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을 기차게 잘하는 법 - 불교수행의 길잡이 1
청견 지음 / 붓다의마을 / 200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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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이상하게 "절"과 관련된 인연(?)이 많았다. 우연히 알게된 한국화가 한경혜님(그녀는 매일 천 번씩 절 수행을 하면서 장애를 극복하고 있다.)을 시작으로 그 며칠후 모방송사의 프로에서 어느 인기 있는 교수가 자기만의 건강비법이 절수행과 명상이라고 소개하는 부분을 보게 되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그저 덤덤. 그러다가, 결정적으로 그날 미용실에서 머리에 염색약을 뒤집어 쓰고 앉아 읽었던 잡지책에서 절에 빠진 사람들을 또 다시 보게 된 것이다. 며칠 간격을 두고 일어난 동시다발(?)적 인연으로 급기야 4월에 소개되었던 모방송사의 절 다큐까지 찾아서 보게 되었고, 그 날로 바로 이 책을 구매했다.

순서 없이 절하는 법부터 읽었다. 대충 절하는 법을 읽고 책에 실린 사진처럼 따라해 보았는데 쉽지가 않았다. 호흡과 절이 절묘하게 일치해야 힘들지 않다고 하는데, 호흡 신경 쓰랴 몸에 익지 않은 자세 따라하랴 숫자세랴 어느 것 하나 만만치가 않았다. 결국 20번 정도 하다 그만 두었다가 며칠후 아는 선생님한테 현장 수업을 받고 다시 도전해 보았다. 내 경우 40회 정도 지나면 몸이 더워지기 시작해 절이 108배가 끝나갈 즈음에는 거의 땀이 비오듯 쏟아졌다. 이렇게 땀을 많이 흘려 본 적이 없지 싶다. 마음도 차분해 지고, 머리도 맑아지고, 처음 108배 수행 한 날 죽은 듯이 잤다. 다음 날 허벅지가 좀 당기고, 왼쪽 무릎이 불편했는데 아주 아플 정도라기 보다 기분 좋게 견딜만 할 정도라고 보면 된다. 아~ 그러나 부끄럽게도 끈기가 부족하여 지금은 좀 쉬고 있다. ㅠ.ㅠ

절 수행이 좋은 이유는 그 것이 육체적인 것에만 국한 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몸과 마음이 다 함께 건강해진다는 면에서 요가와 아주 비슷하다. 절을 종교적인 측면에서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운동측면에서 바라본다면 아주 효과적인 건강법이 아닐까 싶다. 내 생각에 절 수행은 책에서 익히는 것보다 직접 보고 배우는 것이 가장 좋은 듯 하고, 책은 절 수행 효과나 체험담 위주로 읽어 보는 게 낫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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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원에 가기
알랭 드 보통 지음, 정영목 옮김 / 이레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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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보통의 대표 에세이란 말에 공감해야 하는 걸까, 영국의 모 출판사가 창립기념으로 출판한 보통의 대표 에세이라고 하는데 솔직히 실망스럽다. 대부분의 글이 보통의 다른 책에서 발췌한 것이다 보니 그 중 신선하게 읽히는 글은 많지 않다. 그의 참신하고 독특한 사유의 세계를 들여다 보려면 차라리 그의 다른 책을 읽는게 천배는 낫다. 그래도 굳이 "대표"란 이름에 미련이 남는다면 서점에서 그냥 서서 읽어 버리시고...... 아무리 천천히 읽어도 2시간이면 떡을 친다. 

처음 <나는 왜 너를 사랑하는가>를 읽었을때부터 보통의 글을 좋아했었고, 덩달아 번역자(정영목)까지도 좋아했었는데, 지금은 번역자에 대한 신뢰감마저 떨어졌다. 하긴 번역만 하신 그 분이 무신 죄일라고. 이것저것 따지는 내가 좀 유별난 것이지. 그래도 이레! 출판사, 하드커버지에 그림 몇 장 넣고 8,500원을 받다니, 정말 이래선 안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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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심하고 겁 많고 까탈스러운 여자 혼자 떠나는 걷기 여행 2 - 스페인 산티아고 편 소심하고 겁 많고 까탈스러운 여자 혼자 떠나는 걷기 여행 2
김남희 지음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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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집어든 책에서 콤포스텔라라는 글귀를 읽었을 때 눈이 번쩍 띄였다. 아~ 이것은 얼마전에 읽었던 베르나르 올리비에의 <나는 걷는다>에 잠깐 소개되었던 도시 이름이 아니냐. 아니나 다를까. 이 책의 저자도 올리비에의 실크로드 여행기를 읽고 이 여행을 계획했다고 한다.

베르나르의 책을 읽을때만 해도 아~ 스페인에는 이런 길도 있구나 싶었지 그렇게 큰 의미를 두지는 않았다. 그것이 천년이 넘는 세월동안 영적인 꿈을 안은 순례자들의 길이었다는 것도 몰랐다. 그러나, 이 책을 다 읽은 지금, 나도 카미노 데 산티아고를 꿈꾸기 시작했다. 언젠가 한번, 내 남은 생애에 한번 나도 그 길을 꼭 걸어보리라.

저자는 한달 남짓 걸린 여행길을 일기 형식으로 기록했다. 아주 개인적인 감상들로만 적은 글이라, 글로만 보자면 길 위에서 만나는 여러 국적의 다양한 사람들과의 만남외에는 솔직히 큰 감동은 없다. 그저 그런 수준이다. 그러나, 책 제목과는 달리 전혀 "겁 없는" 이 저자와 함께 산티아고를 걷는 길은 무척 가슴 설레고, 흥분된다. 길 위에서 만나는 낯선 사람들과의 따뜻한 교류, 사진으로만 보아도 충분히 멋진 풍경들, 오랜 세월동안 많은 사람들한테 영혼의 충만함을 안겨 주었을 신성한 길, 자연과 사람이 하나게 되었을 그 모든 것들이 심장을 뛰게 한다. 이제는 일상에 치여 이름까지도 생경한 " 젊은 날의 열정과 꿈"을 다시 되찾기에 이 길만큼 성스러운 것도 없을 것 같다. 

요즘의 나는 누구를 만나든지 산티아고를 얘기하고 싶어 입이 근질 거린다. 먼 훗날 어느 이른 새벽, 서서히 밝아오는 여명을 앞으로 고즈넉한 길을 나무들과 벗삼아 우리 함께 천천히 걸어 보지 않겠느냐고, 잃어버린 우리 자신을 만나 보지 않겠느냐고 무조건 졸라 보고 싶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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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걷는다 1 - 아나톨리아 횡단 나는 걷는다
베르나르 올리비에 지음, 임수현 옮김 / 효형출판 / 200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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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렇게 무모한 도전이 또 있을까? 전직 기자 출신 저자가 1만 2000킬로미터에 해당하는 실크로드를 횡단한단다. 그것도 환갑을 넘긴 할아버지(?)가...... 그것도 두발로 걸어서만...... 대단하다는 생각에 앞서 황당한 생각부터 먼저 든다.

그런데, 여기 이 도저히 믿기지 않는 "실크로드 두다리 여행"을 당당히 끝마친 젊은 오빠(?)가 있다. 이 여행은 무려 4년에 걸쳐 완성되었고, 그 중 일편에 해당하는 이 책은 이스탄불에서 시작해 이란의 국경을 몇 킬로미터 앞두고 이질에 걸린 저자가 다시 이스탄불로 반강제로 호송되어 병상에 누워 다음 여행을 계획하는 순간까지를 다루고 있다.

책에는 요즘 여행기에는 으례 등장하는 멋지고 아름다운 사진이나 그림 한장 없다. 게다가 그가 실크로드를 경유하며 지나치는 마을에 대한 특징적인 기록마저도 많이 생략된 듯 하다. 오로지 그가 두발로 걸어 여행한 기록만이 책 빼곡히 서술되어 있다. 여행 기록은 대략 이렇다. "아침 일찍 길을 나선다.(다음 목적지까지 얼마나 걸어야 하는지 계획을 세운다.) -> 길 위에서 여러 종류의 사람들을 만난다. -> 저녁 무렵 목적한 마을에 도착한다. -> 이상한 이방인으로 인하여 깡촌 마을에 한바탕 소동이 일어난다. -> 날이 밝아 다시 길을 떠난다." 여행 기록은 위의 패턴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은 너무 재미있고 흥미진진하다. 그가 분쟁 지역인 쿠르드 마을에서 군인에게 호송되는 장면은 스릴감마저 느낀다. 여행기가 스릴있다니 독특하지 않나?

오로지 신성한 육체적 노동(걷기)을 통해서만 이루어진 여행이라는 점이 이 여행의 독특하고 멋진 점이다. 두 발로만 이동하다 보니 고속화 시대에 익숙한 우리들에게 저자의 여행은 답답할 정도로 느리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 그러나, 그 느림 속에서 그는 터키의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 우정을 나누고, 오래전 실크로드를 지났을 상인들과 교감하며, 육체적 한계를 뛰어넘어 순결한 영혼이 한결 성숙하는 경이로움을 맛본다. 마치 생애 마지막 목적을 갖고 성지순례를 하는 경건한 순례자처럼 한발한발 전진하는 저자와 같이 길을 걷다보면 나도 이런 특별한 여행을 하고 싶어진다. 저자처럼 멋진 여행은 못 되더라도 그저 남쪽 지방의 어느 낯설고 한적한 시골길이라도 무작정 걷고 싶어지는 것이다. 오~ 이번 여름 휴가에는 나도 배낭 하나 달랑 메고 떠나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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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하게 가난해지는 방법
알렉산더 폰 쇤부르크 지음, 김인순 옮김 / 열린책들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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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가 재미있다. 번쩍이는 자동차, 명품의 대명사로 통하는 베르사체와 BMW글자, 나무 주위에 별처럼 빛나는 명품 로고들. 그 위로 삐뚤빼뚤하게 책 제목이 적혀져 있다. "우아하게 가난해지는 방법"

가난도 우아해질 수가 있을까. 지독한 가난앞에서 "우아함"이란 단어를 쓰는 경우 돌 맞아 죽기 십상이다. 하루하루 매 끼니를 걱정해야 하는 사람에게 우아한 가난도 있을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은 그 말의 진위를 떠나서 치욕스럽다.

그러나, 걱정하지 마시라. 이 책은 이런 지독한 가난에 대한 이야기는 아니니까...... 저자가 책에서 말하는 가난이란 의식주는 기본적으로 해결된 상태에서 최대한 검소하게 생활하는 모습 딱 거기까지로 볼 수 있다. 바로 나와 같은 중산층(아니, 중산층에서 더 아래 계층이라고 해야 정확하겠다.)들이 이 책에서 말하는 가난한 자들에 포함된다. 그럼 그렇지, 가난이란 아무리 포장해도 우아하기 힘들다. 그런면에서 책 제목은 재미있지만, 좀 오바스러운 면이 없지않다.

저자가 우아하게 가난해지는 방법으로 들려주는 이야기는 크게 색다를 것이 없다. 고급스런 외식을 자제하는 일, 폼나게 헬스클럽에다 돈을 버리는 대신 저렴하게 운동하기, 자동차가 없어도 생활이 불편하지 않은 이유, 굳이 멍청해지면서까지 떠날 필요가 없는 여름 휴가 등...... 이런 것들로만 보자면 난 이미 많이 우아하다. 내 경우 레스토랑에서 칼질하는 일은 어쩌다 한번이고, (그것도 고급 레스토랑일 경우는 아예 패스다.) 자동차는 당연 없으며, 휴가라고 매번 비행기를 타지도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고보면 생활면에서 저자와 내가 다른 점이 있다면 바로 신분의 차이뿐이다.(저자는 독일의 아주 유서깊은 귀족 가문 출신이란다.)

그래서일까? 난 이 책이 좋다.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저절로 가난한(?) 내 삶을 위로해주는 듯해서 좋다. 보잘것 없는 내 삶이 우아하다고 항변해 주는 사람을 누가 좋아하지 않을쏘냐? 게다가 쓸데없이 사치스런 삶을 사는 사람들을 싸잡아 비난하는 법이 유쾌하고 그에 비해 단순하고 소박하게 사는 삶이 얼마나 가치있고 아름다운지 알려줘서 좋다. 정작 중요한 것은 이거다. 부유함이 언제나 행복을 가져다 주는 것이 아니듯, 가난이 언제나 불행한 것만은 아니라는 것. 결국 모든 것은 마음이 얼마나 부유한가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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