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 이야기 - 개정판
얀 마텔 지음, 공경희 옮김 / 작가정신 / 2022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
동물원업계에서는 동물원에서 가장 위험한 동물이 인간이라고 말한다. 인간이 지나친 포식성 때문에 지구전체를 먹이로 만들어버렸다는 뜻이다. p53
-
세상은 있는 모습 그대로가 아니에요. 우리가 이해하는 대로죠, 안 그래요? 그리고 뭔가를 이해한다고 할 때, 우리는 뭔가를 갖다 붙이지요. 아닌가요? 그게 인생을 이야기로 만드는게 아닌가요? p433
-
-
같은 책을 약 15년만에 다시 읽었다. 세세한 내용은 잊었어도, 대략적인 스토리와 전하는 메세지는 인상깊게 남아있었는데,, 다시 읽다보니 이전과는 완전 다르게 다가왔다.
인도에서 캐나다를 향해가던 화물선이 침몰되며, 가족을 모두 잃고 조그만 구명보트에 의지해 태평양을 표류하게 된 소년 파이와 뱅골 호랑이 한마리. 사람과 호랑이의 동행이 무려 227일이나 이어졌고, 결국에는 육지에 닿았다는 이야기는 무척 감동적이고 희망적이다. 호랑이와 같이 지내며 겪은 수많은 위험과 위기 속에서도, 새롭게 떠오르는 태양을 보며 매일 새로운 희망을 품는 파이의 긍정적인 모습은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
굶주린 호랑이와 함께 좁은 구명보트에서 살아남기 위해, 파이는 호랑이를 조련하는 한편 호랑이에게 물과 먹이를 구해주기 위해 노력한다. 굶주림과 목마름을 견디며 호랑이를 견제하는 긴장의 날들을 보내면서도 파이는 신을 사랑하는 마음을 잃지 않는다. 표류하는 나날이 매일 생사의 갈림길이지만, 자신에게 닥친 고난을 겸허히 감당하는 파이의 모습은 그 자체로 종교적이고 철학적이었다. 매일 귀차니즘에 굴복하고 마는 내 모습이 떠올라 내내 부끄러웠다.
-
책을 읽는 시기에 따라 다가오는 의미가 조금씩 달라진다. 예전에는 단순한 모험이야기로 받아들였던 이야기였는데, 다시 읽으며 조금 더 심오하고 본질적인 의미를 발견하게 된것 같다. 누군가와 어떤 형태로든 연결되어있다는 감각이, 얼마나 중요하고 필요한 것인지 파이를 통해 다시금 깊이 깨닫게 되었다.
각자의 섬에서 고립되어 있다가 자유로워진듯, 코로나의 공포에서 조금씩 벗어나는 시점에서 더 각별하게 다가왔다. 힘든 표류의 시간들을 한편의 이야기라고 했던 파이처럼, 지금 힘들게 지나보내는 시간들이 언젠가는 한편의 이야기가 될수 있기를.
-
-
* 출판사로부터 @jakkajungsin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