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어스 포커 (완역본) - 월스트리트 천재들의 투자 게임, 《빅 쇼트》 작가의 대표작!
마이클 루이스 지음, 장진영 옮김 / 이레미디어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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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이 어렵게 다가오는 점은 현시대와 비교해서 시공간적인 배경이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다. 세상에 많은 학설과 이론들은 대부분 사라진다. 현시대에는 통용될지도 모르지만 역사의 물줄기 속에서는 보편성을 확보하기란 쉽지 않으니까. 고전은 살아남은 책이다. 무수히 다른 배경들 속에서도 시대를 초월하는 이치를 담고 있기 때문에 살아남은 것이다. 시대를 관통하는 보편성이 없다면 살아남을 수 없다. 그런 점에서 모든 고전은 읽을 가치가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세상에 전해지는 고전을 모두 읽을 필요는 없다. 어디까지나 취향에 맞는 책이거나, 끌리는 책이라면 시공간적인 배경이 불편하더라도 참고 읽는다면 그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 고전이라고 생각한다.

《라이어스 포커》가 그랬다. 이 책은 1980년대의 월스트리트 트레이딩 룸을 배경으로 한다. 주식이 아닌 채권 트레이더들의 이야기다. 실제를 기반으로 한 이야기인데, 기관 트레이더들의 실상을 생생하게 표현하고 있다. 주식이 아닌 채권 이야기라서, 현재가 아닌 과거의 이야기라서 별 감흥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다.

책의 제목 라이어스 포커라는 의미처럼 트레이딩을 완성하는 것은 심리다. 자신의 패를 숨기고 태연하게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얼핏 보면 주식과 상관이 없을 것 같은데 그렇지 않다. 좋게 생각하고 진입한 주식이 아니라면 재빠르게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거기서 감정대로 행동하면 이미 게임은 진 것이다. 파생 역시 마찬가지다. 내가 정한 방향이 아니라면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 주식의 경우 물리더라도 매도를 하지 않으면 실질적으로 피해를 보지 않지만 (물론 평가손익의 피해는 높아진다.), 파생의 경우 다른 방향에 베팅을 할 경우 때에 따라서 파산에 이르기도 한다.

책을 읽으면서 느낀 점은 시장에 머물다 보면 기회는 온다는 점이다. 책의 시간적인 배경, 폴 볼커의 금리 정책으로 인해 미국의 채권은 엄청난 수혜를 입기 시작했다. 저자 역시 이런 시류에 합류하여 그야말로 때 돈을 벌기 시작한다. 탐욕의 구간에서 볼 수 있는 인간의 본성들이 적나라하게 표현하고 있다. 트레이더는 돈 냄새를 빨리 맡고 시류 초입에 합류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트레이더는 변화의 흐름을 빠르게 감지할 수 있어야 한다. 저자의 회사인 살로먼이 기존의 관성에 젖을 무렵, 미국의 회사채는 무너지기 시작했다. 정크본드 시장이 흥행할 무렵, 시장 변화에 적응하지 못했던 살로먼은 대량해고를 단행했고 저자 역시 회사를 나올 수밖에 없었다. 변화하지 못하면 도태될 수밖에 없는 것. 시장은 늘 신선한 재료를 갈구하는 것처럼, 트레이더들 역시 시장의 변화를 잘 읽고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시공간적 배경은 다르지만, 트레이딩에 있어서 시공간을 초월하는 보편적인 교훈을 전하고 있다. 심리가 중요하다. 돈 냄새를 빠르게 맡아야 한다. 변화에 빠르게 순응할 수 있어야 한다. 과거의 필름에서 내가 읽은 교훈은 이와 같았다. 이야기 형식이라서 부담 없이 읽을 순 있지만, 옛날 배경과 많은 인물들이 등장하는 것은 부담스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레이딩에 대한 보편적인 교훈을 담고 있는 고전이다. 조던 벨포트의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와 비슷하다. 조던 벨포트의 책이 불닭볶음면과 같이 매우 자극적이라면 이 책은 신라면 정도의 수위인 것 같다. 두 책 모두 과거 월가의 실상을 이야기 형식으로 풀어낸 명작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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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전지 인사이트 - 배터리 지식의 총집편
정용진 지음 / 원앤원북스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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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도 섹터가 거품이 빠질 때 고점서 물리는 것은 개미들의 몫이지만 2차전지는 더더욱 심했다. 버블도 심했고 물린 사람들도 많다. 그런 2차전지 섹터를 다룬 책이다. 섹터 관련 책은 공과가 분명하다. 일단 과부터 살펴보자면, 텍스트는 출간되는 시기까지의 업황을 담는 경우가 많다. 여기서 문제가 생긴다. 섹터를 다룬 책은 크게 두 가지인데 하나는 업황에 대한 이론을 차근차근 설명한 것이고, 또 하나는 업계의 최신 트렌드를 설명하는 것이다. 업계의 최신 트렌드를 설명한 책은 유통기한이 존재한다. 산업의 발 빠른 움직임 때문에 유통기한이 무척이나 짧다. 이를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은 섹터에 대한 최신의 흐름을 책 보단 리포트를 읽는 것으로 대체하는 경우가 많다.

장점으로는 불친절한 리포트에서 볼 수 없는 자세하고 친절한 내용에 있다. 증권사에서 발간하는 리포트는 불친절한 편이다. 업계의 용어를 풀지 않고 쓰기에 일반인에 볼 때에는 진입장벽이 있을 수밖에 없다. 출판물은 다르다. 일반인 독자가 이해하지 못한다면 판매력이 떨어진다. 그렇기에 대중성을 더욱 고려할 수밖에 없다. 종합해 보면 출판물의 장점은 대중에게 친절함이다. 최신의 트렌드는 유통기한이 짧으니 산업과 섹터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을 담은 책이 유용하겠고, 대중성을 고려해 봐도 이쪽으로 출간을 하는 것이 여러모로 합리적이라는 생각이다. 이 책이 그런 느낌이었다. 배터리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과 배경을 담고 있다. 대중성을 갖추면서 친절하게 서술했다.

2차전지에 대한 대중서는 배터리 아저씨라고 자처하던 박순혁 작가가 쓴 책, 길벗에서 나온 《이차전지 승자의 조건》 등이 볼만하다. 박순혁의 책은 호불호가 있긴 하지만 편파적인 견해를 걷어내고 살펴보면 한국 2차전지가 걸어온 길을 잘 밝혀왔다는 점이 돋보인다. 《이차전지 승자의 조건》은 업계에 대해 좀 더 디테일하게 서술하고 있는데 박사들의 공저라서 내용이 다소 딱딱한 부분도 있다. 두 책 모두 2차전지 섹터가 활황일 때 출간된 책이라서 섹터에 대한 무한 긍정적 시각이 있다는 점도 공통점이다. 반면 《2차전지 인사이트》는 섹터가 시세를 분출하고 난 뒤에 출간된 책이다. 그렇기에 앞선 두 책만큼 강한 주장을 하기보다 다소 절제된 시각으로 업황을 바라보는 것 같다.

대한민국에서 2차전지는 주식투자자라면 관심이 없더라도 관심을 가져야 하는 섹터다. K시장의 대표적인 메인 섹터기 때문이다. 반도체와 2차전지, 바이오는 지수를 견인하는 대표적인 섹터다. 이 세 가지 산업과 관련된 상장사들이 대한민국 시장을 주도하고 있기에 국장을 한다면 좋던 싫던 관심을 가져야 한다. 섹터와 관련된 책을 읽을 때에는 대표 섹터부터 읽는 것이 효율적이다. 요즘은 유튜브나 강의 등 영상매체로도 섹터에 대한 기본이론을 공부할 수 있지만 그래도 책이 주는 장점이 있다. 조금 수고스럽지만 공부하는 느낌도 있고, 편하게 누워서 영상을 보는 것보다 종이를 사각거리면서 보는 것이 집중도가 높을 수 있다. 너무 아날로그적인 감성일지 몰라도 이런 느낌 때문에 나 역시 책으로 업황을 접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주도 섹터의 흥망성쇠는 비슷한데 이차전지는 등락과 폭락이 유독 심했다. 버블의 이유는 무엇일까? 왜 2차전지의 버블이 유독 강세였을까? 첫 번째로 원자재 리튬 값의 상승이다. 당시 배터리의 원재료인 리튬 값은 고공행진했다. 두 번째로 꿈과 희망만 무성하던 산업에 숫자가 나오기 시작했다. 섹터를 이룬 주요 회사들의 영업이익이 대폭 증가했다. 테마주라고 생각했던, 꿈과 기대감이라고만 생각했던 2차전지에 실제 매출이 찍히고 있었다. 세 번째는 K 민족 특유의 투기성이다. 중국과 우리나라의 시장은 투기성이 전 세계 1,2위를 달린다. 이런 광기의 매수세가 몇십 년 미래의 기업가치를 현재로 당겨버렸고 그런 기대감 하나로 주가를 들어 올렸다. 덕분에 2차전지 섹터는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상승했다.

그리고 지금, 한껏 들어 올린 버블이 꺼지고 섹터는 큰 조정에 들어갔다. 말 많고 탈 많았던 금양이 거래정지에 들어갔다. 2차전지 섹터를 대표하는 상장사였는데 소문이 무성한 만큼 뒤탈도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차전지 섹터는 주시해야 한다. 지수를 견인할 수 있는 섹터이기 때문에 미우나 고우나 살펴야 한다. 공매도가 금지될 때에도 가장 먼저 반응한 것은 2차전지였다. 당시 시총 우량주에 속하는 에코프로머티는 상한가를 가는 기염을 토했고, 포스코 그룹주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렇듯 2차전지는 기대 수급이 상당한 섹터이고 매수세가 몰린다면 또 크게 상승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섹터다. 그렇기에 산업에 대해서 공부를 해 둔다면 투자를 할 때 분명 유용하게 써먹을 일이 있을 것이다. 앞으로 2차전지에서 큰 기대감을 불러 모을 수 있는 제품은 전고체인데, 이 부분에 대해서 자세한 설명이 없다는 점이 아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차전지 섹터에 대해 전반적인 지식을 조감하고 싶은 분들이라면 무난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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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선물 처음공부 - 단돈 100만 원으로 달러, 금, 오일, 나스닥선물을 시작할 수 있는 처음공부 시리즈 9
김직선 지음 / 이레미디어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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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레이더의 기준에서 쓴 글이라 서평에 트레이딩 관련 용어가 많습니다. 감안하고 읽어주세요.

'많고 많은 트레이딩 중에서 굳이 왜 데이를 하시나요?'

'스윙이나 장투를 하면 더 좋지 않아요? 매일같이 매매하는 데이에서 스트레스 받지 않나요?'

수백 번 들었던 질문 중 하나다. 트레이더분들을 만나서도 자주 듣는 말씀. 그럴 때는 그냥 '배워 먹는 것이 도둑질이라서, 이거 위주로 합니다.'라고 하는데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이 이유에 대해서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것으로 글을 시작해 볼까 한다. 데이트레이딩은 주로 그날 하루에 진입하여 매매를 끝내고 청산하여 무포로 마감하는 매매를 뜻한다. 물론 포지션을 홀딩하여 끌고 오는 종가배팅도 데이트레이딩의 일종이지만 올바른 종배러라면 시초갭의 유무에서 승부를 인정하고 매매를 종료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기에 홀딩을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종배 역시 데이트레이딩의 일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무튼 데이를 한 이유는 세 가지가 있었다.

1. 돈이 급하게 필요했다. 남들처럼 여윳돈으로 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 하루하루 돈이 필요했기에 데이를 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회전율도 높은 데이를 어쩔 수 없이 해야만 했다.

2. 개인적인 취향 때문인데, 나는 잦은 매매에 대한 스트레스가 없었던 편이다. 데이트레이딩을 주로 하는 사람들은 돈을 버는 것도 중요한데, 매매 그 자체를 좋아하는 분들이 많다. 그리고 매매를 자주 하는 것에 대해서 거부감이 없고 적성에도 맞다.

3. 앞에서 말했던 말과 비슷하다. 배워 먹은 것이 데이였기에 데이에 몰두하는 것이다.

데이 매매는 장단점이 명확하다. 당일 진입 청산을 목표로 하는 매매법이기에 장에 유무에 따라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드물다. 그날의 주인공 종목에서만 매매를 하고 청산하기에 매크로, 미장의 영향도 잘 받지 않는다. 하락장이더라도 그날의 주인공 종목은 반드시 존재한다. 장세에 따라 그런 종목을 매매하기가 까다로운 경우는 있지만 그래도 주인공 종목만 잘 선택한다면 매매를 못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단점을 꼽아보자면 단기 파동을 먹는 매매이기에 욕심을 너무 부리면 안 된다. 1% 면 많이 먹는 거고 2% 면 정말 많이 먹는 거고 3% 면 상한가다. 데이는 이런 마음가짐으로 줄먹을 생각해야 한다. 이런 매매를 일정 규모 이상의 비중을 넣어서 먹는다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다. 그래서 매매에 대한 기준이 명확하지 않거나, 경험이 없는 분들은 데이트레이딩을 하면 안 된다. 손절도 중요하다. 사람들이 데이를 잘 못하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손절이 쉽지 않아서다. 경험을 어느 정도 쌓은 나도 손절은 아직까지 힘들다. 인간이기에 가질 수밖에 없는 한계인데 데이를 잘 하는 분들은 손절을 잘 지키는 경우가 많다. 특히 데이의 꽃이라고 하는 돌파매매는 손절과 한 몸이다.

그리고 가장 큰 단점은, 데이는 사람의 기질과도 어느 정도 영향이 있다. 2번째에서 이야기하던 부분. 데이는 기본적으로 매매를 좋아하는 분들이 잘할 가능성이 높다. 트레이딩 속에서도 여러 가지 부류가 있다. 매크로나 시황을 이용하여 매매하는 모멘텀 플레이어나 추세를 중심으로 매매를 하는 추세추종 트레이더, 매매에 대한 기교가 뛰어난 스캘핑이나 데이트레이딩 등... 이 중 데이트레이딩은 잦은 매매를 즐길 수 있어야 한다. 스캘핑과 데이는 매매가 잦을 수밖에 없고, 매매가 잦다는 것은 손절도 잦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부분에서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야 한다.

선물 관련 책 앞에서 데이트레이딩에 대한 이야기를 이렇게 하는 까닭은, 선물 역시 데이트레이딩 매매가 기본이기 때문이다. 내가 사는 지역에서 파생 매매를 크게 하는 형님이 나에게 권한 것도 파생매매였다.

'아무에게나 파생을 권하진 않지, 너처럼 매매를 좋아하고 잦은 매매에 대한 스트레스가 없는 부류들은 차라리 해선이나 옵션이 나을 수 있다. 파생이 위험하다곤 하지만 그건 일반론적인 이야기고, 제대로 공부해서 매매를 한다면 파생만큼 정직한 게 없단다. 파생이 위험한 이유는 손절을 못하기 때문이야. 파생에서 손절 못하면 청산이거든. 방향을 잘 봐야 해. 그리고 잘못된 방향을 탔으면 바로 손절을 할 수 있어야 해.'

그날 음식도 좋았고, 술도 맛있었지만, 내 마음에 불을 지핀 것은 파생이었고, 형이 주는 자료를 통해 파생에 대한 이론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선물과 옵션을 공부하면서, 현물인 주식에 대해서는 넘치도록 많은 책들이 나오는데 반해 이쪽 시장은 워낙 도박이라는 인식이 강해서인지 볼 만한 책이 거의 없었다. 뭐랄까 마치 과거에 트레이딩 관련 책이 희귀하던 시절과 비슷하다. 과거에 주식 쪽에서는 가치 투자가 정설로 받아들여져서 트레이딩에 대한 고전이나 명저들이 드물었다. 그때와 비슷한 것 같다. 그래서 사실 공부하기가 힘들었다. 이런저런 자료들을 혼자서 찾아서 공부하는데 그런 와중에 《해외선물 처음공부》라는 책의 출간 소식을 접했다. 책을 받아서 읽어보니 과연 친절하게 해외선물에 대한 이론들을 정리하고 있었고, 저자의 매매 기법들도 정리되어 있었다. 선물과 옵션, 파생은 과연 도박일까? 공부를 해 보니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국장보다 나은 점도 많았다.

어제도 어느 트레이더분과 전화를 하는 도중, 현물과 선물에 대한 이야기를 잠깐 했다. 국장 현물이 가지는 단점으로는 다음과 같다. 현물은 일단 방향이 한 방향밖에 없다. 공매의 탈을 쓴 대주매매가 있다곤 하지만 수수료 문제도 그렇고 종목도 제한적이다. 그래서 현물시장에서 매매를 하려면 롱 포지션만 고수할 수밖에 없다. 여기서 비롯하는 문제는 다음과 같다. 국장에 유동성이 풍부하지 않게 되면 롱으로 수익을 내는 경우가 드물어진다. 낮은 유동성은 박스권 국장이 가지는 고질적인 문제인데 이로 인해 돈을 가진 세력들이 허약한 국장에서 비교적 수월한 금액으로 소형주 주가를 주무를 수 있다. 테마주는 보통 이렇게 움직인다. 그래서 하락장에서 주도하는 종목들의 대부분은 차트의 저항과 지지가 괴랄하다. 아무리 재료가 좋고 근거가 있다 하더라도 변동성이 강하면 털릴 가능성이 높다. 책이나 트레이딩 선배들이 말하는 정형적인 차트 패턴들도 보란 듯 붕괴하는 케이스도 흔하다.

그리고 가장 피곤하게 만드는 점 중 하나는 재료와 시장을 매일같이 복기하고 공부해야 한다. 이 기업에는 어떤 재료가 있고 새로운 테마는 무엇이며 그 테마에 반응하는 종목들인 뭐가 있고, 대장은 누구고... 이런 시장 주도주에 대한 공부를 끊임없이 해야 한다. 이게 쉬워 보여도 범위가 무척 방대하다. 시장서 살아남은 고수들은 이런 국장의 특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적응하고 있다. 종목에 대한 특성이나 재료 등등에 대해서도 수십 년, 수년의 짬밥을 통하여 알고 있고 경험치도 많다. 이런 방대한 학습량도 국장 현물시장에 단점이다.

선물, 특히 해외선물은 이런 점에서 국장과는 반대다. 선물은 포지션을 양방향으로 구축할 수 있다. 상승장에서도 하락장에서도 그날의 방향만 빠르게 포착할 수 있다면 해당 방향으로 포지션을 잡으면 그만이다. 롱으로도 숏으로도 양방향으로 방향을 잡을 수 있는 게 선물의 장점이다. 두 번째 빈약한 유동성에 대해서... 해외선물시장은 유동성이 엄청 풍부하다. 지수와 오일, 화폐 등등은 하락장이건 상승장이건 전 세계인이 주목하는 것들이기에 유동성이 풍부할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차트가 비교적 정직하다. 적은 유동성의 시장이 아니라서 여러 기관들과 개인의 집단 심리가 정직하게 반영된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다음과 같다. '매매를 잘 할 자신이 있다면, 손절을 잘 할 자신이 있다면, 오히려 국장 현물시장보다 해외선물 매매가 수월할 수 있다.'

세 번째로 특정 종목에 대해서 공부할 필요가 없다는 것도 장점이다. 달러, 금, 오일에 대해서 누구나 보편적으로 익숙한 자원들을 거래하는 것이기에 국내 현물시장에서 테마나 모멘텀을 공부하듯 방대하게 공부 범위를 넓히지 않아도 된다. 경제 상황이 대략적으로 어떻게 돌아가는지, 글로벌적으로 굵직한 이슈들만 챙겨보면서 매매를 해도 무방하다. 파생을 권한 형님도 나에게 솔직하게 말씀하셨다. '나는 이제 나이가 있어서, 국장에 밑도 끝도 없이 밀려오는 재료 이슈들을 보기도 버거워. 그냥 지수로 파생 단타를 하는 게 훨씬 속 편하더라.' 형님의 말씀도 이런 점을 고려한 것이겠다.

물론 선물이 장점만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단점도 존재한다. 파생은 기본적으로 현물 상품에서 파생되어서 만들어진 상품이다. 전체 파이가 정해져 있고, 이 파이 안에서 포지션 방향을 정해서 상대 방향을 죽일 때까지 싸우는 '제로섬 게임'이다. 현물의 경우 물렸을 때에 방치하듯 존버가 가능하지만 파생에서 이런 고집을 부렸다간 강제로 청산을 당한다. 그렇기에 추세와 역행하는 방향에 포지션을 잡았다면 빠르게 '손절'하고 기회가 된다면 추세 방향으로 포지션을 바꿀 수 있어야 한다.

파생이 도박이라는 점. 선물과 특히 옵션의 경우, 레버리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상품이라 위험하지만 그 위험을 일으키는 근본적인 요인은 인간의 심리다. 역추세를 탔을 때 빠르게 손절해야만 한다. 레버리지나 비중이 높을 때에는 더더욱 중요한 개념이다. 이런 훈련이 돼지 않은 트레이더라면 파생을 하는 것 자체가 도박일 수 있다. 그래서 훈련이 되지 않는 일반인들에게는 파생을 아예 권하지 않는 것이다. 현물 데이트레이딩에서도 이 개념은 중요하다. 비중 컨트롤, 레버리지 컨트롤은 정상위 트레이더들이 갖춰야 할 필수적인 요소다. 현물이라고 해서 물렸을 때 안 자르고 버티는 것은 좋지 않은 습관이다. 파생에서 이런 짓을 했다간 돈이 삭제될 수 있다.

데이트레이딩의 최종 진화형은 파생 트레이더다. 이를 부인할 순 없다. 나 역시 준비하고 있었다. 파생 매매에 대해서, 그런 상황에서 이런 책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이례미디어의 처음공부 시리즈는 참 좋은 것 같다. 내가 본 시리즈는 《채권투자 처음공부》와 《기업분석 처음공부》인데 둘다 내용이 좋았다. 《기업분석 처음공부》의 경우 채리형부님의 저서로 정량적 분석에 따른 이론을 잘 정리한 책으로 유명하다. 다른 시리즈는 보지 못해서 잘 모르겠는데 내가 본 시리즈는 다 괜찮았다. 《해외선물 처음공부》도 좋았다. 개인적으로 기업분석 책보다 이 책이 훨씬 좋았다. 생소한 해외선물 매매에 대해서 잘 정리한 교과서라고 할 수 있겠다.

이 책을 필두로 국내에 파생에 관련된 명저들이 번역되거나 출간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의미 있는 책을 발견해서 좋았다. 좀 더 애독하면서 해외선물 매매를 공부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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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에 대해 생각하고 또 생각하라 - 코스톨라니와의 인터뷰: 투자와 통찰력
앙드레 코스톨라니.요하네스 그로스 지음, 한윤진 옮김 / 이레미디어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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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스타일을 막론하고 주식을 한다면 필수적으로 읽어야 하는 대가들이 몇 있다. 그중 둘을 손꼽으라면 첫 번째가 앙드레 코스톨라니고 두 번째가 피터린치라고 생각한다. 트레이딩을 하건 인베스팅을 하건 두 대가의 저서는 도움 되는 책들이다. 피터린치는 소형 성장주 투자를 할 때 도움이 된다. 트레이딩과 상관없을 것 같지만 그렇지도 않다. 추세추종 트레이딩을 할 때에는 린치의 견해가 도움이 된다. 나도 추세추종을 배우고 익히면서 피터린치의 책을 다시 봤는데 괜찮았다. 밸류적인 측면보다 성장주의 관점과 견해에 대해서 배운 바가 많았다. 앙드레 코스톨라니의 책은 투자 전반에 걸쳐 유용하다. 세간에는 코스톨라니의 책이 심리와 직결된다고 평하는데, 심리도 심리지만 투자에 대한 전반적인 근육을 키워준다는 점에서 매우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앙드레 코스톨라니의 대담집인데 여느 저서와는 다르게 코스톨라니의 사적인 부분들을 알 수 있어서 좋았다. 투자에 대한 이야기뿐만 아니라 일상에 대한 생각들도 볼 수 있었고, 평범한 것에서 투자 포인트를 읽어내는 부분도 돋보였다. 얼핏 읽어서는 '좋은 건 알겠지만 투자에 직접적인 도움이 되는가?'라고 반문할 수 있다. 나도 그랬으니까. 좋은 건 알겠지만 막상 실제 투자에 적용하려 하면 모호하고 추상적이다. 그래서 몇몇의 트레이더들은 '명저인 건 알겠지만 굳이 책으로 주식을 배울 필요는 없다.'라고 이야기하는데, 내 생각은 조금 다르다. 코스톨라니의 책과 같이 명저들을 꾸준히 읽다 보면 투자에 있어 생각의 폭이 넓어진다.

마치 인문학과 비슷하다. 인문학이라는 게 얼핏 봐서는 실용적이지 않고 모호한 성격을 가진다. 좋은 건 알겠는데 굳이 시간을 써서 읽을 필요가 있는가? 차라리 돈이 되는 기술을 익히고 배우는 게 낫지 않을까 생각할 수 있다. 코스톨라니의 책은 디테일한 기법을 제시하지 않는다. 투자에 대한 큰 인사이트와 시각에 대해서 논하고 있다. 얼핏 봐서는 실용적이지 않을 것 같지만, 꾸준하게 접하다 보면 투자에 있어 식견과 시야가 달라진다. 생각의 폭도 넓어지고... 화려한 한 방은 없지만 꾸준하게 적립되는 간접 경험치를 쌓을 수 있다. 중요하지 않아 보이지만, 이런 시간들이 누적되면 분명 유의미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분량도 얼마 되지 않아서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다. 자기 전 소파나 침대에서 한두 챕터를 읽고 생각해 보기 좋은 책이다. 코스톨라니의 사적인 면모를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책 중 가장 의미 있는 챕터는 '돈이 없는 사람은 무조건 투자해야 한다.'였다. 당시, 고금리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코스톨라니는 저축보단 투자를 강조했다. 저금리, 제로금리 시대에 접어든 지금에 투자는 더더욱 중요해졌다. 시대를 앞선 대가의 안목을 볼 수 있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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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드셋은 어떻게 투자의 무기가 되는가 - 초수익을 만드는 사고방식의 비밀
마크 미너비니 지음, 장진영 옮김 / 이레미디어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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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처음 트레이딩을 할 때에 숱하게 들은 말. '결국은 멘탈이 전부다.' 대부분의 고수들이 강조하던 공통적인 말씀이다. 지나고 보니 그 말이 맞았다. 주식은 기본적으로 변동성이 있는 자산이다. 고정이 아니라 변동이기 때문에 멘탈이 흔들릴 가능성도 높다. 처음 주식판에 들어오는 사람들은 멘탈이 중요하다는 것을 들으면서도 크게 와닿지 않는다. 기술적인 기교나 기법, 테크닉 등등에 몰두하는 것이 당연하다. 나도 그랬다. 기술적인 기법이나 비기 들을 습득하면 주식 트레이딩은 끝나는 것이라고 착각했다. 파랑새가 없는 영역에서 파랑새를 찾고 있었다. 그 결과 적지 않은 시간을 허비해야만 했다.

기술적인 기법은 중요하다. 진입과 청산에 있어 기준이 되니까 중요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아무리 기술적인 기법이 중요하다 하더라도 이를 지탱할 수 있는 것은 멘탈이다. 멘탈이 약하면 정교한 기술적인 기법을 쓰더라도 효율이 떨어질 수 있다. 투자 포인트가 확실하다면 주식이 주는 변동성을 견딜 수 있어야 한다. 견디는 힘은 결국 멘탈에서 나온다. 손해를 볼 때에도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멘탈이 좋아야 한다. 그렇기에 기법 위에 심법이라는 말이 있는 거다. 어제도 그랬다. 어제 단기 트레이딩에서 유독 하지 말아야 할 짓을 저질렀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착각하는 부분이 있는데, 주식의 고수나 달인들은 매매를 완벽하게 한다는 상상이다. 그렇지 않다. 뇌동은 실력을 막론하고 누구나 다 한다. 인간이기에 할 수밖에 없는 필연적인 요소다.

그럼 고수들과 중하수들을 가르는 포인트는 무엇일까? 같은 뇌동을 하더라도 어떤 부분이 고수들인 뛰어난 것일까? 뇌동의 횟수와 같은 실수를 최대한 반복하지 않는 부분. 그리고 회복탄력성이 뛰어나다는 점이 핵심이다. 내 주변에 뛰어난 사람들을 지켜본 결과 이들은 모두 한결같이 이런 공톰점을 지녔다. 이 공통점을 하나로 압축해서 표현하자면 '멘탈'이라고 할 수 있다. 뇌동을 할 수 있지만 뇌동의 횟수가 현저하게 떨어진다. 같은 실수를 최대한 반복하지 않으려고 의식한다. 그리고 손절한 고통 속에서도 회복탄력성이 뛰어나다. 큰 손실 이후라도 다음 날 흔들리지 않고 담담하게 매매를 한다. 마치 아무 일이 없었던 것처럼.

어제의 나도 그랬다. 오전매매를 잘 마무리했는데, 이날따라 이상하게 꼽히는 종목이 있더라. 정신을 차리고 보니 눌림에서 생각 없이 비중을 너무 찍어버렸다. 레버리지도 당길 수 없는 종목이라서 컨트롤하기에 부담도 됐다. 추세도 하락세인데다 반등도 나오지 않았다. 이런 뇌동을 하고 싶지 않지만 인간인지라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손절 타이밍도 늦었지만 피해를 키우지 않기 위해 칼손절했다. 손절 순간에는 얼굴이 화끈하게 달아올랐지만 어쩌겠는가. 손절을 했다. 다행히 한화시스템이 전고 돌파를 하기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잡았다. 놓치면 안 될 것 같아서 풀비중에 레버리지로 들어갔다. 손실 보지 않은 상황이라면 좀 더 여유롭게 매매했겠지만 손절을 크게 봤기에 비중을 찍었다. 복구 심리는 당연히 있었다. 그렇지만 복구 심리보다 우선한 것은 상황이었다. 찍을 수 있는 상황과 종목. 그래서 찍었다. 보통 때 같으면 홀딩 하며 차분하게 대응했겠지만, 풀비중에 레버리지를 들어갔기에 쫄리는 마음이 컸다. 그래도 참고 참고 버텨서 1.5퍼 정도를 먹었다. 계좌는 양전으로 마감됐다. 이후 주가는 훨씬 더 많이 날아갔고 그것도 예견했지만 비중이 주는 중압감을 견디지 못했다.

매매를 복기하면서 들었던 생각은 멘탈이 전부라는 말이었다. 내 심리가 좀 더 차분했으면 하던 대로 매매했으면 좀 더 크게 먹었을 텐데, 복구를 해야 한다는 심리와 풀비중에 레버리지 압박을 견디지 못했다. 좋은 자리였음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짧게 먹은 스스로가 아쉬웠다. 그래도 안 좋은 종목 손절하고 기분대로 행동하지 않고 기회를 잘 포착한 것은 칭찬했다. 이것도 멘탈을 잘 챙긴 덕분이었다. 복기의 끝은 이렇게 멘탈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롤코 같은 변동성을 겪은 날에는 멘탈과 관련된 책을 읽는다. 자주 읽은 책은 마크 더글라스의 《심리투자 불변의 법칙》이다. 최근 제러드 텐틀러의 《트레이딩 멘탈 게임》이라는 책도 나왔는데 이 책도 종종 읽는다. 오늘은 신간, 미너비니의 책을 읽었다. 추세추종으로 유명한 마크 미너비니의 마지막 책인데 국내에는 최근에 번역된 따끈한 신간이다.

미너비니는 《초수익 성장주 투자》가 추세추종의 이론을 정리했고, 《챔피언처럼 생각하고 거래하라》에서 이론에 디테일을 더했다. 《초수익 모멘텀 투자》에서는 트레이딩 대가들과 함께 나눈 대담을 풀고 있는데 트레이딩에 대한 Q&A처럼 다가왔다. 마지막 책 《마인드셋은 어떻게 투자의 무기가 되는가》 이 책은 멘탈과 관련된 책이다. 앞선 책들은 투자에 대해 직접적으로 언급하는데 반해 이번 책은 멘탈에 대해서 집중하고 있다. 사실 책의 내용은 여느 자기계발서와 다를 바 없는 내용이다. 그렇기에 진부한 내용으로 다가올 수 있다. 책을 덮으면서 생각했다. 미너비니와 같은 트레이딩의 고수가 왜 이런 내용의 글을 썼을까? 시중에 나온 책들과 이 책의 차별점은 무엇일까? 가장 큰 차별점은 다른 자기계발서 저자들과는 다르게 미너비니는 투자판에서 경험을 쌓고 의미 있는 성과를 냈다는 점이다. 투자에 대한 관록이 있는 대가가 쓴 마인드 책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대가의 멘탈론을 읽으면서 느낀 점은 신선한 것은 없었고, 그랬기에 진부한 교훈이 진리라는 것을 새삼스레 깨달았다. 선배들이 숱하게 강조했던 '투자에 있어 멘탈이 전부다.'라는 격언을 다시금 중요하게 생각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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