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 1 : 얼굴을 보고 마음을 읽는다 - 허영만의 관상만화 시리즈
허영만 지음, 신기원 감수 / 위즈덤하우스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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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포털 사이트 "다음"에 연재될때 열심히 찾아서 읽었던 만화다. 매일 업데이트되는 만화를 기다리는 재미도 꽤 쏠쏠했었던 기억이 난다. 언젠가 다시 찾아 읽어야지 하다가 이번에 한꺼번에 단행본으로 읽었다. 몇몇 에피소드들은 기억이 나고 또 몇몇 에피소드들은 생소한데, 아마도 기억을 못하는 것이겠지.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고 책 읽는 도중 사람들 얼굴을 무심히 쳐다 볼 수 없는 병(?)아닌 병이 생겼다. 아, 저 사람은 미간에 양눈썹이 붙어 있으니 미련할지도 몰라, 저 사람은 코가 작으니 재물이 없으려나, 음, 옆 사람은 입꼬리가 살짝 올라가고 입술이 사방으로 꽉 차게 두툼한 모양이니 격이 높을꺼야... 등 등..   이런..   ㅡ.ㅡ

물론 나의 이런 "꼴"추론은 단순하다 못해 엉망진창 관상법 되겠다. 이 책을 감수한 신기원 선생의 말을 빌면 얼굴의 어느 한 면만을 보고 꼴을 판단하는 것처럼 잘못된 관상법은 없다. 30년 넘게 꼴 공부를 하신 신기원 선생님조차도 섣부른 판단을 자제하시는 마당에 나 같은 얼치기 독자야 말해 무엇하랴. 

얼굴 생김새는 중요하다. 크게는 얼굴의 비율만 맞아도 인생의 큰 풍파는 피해갈 수 있다니 삶이 굴곡 없이 평탄하기를 바라는 욕심덩어리 중생은 자꾸만 거울을 들여다 본게 된다. 음, 거울에 비친 자신의 얼굴에 실망하려는 찰나 "얼굴 보다는 심성이 더 중하다"는 뻔하지만 만고불변의 진리가 생각나 살짝 희망이 생긴다. 얼굴은 오장육부의 기운으로 생성 된다니 바뀌지 않을 것 같지만, 사실 마음의 변화에 따라 그때그때 달라지니 얼굴은 마스크처럼 변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수시로 변한다고 보는 것이 맞다. 이러니 40이 넘으면 자기에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말이 있는 것이겠지. 

옳다구나. 관상법은 남의 얼굴을 관찰하기 위한 공부가 아니라 스스로 내 꼴과 주제를 알기 위한 공부였구나. 이것 한가지만도 큰 수확이니, 꼴 공부 한번 해 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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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날의 깨달음 - 하버드에서의 출가 그 후 10년
혜민 (慧敏) 지음 / 클리어마인드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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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유독 관심이 갔던 부분은 이 책의 저자인 혜민스님의 출가 동기다. 스님은 이른바 우리 사회에서 알아준다는 엘리트 코스만을 밟아온 분이며, 책 내용만을 두고 보자면 큰 경제적 사회적 어려움이 없는 유년기를 보낸 듯 보인다. 물론 남에게 밝힐 수 없는 개인적인 고충과 고민이 있으셨겠지만 책의 전체적인 내용으로 미루어 보건대 그렇다는 얘기다. 

스님과 불교와의 인연은 너무나 자연스러워서 내 호기심이 민망할 지경이다. 스님은 대학 학부생때 캠퍼스에서 우연히 티벳 승려(큰 스승이셨으나, 첫 만남때는 혜민스님도 그 분이 그렇게 큰 스님이신 줄 몰랐다고 한다.)를 만나게 되었고 그 분이 혜민스님한테 불교와 큰 인연이 있으니 불교 공부를 해 보라고 권유하여 불교와 연을 맺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달리 생각하면 이런 엄청난 인연이 어디 있을까 싶다. 한 사람의 인생 항로를 송두리째 바꾸어버리는 이런 만남을 단순히 우연이라고만 할 수 있을까...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사람과 사람의 만남, 사람과 사물의 만남, 그 밖의 여러가지 만남들이 단순히 우연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절묘하고 소중한 것들이 많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말 그대로 인연이다.  

책은 스님의 에세이와 사진으로 구성되어 있다. 불교적인 색채가 짙다고도 할 수 없으니 종교를 떠나 편안한 마음으로 읽어도 좋을 듯 하다. 단, 스님이 책머리에 쓰신 것처럼 부제("하버드"라는 단어)에 현혹 되지는 말것... 부제에 비중을 두다 보면 엉뚱한 책 읽기가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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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 너는 인생을 이렇게 살아라 - 딸에게 들려주는 사랑과 인생의 지혜 딸아, 너는 인생을 이렇게 살아라 2
펄 벅 지음, 하지연 옮김 / 눈과마음(스쿨타운)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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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오래 책을 읽었다. 처음에는 좀 빠르게 읽어 나갔는데, 이상하게 중간부터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 책의 중간 부분은 어디선가 본 듯하다 싶었는데 이삼년 전에 펄벅의 에세이집에서 보았던 글이다. 제목이 잘 기억나지 않는 그 에세이집은 지금 절판된 걸로 안다. 정말 좋은 글들이었는데 아쉽다.  

펄벅여사가 여성을 대상으로 쓴 글들이 지금 시대에도 통할까하는 우려는 안해도 좋다. 책의 큰 물줄기만을 보자면 여사가 살았던 시대나 지금이나 별반 달라진게 없는 것 같다. 가정의 울타리에서 벗어나 좀 더 자율적이고 독립적인 여성이 되기를 권고하는 글들은 지금 시대에도 변함없이 유효하다.

개인적으로는 <공허한 젊음을 위하여>라는 편지글이 좋았다. 한창 방황의 시간을 온 몸으로 겪어내고 있는 이웃집 소년을 안타깝게 바라보는 여사의 모성애가 참 따뜻하게 느껴진다. 그녀는 온후한 성품의 지혜로운 어른이다. 방황하는 젊음에게 인생의 올바른 방향을 제시해 줄 수 있는 어른들이 많지 않음을 알기에 더욱 이 글이 마음에 와 닿지 않았나 싶다. 

음... 제목처럼 꼭 여성(딸)만을 위한 글은 아니다. 여성과 남성이 서로 사랑하고 가정을 일구고 사회의 한 구성인으로 살아나가는데 필요한 조언들이 책 곳곳에 담겨 있으므로, 딸이든 아들이든 젊은이라면 지혜로운 어머니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는 일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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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본 부처
도법 지음 / 호미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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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픈 사람, 헐벗은 사람, 탄압받는 사람, 쫓기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들에게 공양을 해야지, 왜 부처님이나 스님이나 도량에 공양 하라고 강조하는가 하는 의심" 

나 또한 가끔 위와 같은 의구심이 들때가 있었다. 왜 부처님이나 법이나 승단에 공양을 올리는 공덕이 다른 것보다 더 큰 공덕일까하고. 그것은 바로 법을 만나기 위함이란다. 진리의 길을 가는 사람들에게 공양을 함으로써 법을 만날 수 있는 인연이 맺어지기 때문이다. 아하!!! 그렇구나... 이제서야 이해가 간다. 

책의 소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도법스님이 출가 행자들에게 들려주는 부처님 생애에 관한 강의록이다. 출가행자들을 대상으로 한 책이라 어려울거란 선입견이 들 수 있겠으나, 나같은 일반인이 읽어도 크게 무리가 없다. 참 쉬운말로 정성껏 강의하셨다. 

책 읽는 내내 인상 깊었던 것은 도법스님의 날카로운 자기성찰이다. 도법스님이 보시기에 한국불교가 안고 있는 많은 모순과 폐단들은 수행자가 바로 수행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란다. 이런 자기성찰은 수행자로서의 청정함에 자신이 없다면 감히 드러내 말하기 어려운 문제다. 끊임없이 수행자로서의 임무를 일깨우시는 도법스님의 죽비소리에 절로 내 몸가짐을 돌아보게 된다.  

굳이 불교신자가 아니더라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부처님의 일대기를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굳이 기독교 신자가 아니더라도 예수님의 일대기를 알고 생각하는 것처럼. 나 또한 개략적인 부처님의 생애를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부처님의 성스러운 탄생과 생로병사의 고뇌로 시작한 출가, 극단적 고행과 수행, 깨달음, 깨달음 이후의 전법행, 그리고 무여열반. 신화와 사실간의 구분짓기가 애매한 부분이 더러 있었지만 내가 아는 부처님의 생애는 대체로 이렇다. 이 책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즉 신화적인 부처님의 생애보다 인간 싯다르타의 고뇌와 깨달음에 더 큰 비중을 두었다는 점. 싯다르타가 활동할 당시의 인도의 상황과 배경부터 싯다르타의 탄생과 깨달음을 얻게되기까지의 사실적인 과정등을 거쳐, 결국 왜 그 분의 깨달음이 어리석은 중생에게 큰 축복인지 의문이 점차 풀린게 되는 것이다. 그러다보면 같은(?) 한 인간으로서 그분이 깨달음을 얻기까지 얼마나 많은 인내와 고행의 시간을 보냈을까하는 존경의 마음이 저절로 일어난다. 

부처님의 사실적인 생애를 알고 싶은 사람이나 불교를 좀 더 깊이 알고자 하는 사람, 아니 꼭 불교신자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한번쯤 읽어보면 많은 도움이 될 책이니 꼭 한번 읽어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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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선물
앤 머로 린드버그 지음, 이성훈 옮김, 이유경 사진 / 바움 / 200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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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특히 직장을 가진 기혼여성들이 읽으면 좋다. 다만, 그런 여성들이 과연 이 책에 얼마만큼의 흥미를 느끼느냐가 문제다. 내 주위의 직장 맘들을 기준으로 볼때 난 좀 회의적이다. 왜냐하면 그녀들은 병적으로 "고독"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그녀들은 종종 남편 혹은 아이들 없이 딱 하루만이라도 완전히 혼자가 되는 자유를 누리고 싶다고 말을 한다. 그러나, 실은 그 하루의 딱 한시간만이라도 그녀들은 절대로 혼자가 되지 못한다. 그녀들은 가족이라는 이름과 한 덩어리로 묶여 있어 그들로부터 분리된 자신을 상상하기조차 어려워 보인다. 적어도 내 주위의 기혼여성들은 그렇다. 

그렇다면, 어머니 혹은 아내라는 위치를 벗어던지고 오로지 한 인간으로서의 존재를 탐구하기 위해 "고독"이 필요하다는 이 책의 주제가 그들에게 얼마나 공감을 줄 수 있을지는 심히 의심스럽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책은 삶의 재충전을 위해 혼자 있는 시간이 꼭 필요한 사람 보다는 스스로 고독을 즐길 줄 아는 사람들이 더 많이 선택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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