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이로운 자연에 기대어
레이첼 카슨 외 지음, 스튜어트 케스텐바움 엮음, 민승남 옮김 / 작가정신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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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리슬콘소나무는 ‘긴 시간’을 산다. 하지만 어쩌면 그건 틀린 말인지도 모른다. 이 나무들은 긴 시간을 사는 것이 아니라 다른 시간을 산다. 모든 생명체는 자신만의 리듬을 가지고 산다. p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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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대하는 인간의 오만과 이기심을 향한 성찰의 목소리. 미국의 각 분야에서 활약중인 20인의 학자와 작가 등이 ‘자연’을 주제로 기고한 글을 엮은 책이다. 연설문의 한 부분, 생활속의 경험담, 진리를 향한 사유 등 다양한 글이, 우리가 다시 자연의 일부로서의 자리를 찾아가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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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신비의 원리를 찾아내 그것을 이용해 자연을 파괴하는데 쓰는 인간의 폭력적인 행태는, 결국 자연의 종말을 예비하고 있다. 지질시대의 아주 짧은 시간을 지배하고 있는 인간은, 자연이 파괴되면 다른 어떤 생명체보다 더 빨리 멸종할 수 있는데 말이다.
그렇다면 인간이 할 수 있는 최선은 무엇일까. 어쩌면 최선의 것을 찾는 것보다, 그저 자연을 향한 경외의 마음을 되찾는 것이 먼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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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편의 에세이는 공통적으로 랠프 월도 에머슨의 <자연>이라는 책에 영향을 받은 글들이다. 진지하고 가벼운, 절박하고 담담한, 각자 다른 스타일로 써내려간 글은, 각자의 방식으로 자연을 향한 경외와 인간 존재의 사소함을 이야기 한다.
자연파괴를 멈추고 회복하는 일은, 이제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자연을 위해 텀블러나 에코백을 사용하고 빨대를 사용하지 않는 일들 보다, 우리가 지구의 주인이 아닌 자연의 일부임을 확실히 깨닫는 일이 우선이다. 우리가 자연을 위해 불편함을 감수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의 일부인 우리가 살아남기위해 해야만 하는 일들이라는 뼈아픈 인식 말이다.
“우리는 전체의 일부이고, 자연은 그걸 안다.” 우리는 조금 더 겸손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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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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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쿠가와 이에야스 인간경영
도몬 후유지 지음, 이정환 옮김 / 경영정신(작가정신)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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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기 전, 도쿠가와 이에야스에 대한 사전정보가 하나도 없었던 터라 좀 어렵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예상외로 굉장히 흥미롭고 재밌게 읽었다. 도쿠가와는 혼란스럽던 일본의 전국시대에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뒤를 이어 쇼군이 되었고, 그 후 전쟁의 시대를 끝내고 260년간 태평성세를 이끈 인물이다. 일본 CEO들이 가장 선호하는 인물상으로 꼽히는 도쿠가와의 경영전략, 그 핵심은 과연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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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우했던 어린시절을 거쳐, 정치무대에서 활약을 하고, 수많은 우여곡절 끝에 결국 쇼군 된 후, 곧바로 아들을 내세운 이원정치를 하기까지. 도쿠가와의 화려한 삶을 따라가며, 그가 지닌 신념과 경영전략을 살펴보았다.
신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한편, 변화가 필요할 때는 비정한 모습을 보이기도 하고, 늘 여론과 민심을 살피는 한편 굉장히 계산적인 면모를 보이기도 하는 그의 모습은 마치 팔색조 같았다. 자신에게 주어진 상황마다 최선의 선택을 하기위해 계속 생각하고 다양한 처세술을 펼치는 모습에서, 급변하는 현대사회에 꼭 필요한 능력이 바로 이런것이 아닐까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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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쿠가와의 경영, 정치능력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되었지만, 그의 생애를 관통하는 이야기를 따라가다보면 마치 ‘삼국지’를 읽는 듯 빠져들게 된다. 끝없는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 패권을 잡기위해 서로 동맹을 맺고, 배신하고, 대립하는 수많은 이야기들이 무척 흥미진진하고, 일본의 역사를 조금이나마 알게되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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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경제,경영관련 책을 읽을 기회가 거의 없었는데, 오랜만에 이런 기회를 가질 수 있어서 무척 좋았다. 작가정신은 ‘경영정신’이라는 경제경영서 브랜드를 통해, 초보자들도 쉽게 접근하고 흥미를 가질 수 있는 책들을 만드시는 것 같다.
이 책은 단순히 한 사람의 뛰어난 능력이나 처세술을 이야기 하는 것을 넘어, 한 시대의 역사를 통해 축적된 어떤 정신들을 되새기는 작업 같았다. 본받을 점도, 본받지 말아야 할 점도,, 모두가 배워야 할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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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도서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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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조가 놓인 방 소설, 향
이승우 지음 / 작가정신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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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은 그런 사람이다. 자기 합리화가 없이는 여간해서 움직이지 않는다. 스스로 명분을 만들어서 자신을 설득시키고 난 후에야 행동한다. 엄밀히 말하면, 그것은 설득의 과정이 아니라 속이기의 과정인 경우가 더 많다. p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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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인은 연인 말고는 다른 누구도 의식하지 않는다. 말하자면 사랑은 세상을 축소시키는 기술이다. 사랑에 빠지는 사람의 세계는 두사람만 존재하는, 아주 좁은, 이제 막 태어난 세상이다. p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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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을수록 자꾸만 허기가 지는 느낌이었다. 마음을 쥐고 흔드는 문장들을, 더 가까이 더 많이 담아두고 싶은 욕심에. 어쩌면 이렇게 빼도박도 못하게 정확하고 날카로운 문장들로 가득한지. 내내 감탄하고 환호했다. 이승우 작가님이 사랑을 향해 내놓은 문장들은 나에겐 마치 정답지처럼 환하게 빛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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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사랑에 빠지게 되는지, 어떤 마음으로 사랑을 하는 것인지, 언제 사랑이 끝나는지. 사랑의 처음부터 끝까지, 그 사이사이에 깃든 마음들을 집요하고 섬세하게 통찰해 그려낸 이야기이다. 사랑이라는 감정이 작용하는 메커니즘은 비슷할 수도 있겠지만, 그에 따라 사람의 마음이 움직이는 방향은 다르다는 걸. <사랑의 생애>와 <욕조가 놓인 방>이 모두 사랑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너무도 다른것과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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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야기는 이미 차고 넘칠만큼 많고 많지만, 이승우 작가님의 글처럼 낯선 느낌이 드는 책은 만나기가 어렵다. 그래서 더 열광하게 되는걸까.
이승우 작가님의 문장을 읽다보면, 내 안의 철학자가 살아나 사랑의 문장 하나쯤 만들수 있을것만 같은 기분도 든다. 머리속을 맴도는 단어들이 문장이 되도록 자꾸만 생각하게 된다. 아마도, 그래서 자꾸만 허기가 지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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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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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 이야기 - 개정판
얀 마텔 지음, 공경희 옮김 / 작가정신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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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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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원업계에서는 동물원에서 가장 위험한 동물이 인간이라고 말한다. 인간이 지나친 포식성 때문에 지구전체를 먹이로 만들어버렸다는 뜻이다. p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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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있는 모습 그대로가 아니에요. 우리가 이해하는 대로죠, 안 그래요? 그리고 뭔가를 이해한다고 할 때, 우리는 뭔가를 갖다 붙이지요. 아닌가요? 그게 인생을 이야기로 만드는게 아닌가요? p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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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책을 약 15년만에 다시 읽었다. 세세한 내용은 잊었어도, 대략적인 스토리와 전하는 메세지는 인상깊게 남아있었는데,, 다시 읽다보니 이전과는 완전 다르게 다가왔다.
인도에서 캐나다를 향해가던 화물선이 침몰되며, 가족을 모두 잃고 조그만 구명보트에 의지해 태평양을 표류하게 된 소년 파이와 뱅골 호랑이 한마리. 사람과 호랑이의 동행이 무려 227일이나 이어졌고, 결국에는 육지에 닿았다는 이야기는 무척 감동적이고 희망적이다. 호랑이와 같이 지내며 겪은 수많은 위험과 위기 속에서도, 새롭게 떠오르는 태양을 보며 매일 새로운 희망을 품는 파이의 긍정적인 모습은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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굶주린 호랑이와 함께 좁은 구명보트에서 살아남기 위해, 파이는 호랑이를 조련하는 한편 호랑이에게 물과 먹이를 구해주기 위해 노력한다. 굶주림과 목마름을 견디며 호랑이를 견제하는 긴장의 날들을 보내면서도 파이는 신을 사랑하는 마음을 잃지 않는다. 표류하는 나날이 매일 생사의 갈림길이지만, 자신에게 닥친 고난을 겸허히 감당하는 파이의 모습은 그 자체로 종교적이고 철학적이었다. 매일 귀차니즘에 굴복하고 마는 내 모습이 떠올라 내내 부끄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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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 시기에 따라 다가오는 의미가 조금씩 달라진다. 예전에는 단순한 모험이야기로 받아들였던 이야기였는데, 다시 읽으며 조금 더 심오하고 본질적인 의미를 발견하게 된것 같다. 누군가와 어떤 형태로든 연결되어있다는 감각이, 얼마나 중요하고 필요한 것인지 파이를 통해 다시금 깊이 깨닫게 되었다.
각자의 섬에서 고립되어 있다가 자유로워진듯, 코로나의 공포에서 조금씩 벗어나는 시점에서 더 각별하게 다가왔다. 힘든 표류의 시간들을 한편의 이야기라고 했던 파이처럼, 지금 힘들게 지나보내는 시간들이 언젠가는 한편의 이야기가 될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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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jakkajungsin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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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할 땐 돈 공부
조성준 지음 / 경영정신(작가정신)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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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인문학 이라니, 읽기전부터 머리가 지끈거리는 것 같았다. 그런데 웬걸! 그동안 내가 가지고 있던, 경제는 어렵다는 견고한 편견을 깨버리는, 아주 즐거운 시간이었다. 나와 같은 경알못(?)들이 쉽고 재밌게 읽을수 있는 입문서였다.
돈을 중요하게 생각은 하지만 딱히 재테크에 대한 개념은 없었는데, 이 책을 읽고보니 그동안 얼마나 안일한 생각으로 살았는지 돌아보게 되었다. 나는 가만히 앉아서 돈이 굴러 들어오기만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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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위험을 부담하고 투자를 한다는 것은 무척 어렵고 무서운 일이다. 그렇다고해서, 금리가 물가상승률 보다 훨씬 낮은 시대에 돈을 통장에 두는것은 자산보존도 하지 못하는 것이다. 재테크로서 주식과 부동산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고, 그렇기 때문에 그것들의 속성과 투자의 기본 원칙을 확실히 알아야 한다. 그에 더해, 투자를 잘 하기 위해서는 사회의 추세나 경향까지도 항상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한다. 현직 경제신문사 기자인 조성준 기자님이 그것들을 친절하고, 명료하고, 심지어 재밌게 알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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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초 주식시장이 좋을때, 처음으로 주식계좌를 만들고 산 주식들이 작년 연말부터 계속 하향하더니 지금까지도 답보상태에 있다. 높은 가격에 샀기 때문에 만회하기가 쉽지 않아 사실은 포기하는 마음으로, 언제쯤 빼야할까 가늠하고 있는 중이었다. 하지만 출렁이는 파도에 일희일비하는 마음으로 주식을 하는것은, 투자라기 보다는 투기에 가깝다는 책 속 문장에 움찔했다.
시장이 오르락 내리락 하지만, 멀리서 보면 우상향으로 올라가고 있다는 낙관적인 믿음이 결국은 돈을 벌게해 줄것이라는 것, 다양한 이론과 사례를 통해 조금 안심하고 단단한 마음이 생기는것 같았다. 일단은 존버! 무조건적인 낙관은 곤란하겠지만, 적어도 물가상승률에 상응하는 투자와 마음가짐은 필요한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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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용한 개념과 정보를 많이 알게 되었고, 좋은 자극을 받았다. <우울할 땐 돈 공부>가 아니라, 읽고보니 ‘즐거운 돈 공부’였다. 책을 읽고 ‘레버리지’라는 개념이 흥미로워, 추천도서인 롭무어의 <레버리지>도 읽어볼까 한다. 나의 돈 공부는 이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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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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