밟을 수 있다는 사실을 오늘도 다시 되새긴다
바다, 그저 바라보고 싶은 곳 가슴이 틔우는 곳. 여행, 힐링이란 단어가 너무나 잘 어울리는 곳, 그러나 항해사가 되어 바다로 떠난다는 생각은 상상조차 하지못했던 일이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어려서부터 꿈꾸고 준비해서 항해사가 된 것이 아니라 부산에서 자라고 해양대학에 다니고 있던 오빠의 영향으로 해양대학에 진학했다
목표나 꿈없이 그저 열심히 하기만 했던 어린 소녀가 항해사가 되었다
읽으면서도 우리집 청소년이 읽었으면 좋겠다싶었는데 마침 진로 관련 책을 가져가야한다며, 꿈과 관련된 책이 있냐길래 내주었다 많은 사람들이 가지 않는 길, 육지를 떠나 험난?한 바다에 나가서 바라보는 세상은 분명 다르다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