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에서 - 2022 가온빛 추천그림책 포카와 민 시리즈 3
키티 크라우더 지음, 나선희 옮김 / 책빛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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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서평단에서 만난 포카와 민 시리즈는 총8권으로 저는 그 중에서 '박물관에서'를 받았습니다. 

제이포럼에서 이 책을 소개 받을 때, 아마 한 두 권을 읽게 되면 나머지도 다 궁금해질 시리즈라고 하셨는데

정말 읽다 보니 나머지도 다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 책을 읽고나서 자연스레 책장에 꽂혀있던 '유럽의 그림책 작가들에게 묻다.'를 곁에 두고 읽었습니다.

모든 그림책이 제겐 육아서로 읽힐 때가 많지만

특히 윤지회 작가의 '방긋아기씨'와 키티크라우더의 '메두사 엄마'는 제게 '와우!!!' 감탄과 묵직한 가르침을 준 책이었거든요. 간만에 펼쳐 둔 유럽의 그림책 작가들에게 묻아 책을 다시 읽으니

포카와 민 시리즈가 소개되 있었군요.(그땐 왜 눈에 안들어왔지?)


  발이 여섯 개 달린 곤충 엄마 혹은 아빠(성별에 확실히 드러나지 않음)와 자녀 곤충을 통해 일상 속 소소한 드라마를 담아내는 시리즈물, 웃음의 힘을 믿는 키티 크라우더의 유머러스함과 실제 두 아들을 기르며 생긴 육아 에피소드를 엿볼 수 있는 책. 2005년 부터 시작해 일곱 권의 책이 나왔다고 되어있네요. 책빛에선 한 권이 더 추가되어 나왔구요^^


  표지를 받자마자 핑크빛 표지를 보고~ 그래 쨍한 형광핑크는 키티크라우더의 색이지 했는데

이 시리즈는 형광색까지는 아니에요. 어쩌면 조금 탁해 보이는 색일지도 모르겠는데 책 표지의 바느질 봉제선은 제가 낙서할 때도 참 좋아하는 포인트라^^ 원래 표지가 궁금했습니다. 웹사이트를 뒤져보니 원색감은 좀 달라졌을지 모르겠으나(컴퓨터 해상도나 편집 프로그램 때문일수도 있겠어요) 변 반 차이가 없죠? 우리나라 책엔 폰트에도 바느질 선이 들어가 있어 더 귀여운 폰트가 되었다는 생각이~

한 손에 딱 들어가는 사이즈에 가벼운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되어있어 가방 어디에나 쑥 넣어두고 들고 다니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제목 그대로 포카와 민이 박물관을 찾으며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아 근데 이 장면에서 전 일본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가오나시를 비롯해 각종 잡신들이 떠올랐습니다. <월령공주> 속의 장면이 떠오르기도 하구요

영국인 아버지와 스웨덴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키티 크라우더는 어려서부터 마법사, 엘프, 트롤, 자연에 깃은 정령 같은 환상세계를 존중하는 문화를 이야기를 통해 전해들었다해요. 특히 스웨덴의 자연을 대하는 태도-자연을 영혼이 깃든 살아있는 존재를 여기고 공손하게 대하는 것-는 동양의 면과 비슷한 점이 많다네요.


포카와 민 시리즈에 등장하는 주인공 포카와 민은 언뜻봐서 정체가 어떤 곤충인지, 성별이 어떤지 둘의 관계 또한 명확하게 나와있지 않지만 이는 키티크라우더의 그림책 속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의 특징이기도 해요. 읽다보면 그런 겉으로 보이는 것들은 중요하지 않죠. 다만 가벼워 보이는 에피소드 속에서 마음을 쿵~ 하고 움직이는 주인공들의 '태도'를 엿볼 수 있습니다.


  이야기가 시작되는 첫 장면부터 보세요. 박물관 관람을 시작하자마자 오줌 마렵다는 민.

그리고 혼자 갈 수 있다는 말에 "그래, 그럼 다녀오렴." 하는 저 모습.

전 아이들을 데리고 다니다보면 특히 아이들이 어려서, 외출할 때 화장실에 가는 것부터 두려웠습니다.

아기띠를 메고 한 아이를 잡아 화장실에 앉히고(엉덩이 닿기엔 좀 그런가 싶어 안아 들어올려주고)

또 혼자 있기 싫다는 문밖의 아이에게 좀 기다리라고 하면서...

이 모든 것이 화장실이 있는 장소에선 그나마 좀 여유롭게 굴러가지만

정말 아무리 찾아도 화장실이라곤 안보이는 곳에서 급해 못참겠다고 징징대는 아이를 만나면

아이들 안고, 잡고, 들고 뛰면서 마음이 급해지죠.

그건 지금도 그래요. 막 볼 일 좀 볼라치면 화장실 찾는 아이에게

그러게 나오기 전에 화장실부터 다녀오랬지 하고 꼭 싫은 티를 낸다니깐요.

그래서 늘 외출 전엔 나가면 화장실 찾기 힘드니까

미리 화장실 가라고 단도리를 하고

물을 너무 많이 마시지말라고 하고

나가서도 화장실 급할 때 미리미리 말하라고

이제 큰 아이에겐 그래, 잘 찾을 수 있지? 하지만

이 시간이 오기까지...

늘 지레 문제가 생길거다 예상하고 아이를 단도리하고 때론 아이탓을 하고

아 또 귀찮은 일이 생겼네 했지만

아이에게 선뜻 그래? 그럼 네가 한 번 찾아올래? 해볼래? 하기가 쉽지 않았죠.


책 속, 우리의 민은 제법 복잡해보이는 길을 잘도 찾아갑니다.

어라? 근데 화장실 들어갈 때 맘 다르고 나올 때 맘 다르다고 아니다

화장실 들어갈 때 길 다르고 나올 때 길 다르다고 일보고 나오니 여기가 거기고 거기가 여긴거 같고

출구를 못찾아 당황스러운 민.

바로 울고 불고 소리칠 법도 한데 천천히 이곳 저곳을 들여다봅니다.

그리고 울고 있는 또다른 아이를 만나게 되죠.


"걱정하지 마. 곧 나가는 문을 찾을 수 있을 거야."

화장실을 다녀오라고 보내는 포카의 태도에도 쿵 했지만

전 이 장면에서 와! 가 나왔습니다.

두렵고 위기라고 느껴질 상황에서 어쩜 저리 침착하게~

게다 자신과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에게 손을 내밀 수 있을까.

어쩜 저 아이는!!! 하고 감탄하기 전...

다시 포카의 모습을 새기게 됩니다.

"너는 어떻게 너만의 해결책을 만들어 볼래?"

오래 전 줄을 치며 읽은 유럽의 그림책 작가를 만나다 속의 구절을 다시 꺼내 새겨봅니다.

우리는 출구 없는 육아의 길에 수많은 문제?상황으로 보이는 어려움을 만나게 되겠지요.

서로 다른 우주가 만드는 이 세계에서 한 우주가 다른 우주를 잡아먹어선 안된다는거.

넌 너고 난 나니까~

아이의 작은 선택을 바라보면서

'아, 그래 너는 나하고 다르게 그렇게 선택하고 그 길로 가려고 하는구나.'

그래? 그럼 너는 어떤 선택을 할래?


그리고 지금 육아 중에 뭔가 잘 안풀리고 , 도망치고 싶을 떄마다

자꾸 난 왜 이 모양이지 -?이렇지 자책하지말라고...

민의 목소리가 제게도 크게 들리네요.


"걱정하지마. 곧 나가는 문을 찾을 수 있을거야."



---------이 글은 제이포럼 서평단으로 참여하여 해당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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