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의 미래, 컬처 엔지니어링 - 질문하는 문화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
폴 김 외 지음 / 동아시아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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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하는 문화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

P62 저는 리스크와 실패는 혁신 주기innovation cycle의 단순한 부분이 아니라 필수적인 영양소라는 말을 자주 해요 그래서 혁신의 범위를 정할 때 어느 정도까지 관용을 가질 것인가를 정합니다 스탠퍼드나 실리콘밸리 쪽에는 "실패가 없으면 배움이 없다"라는 얘기를 항상 하거든요 그래서 실패의 기회 자체를 갖지 않으려는 리스크 회피는 혁신에 있어 가장 나쁜 것으로 봅니다 그런데 '새로운 실패'를 하는 것에 대해서는 상당히 관용적입니다 혁신의 필수 영양소이기 때문이죠
그 대신에 실패를 통해서 모든 연구에 대해서도 그렇고 투자에서도 그렇고 이를 개선할 방법을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합니다
흥미로운 것우 스탠퍼드에서는 1,000개 아이디어들의 해법이 모두 혁신적이라 생각돼도 그게 다 성공하지 않는데, 전문가 입장에서는 실패할 게 보이면서도 많은 투자를 해요 특허 비용이 엄청 드는데도 다 해줘요 변호사도 대주고 다 해줘요 그런데 99퍼센트가 망하거든요 미국 유명 대학들의 성공 사례만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사람 사는 곳은 비슷해서 흥하는 일보다 망하는 일이 새로운 사업에서는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그런데 그것을 전폭적으로 지원한다는 게 스탠퍼드의 힘이죠 왜 그렇게 하는가,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는가 하면, 99퍼센트의 망한 자금을 구글 같은 1퍼센트 협신 기업의 출현이 모두 보상해주기 때문이죠 그런 식으로 한 번 터져주면 수만 배의 효과를 세상에 나눠주고, 또 수천 개의 회사를 만들었는데 실패하더라도 구글 하나로 다 커버가 되는 거죠
스탠퍼드에는 OTL이라는 곳에서 모든 특허 업무를 해주고 있는데 비용이 엄청납니다 그것을 감당할 수 있는 이유는 1퍼센트의 성공이 99퍼센트의 실패를 보상해줄 수 있기 때문이에요

P115 이 시대에 특히 중요해진 것이 STEMscience,technology, engineering and mathematics 분야 인재죠

대학교에서 좋은 인재를 영업하려면 한국은 초중고에서부터 반드시 개선이 필요합니다 정말로 아주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보여요 지금 입시 위주로 객관식 정답 찾기 하는 방식으로는 절대로 STEM 인재가 생겨날 수 없고, 이런 교육 체제하에서 학생들이 STEM을 좋아하게 될 수도 없어요

능동적인 지적 질문이 하나도 없는 시험용 수업은 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P136 알리바바는 실제로는 수많은 작은 조직들의 집합체라는 거예요 이들 작은 팀 조직들이 서로 내적으로 경쟁하는 체제라고 합니다 마윈은 그냥 대표라는 거예요

요새 기업에서 화두로 삼고 유행하는 용어로 애자일Agile 조직이라는 게 있죠 '유연하고 신속하다', 이런 뜻인데 결국 그건 다양성이 핵심이에요 한 사람의 힘, 하나의 생각에 의존하지 않누 거죠 지금 플랫폼 경제에 들어와서 우리에게 필요한 조직이 애자일 조직이에요 그러려면 다른 생각을 가진 팀들이 조직 내에서 경쟁하고 공존해야 해요 알리바바처럼 A, B, C, D 팀이 똑같은 이슈지만 다른 생각으로 경쟁을 해서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게 기업 혁신의 핵심입니다

P159 사회적 신뢰가 바닥이고, 특히 교육시스템에 대한 불신과 불만이 엄청난 사회에서는 교육을 행복 추구의 관점에서 전혀 생각하지도 못하고 받아들이지도 못하죠 피땀 흘려서 노동하듯이 입시 공부를 해서 대학에 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죠 지금 21세기에 공부를 고통스러운 노동으로 생각하고, 게다가 학교에서 모든 아이에게 똑같은 방식의 노동을 시켜요 인공지능 시대에 말이죠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고통스러운 노동으로 공부해서 대학에 가는 게 아니라, 자기가 좋아하고 원하고 잘하는 것을 발견하는 교육이어야 되거든요

학교에서 협동 정신을 못 배우고, 남 짓밟고 올라가 저만 일등하면 끝이고, 대화를 통해 타인을 설득하고 신뢰를 바탕으로 친구를 대하는 훈련을 해본 경험이나 공감 능력이 없는데, 어떻게 어른이 되어서 사회적 신뢰를 구축하는 사람이 된단 말인가요?

교육공학자, 국제 개발 협력가, 인간사회개발디렉터, 인문학자
각자의 분야에서 최고의 경력과 경험을 쌓은 네 명의 저자들이 우리 한국 사회 문화와 교육 그리고 미래에 대해 대화를 한다
우리 나라 문화와 교육에 대한 약점과 개선해야 될 점이 드러나고 나아갈 방향이 제시된다
교육의 혁신, 변화를 위해 문화를 재정비해야 한다 사람들의 사고방식, 대응방식, 의식의 고착화는 쉽게 바뀌지 않는다 변화와 혁신을 가로막고 있는 문화적 관성과 약점을 찾아 고찰하고 탐구할 수 있어야 한다
AI와 4차 산업혁명 시대, 인재가 없다고 한다 그리고 지금 우리 나라 교육으로는 스티브 잡스 같은 사람이 나올 수 없다고 한다 '대전환' 시기를 맞은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함께 생각하고 고민하고 답을 찾아가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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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 온도 - 얼어붙은 일상을 깨우는 매혹적인 일침
이덕무 지음, 한정주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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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어붙은 일상을 깨우는 이덕무의 매혹적인 일침

P24 이덕무를 몰라도 시를 보면 이덕무의 사람됨을 짐작할 수 있다 쓸모 있는 사람이 되어 부귀, 영화, 출세, 명예를 좇으면서 욕됨 삶을 살기보다는 차라리 쓸모없는 사람이 되어 맑고 깨끗한 삶을 살고자 하는 이덕무의 뜻과 기운을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독자는 작가가 글에 담은 뜻과 기운을 그대로 짐작하기도 하지만, 반대로 전혀 다르게 짐작하기도 한다 이덕무의 삶을 잘 모르는 사람은 간혹 내면 깊숙이 감춘 부귀, 영화, 출세, 명예에 대한 타오르는 욕망을 드러내는 시로 읽기도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글로 자신을 드러내다는 것우 지극히 위험하고 위태로운 일이다 하지만 글을 쓰지 않을 수 없는 이상 자신의 글이 의도와 다르게 읽힐 수 있다는 사실을 피해갈 재간은 없다 그것은 탄생과 더불어 시작되는 글의 운명이기 때문이다 글을 써서 먹고사는 작가인 나는 '나와 글의 운명'을 이렇게 생각한다

"글은 살아 움직이는 생물生物이다" 언제 어떻게 그렇게 되는가? 나의 글을 누군가가 읽는 순간, 그 글은 생명력을 갖게 된다 생명력을 갖게 된 글은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살아 움직인다 나의 글은 나의 수명보다 더 길고 질긴 생명력을 갖고 있다 내가 사라져도 나의 글은 살아남아 떠돌 것이다 비록 나에게서 나온 글이지만 누군가 읽는 순간 그 글은 더 이상 나의 것이 아니게 된다 어떻게 글 쓰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P93 사람들은 대개 글은 누구나 쓸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유독 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시를 짓는 방법과 법칙이 따로 있고, 그 방법과 법칙을 배우고 익혀야만 시를 지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덕무는 시는 누구나 지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늘과 땅 사이에 존재하는 모든 것이 시다 시인은 그러한 시적 존재를 시적 언어로 묘사하는 사람일 뿐이다 단지 영처의 시학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가식적으로 꾸미거나 인위적으로 다듬지 않고 자신의 감정, 마음, 뜻, 기운, 생각을 진실하고 솔직하게 드러내 묘사하면 된다 세상 모든 것이 시적 존재이고 세상 모두 사람이 시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덕무는 좋은 시를 고르고 모을 때 나이의 많고 적음, 신분의 높고 낮음, 남성과 여성의 차이를 따지지 않았다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시인의 자질과 재능을 지니고 있다 시는 배우고 익혀서 짓기도 하지만, 구태여 배우고 익히지 않아도 지을 수 있다 배우고 익혀서 지은 시 중에도 좋은 시가 있고 나쁜 시가 있듯이, 배우거나 익히지 않고 지은 시 가운데에도 좋은 시가 있고 나쁜 시가 있다 여기에는 시를 볼 때 편견이나 차별 없이 읽어야 한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영ㆍ정조 시대에 활약한 조선 최고의 시인이자 에세이스트 참신하고 통찰력 있는 수많은 시와 산문을 남겨 중국까지 이름을 떨쳤고 한시 4가라는 영예로운 호칭을 얻었다
당대 최고 지성인 박지원, 홍대용, 박제가, 유득공과 교류하면서 18세비 조선의 문예부흥을 주도했다 이덕무의 삶과 철학을 고전 연구가 한정주 작가님이 현대적으로 가치와 의미로 재발견하고 새롭게 해석해 <시의 온도>로 탄생했다
이덕무의 시, 삶, 철학이 궁금했지만 엄두가 나지 않는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그의 삶과 철학은 물론 시에 대해서도 한걸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

P114 벌이 꿀을 만들 때 꽃을 가려서 취하지 않듯이 시 또한 어느 시대에 어떤 나라의 어떤 사람이 지었는가를 가려서는 안 되고, 단지 작자作者의 정신ㆍ감정ㆍ생각ㆍ뜻ㆍ기운이 살아있는가 그렇지 않은가를 보면 된다 다른 사람의 시를 답습하거나 흉내 내거나 모방하지 않고 자신의 정신이 생동하는 진짜 시, 자신의 지기志氣가 꿈틀대는 살아 있는 시를 지을 수 있는 비결이 거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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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하지 않고 있습니다
신하영 지음 / 딥앤와이드(Deep&WIde)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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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랑과 이별 그리고 아름다운 삶에 대하여

P32 우리, 여태 했던 양보와 아량은 사랑의 체력을 기른 운동이라고 생각하자 그것을 오래 지속했던 관계는 그 만큼 건강한 것이겠지 무엇이든 버티는 일에는 강한 근육이 필요하다 그리고 멀리, 오랫동안 사랑하기 위해선 반드시 마음도 건강해야 한다 건강한 사랑은 아무렴, 무엇을 해도 아름답게 보일 테니까. 지금 당신의 마음근육은 어떤가 관계에서 일어나는 모든 풍파를 견딜 수 있는 근육을 가지고 있는가 건강한 마음으로 누군갈 사랑하고 있는가

P129 내게 인연은 우주였다 언제 부딪힐지 모르는 별들의 향연에서 나는 당신을 만났고 이것을 기적 그 이상으로 생각하기도 했다 본래 인연이라는 것은 별만큼이나 아름답고 무거운 것이니까 하지만 지금은 이 망각의 세계에 고요히 멈춰있다 그리고 별이라고 부르기엔 난 너무나 초라한 사람이 되어버렸다 물론 시간이 지나면 조금씩 움직여 다시 어디론가 향할 것이다 그리고 누군가와 부딪혀 새로운 사랑을 하고 다시 아파하고 영원히 세사을 영유하며 살아가겠지 그러니까 답은 아무래도. 내 사랑은 아무래도 답이 없다

사랑과 이별, 상처, 행복 등 일상에서 느끼는 경험과 감정들을 쓴 책으로 일기처럼 때로는 편지처럼 느껴지는 책이었다 그래서 친숙하고 편하면서도 독특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책 속 주인공이 나인거 같기도 했고 나에게 쓴 편지를 읽는 것 같았다 마치 작가님과 추억을 공유하고 있는 것처럼. 잔잔하고 평범하면서도 특별한 매력이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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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혼자 있을 때면
이석환 지음 / 딥앤와이드(Deep&WIde)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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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가 싫으면서도 자기만의 공간에 홀로 머물고 싶은 사람이 있다

P20 말을 하지 않고 어떻게 상대가 나를 알 수 있느냐 하고 스스로에게 물어본다 그러게 그건 말이 안 되네 하며 답한다 세상에 어떤 관계가 조율 없이 한 번에 딱 들어맞을 수 있겠냐고 스스로에게 물어본다 그러게 그 말도 맞네 하고 답한다 이를 옆에서 지켜보던 이는 타인을 나에게 맞게끔 바꾸는 게 아니라 호감을 갖고 있는 만큼 서로서로 맞춰가는 거라고 했다 나 역시도 그렇게 생각한다 그저 여러 강박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해 몸이 따라주지 않을 뿐. 내가 느끼는 말 못 할 불편함 때문에 일방적으로 끊어냈던 수많은 인연들이 떠오른다 그들의 입장에선 소중히 여기던 애장품을 내가 난데없이 부숴버린 것과 같을 수도 있겠다 불편함으로부터 나를 지키기 위해 꺼내든 회피라는 칼이 어째서 상대방의 목을 겨누고 있었던 걸까 영문도 모른 채로 남이 되어야 했던 상황에 그들이 느꼈을 허탈함과 안타까움을 나는 감히 헤아릴 수 없다 미안하다고 할 자격도 없는 겁쟁이다

P22 늘 그렇듯 소중한 건 사소함의 탈을 쓴다 밥과 술, 결국은 너무나도 당연해 의미 없게 여겼던 것에 나는 무너진다

P70 크진 않더라도 사랑. 꾸준하진 않더라도 관심. 종종 잃어버릴지라도 흥미. 내가 기쁠 수 있는 것들을 꼽아봤는데 고작 세 개라고 해야 할까요 세 개나 된다며 기뻐해야 할까요 모쪼록 친구 앞에선 후자의 반응을 택해야 더 이상의 잔소리는 피할 수 있겠지요
저는 고민이 많을 때면 다른 이의 고민을 듣곤 해요 끊임없이 생겨나고 사라지는 이야기를 듣다 보면 잠시나마 제 고민으로부터 멀어질 수 있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오늘은 잠을 자고 싶습니다 아무리 남의 이야기를 들으며 환기를 하려 해도 이별이란 사실을 좀처럼 떨쳐내기 어려울 것 같기 때문이죠 반나절 이상 현실로부터 떨어져나와 잠 속에서 당신을 잊어버리는 연습을 하는 거예요 손쓸 수 없을 정도로 우울할 땐 방법이 없습니다 그냥 잠을 자요

P112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한사코 그의 이름을 불러주겠노라 다짐합니다 사랑한다는 말과 자웅을 겨룰 정도로 많이 불러줄 것이라고요 당신이 당신으로 온전히 존재하여 본인의 가치를 잃어버리지 않도록 끊임없이 온기를 담아 이름을 불러주겠노라고요 이게 당신을 사랑하는 방법이라고 말할 겁니다

P174 먹고 살기 바빠 지척에 살아도 보지 못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멀리 떨어져 사는 바람에 한 번 만나려면 아예 이틀 정도의 시간을 내어야 하는 관계도 늘어간다 이들을 생각하면 영상통화나 모바일 쿠폰으로라도 성의를 전할 수 있다는 게 다행스럽지만, 한편으론 다행스러운 걸로 만족하는 세상이 도래한 것이 개탄스럽기도 하다
언젠가 아날로그만 존재하던 때엔 불편함을 모르다가 디지털의 등장으로 아날로그가 불편해진 것이라는 생각을 하곤 했다 편의성에 물들어 우리는 자연으레 노력과 마음을 한 줌씩 더 보태지 못하게 되는 것 같다 몇 해 전 너도 나도 유난스럽던 몸짓들이 참 애틋하고 그립다

집에 혼자 있을 때면, 제목부터 눈에 쏘옥 들어온다 집 그리고 혼자의 시간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집에 있어도 집에 가고 싶을 때가 있고 혼자 있고 싶은데 혼자 있기 싫은 뭐 그럴 때가 있다 집순이지만 요즘은 코로나19땜에 자유롭지 못하니 답답하다는 생각이 많드는데 이럴 때 읽기 좋은 책이다
제목에서도 느꼈지만 작가님 성향이 나와 비슷해서 더 많이 공감하며 읽었다 나랑 궁합이 좋은 책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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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라임오렌지나무 (오리지널 커버 에디션)
J.M 바스콘셀로스 지음, 박동원 옮김 / 동녘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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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일찍 슬픔을 발견한 다섯살 꼬마 제제의 아름답고도 가슴 저미는 이야기

P100 "있잖아요, 아저씨 제가 어렸을 땐 제 속에 작은 새가 있어서 그 새가 노래한다고 생각했어요"

"네게 그런 새가 있다니 정말 놀랍구나!"

"아저씨, 제 얘기는 그게 아니에요 요즘은 작은 새가 정말 있는지 의심이 간다구요 어떤 때는 마음속으로 얘기도 하고 보기도 하면서 소리내어 말한단 말이에요"
아저씨는 내 얘기를 이해했는지 내가 혼동하는 것을 재미있어했다
"내가 설명해 주마, 제제 그게 뭔지 아니? 네가 자라고 있다는 증거란다 커가면서 네가 속으로 말하고 보는 것들을 '생각'이라고 해 생각이 생겼다는 것은 너도 이제 곧 내가 말했던 그 나이......"

"철드는 나이 말인가요?"

"잘 기억하고 있구나 그땐 기적 같은 일들이 일어나지 생각이 자라고 커서 우리 머리와 마음을 모두 돌보게 돼 생각은 우리 눈과 인생의 모든 것에 깃들게 돼"

"알겠어요 그럼 작은 새는요?"

"작은 새는 어린애들이 여러 가지 일들을 배우는 걸 도와주려고 하느님이 만드신 거야 그래서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을 때는 그걸 하느님께 돌려 드려야 해 그러면 하느님은 그 새를 너처럼 영리한 다른 꼬마에게 넣어 주시지 아주 멋진 일 아니니?"
나는 내가 생각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 흐뭇해서 웃었다

P271 어떤 이들에겐 죽는다는 게 얼마나 쉬운 일인가? 몹쓸 기차가 한번 지나가면 그만이잖아 그런데 왜 내가 하늘 나라에 가는 것은 이다지 어려운 걸까? 내가 가지 못하도록 모두들 내 다라를 붙잡고 있나봐

1968년 브라질 오리지널 초판본 표지로 만나는 특별판, 본문 속 삽화까지 그대로 재현해 더욱 소장가치를 높였다
어렸을 때 읽었던 거 같은데 기억이 잘 나지않아 읽어보고 싶었던 책이었다 너무 아리고 슬프고 아름다운 이야기에 감동받을 수밖에 없었다 어른이 되어 다시 읽어도 또 다시 감동받는 소설
작가님의 어린 시절 자전적 소설이라 더욱 아플 수밖에 없었다 지루하게 반복되는 일상이 너무 무미건조한데 감성을 자극하는 한 권의 책으로 삶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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