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아기 오리에게 - 삶을 더욱 반짝이게 하려면 마음속 그림책 20
코비 야마다 지음, 찰스 산토소 그림, 김여진 옮김 / 상상의힘 / 2022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림책을 야금야금 모으기 시작하면서

자연스레 여러 책장을 갖게 되었어요.

그림책은 쉬이 내보낼 수가 없다는거 아시죠?

그 중에 제 침실엔... 뭔가 잘 안풀리는 날,

아무 페이지나 넘기다보면

엉킨 마음이 사라락 풀리고 뭔가 실마리가 보이는 책들이

가장 잘 보이는 선반에 꽂혀 있어요.

상상의 힘 출판사 역시 생소하면서도 어디선가 들어봤는데 했더니, 바로 침실 선반 센터를 차지하고 있는

'소년과 두더지와 여우와 말'이 상상의 힘에서 나왔었군요.

코비 야마다~이 작가 역시

어디서 많이 들어봤는데~

알고보니 볼때마다 감탄하던 책들-아마도 너라면, '문제'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의 저자였어요.


<아마도 너라면>, <소년과 두더지와 여우와 말>, 그리고 이번에 새로 나온 '나의 아기 오리에게'

이 책들을 나란히 세워두니 상상의 힘 출판사에서 출간하는 책들의 결이 느껴지는 듯 해요.

무엇보다 이 책들은 나란히 제 책장에서 뚝심있게 자리잡고, 제가 흔들릴 때마다 위안과 질문을 안길 책들일테구요.

게다 김여진쌤의 번역이라니~

원서보다 더 진하게 다가올 문장들이 기대되었죠.


올해의 첫 시작을(진짜 시작을) 전 이 책과 함께 열었어요.

그리고 드디어 올해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우아하고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며 물 위에 떠 있는 백조는 물 아래에서는 떠 있기 위해 발을 쉼 없이 움직인다고 하죠. 근데 여기 백조보다 더 사랑스러운 오리가 있어요.

이렇게 바지런한 흔적을 남기면서 말이죠.



원서의 제목은 Finding Muchness

이 제목에 대한 궁금증은 첫 장의 이야기가 시작됨과 동시에 해결되었어요.

내 안에 출렁대며 넘처 흐르는 꿈과, 잠재력, 가능성이 있다고?

좋은 말이긴한데

정말 바로 지금 이 순간이 내가 빛나는 순간이 될 수 있을까?

아니 아직 2022년이라는 숫자가 마냥 어색하기만한데

벌써 한 달이 지났다구?

올해 계획도 제대로 못세운 듯한데말이죠.


두려움과 의심은 그만, 얘 좀 보세요.

아기오리의 귀여움에 빠져 장면 속 목소리에 귀기울이다보면

아! 그래! 그거! 한번 해볼까? 하는 긍정의 기운이 스물스물 솟아오릅니다.

무엇보다 오늘부터 1일! 진짜 진짜 새해입니다.

이 페이지를 만나면서 제 올해 목표는 더 확실해졌어요.

지레 겁먹고 걱정되서 시작조차 못했던 것들.

편한 것보다 용감한 것을 선택해야지!!!!!!


맞아요, 뭐든 절로 잘되는게 어디있겠어요.

처음부터 쉬운게 어디있겠어요.

마냥 걱정만하고 피한다고 나아지지 않죠.

바로 지금을 즐기며 행복해지는 법을 선택해야죠.

겸손과 비하는 분명 다른 거니까

남들과 비교하며

난 왜 저만큼 못할까

난 왜 이모양일까

후회만하며 올해는 끝낼 수 없어요.

세상은 경이로운 일 투성이고

그 경이로움을 더하는 것도 저 자체일테니깐요.

그나저나 그림책 지면 공개의 한계 때문에 어느 장을 꼽야하나 이렇게 망설이다니....

한 장 한 장 함께 보고 싶은 장면들이라..

넘길 때마다 찡하게 통하는 장면도 다를 것 같구요.

새로운 시작과 도전을 앞두고 있는 새해의 시작!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읽고픈 그림책. 마지막 장을 넘길 때 올해도 넘실대며, 나누며, 사랑하며 잘 보내야지! 설레는 마음으로 가득차네요.

*이 글은 해당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이 글은 해당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나의아기오리에게

#코비야마다_글

#찰스산토소_그림

#김여진_옮김

#상상의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자코미누스 : 달과 철학을 사랑한 토끼
레베카 도트르메르 지음, 이경혜 옮김 / 다섯수레 / 2022년 1월
평점 :
품절



작가의 다정한 목소리로 시작되는 이야기.

이 책을 넘기기도 전에 바로 이런 말이 나왔어요.

아이구~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 정말 온힘을 다해 그린거 같아요. 찬찬히 보고 또 볼게요.

정말요. 처음엔 그림에 혹 해서 바라보는데

자꾸 장면 장면의 글귀에 맘에 머무네요.

그리고 자꾸 내게 묻게 되네요?

무엇보다 이 책은 함께 보라고 만든 책이래요.


여기 한 아이가 있습니다. 할아버지의 이름을 따, 할머니가 지어준 이름- 자코미누스 스탕 말로 루이스 갱스보루! 이제부터 간단히 줄여 자코미누스라고 부르기로 하죠.

유아차 속의 아가가 자코미누스일텐데 첫장면에서 솔직히 저 청색개에게 온통 시선을 뺏긴거 있죠?


이 부분 읽다가 생각해보니 사춘기 이후로 거울 앞에서면 항상 이런 질문이 떠올랐어요.

난 왜 나야?

난 왜 하필 나지?

나라서 다행인걸까?

내가 아니라면?

다른 누구도 아닌, 자코미누스의 이야기를 하려는 이유는 맨처음 이야기했듯 그가 자신의 삶이 살만한 가치가 있었다고 했기 때문이죠. 평범해보이는 토끼 자코미누스는 어떤 삶을 살았길래 자신의 삶을 가치있게 보았을까요?


  종종 달나라 여행을 다녀오곤 했던 자코미누스는 작은 추락사고로 '한 쪽 다리가 다른 다리보다 좀 힘든 신세'가 되죠. 전 이런 표현들도 좋았어요. 장애를 갖게 되었다. 다리를 제대로 못쓰게 되었다 뭐 이런 편견 가득한 말만 떠오른데 말이죠.


"다리 좀 절뚝이면 어때? 남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도 아닌데"


자코미누스의 할머니의 말이 어떻게 그가 사랑을 듬뿍 받고 단단한 마음을 갖게 되었는지 알게 해주죠. 이 할머니 넘나 멋져요. 두 나라 말을 할 줄 알고 수다스럽고 철학적인 할머니죠. 이후로 자코미누스는 자신의 불편한 다리에 대해 먼저 말을 꺼내지 않게 됩니다.

대신 자코미누스는 날마다 조금씩 배우며 자랐어요.

어쩌면 평생 배우고 익혀야 할 것들.

듣고 보고 느끼는 법, 앞장서 이끄는 법, 먼 곳을 보는 법, 말하기 전에 생각하는 법, 아무것도 말하지 않기 위해 말하는 법. 참는 법. 선택하고 결정하는 법. 떠나는 법....아 정말 어려운 것들. 어쩌면 평생 배워도 모자랄 것들. 할머니의 명언은 이어집니다.


Just a world of pain, Sweety!

아가, 세상은 온통 고통이란다!

사랑하는 것을 갖지 못한다면 지금 네가 가진 것을 사랑해야 된단다!


자코미누스는 할머니를 닮고 싶었기에 친구와 노는 대신 영어책을 펼쳐듭니다. 그리고 다짐하죠.

영어도 유창하게, 말도 멋지게, 모두를 웃게 ~ 내가 사랑하는 모든 이들이 다 행복해지기를~ 고통 속에서도 웃을 수 있기를 바라죠.

그렇게 철학의 힘과 달을 여행한 힘으로 영어뿐 아니라, 다양한 언어들을 익혔는데, 곧 미쳐버린 세상 속으로 뛰어들 수 밖에 없는 일이 생깁니다. 전쟁터로 떠나게 되는 것이죠.


문득 돌아보니

자코미누스가 여기에 오기까지 정말 수많은 사람을 만났네요.

이 장면에서 저 또한 지금까지 만난 사람 중에

나와 가장 비슷했던 이는 누구였을까?

결코 이해할 수 없는 누군가는?

그저 좋기만 한 누군가는?

호감이 갔던 사람은?

나를 화나게 한 이는?

조심해야 했던 이는?

너무나 고마운 누군가는?

내 인생에서 남아있는 사람들, 지나간 사람들을 떠올리며

그렇다면 난 누군가의 인생에서 어떤 존재가 되고 싶지? 지금 내 주변 이들에게 난 어떤 존재일까?

지금의 내 모습이 더 궁금해지기도 하구요.


  시간이 흐르고, 자코미누스는 삶이란 종종 심술궂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 그가 사랑하고 닮고파 했던 할머니가 세상을 떠나게 되죠. 자코미누스의 인생에서 슬픈 일 목록 맨 위에 올라가게 된 그 날을, '할머니가 온 가족을 세상에서 가장 멋진 묘지로 초대한 날'이라고 부르는 것도 참 센스가 넘칩니다.

그 뒤, 치열하고 평범한 일상이 반복되죠. 철학을 떠올리기엔 너무도 분주한 시간들. 밤에 꾸는 꿈이 유일한 현실의 도피처가 되는 일상. 사랑스러운 아이들의 말소리도, 늙었다며 영락없는 아빠라는 친구의 놀림도, 점점 화내는 모습이 아버지를 닮아간다는 아내의 말도...버럭하다...다시 서서히 원래의 훌륭한 모습을 찾게 됩니다.

보다 소중한 것들을 떠올리며 말이죠.


나는 세상의 주인공은 아니었지. 내 삶은 소박했어.

평범한 삶이었지만 용감하고 만족스러운 일생이었지.

자기 일을 잘 해낸 작고 좋은 삶이었어.

나의 소박한 삶이여, 나는 너를 많이 사랑했단다.


  이 장면에서 전 뭉클했어요. 세상에서의 마지막 여정에. 스스로가 좋은 삶이었다고 만족할 수 있다면 그 이상 뭐가 더 필요할까요?


마지막으로 삶을 정리하는 자코미누스의 풍요로운 시간들을 엿보며

내 인생의 곳간엔 어떤 추억들이 쌓이고 있을까 생각해봅니다.

그 중 하나는 분명 그림책을 읽으며 함께 나눈 수다들, 흔적들, 수많은 도전들이 아닐지요? 함께 넘기며 천천히 곱씹고 싶은 예술적인 장면들, 올해 초 아름다운 자코미누스를 만나 더 잘 살아낼 것 같아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향기를 만드는 말의 정원 상상문고 13
김주현 지음, 모예진 그림 / 노란상상 / 202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볕이 들어와 온 집안을 밝히고 그 빛으로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귀한 오전 시간.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린다고 꽁꽁 닫아둔 집 안에서 시들시들하게 변한 화분을 베란다로 옮겨 간만에 바람도 쐬어주고~ 물도 뿌려주니 실내에선 못맡았던 향이 솔솔 난다.

전작 시간을 굽는 빵집에서 호흡을 맞춘 김주현 작가님과 모예진 작가님의 신작, 은 이런 따스한 볕 아래 읽으면 더 좋은 책.


  말이 그 사람의 인격이고, 말에도 향기가 있다는 말은 분명 어디에선가 들어본 듯하다. 하지만 이 책의 주인공인 준수가 짜증 어린 말을 내뿜다 말 냄새 수집가를 만나고, 아저씨가 가꾸는 말의 정원에 초대된다는 설정이 흥미롭다. 늘 혼나는 것이 일상인 준수와 하나 뿐인 손주에게도 거친 말을 내뱉는 준수의 할아버지. 실은 준수와 할아버지 모두 기억 속의 향을 억지로 지우고, 더 이상 상처 받지 않기 위해 거친 말로 주변 사람들을 밀어 냈던 것.

모든 생명에는 향기가 있지.

p.34

  준수가 엄마의 향을 떠올리고 세상을 떠난 아내의 향을 떠올리는 할아버지의 모습을 보며 과연 그들은 어떤 향을 품었을까. 애초에 나던 향은 지금의 좋지 않은 냄새가 덮여 지워진 것처럼 보였을 뿐. 그 사람의 향은 변하지 않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단지 좋은 냄새만으로는 이런 깊은 향기를 만들 수 없어.

좋은 냄새는 그냥 좋은 냄새일 뿐이지.

p.57

  말냄새 수집가인 검은 망토 아저씨의 이 말이 기억에 남는다.

구리구리 냄새나는 말을 신나게 늘어놓던 그 속에는 보석이 숨겨져 있다는 것. 냄새나는 말이 만든 쓰레기도 거름이 되어 꽃을 피울 수 있다는 것.

  제비꽃을 돌보며 마음을 여는 준수와 민들레를 보며 떠난 할머니를 떠올리는 할아버지. 사랑이 필요한 아이가 또 다른 상처 입은 존재를 돌보며 새롭게 본인의 향기를 깨닫게 되는 장면에서 유난히 책장 위에 덮인 볕이 따스하게 느껴졌다.

말은 웃음처럼 전염되는 거야.

네 부드러운 말이 할아버지 마음을 녹이고 있어.

게다가 할아버지가 매일 꽃에게 말을 건다고 했지?

하루 종일 고단했던 마음을 털어놓을 친구가 생긴거야.

마음을 나눌 친구만 있어도

뾰족뾰족 돋았던 가시가 서서히 사라진단다. 날 믿어.

p.74

  나의 말은 오늘 어떤 향을 품었을까? 집 정리를 마치고 맡는 그윽한 커피향? 멸치 육수 끓어오를 때 나는 달큰하고 구수한 향? 말랑말랑 속살을 펼치자 마자 톡 하고 쏟아져 나오는 시큼한 귤향?

문득 어제 저녁을 떠올리니 늦은 시간까지 아이들에게 끝도 없이 늘어놓던 잔소리는

향기보다는 피하고 싶은 냄새가 날 거 같은데~

말과 함께 향이 퍼진다고 생각하니 다시 한 번 내 말 한 마디에 신경 쓰게 되는 오늘. 이 책을 아이들과 함께 읽으며 서로의 향기로 마음에 꽃을 피워야겠다. 하루 종일 고단했던 마음도 털어놓고 가시도 털어내고~ 오늘은 다정한 향이 나는 밤을 만들어야지 제~~~발!!!^^

.

* 이 글은 해당 출판사(노란상상)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낚시하러 가요! - 2022 가온빛 추천그림책 포카와 민 시리즈 7
키티 크라우더 지음, 나선희 옮김 / 책빛 / 202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가 이 표지만 봤더라면 이 책을 열어보지 않을 거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회색빛의 표지에 '낚시하러 가요'의 정직한 글씨체와 무엇보다 태어나 낚시를 한 번이나 경험했을까?

부모님과 낚시 한 경험이 없는 제게는 관심사 밖의 일이니까.


근데 이 안에 쨍한 노란 색을 좀 보세요. 게다 이 귀여운 표현은 뭐죠?

가만가만 그러고보니 제가 받은 다른 시리즈(박물관에서)에선 또다른 그림이었던거 같은데?

근데 이 단순한 그림에서도 아이의 말을 존중하는 어른의 태도를 엿볼 수 있다는 게 감탄 포인트^^(그렇게 안보인다구요? 마음을 좀 열어봐요.)

포카와 민은 낚시터에 자리를 잡았어요.

"지금인가요?"


응?

벌써?

얼마나 기다렸다고!

이제 시작이야! 라는 말이 바로 튀어나오는데

차근차근 대답해주는 포카.

그러다 포카는 잠들어버리고

그 사이 민은 낚시대에 끌려 어디론가로 사라지게 되는데!!

아....그냥 낚시하러 간 책이 아니었어

그럼 그렇지 키티크라우더인데!!!

물고기, 아니 가시고기를 따라 간 그 곳에는 이상한 부인이 기다리고 있네요.

근데 이 부인의 모습을 보자마자 함께 읽은 아이들은 밤의 이야기 책을 찾더라구요.

키티크라우더의 작품은 나무, 풀, 돌 /그리고 색과 선만 봐도 키티 크라우더의 책이구나 하고 눈치채게 되죠.

근데 가시고기와 부인의 장면은 정말 '밤의 이야기' 속의 한 장면이 떠오릅니다.

밤마다 달이 뜨기 바로 전에 징을 울리며

잠잘 시간을 알리는 밤 할머니.

이 할머니 넘 좋았는데 여기서 다시 뷥게 되네요?


다시 이야기로 돌아와 낯선 상황에서 당황했을 포카에게 옷을 갈아입히고 포카를 찾는 민에게 그녀가 묻는 첫 질문.

"아빠는 좋은 분이시니?"

하하 전 이 부분에서

포카가 아빠였구나 했어요.

실제로 여러 사이트를 좀 검색해보니

명확하지 않던 포카와 민의 관계가 이번 편을 통해 밝혀진다고.

제가 읽은 또다른 시리즈 <박물관에서>에서는 민이 화장실로 가는 걸 보고

아 여자 아이구나 했는데 짐작 했는데 말이죠.


근데 아시죠? 포카가 아빠건~ 엄마건 민이 딸이건 아들이건 이 책을 읽다보면

그냥 '포카와 민' 이라 불리는게 참 자연스럽다는거

암튼 전 이부분에서 다른 것이 궁금했습니다.

왜 하필 아빠가 좋은 분이냐 물었을까

좋은 사람이 아니라 했으면 데려오라 했을까?^^

바로 민을 데려다 줄 생각을 안하고 왜 아빠를 데려오라 한거지?

박물관에서를 읽으면서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떠올렸다면

낚시하러 가요를 읽으면서는 자꾸 '포뇨'가 떠올랐어요.


공기방울도 그러고 물 속 생물과 아주머니의 등장도 그렇고^^

암튼, 그녀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나도 모르게 꼬리에 꼬리를 물고 새로운 장면을 상상하게 되네요.

아이들과 포카와 민 시리즈를 읽다 자꾸 화제가 그림책 밖으로 돌려지곤 했는데

그 상황이 싫지 않았어요.

가만가만 이거 마저 읽고, 집중 좀 해라가 아니라

잠시 책을 덮고 딴 이야기 세계에 빠져드는 순간의 즐거움을 맛보게 한 책이라고나 할까요.

실제로 키티 크라우더는 선천적인 난청으로 네 살이 되어서야 말문이 트였다고 해요.

늘 다른 사람의 표정와 몸짓을 읽으며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던 아이.

그녀에게 부모는 황당하고 과장이 섞인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주며 환상의 세계에 대한 관심을 키워주죠

중년인 그녀가 이렇게 상상의 세계를 거침없이 오가는 이야기의 장면을 만들어내는 것은

아이였을 때의 쉬지 않고 이어지던 '질문하는 마음'을 간직해서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유럽의 그림책 작가들에게 묻다> 속 그녀의 인터뷰 글을 다시 읽어봅니다.


상상의 쓸모.

눈에 보이는 것만이 전부가 아닐 거라고 기대하게 만드는 것.

더 알아보고 싶게, 만들어보고 싶게, 해보고 싶게 우리를 부추기는 것.

무언가를 흘려 보지 않고 깊이 보고 제대로 보는 견문의 상태로 우리를 이끄는 것.

그녀의 책을 마주하며 아이들과 함께

이건 뭐지? 를 넘어

툭툭 튀어나오던 새로운 장면과

끊임없이 이어지는 질문의 세계를 만나면 어떨까요?

그럼 잠은 언제 재우냐고 걱정하지마세요.

어디선가 밤의 할머니가 징을 울리며 다정한 손길을 내미실테니깐요.


* 이 글은 제이포럼 서평단으로 해당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박물관에서 - 2022 가온빛 추천그림책 포카와 민 시리즈 3
키티 크라우더 지음, 나선희 옮김 / 책빛 / 2021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번 서평단에서 만난 포카와 민 시리즈는 총8권으로 저는 그 중에서 '박물관에서'를 받았습니다. 

제이포럼에서 이 책을 소개 받을 때, 아마 한 두 권을 읽게 되면 나머지도 다 궁금해질 시리즈라고 하셨는데

정말 읽다 보니 나머지도 다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 책을 읽고나서 자연스레 책장에 꽂혀있던 '유럽의 그림책 작가들에게 묻다.'를 곁에 두고 읽었습니다.

모든 그림책이 제겐 육아서로 읽힐 때가 많지만

특히 윤지회 작가의 '방긋아기씨'와 키티크라우더의 '메두사 엄마'는 제게 '와우!!!' 감탄과 묵직한 가르침을 준 책이었거든요. 간만에 펼쳐 둔 유럽의 그림책 작가들에게 묻아 책을 다시 읽으니

포카와 민 시리즈가 소개되 있었군요.(그땐 왜 눈에 안들어왔지?)


  발이 여섯 개 달린 곤충 엄마 혹은 아빠(성별에 확실히 드러나지 않음)와 자녀 곤충을 통해 일상 속 소소한 드라마를 담아내는 시리즈물, 웃음의 힘을 믿는 키티 크라우더의 유머러스함과 실제 두 아들을 기르며 생긴 육아 에피소드를 엿볼 수 있는 책. 2005년 부터 시작해 일곱 권의 책이 나왔다고 되어있네요. 책빛에선 한 권이 더 추가되어 나왔구요^^


  표지를 받자마자 핑크빛 표지를 보고~ 그래 쨍한 형광핑크는 키티크라우더의 색이지 했는데

이 시리즈는 형광색까지는 아니에요. 어쩌면 조금 탁해 보이는 색일지도 모르겠는데 책 표지의 바느질 봉제선은 제가 낙서할 때도 참 좋아하는 포인트라^^ 원래 표지가 궁금했습니다. 웹사이트를 뒤져보니 원색감은 좀 달라졌을지 모르겠으나(컴퓨터 해상도나 편집 프로그램 때문일수도 있겠어요) 변 반 차이가 없죠? 우리나라 책엔 폰트에도 바느질 선이 들어가 있어 더 귀여운 폰트가 되었다는 생각이~

한 손에 딱 들어가는 사이즈에 가벼운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되어있어 가방 어디에나 쑥 넣어두고 들고 다니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제목 그대로 포카와 민이 박물관을 찾으며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아 근데 이 장면에서 전 일본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가오나시를 비롯해 각종 잡신들이 떠올랐습니다. <월령공주> 속의 장면이 떠오르기도 하구요

영국인 아버지와 스웨덴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키티 크라우더는 어려서부터 마법사, 엘프, 트롤, 자연에 깃은 정령 같은 환상세계를 존중하는 문화를 이야기를 통해 전해들었다해요. 특히 스웨덴의 자연을 대하는 태도-자연을 영혼이 깃든 살아있는 존재를 여기고 공손하게 대하는 것-는 동양의 면과 비슷한 점이 많다네요.


포카와 민 시리즈에 등장하는 주인공 포카와 민은 언뜻봐서 정체가 어떤 곤충인지, 성별이 어떤지 둘의 관계 또한 명확하게 나와있지 않지만 이는 키티크라우더의 그림책 속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의 특징이기도 해요. 읽다보면 그런 겉으로 보이는 것들은 중요하지 않죠. 다만 가벼워 보이는 에피소드 속에서 마음을 쿵~ 하고 움직이는 주인공들의 '태도'를 엿볼 수 있습니다.


  이야기가 시작되는 첫 장면부터 보세요. 박물관 관람을 시작하자마자 오줌 마렵다는 민.

그리고 혼자 갈 수 있다는 말에 "그래, 그럼 다녀오렴." 하는 저 모습.

전 아이들을 데리고 다니다보면 특히 아이들이 어려서, 외출할 때 화장실에 가는 것부터 두려웠습니다.

아기띠를 메고 한 아이를 잡아 화장실에 앉히고(엉덩이 닿기엔 좀 그런가 싶어 안아 들어올려주고)

또 혼자 있기 싫다는 문밖의 아이에게 좀 기다리라고 하면서...

이 모든 것이 화장실이 있는 장소에선 그나마 좀 여유롭게 굴러가지만

정말 아무리 찾아도 화장실이라곤 안보이는 곳에서 급해 못참겠다고 징징대는 아이를 만나면

아이들 안고, 잡고, 들고 뛰면서 마음이 급해지죠.

그건 지금도 그래요. 막 볼 일 좀 볼라치면 화장실 찾는 아이에게

그러게 나오기 전에 화장실부터 다녀오랬지 하고 꼭 싫은 티를 낸다니깐요.

그래서 늘 외출 전엔 나가면 화장실 찾기 힘드니까

미리 화장실 가라고 단도리를 하고

물을 너무 많이 마시지말라고 하고

나가서도 화장실 급할 때 미리미리 말하라고

이제 큰 아이에겐 그래, 잘 찾을 수 있지? 하지만

이 시간이 오기까지...

늘 지레 문제가 생길거다 예상하고 아이를 단도리하고 때론 아이탓을 하고

아 또 귀찮은 일이 생겼네 했지만

아이에게 선뜻 그래? 그럼 네가 한 번 찾아올래? 해볼래? 하기가 쉽지 않았죠.


책 속, 우리의 민은 제법 복잡해보이는 길을 잘도 찾아갑니다.

어라? 근데 화장실 들어갈 때 맘 다르고 나올 때 맘 다르다고 아니다

화장실 들어갈 때 길 다르고 나올 때 길 다르다고 일보고 나오니 여기가 거기고 거기가 여긴거 같고

출구를 못찾아 당황스러운 민.

바로 울고 불고 소리칠 법도 한데 천천히 이곳 저곳을 들여다봅니다.

그리고 울고 있는 또다른 아이를 만나게 되죠.


"걱정하지 마. 곧 나가는 문을 찾을 수 있을 거야."

화장실을 다녀오라고 보내는 포카의 태도에도 쿵 했지만

전 이 장면에서 와! 가 나왔습니다.

두렵고 위기라고 느껴질 상황에서 어쩜 저리 침착하게~

게다 자신과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에게 손을 내밀 수 있을까.

어쩜 저 아이는!!! 하고 감탄하기 전...

다시 포카의 모습을 새기게 됩니다.

"너는 어떻게 너만의 해결책을 만들어 볼래?"

오래 전 줄을 치며 읽은 유럽의 그림책 작가를 만나다 속의 구절을 다시 꺼내 새겨봅니다.

우리는 출구 없는 육아의 길에 수많은 문제?상황으로 보이는 어려움을 만나게 되겠지요.

서로 다른 우주가 만드는 이 세계에서 한 우주가 다른 우주를 잡아먹어선 안된다는거.

넌 너고 난 나니까~

아이의 작은 선택을 바라보면서

'아, 그래 너는 나하고 다르게 그렇게 선택하고 그 길로 가려고 하는구나.'

그래? 그럼 너는 어떤 선택을 할래?


그리고 지금 육아 중에 뭔가 잘 안풀리고 , 도망치고 싶을 떄마다

자꾸 난 왜 이 모양이지 -?이렇지 자책하지말라고...

민의 목소리가 제게도 크게 들리네요.


"걱정하지마. 곧 나가는 문을 찾을 수 있을거야."



---------이 글은 제이포럼 서평단으로 참여하여 해당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쓴 후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