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돌아보니

자코미누스가 여기에 오기까지 정말 수많은 사람을 만났네요.
이 장면에서 저 또한 지금까지 만난 사람 중에
나와 가장 비슷했던 이는 누구였을까?
결코 이해할 수 없는 누군가는?
그저 좋기만 한 누군가는?
호감이 갔던 사람은?
나를 화나게 한 이는?
조심해야 했던 이는?
너무나 고마운 누군가는?
내 인생에서 남아있는 사람들, 지나간 사람들을 떠올리며
그렇다면 난 누군가의 인생에서 어떤 존재가 되고 싶지? 지금 내 주변 이들에게 난 어떤 존재일까?
지금의 내 모습이 더 궁금해지기도 하구요.
시간이 흐르고, 자코미누스는 삶이란 종종 심술궂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 그가 사랑하고 닮고파 했던 할머니가 세상을 떠나게 되죠. 자코미누스의 인생에서 슬픈 일 목록 맨 위에 올라가게 된 그 날을, '할머니가 온 가족을 세상에서 가장 멋진 묘지로 초대한 날'이라고 부르는 것도 참 센스가 넘칩니다.
그 뒤, 치열하고 평범한 일상이 반복되죠. 철학을 떠올리기엔 너무도 분주한 시간들. 밤에 꾸는 꿈이 유일한 현실의 도피처가 되는 일상. 사랑스러운 아이들의 말소리도, 늙었다며 영락없는 아빠라는 친구의 놀림도, 점점 화내는 모습이 아버지를 닮아간다는 아내의 말도...버럭하다...다시 서서히 원래의 훌륭한 모습을 찾게 됩니다.
보다 소중한 것들을 떠올리며 말이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