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전 매수매도 기법 - 100만 원으로 시작해 100억대 수익을 올린 슈퍼개미 데이짱의
김영옥 지음 / 이레미디어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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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식을 하는 사람들이라면 하루에 수많은 스팸 문자를 받을 것이다. 리딩방에 대한 권유를 시작으로 오픈 카톡, 비밀 정보, 급등주 공개, 좋은 타점, 좋은 기법 등등 투자자들의 귀가 솔깃한 문구를 동원하여 자극적으로 홍보하는데, 열에 아홉은 사기에 가깝기 때문에 아예 읽지도 않는 것이 정신건강과 자금 유출을 예방할 수 있다. 공교롭게도 이 책을 처음 볼 때에도 스팸 문자들의 멘트가 생각났다. 《실전 매수매도 기법》이라... 이 중 유독 눈에 들어오는 단어는 '기법'이었다. 주식시장에 경험이 없는 사람일수록, 고수는 무언가 특별한 기법을 가졌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 시각이 틀린 것은 아니다. 주식에 대해 완전 초짜라면 고인물들이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부분들을 모르고 있기에 이런 기본적인 부분들조차 특별한 기법으로 보일 수 있겠다.

 

 매매, 특히 트레이딩에 있어 기법은 무척 중요하다. 트레이딩에 있어 기법이라는 것은 매수와 매도의 타점을 잡는 일이다. 시장에서 꾸준하게 돈을 버는 사람들을 유심히 살펴보면 자신만의 타점이 존재한다. 가령 돌파매매를 좋아하는 사람은 주가가 오를 때 타점을 잡는다. 눌림을 좋아하는 사람은 큰 시세를 주고 어느 정도까지 눌러 줘야 진입을 고려한다. 트레이더마다 승률이 높고 선호하는 구간이 있기 마련인데, 경험이 어느 정도 쌓인 트레이더들은 자신이 좋아하고 자신이 잘 하는 기법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다. 《손자병법》에 이런 문구가 있다. '知彼知己者, 百戰不殆' (지피지기 백전불태) 전쟁에서 지지 않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자기 자신을 잘 알아야 한다는 뜻인데, 주식도 마찬가지다. 버는 것을 떠나, 적어도 잃지 않으려면 자기의 성향이 무엇인지, 자신의 성향과 맞는 기법은 어떤 것인지를 빨리 확인하고 파악해야 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그렇기에 중수 이상 되는 트레이더는 아무리 승률이 높은 기법을 배운다 하더라도 쉽게 맹신하지 않는다. 이것이 나의 성향과 맞는 것인지 고민하고 또 고민한다. 반대로 초보들은 자기와 맞는 기법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상태다. 그렇다보니 특정 기법을 배우면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다고 맹신한다. 기법 하나를 배우고 세상 모든 것을 다 가진 기분을 느끼며 무리하게 투자하다, 물려서 몇 달간 고생한다. 그렇게 시장에 시간과 수업료를 바치고 나서야 주식시장에는 만능으로 통용되는 기법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승률이 높은 기법이 있더라도 이를 똑같이 적용하고 배운다는 것은 엄청난 시간을 들여야 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나 역시 그랬다. 처음 투자를 할 때, 특별한 기법을 배웠을 때, 세상 모든 것을 가진 것만큼 자만감이 하늘을 찔렀다. 그 결과 피 같은 수업료를 시장에 바쳤다. 그렇기에 이 책을 보게 될 주린이분들께(!!!!) 특별히 당부하고 싶다. 주식시장에서 완전한 기법은 없다는 것을! 세상에 그런 기법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기법에 대한 환상을 버릴 것을!!! 모든 기법은 저마다의 리스크가 다 있기 마련이고, 뛰어난 트레이더는 자신이 쓰는 기법의 리스크를 최소화하며 확률이 높을 때 승부를 본다는 것을 기본적으로 알고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

 

 이 책은 매수와 매도에 대한 기법을 설명하고 있는데, 단기 매매에 있어서 긴 호흡을 필요로 하는 스윙매매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단타를 보유 시간으로 구분할 때, 초 단위로 승부를 보는 '스캘핑', 하루 포지션으로 진입과 청산을 마무리하는 '데이', 매수 이후 오버나잇을 통하여 며칠이나 주 단위의 긴 호흡으로 수익을 추구하는 '스윙' 정도로 나눌 수 있다. 매매를 여러 번 하면서 개인적으로 스윙매매가 승률이 높고 성격이랑도 맞았다. 스캘이나 데이는 빠른 판단력과 고도의 순간 집중력, 그리고 프로게이머에 버금가는 피지컬(마우스 클릭 속도)를 갖춰야 하는데, 나는 차트분석을 비교적 여유롭게 하고 싶었고 피지컬도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또한 뇌동매매가 나올 때를 복기해 보면 대부분 스캘핑에서 나오는 경우가 많아 정말 승률이 높다고 생각되지 않는다면 장중 스캘핑 매매는 지양하고 있다. 이렇듯 스윙매매를 주력으로 하는 나이기에, 저자가 다루는 스윙 기법이 궁금했다.

 

 나는 중소형주, 그리고 테마주를 주로 매매하는데, 저자인 데이짱은 대형주 매매를 중심으로 설명하고 있다. 매매를 하면서 대형주 매매에 대한 승률이 좋지 않아서 고민이었는데 이 책의 기법을 참고하고 있다. 또 하나의 포인트는 저자는 예전부터 공매도 고수로 유명했는데, 이 책에서 매수뿐만 아니라 공매도 포인트까지도 다루고 있어서 유용했다. 좋은 공매도 차트가 어떤지, 저자의 기법인 강남 기법을 어떻게 활용하여 매도를 할 것인지에 대해서 자세하게 풀어냈다. 또 하나 특징을 꼽아보자면 저자는 차트를 무지 단순하게 본다. 보조지표를 보지 않고 이평선과 거래량으로만 차트를 보는데, 단순하게 설명하는 것 같지만 차트에 대한 중요한 부분들을 빠트리지 않고 설명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차트를 처음 공부하는 분들이나 차트를 단순하게 공부하고 싶은 분들께 도움이 될 것 같다.

 

 기법이라고 하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 어렵지 않다. 다만 이 단순한 기법을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많은 시행착오를 통하여 검증이 필요하다. 나아가 이 기법에서 더욱 승률을 높일 수 있는 부분이 무엇인지를 고민한다면 좋은 매매법이 탄생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물론 이런 응용 단계까지 가려면 우선적으로 책에 나온 저자의 기법을 완벽하게 이해를 해야 하고, 사용을 했을 때 적어도 승률이 60% ~ 70% 정도는 나와야 한다. 최근 지수 상승을 대형주들이 주도하고 있는데, 책의 기법을 연습하기에는 안성맞춤인 것 같다. 앞서 강조했듯 시장에 통용되는 완벽한 기법은 없다는 점. 그리고 기법을 마스터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소액 테스트를 가져야 한다는 점을 잊지 않는다면 이 책의 내용이 트레이딩에 있어 또 하나의 기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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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우행 2023-06-17 08: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식투자엔 왕도가 없다는 이 말이 진리인 듯해요. 기법은 자기만의 방법이므로 누구에게나 적용될 수는 없지요. 박영옥 씨 돈도 많이 벌었다면서 왜 이런 책을 파는지?
 
퀄리티 투자, 그 증명의 기록 - 테리 스미스의 투자자 서한과 칼럼들
테리 스미스 지음, 김진원 옮김, generalfox(변영진).생각의여름(김태진) 감수 / 워터베어프레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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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한 투자자 형과 만나서 이야기하다 보면 항상 나누는 주제가 있는데, 그중 하나가 새로 나온 가치투자서에 대한 이야기다. 형은 시드가 많고 어느 정도 경제적 자유를 이룬 입장이라서 투자에 대해서 이런저런 조언을 아끼지 않는데, 작년 이맘때 위대한 투자자들의 서한들을 자주 읽어보라고 추천했다. 모멘텀 투자와 가치투자를 함께 하는 나에게 있어 자신에 맞는 투자 방법을 찾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긴 호흡으로 안정적인 투자를 하기 위해서는 가치투자에 집중할 것을 강조했고, 그 길을 먼저 걸어가 본 선배들의 서한을 많이 읽을 것을 당부한 것이다.

 

 작년 여름 기준으로 서한을 검색해 보니 읽을만한 책이라곤 개정이 완료된 《워런 버핏 주주서한》 정도였다. 버핏을 다룬 2차 저작물은 엄청나게 많지만 정작 그가 손수 쓴 글은 《워런 버핏 주주서한》이 유일했다. 그렇기에 이 책의 가치는 돈으로 따질 수 없을 정도로 귀하지만, 한편으로는 아쉬운 마음도 들었다. 최근 주식과 관련된 신간들은 무더기로 쏟아지는데, 대가들의 서한을 정리한 책은 아직까지도 '워런 버핏'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는 현실이 안타까웠다. 버핏의 서한을 읽으면서 좀 더 다양한 투자자들의 서한을 접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러던 찰나 작년 연말, 《노마드 투자자 서한》이라는 책이 출간됐는데, 가치투자를 하는 분들 사이에서 주목을 받았다. 두툼한 분량의 서한을 읽으면서, 개인적으로 '정말 멋있다.' , '한국에서도 과연 이런 방법으로 투자할 수 있을까.'라는 경외감이 들었다. 펀드 포트폴리오에 구성을 통하여 종목 선정의 기준을 확인할 수 있었고, 경제적 해자가 있는 기업에 대한 흔들리지 않는 믿음을 가지고 묵묵하게 투자하는 철학도 큰 영감을 받았다. 그들은 여러 대가들의 책에서 강조하던 조항들을 현실에서 이상적으로 구현한 투자자였다. 단기적인 시각이 아닌 장기적인 관점으로 스스로 사업을 하듯 꾸준하게 투자하던 노마드 투자조합의 서한을 읽으면서, 한국에도 알려지지 않은 대가들의 다양한 서한들을 서점에서 볼 수 있길 희망했다.

 

 시간이 흘러 올해 상반기, 영국의 워런 버핏이라고 불리는 테리 스미스의 투자자 서한이 번역된다는 소식을 들었다. 테리 스미스는 최근 영국에서 가장 잘나가는 펀드매니저라고 하는데 미국의 투자자들에 익숙한 나에게는 처음 듣는 이름이었다. 집에 있는 영국 대가들의 책을 살펴보니 앤서니 볼턴과 줄루 투자법으로 이름난 짐 슬레이터 정도만 알고 있었는데, 처음 보는 인물의 서한이라 무척 기대가 됐다. 저자의 신선함 외에도 기대를 끄는 요소들이 있었다. 첫 번째로 《노마드 투자자 서한》을 번역한 분들이 감수를 하셨다는 점을 꼽고 싶다. 질 좋은 서한집을 직접 번역하신 분들이 감수를 하고 추천을 하는 책이라서 기대가 됐다. 두 번째는 출판사 때문인데 개인적으로 이 책을 출간한 워터 베어 프레스 출판사를 좋아한다. 투자서를 전문으로 번역하는 출판사는 극소수라서 좋은 책을 꾸준하게 내는 출판사는 아무래도 기억에 남을 수밖에 없다. 이번 신간 이전에도 좋은 책을 많이 출간하였는데, 서재에 《100배 주식》과 《빅 머니 씽크 스몰》을 소장하고 있다. 특히 피터 린치로 투자에 입문한 나에게 있어 《빅 머니 씽크 스몰》은 무척 의미 있는 책이었다. 이 책은 피터 린치의 후계자인 조엘 틸링해스트의 저서인데, 피터 린치의 저서가 기본기를 다져주는 느낌이었다면 《빅 머니 씽크 스몰》은 좀 더 깊어진 가치투자 이론을 다루고 있었다. 이렇듯 투자에 대한 명저를 지속적으로 출간한 출판사에서 내놓은 신작이라 기대가 많았다.

 

 500여 페이지의 방대한 서한집의 내용을 압축하기란 쉽지 않다. 다양한 주제의 서한을 읽으면서 든 생각은 전주불도저의 《당신의 투자가 심플했으면 좋겠습니다》라는 책의 내용이 계속해서 떠올랐다. 두 책의 핵심이 무척 유사했기 때문이다. 테리 스미스의 투자기법은 여느 가치투자자의 입장과 결을 함께하고 있다. 훌륭한 회사의 주식을 사되 비싸게 사지 않고, 사고 난 뒤에는 아무것도 하지 마라. 결국 퀄리티가 있는 주식을 '비싸게 사지만 않고 보유한다면' 수익을 준다는 뜻이다. 이렇게 보면 투자가 참 심플해 보인다. 물론 방대한 서한집의 내용이 간단하진 않지만, 책을 관통하는 핵심은 단순했다. 좋은 기업을 싸게 사서 보유하는 것. 모멘텀 투자를 하기 위해서는 하루하루 이슈와 뉴스, 그리고 테마와 재료를 파악해야 하는데 일반인이 이런 부분을 체크한다는 것이 사실 쉽지 않다. 책을 통하여 투자에 있어서 단순한 철학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느꼈다.

 

 세부적인 내용들 중 눈에 들어오는 부분은 ETF에 대한 비판과 집중투자 전략, 가치주와 성장주에 대한 생각인데, 특히 PER 지표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이 인상적이었다. 감수에서 언급했듯, 테리는 '가격 대비 높은 퀄리티 주식'을 선호했다. 여기서 핵심 문구는 가격 대비다. 단순한 밸류로 볼 때에는 고평가라고 볼 수 있지만 기업의 미래 성장성과 퀄리티로 볼 때 가격 대비 저렴하다고 계산된다면 매수의 관점으로 생각할 수 있다는 뜻이었다. 이와 관련된 테리의 말을 인용해 본다. '밸류에이션이 낮다고 해서 가격 대비 가치가 높지 않을뿐더러, 밸류에이션이 높다고 해서 가격이 비싸지는 않다.'

 

 이 외에도 책에는 다양한 주제로 쓴 서한들이 가득하다. 최근 가치투자 방법을 두고 '오늘날에도 통용될 수 있는 투자법'인가에 대한 생각도 많았다. 2023년 버크셔 해서웨이 주총에서 '앞으로는 투자로 돈 벌 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라고 언급했듯, 투자에 대한 환경과 조건이 시간이 흐를수록 높아지고 있다. 이런 환경 속에서 '가치투자라는 방법은 유효한 것일까?'라는 의구심이 있었는데, 이 책을 보면서 이런 의구심을 덜어낼 수 있었다. 저자는 최근에도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펀드매니저다. 여러 대가들이 강조하던 가치투자의 요소들이 최근 시장에서도 통용될 수 있다는 점을 스스로 증명했다. 테리 스미스의 발자취가 담긴 《퀄리티 투자, 그 증명의 기록》은 앞서 출간된 《노마드 투자자 서한》과 함께 가치투자가 최근의 시장에서도 충분히 통용될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그의 행보가 기대되며, 앞으로도 서점에서 다양한 서한집을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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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아, 주식 공부해야 한다 2 : 재무제표 및 공시 편 - 아들에게만 전하고 싶었던 부자 아빠의 평생 투자 법칙 아들아, 주식 공부해야 한다 2
박민수(샌드타이거샤크) 지음 / 페이지2(page2)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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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들아, 주식 공부 해야 한다》 시리즈의 2권의 부제는 '재무재표 및 공시편'이다. 저자는 1권에서 안정적인 투자를 하기 위해서는 실적개선주를 중점으로 투자할 것을 권유했다. 2권은 1권에서 제시한 실적개선주를 정확하게 찾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서 다룬다. 실적개선을 확인하려면 회사의 재무제표와 공시를 꼼꼼하게 살펴야 한다. 실적개선주에 대해서는 1권에서도 다루고 있지만, 2권의 내용이 훨씬 구체적이다. 재무제표와 공시는 주식투자자라면 기본적으로 볼 줄 알아야 하는 요소다. 비단 실적 개선주뿐만이 아니라 단기 매매를 할 때에도 재무와 공시는 중요하다. 장기투자자들이 차트를 무시하지 않듯, 단기 투자자들도 최소한의 재무와 공시 정도는 확인하고 매매를 진행하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가장 돋보이는 부분은 공시에 대한 내용이다. 부제에서 알 수 있듯 이 책은 재무와 공시 둘을 다루고 있는데, 재무보다 공시의 내용이 훨씬 돋보였다. 전체 쪽수가 500페이지 정도 되는 가운데에 재무제표를 다룬 분량은 100페이지 정도고 나머지는 공시를 다루고 있다. 재무제표보다 공시에 대한 내용이 훨씬 많다. 이런 점이 책을 돋보이게 하는 요소다. 저자는 왜 재무보다 공시에 힘을 준 것일까? 현재까지 출간된 주식 책을 볼 때 공시를 다룬 책보다 재무제표를 다룬 책이 압도적으로 많다. 그렇기에 재무의 비중을 높이고 공시의 비중을 낮추는 것이 일반적일 텐데, 공시에 힘을 더 줬으니 이 부분이 신선하면서도 특이하게 다가왔다.

 

 저자는 왜 이렇게 공시의 분량을 더 많이 설정하고 강조한 것일까? 나름대로 책을 읽으면서 나름 생각해 봤는데 가장 큰 이유는 투자에 있어 이론보다는 '경험'과 '실전'을 강조하는 관점 때문인 것 같다. 재무제표는 1년에 4번, 분기마다 확인을 할 수 있지만 공시는 수시로 올라온다. 재무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실적 발표는 주가의 장기적인 부분에 큰 영향을 미치기에 중요하다. 공시 역시 중요하다. 수시로 발표되는 공시들, 가령 예를 들어보자면 수주와 유무상 증자, 감자, 관련 사채 공시들은 주가에 단기적으로 큰 영향을 미친다. 현명한 투자자라면 지속적으로 발표하는 공시의 호재와 악재를 구분하여 재빠르게 대응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재무적으로 좋은 회사가 일회성의 악재 공시를 통해 주가가 폭락한다면 오히려 매수의 타이밍으로 삼을 수 있다. 반대의 경우도 살펴보자. 좋은 회사지만 재무가 점점 나빠지는 추세에서 저가 매수를 노리고 들어갔는데, 배임이나 횡령과 같은 공시가 나온다면 보유한 주식의 물량을 덜어내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책은 장기투자를 논하고 있지만 단기투자에 있어서도 공시는 무척 중요하다. 소위 세력이라고 할 수 있는 큰손들은 주식을 매집할 때 주식관련사채를 최대한 활용하여 큰 물량을 모은다. 과거에는 세력들이 장내에서 직접 매집을 진행했기 때문에 차트의 거래량으로 세력의 흔적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의 매집 트렌드는 전환사채를 적극 활용한다. 그렇기에 단타를 칠 때에도 사채 관련 공시가 나올 때에는 이를 해석하는 것이 무척 중요하다. 전환사채로 큰 물량을 모으고, 악재 공시를 터트려 개인들의 투매를 유도하여 바닥권을 형성한 뒤 이슈와 재료를 흘리면서 급등을 시켜버리는 것이 작전주의 일반적인 패턴이다. 이렇듯 어떤 투자를 하든 간에 공시는 무척 중요하다.

 

 너무 공시 쪽만 강조하는 것 같은데 재무를 다룬 내용도 나쁘지 않다. 시중에 나온 제무책에 비해 분량이 적어 보이지만, 투자를 진행함에 있어 재무제표에서 확인해야 할 부분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우리는 투자자이지 회계사가 아니기 때문에 필요 이상의 정보는 투자에 있어 방해가 될 수 있다. 그렇기에 저자는 투자에 있어서 필요한 재무의 내용을 압축하고 압축하여 핵심만을 담았다. 그렇기에 여기의 내용을 뼈대로 삼아 살을 붙여나간다면 가치 투자를 진행하는 데 있어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업종별로 밸류를 어떻게 계산해야 하는지에 대한 기준을 공부해나간다면 투자에 있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재무와 공시를 다루고 있기에 2권은 1권보다 훨씬 난도가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에 담긴 내용은 '기본적으로' 알아야 투자에 임할 수 있다. 1권에서 강조하던 실적개선주를 찾아서 가치, 장기 투자하기 위해서는 회사의 실체를 알아야 한다. 이에 반해 단기투자는 회사의 실체가 아닌 테마나 재료로 종목을 선정한다. 재무와 공시는 회사의 내부를 들여다보는 유일한 기준이다. 실체가 없는 테마보다 훨씬 구체적이고 유의미한 지표라고 할 수 있다. 그렇기에 진정한 투자자라면 공시와 재무를 통하여 회사의 실체를 파악할 줄 알아야 한다. 그렇기에 개인적으로 1권보다 2권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2권이 이 시리즈의 백미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방대하고 복잡한 재무제표를 압축한 부분, 다른 책에서는 비교적 살피기 어려웠던 공시의 해석을 정리한 부분이 이 책의 포인트다. 저자의 노련한 투자 경험담을 볼 수 있는 책이었다. 재무제표에 대해서 공부하고 싶은 분들, 특히 공시에 대해 호재와 악재를 구분하고 싶은 분들께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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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아, 주식 공부해야 한다 1 : 실적개선주 편 - 아들에게만 전하고 싶었던 부자 아빠의 평생 투자 법칙 아들아, 주식 공부해야 한다 1
박민수(샌드타이거샤크) 지음 / 페이지2(page2)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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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출판계에서 자식에게 노하우를 전수하는 콘셉트의 도서들도 많아졌다. 인터넷 서점에 '아들아'를 검색해 보면 수많은 책이 나오는데 재미있게도 투자와 관련된 도서들이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주식을 비롯하여 부동산, 돈, 투자를 할 때 기억해야 할 점 등등 경제 공부는 인생 공부라는 제목도 보인다. 언제부터 우리의 부모님들은 자식들의 경제적 자유를 걱정하게 된 것일까? 과거에는 '공부를 열심히 하라, 성실하게 살아라' 등등 학업, 성실과 근면의 가치를 우선하던 분위기였는데 말이다.

 

 전통적으로 유교문화권이었던 우리나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성이었다. 돈보다는 인성과 근면, 이런 가치가 사회에서 우위를 점하는 것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시대가 바뀌었다. 부모님 세대는 공부를 잘하고 근로소득이 높은 직장에 들어가 저축하면 별 탈 없이 살 수 있었다. 그러나 우리 세대는 아니다. 저금리에 부동산은 버블이 한껏 올랐고, 직장도 안정적이지 않다. 이렇다 보니 우리 세대는 경제적으로 살아남는 것이 최우선의 가치가 되었다. 부모는 자식들의 밥줄을 자연스럽게 걱정할 수밖에 없다. 이런 시대적 흐름을 도서계에서도 적극 반영하고 있다.

 

 2030세대의 입장에서 재테크는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 근로소득만으로는 살아남기 힘든 시대기 때문에, 어떻게든 잉여 현금을 굴려서 자산을 증식해야 한다. 부모님 세대가 은행으로 복리의 효과를 손쉽게 누렸다면, 우리 세대는 재테크로 복리효과를 누려야 한다. 은행에 저금하는 것과 재테크를 통하여 자산을 증식하는 것을 비교해 볼 때 난이도는 후자가 훨씬 어렵다. 은행은 안전자산이지만 재테크는 손해를 볼 수 있는 위험자산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이 싸움에서 승리를 하기 위해서는 철저하게 공부해야 하며 현명하게 선택을 해야 한다. 젊은 세대는 윗세대보다 자산을 모으기가 훨씬 어려워졌다.

 

 설상가상으로 잉여자금이 많지 않은 젊은 세대가 선택할 수 있는 재테크는 한정적이다. 부동산은 기본적으로 자금이 많아야 하기 때문에 접근하기 어렵다. 그럼 남는 것은 주식과 코인뿐이다. 젊은 사람들이 주식과 코인 열풍에 뜨겁게 열광하는 이유는 소액으로 투자를 할 수 있다는 점과 빠른 회전율, 그리고 쉬운 현금화 때문이다. 여기서 코인과 주식을 또 비교해 보자. 주식과 코인의 가장 큰 차이점은 코인은 불투명하고 가치 측정을 객관적으로 할 수 없다. 그렇기에 변동성이 크다. 반면 주식은 대중적으로 알려진 기준으로 가치 측정이 가능하다. 그리고 제도권 아래에서 관리와 통제가 이뤄지기에 변동성은 코인보다 적지만 안정적이다. 그렇기에 소액으로 투자를 처음 시작한다면 가치 측정이 가능하고 측정된 가치를 제도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주식을 선택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저자는 24년의 세월을 주식 시장에서 보낸 백전노장이자 베테랑이다. 이번 신작 《아들아, 주식 공부 해야 한다》는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저자만의 노하우를 아들에게 친절하게 알려주는 콘셉트로 기획된 시리즈다. 주식을 처음 접하는 젊은 세대에게 저자의 경험담은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개인적으로 저자의 전작을 모두 읽어봤기에 이번 시리즈를 무척 기대했다. 《아들아, 주식 공부 해야 한다》는 총 2권으로 구성됐다. 1권의 부제는 '실적개선주 편'인데, 투자 전반에 대한 방향을 설정하고 있다. 가장 핵심은 실적개선주를 투자하는 것이다. 주식은 매매기법이나 종목 선택에 따라 여러 가지 매매법이 있는데, 책에서는 안정적으로 꾸준하게 수익을 낼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투자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자식에게 단타나 트레이딩을 권유하는 것은 불구덩이에 뛰어들라는 것과 같다. 저자는 아들에게 투자에 신중할 것을 강조하면서, 재무와 공시를 통하여 실적개선주를 투자할 것을 권한다.

 

 1권을 읽으면서, 저자의 전작들을 한 권으로 단권화한 느낌을 받았다. 전작인 《주식투자 5일 완성》에서는 종목 선정을 위해 10가지 기준을 제시했는데 이번 책에서는 5가지 기준으로 압축하여 실적개선주를 찾는다. 《한 권으로 끝내는 테마주 투자》에서는 단기 매매나 테마주 매매에 대해서 소상하게 고찰했는데, 이번 책에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실적주를 투자할 것을 권유하면서도 모멘텀으로 인해 주가가 어떻게 오르는지에 대해서도 소상하게 설명하고 있다. ETF 매매를 다뤘던 《부의 시작》의 내용도 담겨 있는데, 포트 구성에 있어서 메인은 실적개선주를 담고, 배당주와 리츠, ETF 등을 통하여 포트 방어와 리스크 관리에 대응할 것을 권유한다. 이렇듯 전작들의 핵심이 모두 아우러져 있기에, 이 책 한 권이면 굳이 전작들을 사 볼 필요가 없을 것 같다. 내가 가장 좋았던 부분은 마지막 챕터인 '7장 아들아, 돈을 벌려거든 이렇게 마음잡아라'다. 투자는 결국 멘탈인데, 이 챕터에서 저자는 반평생 투자해서 이겨왔던 정신적인 요소들과 생활습관을 알려준다. 큰 숲을 봐야 한다. 건강해야 한다. 목표가 있어야 한다. 술을 마시지 마라. 등등 뻔한 말이지만 이런 작은 습관들이 모여서 투자의 근육을 키운다는 것을 강조한다.

 

 1권은 주식투자를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전반적인 방향을 제시한다. 어떤 주식을 사야 하는지, 포트 구성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마음가짐은 어떻게 가져야 하는지, 실적개선주를 판별하는 방법은 어떤지, 어떤 주식을 피해야 하는지 등등... 투자를 오랫동안 경험해 본 아버지의 마음으로 선배의 마음으로 정성 들여 집필한 책이었다. 아버지가 쓰신 책이라고 생각하고 꼼꼼하게 읽어나갔다. 《아들아, 주식 공부 해야 한다》 2권의 부제는 '재무제표 및 공시편'이다. 1권의 내용이 주식에 대한 전체적인 조감과 방향 설정이라면, 2권에서는 공시와 재무를 통해 투자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천할 것인지를 알려주고 있다. 가치투자나 장기적인 투자를 처음 시작하는 분들이나 주식투자를 최대한 안정적으로 하고 싶은 분들, 장기투자의 종목 선정을 어떻게 설정해야 할지 고민하는 분들이 읽으면 도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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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배우는 주식 차트
한재승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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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트를 주제로 이야기하자면 할 말이 많다. 주식하는 분들 사이에서 차트는 많은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부분이 아닐까 생각한다. 기술적 트레이딩 분석을 신봉하는 분들에게는 차트가 마치 절대비기인 것처럼 신성시되고 있다. 반면 기본적 분석을 중요시하는 가치투자자의 경우 차트에 큰 힘을 쏟지 않는다. 주린이 입장에서도 차트는 무척 모호하다. 가치투자의 대가들 중 차트의 중요성을 강조한 분들은 거의 없지만, 소위 잘나가는 주식 유튜버나 트레이더들은 차트를 중심으로 주식을 설명한다. 차트를 공부하기로 마음을 먹었을 때에도 모호한 부분은 이어진다. 대체 어디까지 공부해야 할지, 어떤 지표를 봐야 할지, 캔들의 패턴은 모두 외워야 하는지, 엘리어트 파동이론과 같은 개념은 과연 실용성이 있는지 등등... 시중 어느 차트책을 보더라도 이런 부분에 속 시원하게 정리해 주는 책은 없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개인적으로 차트는 주식을 하는데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투자 스타일을 떠나서 차트는 정말 중요하다. 트레이딩을 하건 가치투자를 하건 차트를 모르고서는 주식을 할 수가 없다. 그렇기에 주식을 처음 한다면 차트에 대한 공부는 필수다. 단타 트레이딩은 차트에 온갖 보조적 지표들을 보고 저항과 지지를 활용하여 시세차익을 노리는 기법이라서 차트에 대한 의존도가 강하다. 문제는 가치투자다. 몇몇 가치투자자들은 차트가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하는데 가치투자에도 차트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가치투자에 차트는 왜 중요할까? 가치투자라면 일반적으로 재무와 공시를 가장 우선의 가치로 생각한다. 이들은 재무와 공시를 통하여 종목을 선정하고 매매를 진행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한 가지 문제가 생긴다. 재무와 공시가 종목을 선택하는 요인이지만 구체적으로 언제 매수하고 언제 매도해야 하는지는 알려주지 않는다. 예를 들어보자, 재무와 공시를 통해 삼성전자를 투자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럼 삼성전자를 어떻게 사는 것이 가장 베스트일까? 가치투자건 트레이딩이건 주식은 최대한 싸게 사는 것이 좋다. 같은 삼성전자를 사더라도 9만 원에 사는 것과 5만 원에 사는 것은 의미가 다르다. 공시와 재무를 통해서는 삼성전자의 가격을 확인할 수 없다. 어느 정도 예측은 할 수 있겠지만 실제 가격의 추세가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 지금 주가는 고점인지 저점인지 등등의 구체적인 사항은 차트를 보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 차트는 투자에 있어 수급을 의미한다. 돈이 들어왔는지 빠져나갔는지, 매수세가 강한지, 매도세가 강한지, 주가의 추세는 상향인지, 하향인지 등등 이런 흐름을 통하여 투자자는 주식을 매입하거나 매도할 전략을 세울 수 있다. 정리하자면 재무와 공시, 그리고 재료와 촉매가 종목을 선정하는 요인이라면 차트는 선정한 종목의 진입과 청산을 담당한다. 재무를 볼 때 다섯 가지 도표를 비교, 대조하여 가치를 분석하면 종목 선정의 성공률이 높아지듯, 차트를 보면서도 여러 지표들과 추세를 잘 해석한다면, 더 싸게 사거나 더 비싸게 팔 수 있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렇기에 차트는 트레이더뿐만 아니라 가치투자자에게도 중요하다.

 

 나는 차트를 처음 공부할 때 《금융시장의 기술적 분석》이라는 책으로 공부했다. 존 머피가 쓴 기술적 분석 고전인데, 정통 차트쟁이들이라면 대부분 읽어본 고전이다. 옛날 책이고 분량도 두툼해서 완독하기까지 엄청난 인내심이 필요했지만, 완독 후 주가의 흐름과 추세에 대한 이해가 높아졌다. 추천받아서 공부한 고전이지만 다른 이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진 않다. 기술적 분석에 큰 획을 그은 명저지만 출간된 지 많은 시간이 흘렀고, 차트의 모양도 지금과 같은 봉 차트가 아니라 보기에 불편하다. 게다가 분량도 두툼한 양장본이라서 마치 기술적 분석의 《경제학 원론》과 같은 느낌이다. 교양을 위한 경제 공부에 《경제학 원론》을 추천한다면 부담을 느낄 수도 있듯, 처음 차트를 공부하는 분들이라면 《금융시장의 기술적 분석》보다 좀 더 친절하고 최근의 트렌드를 반영한 책을 보는 것이 효율적이다. 국내에 출간된 차트 기본서 중 괜찮은 책은 김장환 대표의 《차트의 기술》, 《차트의 해석》 시리즈다. 이 시리즈는 기존에 차트 이론들을 하나로 단권화시켰는데 존 머피의 책보다 가독성도 뛰어나고 최신의 내용들로 구성됐다. 문제는 분량과 범위다. 일단 시리즈 두 책을 기준으로 페이지 900쪽이 넘어가며, 여러 이론들을 필요 이상으로 담다 보니 다루는 범위도 부담스럽다. 또한 최근에 나온 차트책임에도 불구하고 컬러 인쇄가 되지 않아 이 부분도 아쉽다. 아무튼 진득하게 시간을 들여 완독에 성공한다면 좋지만, 시간과 노력이 많이 소모된다.

 

 개인적으로 차트를 공부하면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주가의 추세와 흐름, 저항과 지지, 그리고 보조지표의 활용이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추세의 흐름'이다. 저항과 지지, 보조지표의 활용은 추세의 흐름을 파악하기 위한 부차적인 요소들이다. 주가의 추세가 어떻게 형성되는지, 그런 추세를 이루면서 캔들은 어떤 패턴이 나오는지, 차트상 어떤 저항대를 뚫었는지, 어디까지 지지 받고 반등하는지, 주가의 추세가 진행 중일 때 각각의 보조지표들은 어떤 신호를 보내는지, 이런 일련의 요소들을 종합하여, '언제 매수를 할지' , '언제 매도를 할지'를 결정해야 한다. 처음 공부할 때에는 이런 부분을 모르고 보조지표에만 몰두하여 시간을 많이 허비했다. 그러나 공부가 쌓이고 거래를 하면서 수많은 보조지표 중 나의 입맛에 맞는 보조지표는 제한적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렇게 보조지표를 추리고 매매를 거듭하면서 나에게 맞는 보조지표 수치를 설정했다. 이렇듯 차트 공부의 시작은 방대하지만, 공부하다 보면 추리고 추려서 핵심만 남게 된다. 개인적으로 가치주나 우량주를 매매할 때에는 이평선,엔벨로프,RSI, MACD, 일목균형 정도만 체크하고, 중소형 스몰캡 트레이딩을 할 시에는 이평과 엔벨로프, 스토캐스틱, 피보나치, 볼린저 밴드, 일목균형 등을 살핀다. 수많은 지표들 중 나의 기준에서는 이 정도만 있더라도 추세 파악에는 큰 어려움이 없다. 이를 토대로 매매했을 때 꾸준한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경험론적 확신도 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지난날 차트 공부가 전부라고 생각하고 매달렸던 과거의 시간들이 안타깝기도 하다. 좀 더 효율적으로 공부했더라면 시간을 낭비하지 않을 수 있었을 텐데, 차트가 중요하지만 전부가 아닌데... 등등의 아쉬움을 느꼈다. 지금까지 시중에 나온 차트서의 대부분을 읽었다. 유명하다는 고전을 필두로, 기법을 소개한 책까지 웬만한 책들은 구매하거나 빌려봤다. 주식 초반에는 차트에 대한 책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그러나 지금은 서재에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가치투자와 매크로, 심리에 대한 책들이다. 그만큼 국내에 발간된 차트 책들은 부실한 책들이 많다. 특히 기법을 설명한 부류는 가벼운 책이 대부분이라서 믿고 걸러도 충분하다. 그런 와중에 개인적으로 구독하던 유튜버가 차트 신간을 냈다. 일목균형표와 엘리어트 파동이론을 공부하면서 알게 된 채널인데, 차트의 어려운 이론을 알기 쉽게 잘 정리해서 큰 도움을 받았다. 그래서 책이 오자마자 기대와 함게 꼼꼼하게 살펴봤다.

 

 이 책은 기존의 차트 기본서들이 가지고 있던 결점들을 모두 극복했다. 시원한 판형, 컬러 인쇄, 차트에 있어 꼭 필요한 요소들을 담은 알찬 내용 등, 개인적으로 생각했을 때 차트 기본서가 갖춰야 할 요소들을 모두 갖추고 있었다. 이 책 한 권이면 차트에 대한 기본이자 필수적인 요소들은 숙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추세에 대한 중요성, 거래량, 다양한 보조지표와 캔들의 패턴 등 주린이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차트의 핵심을 알차게 담았다. 내가 공부할 때 이런 책을 만났으면 시간 낭비 없이 효율적으로 차트를 공부했을 것 같다. 차트를 처음 공부하는 분들이라면 자극적인 광고의 기법이나 비법을 설명한 책보다 이 책을 보면서 차트의 원리를 탐구할 것을 추천한다. 책에는 유튜브 강의 QR코드가 있어 이해가 가지 않을 시에 동영상 강의와 함께 학습할 수 있다. 강의는 무료인데 무료라고 해서 퀄리티가 낮지 않다. 차트의 기본을 쌓기에 충분한 분량이다.

 

 과거, 차트 공부를 하고 싶다는 와이프에게 《금융시장의 기술적 분석》을 추천했다가 부부 싸움(?)을 할 뻔했다. 부부 사이에 운전을 가르치지 말라고 하는데 주식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그 뒤로 주식에 주자도 꺼내지 않았는데, 이 책이라면 쉽고 재미있게 차트를 배울 수 있을 것 같았다. 책을 건네며 강의를 들으며 차트 기초를 쌓으라고 조심스럽게 추천했는데, 다행히 지금까지는(?) 차분하게 진도를 잘나가고 있다. 책에서 유일하게 아쉬운 점을 꼽아보자면 '일목균형표'에 대한 설명이 없는 점인데, 이 지표는 주린이 분들이 이해하기 어렵기에 뺸 것 같다. 저자가 운영 중인 친절한 재승씨 유튜브에 가면 일목균형표를 설명한 영상이 있으니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당부할 몇 가지를 끝으로 글을 맺으려 한다. 첫 번째, 책에서는 캔들과 추세를 설명할 때 일봉 위주로 설명을 하고 있다. 그러나 우량주나 장기투자를 하는 분들의 입장에서는 일봉의 추세보다 주봉과 월봉, 나아가 연봉의 추세가 중요하다. 우량주일수록 분봉이나 일봉보다는 큰 흐름의 추세를 읽고 매수와 매도를 고려해야 한다. (사실 트레이딩에 있어서도 주봉과 월봉의 추세는 매우 중요하다.) 두 번째, 책에 소개된 보조지표도 무척 많아서 처음 학습할 때에는 혼돈이 올 수 있다. 각각의 보조지표는 나름의 매수와 매도의 관점이 있는데, 이런 부분들을 적용하는 데 있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앞에서 말했듯 책에 나오는 여러 보조지표 중 처음에는 자기가 이해한 지표들을 위주로 살펴보고 매수 매매에 활용을 해 보면서 어떤 지표가 나에게 맞는지, 필요한지에 대한 경험을 쌓아야 한다. 책에 나온 지표를 모두 적용하겠다는 생각은 과욕이고 욕심이다. 다양한 보조지표를 배우고 사용, 적용하면서 나와 맞는 지표들을 추려내고 조합하고 선별하는 것. 그것은 투자자 개인의 몫이다. 이런 기준이 명확하게 확립된다면 수익을 낼 가능성이 높아진다. 긴 호흡으로 여러 지표들을 사용하며 충분한 경험을 쌓으면서 자신만의 기준을 세울 것을 추천한다.

 

 세 번째 이 책을 모두 이해했다면 《저가 매수의 기술》이라는 책을 읽어보길 추천한다. 《저가 매수의 기술》은 국내에 출간돼 기술적 분석 책 중 얄팍하고 단순한 기법이 아닌 차트의 심리를 풀어낸 명작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특히 우량주 낙폭과대 매매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네 번째, 투자에 있어 차트는 중요하지만 차트가 전부가 아니라는 점을 잊지 말자. 주식은 여러 요소들을 고려해야 한다. 기업의 펀더멘탈, 업황의 흐름, 촉매나 재료의 유무, 매크로, 지수의 흐름, 차트의 수급 등등... 이 중에서 차트는 한 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차트만 보고 매매를 한다는 것은 투자가 아닌 투기에 가깝다. 차트는 예측의 영역이 아닌 대응의 영역이라는 점을 기억하자. 아무튼 정말 좋은 차트 기본서가 출간된 것이 무척 기쁘다. 차트 공부에 처음인 분들이나 차트를 제대로 공부하고 싶은 분들께 적극 추천하고 싶은 친절한 책이다. 와이프가 책을 무탈하게 완독했으면 좋겠다. 부부 싸움이 아닌 차트에 대한 담론을 나눌 수 있는 사이가 되길 간절하게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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