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모두 학교로 돌아왔다. 아직은 여름인 지금, 개학을 맞은 아이들과 함께 읽고 싶은 동화, <우리는 매일 안녕 안녕>을 만났다. 이 책을 덮었을 때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친구들 앞에만 서면 목소리가 작아지고 누군가 먼저 물어봐주길, 다가와주길 기다리는 친구들에게 숨결같은 동화'라고 할까. 그리고 개학식에 특히 우리가 함께 할 모든 날들에 '다정함'이 깃들긴 바라며 읽어주고 싶은 동화이다.
책 속 주인공인 린아는 반짝 머물렀다 금세 사라지고 마는 순간들을 기억하기 위해 작은 수첩을 들고 다니는 아이다. 주변의 작은 존재들에게도 기꺼이 눈길과 손길을 내 줄 수 있는 아이. 하지만 이런 사랑스러운 순간을 같이 나눌 친구가 없는 아이이기도 하다.
반 친구들 앞에서면 마음이 쪼그라들어서 남들은 쉬이 하는 "안녕"이라는 말이조차 먼저 꺼내기 어려우니까. 발표를 할 때면 친구들의 시선에 따끔따끔 겁나는 아이니까.
그런 린아였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어느날 우연히 민꽃게를 발견하고 작은 말소리까지 듣게 된 것이. 그리고 망설이지 않고 민꽃게를 다시 돌려보내기로 하면서 자기와 닮은 모습에 '둥근 조약돌'을 건넨다. 린아가 불안할 때면 마음을 달래주던 주머니 속 둥근 조약돌이 친구들에게 놀림받았던 기억으로 '학교공포증'까지 생긴 민꽃게에게 숨을 장소가 되어 줄거란 걸 안것이다. 그리고 바다의 숨길로 흘러들어온 민꽃게를 다시 돌려보내기 위해 길을 나서는데~
이 동화를 읽으면서 유난히 사랑스러운 표현이 많았는데 '숨길'이라는 단어는 이야기의 주제와도 통하면서 기억하고픈 단어라 이곳에도 적어본다. 민꽃게의 숨길을 찾아주는 과정이 린아의 '숨길'을 찾는 과정이기도 했으니까.
인생에서 우연히 가는 곳이 같은 친구를 만날 확률은 얼마나 될까. 린아는 운좋게도~ 민꽃게와 함께 하는 길에서 교통사고로 휠체어를 타고 나디는 윤하와 휠체어를 밀던 동생 나율을 만난다.
그리고 평소 홀로만 즐기던 수첩 속 이야기를 꺼낼 기회가 생기는데~
달디달고 달디단 단어, 친구
입안에서 몇 번을 굴려 봐도 질리지 않는 단어가 린아의 수첩 속에도 린아가 쓰는 시 속에서도, 앞으로의 삶에서도 가득할 기회가 생긴 것이다.
망가진 환경과 자연에 대한 이야기가 등장하기도하지만 그보다는 친구, 관계, 관심과 이해, 숨길같이 마음을 여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라도 하는 편이 좋을 듯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