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우의 태종실록 : 재위 17년 - 새로운 해석, 예리한 통찰 이한우의 태종실록 17
이한우 옮김 / 21세기북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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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위 17년 (1417)에 태종을 괴롭힌 것은 크게 두 가지인데 하나는 세자 양녕이고 또 하나는 가뭄이었다. 집권기 후반에 접어들어 태종은 강화한 왕권을 바탕으로 다음 정권을 위해 정부 수뇌부 인사교체를 하는 등 다음 보위를 이을 세자를 위해 물심양면으로 노력했다. 문제는 세자였던 양녕의 일탈이 가면 갈수록 심해졌는데, 가장 정점을 찌른 것이 바로 이 시기였다.

 

 1416년 하륜과 이숙번을 내치고 박은을 좌의정으로 올린 것은 전적으로 세자를 위한 조치였다. 박은은 명나라 사신도 인정한 충신이었고, 소신 있으며 지방관 경험과 중앙 실무를 두루 걸친 행정의 달인이었다. 능력도 탁월하며 사욕을 채우지 않은 인물이니 안심하고 뒷일을 맡기기에 적임이었던 것이다. 박은 역시 이런 태종의 마음을 모르지 않았다. 그렇기에 일탈하는 양녕을 굳게 지지했고 일깨우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하였다. 정초 1월 1일 신료들과 잔치를 하는 도중 박은은 춤을 추다 뜬금없이 세자 앞에서 눈물을 보이며 태종의 마음을 알아달라고 토로한다. 이뿐 아니라 4월 15일 잔치 자리에서도 박은은 세자에게 충언을 했고 태종 역시 눈물을 보였다.

 

 기록을 보면서 이런 생각도 든다. 박은의 이런 돌발적인 행동은 과연 급조된 것일까? 군신이 모여 즐겁게 마시는 잔칫날, 그것도 왕이 보는 앞에서 미래권력인 세자에게 충언을 한다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지나치다. 그러나 태종은 이런 박은을 두둔하며 세자에게 명심할 것을 당부하고 세자 역시도 표면적으로는 박은의 충고를 수용한다. 남의 허물을 공개적으로 지적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런데 하물며 신하가 미래권력인 세자에게 공개적인 훈계를 하는 것은 보통 강심장이 아니고서야 할 수 없는 일이다. 따라서 박은의 돌발 행동은 태종과의 상의를 거쳐서 행한 것으로 생각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즉 박은의 행동은 태종의 심중에서 나온 것이라는 뜻이다.

 

 세자의 일탈은 대부분 술과 여자에서 비롯했다. 이 시기 세자는 사대부 곽선의 첩인 어리를 보쌈하여 자신이 취하였다. 구종수와 이오방이라는 소인들과 대궐을 넘나들며 기생, 양갓집 규수를 가리지 않고 동침하는 데 열을 올렸다. 사실을 뒤늦게 안 태종은 복잡한 심경이었다. 그는 미래권력인 세자를 위해 인사를 교체하고 다음 정권의 기틀을 다지는데 집중하는데 반해 세자는 잡다한 것에 정신이 팔려 있었다. 태종은 진노했고 세자의 진심 없는 사과는 이어졌다. 당대 최고의 글쟁이인 변계량이 세자의 반성문을 대필하였고, 세자는 이를 종묘에 고하며 반성했다. 화가 머리끝까지 치솟았지만 아들 바보였던 태종은 양녕에 대한 믿음을 버리지 않았다.

 

 태종의 콤플렉스는 적통성이었다. 권력을 차지하기 위해 동생을 죽이고 형과 싸웠다. 아버지의 권위에도 도전했고, 그랬기에 태종은 더더욱 적장자 계승 원칙에 집착했다. 비록 자신은 이렇게 왕위에 올랐지만 자기 후대는 적장자가 정상적으로 보위에 오르길 희망했다. 그랬기에 숱한 양녕의 일탈을 보고도 참고 인내했다. 언젠가는 아버지의 마음을 알아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태종이 이렇게까지 사람에게 헌신한 인물은 아버지 이성계와 동복형제, 그리고 아들들뿐이었다. 그중 양녕는 태종에게 있어 가장 중요했고, 조선의 미래를 상징했다.

 

 태종이 선택한 조치는 바로 세자 주변부를 쳐내는 것이었다. 이오방을 비롯하여 구종수 형제들을 필두로 세자의 일탈을 도운 인물들을 차례대로 사사하였다. 주변을 정리하면 마음을 돌릴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문제의 근원은 세자 자체에 있었다. 양녕은 겉으로는 반성하는 척했지만, 태종이 사냥 나간 틈을 타서 서연을 중지하였고 활쏘기에 매진했다. 태종이 가뭄으로 근심할 때, 세자는 더위를 핑계로 서연을 줄였다. 자신의 일탈을 도운 소인들을 사사했을 때에도 병을 핑계로 서연에 소홀하였는데 실록에는 주변 사람들을 죽인 것에 대한 원한 때문이라고 정확하게 꼬집고 있다. 세자 주변을 단속하면서도 태종은 떨어진 세자의 권위를 세우기 위해 노력했다. 명나라 사신을 접대하는 일에 세자를 보내고, 9월 28일에는 사냥을 좋아하는 세자와 함께 강무를 떠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녕은 달라지지 않았다. 연말에는 신효창의 금빛 고양이를 빼앗으려다 서연관의 관료들로부터 책망을 듣는다.

 

 조정의 권력 구도는 자연스럽게 둘로 갈라졌다. 세자를 지지하는 쪽인 박은과 떠오르는 샛별인 충녕 대군을 지지하는 심온 쪽으로 신료들이 양분됐다. 박은은 심온에게 충녕대군의 이목이 집중되므로 세자의 권위가 상할 수 있으니 조심하라고 경고를 한다. 심온은 그런 박은을 무시하고 오히려 충녕대군을 두둔하기에 이른다. 조심성 없는 심온의 모습을 통하여 그의 앞날을 손쉽게 예측할 수 있었다. 이상의 기록으로 볼 때 양녕의 폐세자는 당연하게 느껴진다. 태종이 무엇 때문에 나라의 기틀을 다졌던가. 모두 신생국 조선의 밝은 앞날을 위해서였다. 그랬는데 조선의 미래가 뿌리째 흔들리고 있었다. 아들을 끔찍하게 생각했고 자신이 가지지 못했던 적통성에 집착한 태종이었다. 그랬기에 양녕에 대한 애증이 깊을 수밖에 없었다. 공을 위하여 사를 버려야 하는 결단의 시기가 다가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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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우의 태종실록 : 재위 16년 - 새로운 해석, 예리한 통찰 이한우의 태종실록 16
이한우 옮김, 함지은 북디자이너 / 21세기북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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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종 집권기 16년을 요약하자면 '다음 왕을 위한 준비'라고 할 수 있겠다. 태종은 15년까지 수도 이전과 8도 행정 정비, 군사 정비, 노비 문제 등등의 굵직한 사건을 해결하면서 신생 국가의 제도를 탄탄하게 다졌다. 이후 사냥을 수시로 즐기고 술자리를 자주 베푸는 등 여유로운 모습을 과시하며 국정을 안정적으로 이끌었다. 그런 태종이 16년에 집중한 것은 신구세대의 교체를 통해 권신들을 물갈이하고 지난 시대에서 부득이하게 피해를 본 가문들에게 화해를 청한 일이었다.

 

 신구세대의 교체에서 주목할 점은 하륜과 이숙번의 은퇴다. 재위 15년 태종은 자신의 처남이자 외척세력인 민무휼과 민무회를 유배 보내는데 성공한다. 그가 외척을 경계한 이유는 단 하나. 권력의 사유화를 막기 위해서였다. 16년의 시작은 그런 민무휼과 민무회를 자진시키는 것에서 시작한다. 이후 태종의 칼날은 공신들을 향했는데, 그 대표적인 케이스가 바로 하륜과 이숙번이었다.

 

 눈치 없이 토사구팽 당한 거물급 공신들과 외척들과는 다르게 하륜은 눈치가 빨랐다. 그래서 태종의 속내를 잘 읽고 적당하게 일탈을 즐겼다. 태종 입장에서도 하륜은 정권의 핵심 브레인이었고 능력이 탁월했기에 버릴 수 없는 카드였다. 군신으로 맺어졌지만 태종과 하륜은 서로가 서로에게 필요하다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하륜은 태종 정권 전반에 걸쳐 권력의 실세인 좌의정을 오래도록 역임했다. 그러나 재위 16년 5월 25일 대대적인 인사 단행이 있었는데 좌의정에 하륜을 물리고 박은을 등용했다. 하륜이 정치 일선에서 물러난다는 것은 태종이 권력구도에 변화를 준다는 의미다. 일선에서 물러난 하륜은 태종에게 밀서를 보내 심온(세종대왕의 장인)과 황희는 소인이라고 등용하지 말 것을 권했다. 이를 본 태종은 하륜에게 실망한다.

 

 하륜은 태종보다 나이가 훨씬 많았다. 이점도 태종이 하륜을 경계하지 않은 이유 중 하나였다. 결국 시간은 젊은 사람의 편이므로 태종 입장에서는 굳이 자기 손에 피를 묻혀서 내쫓을 필요는 없었다. 똑똑한 하륜도 자신의 영화는 태종 대에서 끝날 것임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 설사 다음 왕을 모신다 하더라도, 눈치가 백단이기에 서슬 퍼런 태종 앞에서 다음 왕을 뒤흔들려는 경솔한 움직임을 보이진 않았을 것이다. 결국 하륜은 11월 6일 눈을 감고 태종 역시도 최고의 예우로 저승길을 배웅해 준다.

 

 그럼 이숙번은 어떨까? 태종 정권의 위기의 순간 이숙번은 늘 태종을 위해 칼을 잡고 앞장섰다. 1,2차 왕자의 난, 그리고 조사의의 난 등등 굵직한 전장에서 빠지지 않았고 그랬기에 태종의 총애가 남다른 인물이었다. 하륜은 문관 출신이었고 유학을 배웠다. 그랬기에 권력의 중심에서도 적당하게 빠지는 법을 알았지만 이숙번은 달랐다. 그는 무관에 가까웠고 유학을 배웠지만 자신의 성정을 다스리지 못했다. 실록에 나오는 그의 행태를 보면 광포하고 무례하다는 말이 대다수다. 그만큼 스스로를 단속하지 않았다. 재위 16년에도 이숙번의 선 넘은 행동은 여전했다. 태종이 신하들과 토의 끝에 내린 결론을 두고 자신의 의견이 맞다고 세자에게 이야기한 것은 세자를 위시하여 태종을 무시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때에도 태종은 이숙번의 행동을 눈감아줬다.

 

이후 대대적인 인사개혁을 두고도 불만을 표출했다. 하륜을 물리고 박은을 좌의정에 임명했다는 소리에 '내 밑에 있던 사람이 정승이 됐구나.'라고 노골적인 불만을 토로했다. 이 당시 태종은 가뭄 때문에 심기가 무척 불편했다. 가뭄을 두고 태종은 '1,2차 왕자의 난과 아버지 이성계와 싸운 조사의의 난 때문'이지 않을까라고 토로하며 괴로워한다. 아버지, 형제들과 싸워서 왕좌에 오른 심적인 괴로움을 가뭄에 빗대어 표출한 것이다. 이토록 심리적으로 위축된 시기에 공신인 이숙번은 병을 핑계로 조정에 얼굴을 내비치지 않았다. 급기야 태종은 노골적으로 이숙번을 가리켜 '이런 신하가 있는데 하늘이 어떻게 비를 내리겠는가.'라고 불만을 표출한다. 이후 이숙번은 공신첩을 회수당하고 유배를 떠난다.

 

 태종은 왜 이숙번을 귀양보낸 것일까. 아마도 그가 자신보다 어리고 다혈질이며 광포한 성격이 걱정됐을 것이다. 만약 세자가 이숙번을 감당하지 못한다면 새로운 정권의 커다란 걸림돌이 될 것이 분명했다. 하륜은 문관이지만 이숙번은 군사를 다룰 수 있는 무인이었다. 게다가 하륜은 눈치가 빠르고 기민하지만 이숙번은 자신의 권력을 과시하고 붕당을 만들며 안하무인으로 행동할 가능성이 높다. 태종은 그런 이숙번을 컨트롤할 수 있었지만 정치를 모르는 세자의 입장에서는 어려울지도 모른다. 계산을 끝낸 태종은 끝내 이숙번을 유배 보내는 선에서 끝낸다. 말이 유배지 사실상 고향에 내려가서 마음 편하게 즐기고 여생을 보내라는 뜻이었다.

 

 문에는 하륜, 무에는 이숙번을 내친 뒤 차기 정권의 실세로 부각된 인물은 박은이다. 박은은 이전부터 태종의 총애를 입었는데, 태종 6년 명나라 사신이 방문했을 때 신하들의 대부분이 명나라 사신에게 아부를 했지만 박은은 규정에 맞게 접대를 하였다. 그래서 명의 사신은 태종에게 조선의 충신은 박은밖에 없다고 속삭였다. 이후 박은은 자신의 출중한 능력을 인정받아 주요 행정직을 두루 겸임하고 좌의정에 내정됐다. 능력도 능력이지만 무엇보다도 충성을 검증받은 신하를 실세인 좌의정에 배치한 것은 그만큼 다음 정권에 대한 기반을 탄탄하게 준비하고자 하는 태종의 의도가 아닐까 생각한다.

 

 또 주목할 부분은 연말에 이방간과 내통한 심종을 교하에 유배 보낸 일이다. 태종은 형인 이방간을 최대한 예우해 줬지만 정치적인 인물을 가까이하는 것은 극도로 예민하게 생각했다. 자신과 칼을 겨눈 형이기에 위험하기도 했고, 새로운 정권을 준비하는 시기에 민감한 움직임이 포착되는 것을 간과할 순 없었기 때문이다. 심종은 세종대왕의 장인인 심온의 아우였다. 그렇기에 이들의 접촉은 보기에 따라서 여러 가지로 해석할 수 있는 여지가 많았다. 심종을 유배보낸 뒤, 태종은 이방간의 녹권과 직첩을 회수하는데 이는 형에게 정치적인 행동은 보이지 말라는 일종의 경고였다.

 

이렇듯 태종은 여러 인사 조치를 통하여 다음 정권에 대한 준비를 치밀하게 준비했다. 또한 지난날 정치적 이해관계 때문에 대립했던 정적 정도전의 자손들을 용서했고 금지된 벼슬길을 열어줬다. 나아가 정도전의 손자들에게는 직첩을 내려줬다. 지난날의 시대와 화해를 상징하는 사건이었다. 이를 통하여 악업은 자신의 대에서 끝내겠다는 태종의 의도를 읽을 수 있었다.

 

 신하들의 물갈이와 더불어 눈여겨볼 부분은 바로 세자인 양녕과 충녕의 대권 경쟁이다. 16년을 기점으로 충녕의 행보는 한층 대담스러워졌는데 기존의 세종대왕의 이미지와는 너무나도 달랐다. 충녕은 세자에게 여러 가지로 충고를 했는데, 듣는 세자 입장에서도 화가 날 만했다. 옷보단 마음이 먼저라고 일갈하는 것을 시작으로, 태종의 부마인 이백강이 거느렸던 기생을 세자인 양녕이 데려가려고 하자 가족 간에 족보 꼬일 짓은 하지 말자고 말한다. 이때 세자는 무척 화가 나서 충녕을 엄청 미워했다고 하는데 태종 역시도 이런 행동들을 주도면밀하게 지켜보고 있었다.

 

 이후 태종은 잔치 때마다 충녕의 총명함을 칭찬하고 세자를 비판한다. 물론 태종이 세자를 눈외에 둔 것은 아니다. 이해 여름을 기점으로 세자는 본격적인 대리청정에 나서는데 이는 태종이 그만큼 양녕을 신뢰한다는 의미였다. 이 시기 태종은 세자에게 대리청정을 시키고 자신은 세자를 위한 다음 정부의 포트폴리오를 짜고 있었다. 그러나 세자는 이런 태종의 노력을 알지 못하고 건성으로 국사에 매진했으며 9월 24일에는 구종수와 이오방과 궁궐 담을 넘어 일탈한 것들이 탄로 난다. 황희의 적극적인 변호와 스스로 반성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나아진 것은 없었다. 결국 세자 양녕은 태종 정권의 최후의 걸림돌로 부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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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트의 유혹 - 주식 투자에 대한 지각심리학적 이해
오성주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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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식에서 단타를 배운다고 가정했을 때 가장 먼저 배우는 것은 차트이고 그다음은 세력의 심리다. 단타는 그날 변동성이 강한 종목을 대상으로 거래하기에 가치투자에 비해 지수의 영향을 덜 받는다. 주식시장이 붕괴된다 하더라도 경제공황이 오지 않는 이상, 지수를 역행하는 종목은 언제나 존재했다. 그런 종목들은 소위 큰손이라 불리는 세력이 가격을 컨트롤하고 있기에 단타 포지션을 잡는 사람들은 세력의 심리를 파악하는 것이 급선무다. 따라서 단타 매매의 알고리즘을 도식화해보자면 차트 안에 숨겨진 세력의 흔적을 분석하고 진입하여 세력이 만드는 추세를 타고 움직여서 자신이 목표한 부분에서 칼같이 익절하고 나와야 한다. 만약 자신의 시나리오대로 주가가 오르지 않는다면? 손절 기준에 맞춰서 미련 없이 털고 나와야 한다. 그렇기에 단타 매매에서 가격의 우위권을 가지고 있는 세력의 심리를 읽는 것은 무척 중요하다.

 

 단타매매의 핵심은 무엇일까? 단타를 흔히 기술적 분석이라고 칭하기에 핵심으로 '차트'를 손꼽는 분들이 많다. 차트, 물론 중요하다. 그러나 차트 역시 크게 보자면 하나의 도구일 뿐이다. 단타매매의 핵심은 '심리'다. 단타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세력의 심리'를 차트에서 읽어야 하고, 차트의 눈속임으로부터 '나의 심리'를 보호하며 거래해야 한다. 여기서 문제가 생긴다. 시중에 많은 단타 관련 책들은 저자 나름의 기법을 통하여 세력의 심리를 차트로 분석하고 있다. 그래서 단타로 주식 바닥에서 좀 놀아본 사람들은 '세력의 심리를 알아야 한다.'라는 덕목에 충실하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앞서 설명했듯 단타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세력의 심리도 중요하지만 나의 심리 역시도 온전해야 한다.

 

 물론 대부분의 주식 책에서는 투자자의 심리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래서 두루뭉술하게 강조하는데 대체로 이렇다. '주식은 결국 멘탈 싸움입니다. 멘탈을 잡아야 합니다.'라고. 사실 이 표현도 틀린 것은 아니다. 그러나 세력에 관한 심리는 그토록 자세하고 집요하게 분석한 사람들이 유독 투자자 개인의 심리에 대해서는 왜 추상적으로 갈음하고, 자세하게 고찰하지 않는 것일까? 아마도 개인의 멘탈을 소상하게 분석하고 진단하는 것은 어렵고 전문적이기 때문이지 않을까. 세력의 심리는 차트의 흔적으로 분석할 수 있지만 개인의 심리 분석은 전문적인 심리학과 연관되어 있다. 이를 자세히 고찰하기 위해서는 주식시장에 대한 이해도와 심리학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결합되어야 하는데, 이 두 가지 조건을 충족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책의 저자는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다. 주식에 대해서는 성적도 좋지 않고 경험도 일천하다고 겸손해하지만 책에 나오는 단어나 내용을 보면 책을 준비하기 위해 주식에 대해서도 기본 이상 공부한 것이 느껴졌다. 지금까지의 단타 책이 투자자의 외부적인 부분을 다루고 있다면 이 책은 투자자 내부에 심리와 멘탈에 대해서 집중하고 있다. 책에는 차트와 투자자를 통하여 여러 심리 이론들을 설명하고 있다. 왜 고점에서 물리는 것인지, 왜 내가 산 주식은 내리고 팔면 오르는 것인지, 현실 세계의 인식과 주식차트의 인식은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일상적인 시간의 흐름과 주식장의 시간은 어떻게 다르게 느껴지는지, 거래가 꼬일 때마다 왜 자꾸 뇌동매매를 하는 것인지, 도박과 단타의 닮은 점은 무엇인지 등등... 단타 주린이라면 필수적으로 고민하고 번뇌하던 심리들이 전문가의 해박한 설명을 통하여 자세하게 풀어져 있다.

 

 책에 따르면 단타매매는 가치투자보다 훨씬 어렵다. 단타매매에서 인간의 심리를 흩트리고 유혹할 수 있는 여지가 가치투자보다 많기 때문이다. 책에서 급등주나 변동성이 강한 주식은 인간의 심리를 어지럽히고 뇌동매수를 감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다. 그래서 저자는 되도록이면 급등주는 쳐다보지 말고 묵직한 투자를 할 것을 은근히 권하고 있다. 이 말을 바꿔보자면 "단타 매매자일수록 자신만의 '투자철학'과 '투자기법'을 확립하여 기계적으로 실천해야 한다."라고 정리할 수 있겠다. 그래서 나는 단타를 학습할 때 가장 먼저 배운 것이 '기준에 맞는 손절'이었다.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손실을 회피하고자 하는 희망도 끝이 없다. 그렇기에 칼 같은 손절은 투자자에게 어려운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이런 손절에 익숙하지 않다면 단타로 돈을 버는 것보다 잃는 것이 훨씬 많을 것이다. 기계 같은 손절을 지킬 수 없다면 단타매매는 절대 해서는 안 된다. 손절이 어려운 기도 매매를 할 요량이라면 차라리 지수를 추종하는 ETF를 사서 존버하는 편이 훨씬 안정적이다.

 

 소크라테스가 말했다고 전해지는 명언 중 이런 말이 있다.(실제로는 델피 신전에 쓰인 글귀다.) '너 자신을 알라.' 주식 투자에도 마찬가지다. 세력의 심리를 파악하려고 노력하는 것도 좋지만 나의 심리에 대해서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특히 단타 매매를 주로 하는 사람들은 이 책을 보면서 스스로를 점검할 것을 추천한다. 뒤늦게라도 투자자의 심리에 대해 전문가가 분석한 책이 나와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저자의 말대로 주식시장은 심리적으로 고찰할 부분이 많은 분야다. 이 책을 기점으로 개인투자자의 심리에 대해서 소상하게 밝힌 책들을 자주 볼 수 있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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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투자 진짜 공부 - 자본주의 정글에 던져진 주린이를 위한 투자 가이드
한운(閑雲) 지음 / 새로운제안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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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 주식시장에 입성했을 때 놀라운 수익률을 직접 경험하고 생각 없이 매매를 했다. '종목 최고 상한가 30%의 위력을 실감하며, 이렇게 복리의 힘을 받는다면 나도 경제적 자유를 얻을 수 있겠다.'라는 허황된 꿈을 가지고 뇌동매매를 계속했다. 그러나 여느 주린이들과 마찬가지로 행운은 오래가지 않았다. 내가 핑크빛으로 꿈꾸던 복리의 힘은 도리어 마이너스가 되어 계좌를 위협하기 시작했고, 시장을 우습게 본 대가로 비싼 수업료(소액 투자를 하고 있었지만 수익률 퍼센트로 따지자면 꽤나 큰)를 토해야 했다. 그때 결심한 것이 있다. 주식에 대해서 제대로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 어떻게 주식을 공부해야만 할까. 유튜브를 검색해서 셀럽 투자자들의 동영상도 보고 유명하다는 책도 가리지 않고 닥치고 읽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투자에 큰 도움이 되진 않았다. 왜 그런 것일까?


 문제는 주식 공부에 체계가 없었다는 점이다. 나의 성향은 어떤지, 어떤 기법을 사용해야 수익이 높은지에 대해 깊이 있게 생각하지 않았다. 유명하다는 책은 가리지 않고 닥치고 읽었지만 일관성도 없었고 난이도도 천차만별이었다. 이렇다 보니 공부가 뒤죽박죽이었다. 유튜버들의 주식 강의도 마찬가지다. 이쪽 세계는 책보다 훨씬 선정적이고 자극적이라서 볼 땐 즐거웠지만 정작 실전 투자에 적용하려고 하니 남는 게 없었고 실용성도 없었다. 그래서 주린이 시절 동안 투자 방향에 대해 고민할 수밖에 없었고, 어떤 정보로 공부해야 할지 무척이나 막막했다. 사람들은 주식을 단순하게 생각하지만, 단순하게 생각하기에 돈을 잃는다. 경험해 본 바 주식은 결코 단순하지 않다. 새롭게 취직을 하게 되면 보통 상급자나 사수의 지도를 받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복잡한 주식도 체계적으로 알려줄 수 있는 신뢰할 수 있는 사수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렇다 보니 나는 나의 매매 성향과 투자 성격을 알기까지 많은 시행착오를 경험해야 했다. 처음에는 가치투자로 투자에 입문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스윙이나 데이 트레이딩 쪽이 승률이 높았다. 성향을 알기까지 걸린 시간이 무려 1년이다. 그 시간이 있었기에 지금의 투자법을 확립할 수 있었지만 그래도 이끌어줄 멘토가 있었다면 시행착오를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지 않았을까? 아쉬움도 남는다. 이 책을 보면서 '왜 내가 주식을 투자할 때에는 이런 책이 나오지 않았는가.'라는 탄식이 절로 나왔다. 진짜 공부라는 말처럼 저자는 주식에 대한 공부법을 단계적으로 분류하여 제시하고 있는데, 각 단계별로 추천하는 도서를 여럿 배치하고 있다. 살펴보니 이미 읽었던 책도 있고, 소장하고 있는 책도 여럿이다. 책을 하나하나 꼼꼼하게 정독해 본 입장에서 거를 만한 내용은 하나도 없었다. '소중한 내 돈'을 가지고 주식에 임하는 사람들이라면 책에서 제시하는 공부 '정도는' 필수적으로 배우고 들어가야 시장으로부터 외면받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가치투자에 대해서는 내 영역이 아니니까 논외로 하고 단타(차티스트)에 대해서만 이야기해 보자. 단타의 가장 큰 장점이자 단점은 주식에 대한 동물적 감각이 있고 군중심리에 능하다면 별다른 지식 없이도 수익을 낼 수 있는 확률이 일반 개인투자자들보다는 높을 수 있다는 점이다. 여기서 중요한 문구는 '확률이 ~ 높을 수 있다.'라는 부분이다. 이 말은 바꿔 말하자면 천부적인 감각을 믿고(초보자 주린이 시절에는 이런 자신감이 하늘을 찌를 것이기에 - 본인의 경험담) 투자에 임하더라도 수익을 내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는 뜻이다. 사실 일반 개인투자자들의 평균 수익률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높지 않다. 그렇기에 일반 개인 투자자보다 확률이 높다 한들 전체적으로 해석하자면 돈을 잃을 가능성이 훨씬 많다는 뜻이다. 요지는 가치 투자에 비해 감(感)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긴 한데, 이 감이라는 것만 믿고 투자하다간 큰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럼 단타를 공부하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으로 학습을 해야 할까? 직감과 심리가 크게 영향을 주는 영역을 차분하게 이론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그래서 저자도 차트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단타 추종 매매는 가치 투자보다 배우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고 개인적으로 주장하는데 전적으로 공감이 갔다.


 흔히 단타에 입문하는 사람들은 '책'보다는 인터넷에 떠도는 고수의 기법이나 동영상에 크게 의존하려는 성향이 있다. 나도 처음에는 그랬다. 유튜버들의 기법을 추종하여 매매를 해 본 적도 있었다. 그러나 성적은 신통치 않았다. 왜냐 그건 그 사람의 기법이었으니까. 투자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점은 바로 '나만의 투자 철학'을 세우는 것이다. 흔히 투자 철학이라고 하면 가치투자자들의 전유물이라고 착각하는 분들이 많은데, 단타 매매자들 역시도 자신만의 기준과 철학이 있어야 한다. 앞서 말했듯 단타는 동물적 감이 크게 미치는 매매법이다. 그래서 원칙과 기준이 더욱 철저해야 한다. 매매가 많은 단타일수록 즉흥적 매수 매도의 욕망을 자주 억눌러야 하며 스스로 설정한 투자철학을 철저하게 지켜야 한다. 타인의 매매기법과 기술은 그 사람의 것이다. 타인의 기법은 나의 투자기법과 철학을 강화하는 참고용일뿐이다. 생각 없이 고수의 기법을 그대로 추종하다가는 계좌에 있던 돈이 눈처럼 녹을 것이다.


 단타를 책으로 배우는 것에 있어서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 '단타는 강의로 들어야 하지 않나요?', '유튜브라는 좋은 콘텐츠가 있는데 굳이 구식 기법이 가득한 책으로...'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은데, 내 생각은 다르다. 나는 이 책에서 추천하는 차트 매매 외국 추천서를 차례대로 읽으며 지금까지 내가 행했던 기본적인 거래의 원리를 파악하고 있는데 생각보다 큰 도움이 된다. 매매일지를 보면서 '저 날의 매매기법은 A라는 이론이 근거가 됐구나.' , '이날의 진입은 이론적으로 볼 때 잘못된 움직임이었구나.' 등 나의 과거를 차분하게 복기하는 것만으로도 커다란 교훈을 얻었다. 주린이 입장에서도 중구난방식 무림고수가 난무하는 국내 단타 교육시장에서 국제적으로 검증받은 정통 이론에 근거한 책들을 차분하게 공부하는 것이 더 도움이 될 수 있다. 무술 문파로 치자면 재능이 탁월하지 않는 한 사파보다 정파에 입문하여 배우는 것 일반적이다. 단타 학습도 마찬가지다. 구닥다리 이론이라고 하더라도 명저들이 살아남은 것에는 그만한 이유와 가치가 있다.


 책에서 추천하는 책이 상당히 많다. 소장하고 있는 책들을 기준으로 볼 때 좋은 책들이 많다. 저자는 가급적이면 다 읽으라고 추천하는데, 내 생각도 비슷하다. 간혹 너무 오버해서 전공과목 책까지 설정하고 있는 부분도 있는데, 강약 조절은 알아서 개인이 하면 될 것 같다. 누군가는 투자를 하는데 이렇게 많은 책값을 써야 하느냐고 푸념할지도 모른다. 팩트를 때리자면 공부 없이 실제 투자를 시작한다면 잃는 돈이 소개하는 책들을 모두 구매하는 금액보다 클지도 모른다. 배움에 있어서 책값 아끼지 말자. 푼돈 아끼려다 더 큰돈을 잃을 수 있다. 요즘은 중고서점도 활성화되어서 좋은 책을 싸게 구하기도 쉽다. 저자 말대로 투자는 어느 정도 공부하고 나서 시작해도 늦지 않다.


 주식 장르 책들은 의외로 속빈 강정 같은 불량품이 부지기수다. 이 책은 다르다. 시장이 얼마나 무서운 곳인지, 주식을 공부하려면 얼마나 배워야 하는지, 어떤 책이 유용하고 어떤 마음가짐이 필요한지 소상하고도 자세하게 알려주고 있다. 주식에 처음 입문한 분들께도, 주식으로 수익을 못 보는 분들께도 이 책을 강력 추천하고 싶다. 책의 핵심 메시지인 '자신만의 투자철학'을 만드는 데 커다란 길잡이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주린이 입장에서 조금 어려울 수 있겠지만 원래 귀한 보약이 몸에 쓴 법이니 곱씹으며 읽는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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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의 기억, 베스트셀러 속 명언 800 - 책 속의 한 줄을 통한 백년의 통찰
김태현 지음 / 리텍콘텐츠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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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면 안 된다, ~ 해도 좋다.' 이와 같은 도덕적인 문구는 학창 시절부터 배워왔고 알고 있는 것들이었다. 그런데 알면서도 실천이 어렵고 잘 안된다. 그럴 때마다 나에게 스스로 질문을 던질 때, 누군가는 쓰디쓴 조언을 하기도 하고 다른 이는 책을 권하기도 한다. 난 한 줄의 명쾌한 답만 알고 싶은 건데 사람들의 말은 뭐가 이리 어려운 건지 모르겠다. 어렵고 복잡한 지은이만 아는 그런 말과 글 말고, 이해가 잘 되는 쉬운 글을 듣고 싶을 때가 있다. 이 책은 그런 명쾌한 답변을 상징하는 책이다. 첫 장에서 마지막 장까지 읽어야 하는 게 아니라 아무 페이지를 펴도 편안하고 이해가 쉬운 책이었다.

 

 14개의 파트별로 나누어 파트에 대한 간략한 글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놓은 점도 마음에 들었다. 서랍 속 상자에서 꺼내어 집어먹는 초콜릿 같은 구절들이 나와 있는데, 고전 혹은 베스트셀러, 철학 책같이 정해지지 않은 다양한 종류의 글이 한곳에 뭉쳐져 있는 선물상자였다. 인간은 복합적이다. 책에 수많은 줄글들을 읽다 보면 어느 순간 내 삶에 녹아있음을 알게 되고 느낀다. 사실 이런 글을 쓴 사람들은 나와 다른 특별한, 혹은 나보다 더 고통스러운 경험을 했던 이들이라 생각하는데 사실은 다 똑같다. 그러니까 다른 세기에 살았던 사람들의 글인데도 불구하고 공감하고 이해가 가는 것이겠지. 아무튼 작은 한 줄의 글귀들이 삶에 있어서 좋은 나침반이 돼주는 것은 분명하다.

 

 단편적이고 편파적이 아닌 입체적인 사람이 되고 싶다면, 삶의 위안을 얻고 싶으나 긴 글은 자신 없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분명 각자방에는 이런 명언집이 한 권씩 있을 것이다. 내 방 책꽂이에도 이런 부류의 책이 여럿 자리 잡고 있다. 서가에 이런 책이 없다면 간이 안 된 음식과 같이 허전한 느낌을 받을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이 책은 잘 차려주는 밥상에 비유할 수도 있겠는데, 스스로 원문을 읽을 수 없다면 밥상의 맛있는 반찬만 골라 먹을 수 있는 것도 나쁘지 않다. 길 가다가 벤치에 앉아 가볍게 읽어도 되고, 퇴근길 지하철에서, 버스에서 언제 어디서든 부담 없이 볼 수 있는 책이다. 명언집을 읽는 건 자기의 불편한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서니까. 많은 시간을 소비할 필요도 없이 단 5분, 10분, 짧은 시간으로도 독서할 수 있다. 제아무리 IT 기술이 발달되어 원하는 것을 빠르게 검색하여 본다 할지라도, 손으로 사각사각 소리 내어 넘기는 종이책이 그리울 때가 있다. 휘발성으로 따져보면 전자가 훨씬 강한 편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왜 14가지의 단락으로 구분했는지, 이유를 간략하게 적어놓고 짧은 명언 앞머리마다 소제목으로 붙여놓았다. 챕터별로 구분을 해 놓고 있어서 중구난방으로 명언을 모아놓은 책과 비교해 볼 때 독자의 입장에서 편하게 읽을 수 있었다. 막연하게 책을 읽고 싶거나 삶에 있어서 따스한 위로를 받고 싶다거나, 무엇을 열심히 해야 할지, 인생에 있어 구체적인 답을 찾지 못했다면 책의 명언들을 참고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설령 조금 읽고 오랫동안 관심 속에서 멀어졌다 할지라도 언젠간 생각나서 다시 꺼내 읽게 될 가능성이 높은 책이다. 친구와 술은 오래될수록 좋다. 책도 마찬가지다. 한 번 읽고 보지 않는 책보다, 자주 보지 않더라도 조금만 보더라도 자꾸만 손이 가는 책이 좋은 책이다. 이 책은 빠르게 읽기보다는 편안하게 읽는 범주에 속하는 책이고 차례와 상관없이 어디를 펼쳐서 읽어도 괜찮은 책이기에 타인에게 선물을 하기에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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