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세밀하게 그려내는 영화감독 김종관의 10년의 기록P131 영화가 가끔 편지 같다는 생각이 든다 누군가에게 편지를 보내고 읽히기를, 마음에 가닿기를 바라는 것. 그러한 목적이 살아 있을 때 영화도 살아 있다 하지만 영화는 고단한 여정에 아랑곶없이 수취인 불명의 편지가 되어, 무관심 속에 서서히 죽음을 맞기도 한다 긴 죽음의 시간. 만약 시네마테크가 그러한 영화들의 마지막 숨결을 불러일으키고 다음 세대의 관객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면, 그건 그 영화가 아직 살아 있다는 이야기다 오랜 세월이 지나고도 위로를 건네기 위해 어떤 이에게 도착한 편지처럼, 우리 앞에 당도한 영화인 것이다죽은 영화들은 그렇게 살아 있고 시네마테크에는 수취인 불명의 편지들이 아직도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다2012년 출간했던 <사라지고 있습니까>의 개정증보판으로 대략 십 년 전 이야기와 변화된 현재의 이야기 그리고 <하코다테에서 안녕>, <밤을 걷다> 두 편의 시나리오까지 담았다 어렸을 때 살았던 이문동, 그리고 현재 살고 있는 효자동에서의 이야기들, 내가 살았던 곳은 아니지만 아날로그 추억 여행을 다녀온 듯한 느낌이었다 이 계절이 가기 전에 바로 지금 읽기 좋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