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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을 때 후회하는 스물다섯 가지 - 1000명의 죽음을 지켜본 호스피스 전문의가 말하는
오츠 슈이치 지음, 황소연 옮김 / 21세기북스 / 2009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이틀동안 심하게 앓았다. 두통과 복통으로 인해 잠도 못 잤을 뿐더러 본의아니게 단식까지 해야 했다. 입술은 부르트고 머리는 깨질 듯이 아프고 물이외의 음식은 아무것도 삼킬 수가 없었다. 그동안 사무실 일로 혹사했던 몸이 반란을 일으킨 모양이었다. 겨우 48시간을 앓았는데 몰골은 처참(?)했다. 겨우 제정신이 들고 몸을 추스릴수 있게끔 되자 시원한 바람이 쐬고 싶어졌고, 무작정 걷다가 들어간 동네까페에 앉아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읽은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상황에 따라 책이 다르게 읽힌다는 것은 이런 경우를 두고 하는 말일까... 평소 "죽기전에~", "삼십, 혹은 사십이 되기전에~"류의 책은 거의 읽지 않는 편인데 이틀을 앓고 나서 심적으로 지쳤기 때문일까 이날만은 조금 달랐다. 더군다나 마지막 페이지를 보니 이 책은 2009년 12월에 1판 인쇄를 했고, 2010년 2월에 31판 인쇄를 한 기록을 가진 책이었다. 겨우 2개월만에 31판을 인쇄했으면 대단한 기록이 아닌가, 도대체 어떤 책이길래하는 호기심이 일기도 했고...
저자는 죽음을 앞둔 말기암 환자의 고통을 완화해주고 그들이 편안히 인생을 마감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호스피스 전문의이다. 그는 호스피스 전문의로 근무하면서 말기암 환자가 세상을 떠날때 인생을 두고 후회하는 몇가지 공통된 사항들을 스물다섯가지로 추려 "지금 삶에서 보다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려주고 있다. 그들이 죽음을 앞에 두고 후회하는 것들은 그닥 어려운 것들이 아니다. 그렇지만 또 살다보면 잊게 되는 것들-사랑하는 사람들과의 교류, 꿈을 간직하고 이뤄가는 일, 건강을 챙기는 일, 생을 즐기는 다양한 방법들 등-이기도 하다.
누구에게나 죽음의 신은 공평하다. 죽음의 사신이 언제 어느순간에 나타날지 모르는 것이 인생이다. 그러므로, 평소에 어떻게 죽을 것인가, 그리하여 어떻게 제대로 살 것인가 생각해 보는 일은 중요하다. 죽을때 "덜 후회하는 삶", 이것이 바로 인생을 제대로 살아가는 방법이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말기암 환자들이 들려주는 "조언"에 조용히 귀기울여 볼 필요가 있다. 그들이 떠나면서 남긴 삶에 대한 진실한 답변이 여기 담겨 있으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