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치 브레이크 스토리
고솜이 지음, 강모림 그림 / 돌풍 / 2006년 8월
평점 :
절판


30년만의 강추위속에 맞이한 크리스마스. TV는 고장난지 오래여서 긴긴 하루를 보내기엔 무용지물이고 그렇다고 이 칼바람을 뚫고 친구를 만나러 가기엔 너무 게으른 나. 물 먹은 솜처럼 방바닥에 들러붙어 있다 머리속까지 환해지는 커피 한잔과 부드러운 수제 쿠키가 불현듯 생각나 주섬주섬 옷을 챙겨입고 집밖으로 나왔다.(왜 난 먹는 것에는 이다지도 약할까...ㅡ.ㅡ) 어슬렁거리며 드립커피와 수제쿠키 때문에 자주 가는 동네 까페에 다다른 순간, 아뿔사 크리스마스 연휴라 쉰단다. 이대로 발길을 돌리자니 억울하다. 동네나 한바퀴 돌아보고 가야지 몇분 더 걸어가니 손님이 두명밖에 없는 조용한 까페 발견(하긴 이 추운 크리스마스날, 동네 까페가 복잡한게 더 이상할 듯.) 힘차게 문을 열고 들어가 케냐커피를 주문했다. 아무런 준비없이 까페에 앉아서 뭘 하나, 괜히 들어왔나 잠깐 후회가 밀려오는 순간, 벽 한켠 선반위에서 바로 이 책을 발견했다. 아, 이렇게 우연히 이 책을 만났다.(서두가 너무 길었나.ㅡ,.ㅡ) 

여튼 커피와 달콤한 치즈케익을 앞에 두고 고솜이님의 책을 읽었다. 책 제목도 오늘 나의 분위기와 꽤 잘 맞는다. 런치 브레이크 스토리~  먹는 이야기잖아. 오래전에 읽었던 "올드미스 자유 열전"과 "수요일의 커피하우스", 가끔씩 몰래 들어가보는 고솜이님 블로그가 오버랩된다. 블로그를 통해서 익히 알고 있었지만, 저자는 음식도 잘 만들고 음식에 대한 애정도 남다르다. 그녀의 글을 읽고 있으면 칙칙하고 지루한 일상에서 뿅하고 날아가 따뜻한 바람이 부는 조용하고 한적한 해안가 까페에 앉아 달짝지근한 커피를 마시고 있는 듯한 행복한 상상을 마구하게 된다. 지리멸렬하고 남루한 일상이 완전히 제거된 가슴 설레는 일탈~! 

런치 브레이크 스토리는 가볍게 읽을거리로 충분하다. 책 속에는 음식에 대한 고솜이님만의 경험과 재치있는 상상, 음식과 얽힌 재미있는 역사, 꽤 그럴듯한 철학 등이 얽히고 설켜 마치 두시간 코스의 신나는 롤러코스터를 탄후 "아~ 재미있었어"라고 유쾌하게 웃으며 놀이동산을 나가는 기분이다. 거기에 갓 볶아 향이 좋은 신선한 커피와 부드럽고 촉촉한 케익 한조각이 더해진다면 금상첨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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