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매일 안녕 안녕 스콜라 어린이문고 45
윤슬빛 지음, 차야다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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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들이 모두 학교로 돌아왔다. 아직은 여름인 지금, 개학을 맞은 아이들과 함께 읽고 싶은 동화, <우리는 매일 안녕 안녕>을 만났다. 이 책을 덮었을 때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친구들 앞에만 서면 목소리가 작아지고 누군가 먼저 물어봐주길, 다가와주길 기다리는 친구들에게 숨결같은 동화'라고 할까. 그리고 개학식에 특히 우리가 함께 할 모든 날들에 '다정함'이 깃들긴 바라며 읽어주고 싶은 동화이다.


책 속 주인공인 린아는 반짝 머물렀다 금세 사라지고 마는 순간들을 기억하기 위해 작은 수첩을 들고 다니는 아이다. 주변의 작은 존재들에게도 기꺼이 눈길과 손길을 내 줄 수 있는 아이. 하지만 이런 사랑스러운 순간을 같이 나눌 친구가 없는 아이이기도 하다.

반 친구들 앞에서면 마음이 쪼그라들어서 남들은 쉬이 하는 "안녕"이라는 말이조차 먼저 꺼내기 어려우니까. 발표를 할 때면 친구들의 시선에 따끔따끔 겁나는 아이니까.

그런 린아였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어느날 우연히 민꽃게를 발견하고 작은 말소리까지 듣게 된 것이. 그리고 망설이지 않고 민꽃게를 다시 돌려보내기로 하면서 자기와 닮은 모습에 '둥근 조약돌'을 건넨다. 린아가 불안할 때면 마음을 달래주던 주머니 속 둥근 조약돌이 친구들에게 놀림받았던 기억으로 '학교공포증'까지 생긴 민꽃게에게 숨을 장소가 되어 줄거란 걸 안것이다. 그리고 바다의 숨길로 흘러들어온 민꽃게를 다시 돌려보내기 위해 길을 나서는데~

이 동화를 읽으면서 유난히 사랑스러운 표현이 많았는데 '숨길'이라는 단어는 이야기의 주제와도 통하면서 기억하고픈 단어라 이곳에도 적어본다. 민꽃게의 숨길을 찾아주는 과정이 린아의 '숨길'을 찾는 과정이기도 했으니까.

인생에서 우연히 가는 곳이 같은 친구를 만날 확률은 얼마나 될까. 린아는 운좋게도~ 민꽃게와 함께 하는 길에서 교통사고로 휠체어를 타고 나디는 윤하와 휠체어를 밀던 동생 나율을 만난다.

그리고 평소 홀로만 즐기던 수첩 속 이야기를 꺼낼 기회가 생기는데~

달디달고 달디단 단어, 친구

입안에서 몇 번을 굴려 봐도 질리지 않는 단어가 린아의 수첩 속에도 린아가 쓰는 시 속에서도, 앞으로의 삶에서도 가득할 기회가 생긴 것이다.

망가진 환경과 자연에 대한 이야기가 등장하기도하지만 그보다는 친구, 관계, 관심과 이해, 숨길같이 마음을 여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라도 하는 편이 좋을 듯하다.


린아의 시를 읽는 재미는 이 책 속에 숨은 재미. 홀로만 적어내려가던 시를 나누면서 린아에겐 친구와 더 가까워지는 계기가 되는데~

자신의 목소리에 귀기울여주고 다정함과 친절을 내준 린아와 개학식날 함께 하길 바랐던 민꽃게의 바람에 따라 아이들은 바다 속 학교에 가게 된다. 바닷 속 교실에서 <찰흙>이라는 시를 낭독하는 장면은 특히 인상깊다


무엇보다 시를 읽기 전 린아가 움츠리고 있는 민꽃게에게 네 이야기를 담은 시를 친구들 앞에도 읽는게 괜찮은지 묻는 장면이 특히 좋았다. 우리가 선한 의도를 가지고 남에게 베푸는 친절이 때론 누군가에게 상처가 되거나 선한 결과로 이어지지 않기도 하니까.

찰흙

                              서린아

망친 찰흙 작품을

쓰레기통에 넣은 날

복도에서 누가

내 등에 붙은 가격표를 떼어 줬어

아주 자주

축축한 찰흙을 만지는 기분

무딘 조각칼도

상처를 낸다는 걸

교실에서 배웠지

찰흙은

그늘진 곳에서 말려야 한다는 것도

그늘 깊은 데서

나를 말린다

서서히

갈라지지 않게

p.96-97

  결국은 이 시가 뒤늦게 민꽃게의 상처받은 마음을 대신 전하고 ~ 바닷속 친구들은 비로소 자신들의 듣지 못한 목소리와 마음에 귀기울이게 된다.

"누가 왜 나한테 그랬는지 모르겠어. 근데 나는, 그냥 내 모습 그대로 여기 있고 싶어.

앞으론 그, 그러지마."

민꽃게의 목소리는 여전히 작았어요.

하지만 귀를 기울이니 작은 목소리는 전혀 문제될 게 없었죠.

p.99

이 책을 읽으면서 교실 속 "안녕"에 대해 생각해본다.

누구보다 큰 소리로 반갑게 맞아주는 "안녕"에 익숙해진 사이 누군가는 수없이 마음속에 '안녕'을 품다 건네지 못한 순간은 없었을까. 누군가는 '안녕하지 못한 오늘'을 위로받고 싶지는 않았을까.

새학기 출발에 앞서 귀를 기울이는 법을 일깨워준 사랑스러운 동화 한 편. 마지막 으로 곁에 있는 존재들에게 기꺼이 내 시간과 품을 내어주는 하루를 만들어야겠다 다짐해보면서 작가의 말을 남겨둔다.

저마다의 방식으로 건네는 다정한 인사에는 마법 같은 힘이 있는 것 같아요. 

그 힘을 발휘하기 위해선 아주 약간의 용기가 필요하긴 하지만요. 

용기를 내는 건 늘 어렵지만 한 발짝씩 내딛다 보면

 여러분의 세계도 조금씩 넓어질 거예요. 또 모르죠. 

완전히 다른세계로 갈 수 있는 여러분만의 '숨길'을 발견하게 될지도요.

-작가의 말 중-

*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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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슬 도사 고미호 1 - 전설의 은하수 열차 구슬 도사 고미호 1
다영 지음, 모차 그림 / 창비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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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 이 책 내가 전에 읽은 책인가?"

구슬도사 고미호의 첫 표지는 요즘 유행하는 동화 표지라는 느낌이 강했다. 익숙한 판형에 단단한 하드커버. 귀여운 캐릭터의 동물들. 그 속에 등장하는 구미호와 시공간을 넘나드는 열차. 어디서 본듯한 설정이었지만 내 눈길을 사로 잡았던 것은 이 책의 장르가 그냥 창작동화가 아닌 과학동화라는 점이다.

<구슬도사 고미호>는 요괴의 시대에서 9인의 현자에 의해 불개가 봉인된 1000년 후라는 배경에

현자들의 마지막 후손 햄도사와 그의 유일한 제자 고미호라는 주인공이 펼치는 이야기.

수련과정을 통해 홀로서기를 꿈꾸는 고미호가 다시 깨어난 불개에 맞서 싸우며 신비한 힘의 구슬' 물의 구슬' 9개를 모은다는 설정이다.

일단 배경이나 설정 자체가, 2025년 전세계를 들었다 놓았다 했던 애니메이션 K-pop데몬헌터스로 악령의 세계와 주술문화에 호기심이 가득한 아이들에게 '호감도서'로 다가갈 듯하다.


첫 장을 열자 마자 등장하는 화려한 페이지. 차례부터 '은하수 열차 지도'라는 컨셉으로 1편에 담긴 이야기를 짐작해 볼 수 있다. 시공간을 넘나드는 배경 속에서 주인공 고미호는 어떤 상대를 만나 어떤 수련과정을 거치게 될까?



.

각 장에 등장하는 깜짝 퀴즈는 이 책이 '과학동화'로서 여러 과학적 사실을 이야기 속에 녹아내려는 시도가 돋보인다. 수업에서도 수수께끼, 퀴즈 형식의 단원 도입은 늘 호불호 없이 아이들의 마음을 열곤 하는데 구미호가 만나는 문제를 함께 풀면서 답을 고민하다보면 구슬을 모으는 결정적 단서가 된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이 책을 교실에서 함께 읽는다면 각 장의 퀴즈를 먼저 제시하고 다시 이야기로 돌아가서 천천히 읽으면서 답을 추리해봐도 좋겠는데!

무엇보다 퀴즈 속 내용이 알쏭달쏭해서, 이론적 배경을 어떻게 전달할까 궁금했는데 정답을 알려주는 페이지에서도 햄도사의 말투로. 친근하게 잘 정리된 표와 그림으로 접근해서 생소한 단어도 이해하기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수련비법을 통해 알게 된 과학적 사실은 다른 과학도서로 심화된 지식을 찾게 하는 마중물로 이용할 수 있겠다.

매 과학 페이지마다 형식적으로 등장하는 과학용어 설명이 아쉬웠던 차에 수업시간에 함께 읽는 책으로도 추천!


구슬도사 고미호는 겉모습이나 내용 전개에서 아이들에게 스스럼없이 과학 이야기를 친근하게 전하는 동화책으로 사랑받을 조건을 갖췄다. 시리즈가 반복되면서 다루게 될 내용이 어떤 것일지 궁금해진다. 아직도 우리 때부터 인기있던 신기한 스쿨버스의 책과 영상, 만화책과 과학색 사이에서 종종 학부모님들에게 금서로 통하는 Why시리즈로 대표되는 과학시리즈물 사이에서 <구슬도사 구미호>는 과학창작동화로서 오래오래 자리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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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광 코딱지 1 : 정의로운 일에 쓸 것 야광 코딱지 1
도대체 지음, 심보영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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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재미난 책을 읽어줄 때 소재를 보고 고르라면 우선적으로 생각나는 것이 있다.

방귀, 똥, 오줌 그리고 코딱지. 무슨 책을 읽어줄까 막막할 때 이 중 하나가 등장하는 소재가 등장하면 아이들은 마음을 열고 이야기에 넘어올 때가 많으니!

<야광 코딱지>라! 대놓고 제목에 코딱지가 등장하고 표지에도 손에 코딱지로 추정되는 것을 묻힌 아이가 등장한다.

'코딱지가 나온다고? '하면 우선 아이들은 솔깃할거 같은데 게다 야광 코딱지라니.

책상에 이 책을 놓아두니 아이들이 먼저 궁금해서 책장을 넘긴다.

특히 가벼운 동화책을 읽고 싶은 초등학교 중학년이나 그림책과 동화책 사이의 글밥책을 찾는 저학년 학생들에게 이 책은 분명 흥미로운 소재와 이야기 전개를 갖췄다. 이 책을 발견하자마자 단숨에 읽은 4학년 둘째의 평을 빌리자면 '나에겐 조금 유치한 것도 같지만 우리집 막내(초등학교 2학년)가 읽으면 딱 좋을것 같다는 것.

이야기는 가문의 비밀을 이어가고 있는 단지가 주인공이다. 가문의 비밀이란 야광코딱지를 지닌 자손이 태어나면 무조건 비밀에 부칠 것. 그리고 야광 코딱지는 반드시 정의로운 곳에 사용할 것!

야광코딱지를 만들어내는 단지는 비밀스레 상자에 코딱지를 모은다.(이 부분을 아이들이 만난다면 분명 으윽~ 하겠지만^^) 게다 이 코딱지는 물만 묻히면 언제든 끈적끈적해진다고! 특히 밝게 빛나는 야광 코딱지를 만드는 방법까지



.

중간중간 코딱지를 묘사하는 감각적 표현에 달라지는 폰트가 재미있다. 이 부분을 아이에게 소리내어 읽어준다면 아이들은 아으~ 하면서도 다음이 궁금해질 것 같기도하고~

정의의 코딱지는 동네에 잃어버린 개를 찾는 곳에.

개업일에 조명이 고장난 토스트 가게에 쓰여 큰 도움을 준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단지의 비밀이 들통날 위기에 처하는데~

책을 읽다보니 아이들은 코딱지가 더럽다고 하면서도 코파는 것을 아무렇지 않게 할 때가 있다. 수업 중에 내가 빤히 쳐다보고 있는데도 말이다. 아이들은 코딱지가 더럽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 말랑말랑한 느낌이 좋은걸까?

이 장면에서 아이들이 유난히 좋아하는 슬라임 , 찰흙 이 떠올랐는데 그러고보니 아이들은 언제나 제 손으로 주물주물하고 변화가능한 것들을 좋아하는게 아닐까 싶다. 이 책을 읽을 땐 이런 말랑말랑한 재질의 것들을 손으로 만지면서 읽어도 재미날 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암튼 재미있게 읽다보면 순식간에 끝나는 동화책. 2편에서 이어질 야광코딱지의 활약이 기대된다.

작가의 말대로 이 책은 '우리과 함께 지금을 살아가는, 평범한 어린이의 이야기' 게다 코딱지로도 선한 일을 할 수 있다니 이 얼마나 유쾌한 상상인가?

아이들과 함께 읽으면서 나에겐 '야광 코딱지'가 어떤 것일까 생각해봐도 좋을 듯하다~

단지처럼 주변의 이웃의 일에 관심을 갖고 지내다보면 내가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도 떠오르지 않을까?

의외로 내겐 야광코딱지보다 더 강력한 비장의 무기가 있을지 모르니까~

*이책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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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꽃
제임스 서버 지음, 강무홍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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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쟁을 소재로 한 그림책을 한 권 더 알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무려 1939년, 2차 세계대전이 공식적으로 발발한 지 두 달 후. 출간된 책이라고 하네요. 일본에서는 무라카미 하루가, 프랑스에서는 알베르 까뮈가 번역을 할 정도로 유명한 고전이라는 <마지막 꽃>. 당시에는 생소했던 '그래픽노블'이라는 장르로 펼쳐진 그림우화. 그 개정판을 이제서야 만나게 되었습니다.

제임스 서버는 만화가이자 작가, 유머리스트, 저널리스트, 극작가 등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 작가에요.

그렇다면 '책의 표지에도 변화가 있지 않았을까'해서 찾아본 옛표지들. 다양한 중고거래 사이트에 초판본을 비롯해 몇 가지 버전을 만날 수 있었어요.

시대나 장소를 바꿔 출간되면 색의 조합이 바뀌어도 표지의 큰 틀을 바뀌지 않았네요.




이번에 제가 만난 표지는 노란빛이 인상적입니다. 띠지도 꽃이 핀 토양의 모양으로 센스있게 바뀌었죠.

작가의 어마한 이력과 함께~ 속 모습 또한~

노란 표지가 따스한 감성을 일꺠워요.

그리고 책을 열자마자 작가의 다정한 헌사를 만나게 됩니다.


헌사에 등장하는 로즈메리는 작가의 딸입니다.

본 이야기가 들어가기 전, 만나는 헌사에서부터 작가가 이 책에 눌러담은 진심이 느껴집니다.

그런데 과연 과거의 지금보다 오늘의 지금이 더 나은 세상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표지에서 느껴지듯 두툼한 두께. 노랗고 단단한 하드커버의 표지를 펼치면 간결한 그림체와 메세지가 전개됩니다.

모두가 알다시피 제12차 세계 대전은 문명의 붕괴를 불러왔다.

첫 시작부터 전쟁 속 장면으로 시작되는 이야기. 12차 대전이라~ 처음에 1과 2사이에 , 가 빠진 것은 아닌지 한참 보았습니다. 작가는 딸에게 전쟁이 없는 세상을 물려주고 싶었지만 아마도 이 책 속 이야기 전개처럼~ 인간의 어리석음은 반복되리란 걸 예감했던 걸까요?

반복되는 전쟁으로 문명은 붕괴되고 개들은 주인을 버리고 떠나고, 모든 숲과 정원이 파괴되고, 사랑마저 사라진 시대.

그러던 어느날 한 번도 꽃을 본 적 없는 소녀가 우연히 마지막 남은 꽃 한 송이를 우연히 발견하면서 변화가 찾아옵니다. 소녀가 꽃을 발견한 것을 홀로만 알고 넘어갔다면 이야기는 그대로 멈춰버렸겠지만 소녀는 마지막 꽃이 죽어가는 것을 사람들에게 알렸어요.


그리고 소녀의 말에 귀기울여주는 이가 나타나죠. 이 책의 역사적인 표지가 바로 이 장면에서 탄생된 답니다.

겨우 두 사람이 마지막 꽃을 살려냈을 뿐인데 인간 세상에는 큰 변화가 찾아와요.

세상이 하나씩 제자리를 찾아갈 때 제일 반가웠던 것은 화가와 시인이 돌아온 순간!

하지만 이 책의 장르가 우화잖아요?

하나씩 사라진 존재들이 돌아올 때, 결코 마주치고 싶지 않은 존재들도 다시 돌아옵니다.

군인들이 행진하는 페이지가 연속으로 이어지는데 정말 군대가 몰려들어오는 장면이 떠오르면서

가슴이 철렁합니다.

세상일에 눈감고 귀닫고 살지말자 다짐하지만, 가끔 세상 돌아가는 뉴스를 듣다보면 '아~ 안들을걸 그랬나? 이제 어떻게 되려고 그러나? '싶은 이야기들이 많이 들립니다. '어떻게 사람이 그런 짓을! 하면서 분노할 일들이 계속되면 인류애가 있긴 한건가 '의문점이 들 때도 있죠. 전쟁 뉴스 또한 빠지지 않고 등장하지만 속수무책 피해지역의 참상을 전해듣는 존재로서 무력감이 느껴질 때도 많습니다. 하지만 만 여전히 이 책을 넘기다보니 '마지막 꽃'을 지키려는 사람들의 노력으로 세상은 채워지고 있다고. 그래서 페이지를 끝까지 붙들라고 이야기하는 듯했어요. 전쟁 중에 발간된 이 책이 제겐 '마지막 꽃' 중 하나로 느껴졌습니다. 우리 아이들과 함께 읽으며 우리가 함께 지켜야할 세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 어떨까요?


* 이 글을 제이포럼 서평단으로 참여하여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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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주는 화려하게 화가 노석미 사계절 음식 에세이
노석미 지음 / 사계절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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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렇게나 술을 마시고 싶지 않다.

끼니가 그렇듯 술도 그렇게 마시고 싶다.

소박하지만 아름답게,

어느 하나도 의미가 없는 것이 없이,

"한 잔의 술로 한 줌의 먹이와 함께 촉촉하게 먹고 휴식을 갖는다."가

내가 술과 안주를 먹는, 대하는 태도라고 할 수 있다.

p.12

  비오는 창밖을 보고 있으니 저도 오늘 기름냄새 나는 전에 막걸리 한 잔. 아니면 냉파스타 샐러드 이런 예쁜 음식에 스파클링 와인 한 잔 마시고 싶은걸요. 이 책은 이런 날 읽어야지요. 작가가 설명하듯 <안주는 화려하게>는 전작 <먹이는 간소하게>와 대구를 이루는 책입니다. 특히 이번 책에는 작가의 '술과 안주를 대하는 태도'에 관한 이야기가 나와요. 


저는 술을 아니, 술자리를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정말 갈수록 아무렇게나, 아무와 마시고 싶지 않아요. 그리고 젊어서는 안주는 스페샬이면 호강이고 아무거나^^: 주의였는데 나이들 수록 점점 안주 고르는 재미가 있더라구요. 요즘은 집에서 남편과 가볍게 한 잔 할 때가 가끔 있는데, 두 권을 다 읽고 나니 전작보다 오히려 <안주는 화려하게> 속 요리들이 가볍게 시도해보고 싶은 것들이 많았어요.

세상에 지켜야 될 법칙 같은 건 따로 없다는 것은 알지만, 또는 법칙은 깨지라고 있다는 주장에도 꽤나 수긍하는 편임에도

굳이 법칙을 만들어 사는 꼬장꼬장한 인간이 여기에 있다.

나는 언제나 괜찮은 것은 종잇장 차이라고 생각한다.

조금의 차이가 전부이다. 맛있는 음식이나 아름다운 물건이나 

모두 조금의 차이가 만들어낸다.

처음부터 좋은 것을 쓰고 사소한 것에도 타협하지 않았다면

무조건 아름다운 음식이 된다.

그것이 내겐 가장 화려하고 사치스러운 요리이다.

p.78

  작가의 요리 철칙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꼭 요리가 아니라도 '괜찮은 것이 종잇장 차이'라는 말에 공감했습니다. 디테일이라고 하죠. 의외로 사소한 것에서 큰 차이가 벌어지더라구요.

어딘가 아름다운 장소에서 술을 마시고 있다면 그 이상 무슨 안주가 필요하겠는가.

최고의 안주는 배경이다.

아름다운 정원, 숲, 산, 바다, 도시의 화려하고 빛나는 조명들, 빌딩숲,

강과 다리가 보이는 어딘가 또는 이국적인 여행지에서 술을 마시고 있다.

"이 한 잔의 술을 마시려고 이렇게 멀리 떠나왔던 것이냐!"를 외치며 감격에 젖기도 한다.

그리고 함께 하는 이다, 친구나 지인과 같은 마음, 

적어도 비슷한 마음으로 함게하는 술자리가 가장 즐겁다.

p.116

  작가처럼 요리는 못해도, 술 좀 하는 사람들(절대 주량 문제가 아니라 술 자리를 즐길 수 있는 사람들)은 모두 공감하는 부분 아닐까요. 문득 지난 술자리가 생각나기도 하고~

세상이 많이 달라져서 어떤 날은 줌으로 여러 친구들과 만나 각자 준비한 술을 마시며 수다꽃을 피우기도 한다.

각자 화면을 통해서 만나는 것임에도 그야말로 사운드가 겹쳐 어지간히 왁자한 느낌을 준다.

그렇게 보면 이건 혼술은 분명 아니다.

반명 어떤 자리에 나갔는데 상대는 술을 마시지 않고 나홀로

술을 마신다면 이건 혼술인가? 아닌가? 헷갈린다.

p.128

이 부분에선 클럽 주책의 정체성^^을 고민하게 되더라구요. 나이가 들면서 건강문제를 생각하게 되고 여러 사정으로 친구들과 술자리 만들기도 힘들었는데 책을 읽다보니 술과 함께 자꾸 함께 할 사람들이 그리워지는 건 왜일까요?

이제 건강 생각해서 금주하고 절주해야하는 나이임을 실감하지만

그래서 단 한 잔을 마시더라도 더 화려하게! 좋은 이들과 기꺼이 시간을 내서 함께 마시고픈 마음!

그리고 좋아하는 이들을 불러 내가 만든 화려안 안주들을 차려내고픈 마음.


안주는 화려하게를 읽다가 발견한 새로운 조합의 안주는 김치볶음밥과 화이트와인!

화이트 와인은 해산물이랑 먹는거 아냐? 하는 했는데 꼭 한 번 함께 먹어봐야곘다 체크체크 해두고요.

조미김과 흰쌀밥(툭하면 등장하는 우리집 주식)에 브리치즈를 함께 하는 조합이라니!

장봐온다는 남편에게 당장 브리치즈를 부탁해봅니다.

요리를 할 때 언제나 즐겁게 하기는 어렵겠지만.

요리가 즐겁지 않다면 괴로운 일이다.

외부로부터 즐거운 일이 오길 기다리는 게 아니라

기꺼이 자리를 털고 일어나 적극적으로 만들어 나가자고 생각하는 편이다.

그래! 요리를 하고 누군가와 함께 맛나게 먹는 일은 즐거운 일이다.

즐거운 분위기를 올려줄 알코올도 함께라면 더 좋겠지.

물론 매일 그렇게 살 수는 없다.

다 귀찮고 지치는 날도 있다.

철퍼덕하고 누워서 가로 생활을 하는 것도 필요하다.

늘 긍정적이고 활기찬 상태로 사는 건 불가능하니까.

그렇게 철퍼덕 누워있다가도 또 벌떡 일어나 에너지를 파보자.

파다보면 또 뭔가 나온다. 그렇게 오르락내리락하며 사는 거지, 뭐!

p.169

책을 읽다 나도 모르게 냉장고 속에서 이것저것 꺼내 안주상을 만들고

그래~ 아 좋다. 오늘하루도 잘 보냈네. 스스로 위안삼다보니 


작가가 처음 한 말이 떠오르네요.

지나친 음주는 해롭고요, 지나친 안주는...살쪄요.


아무래도 술을 끊을 수는 없으니 운동을 좀 해야겠습니다. 그리고 화려하게 한 잔 해야겠어요.



*이 책은 제이포럼 서평단으로 참여하여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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