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동문선 고전을 만나는 기쁨 1
심후섭 엮음, 권문희 그림 / 처음주니어 / 2009년 2월
평점 :
절판



조금 옛스런 글들이 가지런히 담겨 있는 책. 그래선지 그 이야기를 들여다보는 우리 아이는 자못 곤혹스럽다. 초등 4학년에겐 어려운 듯 싶어선지, 선인들의 문귀가 낯설어선진 잘 모르겠다.

 

동문선, 어렴풋이 들어보았던 말. 무슨 문집이었던거 같은데.. 하며 가물가물 기억 속을 간질이던 이 책을 만나니 어른인 나도 새삼 낯설기는 우리 아이와 매한가지였음이 솔직함이다. 우리나라 삼국시대 후반부터 조선 시대 중반까지 학자와 선비들의 글 가운데에서 가장 훌륭한 것만 가려 뽑아 역은 문집이라는데, 이규보, 정도전, 변계량처럼 들어본 듯한 이름도 있고 이색, 최항처럼 내 무지를 부끄럽게 해준 문인의 글도 담겨 있었다.

 

한결 같이 생활이 담겨 있는데 그 생활이 정적인 듯하면서 깊이가 느껴짐이 사실이다. 옆에서 지나가던 선비 한 분이 문득 내 발걸음을 멈추게 하듯 고즈넉하게 시조 한자락을 읖는 모습을 보게 된 기분이랄까. 그래선지 이 글을 읽다보면 가벼운 지식으로 말장난이나 일삼던 내 일상에 깨달음의 단초를 주었다고 할까.

 

그렇게 아이들에게 선인들의 의젓함과 선비의 마음과 지혜를 만나게 해주기에 충분한 책이 바로 ‘어린이를 위한 동문선’이 아닌가 싶다. 물론 아이들의 시선을 잡기 전에 어른이 충분히 읽어보기를 먼저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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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을 물리치는 기사가 되는 법 작은거인 14
오카다 준 지음, 김난주 옮김 / 국민서관 / 2007년 12월
평점 :
절판



아이에게 용은 꿈의 동물이며 신비함의 상징이다. 

하지만 [용을 물리치는 기사가 되는 법]에 나오는 용은 신화적 동물이 아니다.

그대신 많은 은유적 뜻을 담고 있다.

 

어려서 무척 친했던 친구인 야스오와 유키. 그 둘이 서먹하게 되고 서로를 외면하는 관계가 된 과정이 나오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리고 그 둘이 우연히 학교에 가고 교실에서 용을 물리친다는 기사를 만나면서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기지개를 편다.

 

사는 곳도 다양하고 그 모습도 각양각색이지. 그리고 성격도 천차만별이란다...... 

어떤 용이든 사악하다는 점은 다 똑같지.

단순하고 파괴적인 용, 교활한 용, 언뜻 보면 아름다운데 실은 냉혹한 용도 있지......  

온갖 장소에 온갖 모습을 한 용이 숨어서 똬리를 틀고 있어.  

 

                                                                          ------- 본문 35~36페이지

            

그 중 용을 물리치는 기사  제럴드가 용의 성격이나 종류를 설명하는 듯 보이는 이 글. 언뜻 읽으면 그냥 그런 이야기려니 하고 흘려버리기 쉬운 글귀지만 어쩜 이 책의 주제를 모두 담고 있는 용의 모습이다. 그리고 우리의 주인공들이 힘을 합쳐 물리쳐야 할 용의 모습이기도 하다.

 

처음에 야스오와 유키도 이런 용 속에 숨은 진실을 몰랐다. 그래서 단순히 보이는 용을 찾고 그 용을 물리치는 기사가 되는 법이나 어떻게 용을 물리치는 기사가 되어 제럴드가 많은 용들을 물리쳤는지 등 무용담에만 관심을 기울였다. 물론 야스오는 제럴드를 연극을 위해 학교에 온 연극배우로 알았고 말이다. 하지만 이들이 함께 교실을 지키고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진짜 용이 나타난다. 믿지 못했던 야스오와 유키도 제럴드가 용과 싸우는 동안 위기에 처하자 서로 힘을 합하여 용을 물리친다. 신기하게도 용을 물리치자 용도 사라지고 싸우는 동안 엉망이 되었던 교실도 처음처럼 잘 정리가 되어 있다.

 

다만 용이 사라지자 어렸을 때의 다정함을 잃고 서로에게 무관심했던 야스오와 유키가 다시 서로에게 친근감을 되찾게 되었다는 것만 보이지 않게 달라진 모습이다. 물론 학교에서 불량스러웠던 유키의 생활도 안정감 있고 적극적인 생활로 바뀌었고 꿈이 없다던 유키가 [용을 물리치는 기사]가 되겠다는 꿈을 갖게 되었다.

 

아마도 이 부분에서 작가는 여기서 용은 우리 맘 속에 있는 미움이나 냉정함이나 서로에 대한 불신이나 무관심이란 것을 주인공들이 깨닫게 되면서 동시에 독자에게도 용의 의미를 살짝 알려준 듯 싶다. 그리고 다시는 그런 외로움을 주는 용이 나타나지 않게, 아이 스스로 그런 용을 물리치는 기사가 되기를 바라지 않았나 싶다.

재미있는 동화 속에 아주 심오한 뜻이 숨겨져 있어 이 책을 읽고 우리 아이도 스스로 용을 물리치는 기사가 되길 하는 바람이 하나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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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트램프 제1권 - 비밀지하요새
천하패창 지음, 곰비임비 옮김 / 엠빈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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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1권을 읽고 휴~ 하며 한숨을 돌렸는데 이내 2권에 대한 궁금증으로 다시

책 속으로 재촉하듯 빨려들었다.

 

2권은 1권보다 더 스릴 넘치는 것이 아이쿠, 어떡해, 꺄~ 하는 탄성이 나도 몰래

나오는 등 할아버지보다 더 험하고 신비하고 가슴 졸이는 모험들이 펼쳐졌다.

주인공 호일팔을 앞세워 그의 친구 뚱보와 노련한 길잡이 자영이 함께 모험으로

안내하는데 이들과 함께 한 시간 내내 긴장감을 늦출 수 없었다.

마을에 도로도 내고 돈도 벌기 위해 이들 셋이 큰곰도 잡는다는 늑대개 3마리와

사냥개 들을 데리고 찾은 야인골의 무덤. 이야기는 이들이 무덤으로 들어가면서

절정으로 치닫는다.

 

규칙을 지키지 않는 뚱보 덕(?)에 붉은 털 대종자 - 강시 - 를 깨우는데 이들과 붉은털

대종자의 숨막히는 싸움과 겨우 붉은털 대종자를 피했다 싶을 때 나타난 흡혈 박쥐와의

싸움, 그리고 보이지 않은 소년소녀 귀신, 마지막 사람마저 잡아먹는 거대늘보와의 한판승.

이들의 얽히고 얽히는 이야기들은 손바닥에 땀이나고 등이 오싹하게 하는 등

어떻게 시간이 가고 책장이 넘어가는지 모를 정도로 몰입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휴~ 또한번의 모험이 끝나자 가슴을 쓸어내리는 안도의 한숨으로 2권을 덮었다.

 

물론 3권으로 이어질 주인공의 또다른 모험이 궁금해지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이 두 권의 책을 이어 읽으면서 나는 조마조마한 맘과 스릴 그리고 가난한 중국인들의

가난한 일반 서민들의 치열한 삶도 잠깐 엿볼 수 있었다.

최고의 권력을 가졌던 왕과 귀족들이 무덤을 파서 도굴하는 일이

살기 위한 방법으로 자리잡았다는 것과 책에서 잠깐 나온

주인과 함께 순장된 꼬마 시체. 이들 시체가 썪지 말라고 살아야 수은이

온몸으로 골고루 퍼질 수 있기 때문에 살아서부터 아이에게 수은을 먹였던 화가 날 정도의 잔인성.  

슬프지만 강시 이야기만큼이나 이 어이없는 일들이 중국스럽다는 느낌으로 다가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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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트램프 제1권 - 비밀지하요새
천하패창 지음, 곰비임비 옮김 / 엠빈 / 2007년 12월
평점 :
절판


손에 딱 들어오는 크기의 미니북, 고스트램프는 가방에 넣고 다녀도

부담이 없어 좋았다. 그런데 가방에 넣을 필요도 없이 이 책, 한번 손에

들면 단숨에 읽어버리고 마는 마력을 지녔다.

 

처음  시작부터 심상치않다. 지은이의 할아버지 호국화가 겪은 이야기로

시작하는데 종이인형에 붙은 귀신이 아편에 취해 있는 호국화에게

돈이 필요하다면 찾아오라고 하면서 이야기의 흥을 돋운다.

그리고 결국 아편을 하기 위해 돈이 필요한 호국화가 귀신이 말한 무덤에 가고,

그 곳에서 강시를 만나 간과 심장을 빼앗기고, 다시 이런 호국화를 도와주는 손 선생이

등장하고, 손선생의 검은 당나귀 말발굽 액막이로 호국화는 강시로부터 벗어나고,

호국화를 도와주는 과정에서 손선생은 죽고, 다시 호국화는 새 사람이 되고.......

여느 강시 나오는 중국 이야기처럼 계속 이어지는 사건과 그 새로움은

다음장으로 다음장으로 책을 넘기게 만든다.


이처럼 주인공 할아버지의 강시와 무덤과 도굴과 같은 이야기로 관심을 끌며

이야기를 전개시킨 고스트램프는 이어서 그의 손자인 주인공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역시 손자도 산 속의 고분에서 귀신을 만나고, 군대에서 얼지 않는 샘을

찾아 나서다 무서운 불꽃 무당벌레를 만나고, 패왕 도룡뇽과 혈투를 벌이는 등

상상을 뛰어넘는 긴장감의 연속인 이야기 속에 읽는 내내 가슴이 뛰고 손에 땀이 나며

가끔은 악~! 하는 비명마저 지르게 되는 것이 재미 만점이었다.

 
고스트램프는 정말 중국스럽고, 정말 스릴넘치고, 정말 재미있고, 정말 2권이 기대되는

그런 책이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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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달팽이 과학동화 - 전50권 - 07년 4월 증간, 개정최신판 달팽이 과학동화 1
보리 편집부 엮음 /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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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가 천천히 움직이듯 달팽이 과학 동화도 그렇네요.

서두르지 않고 편안한 이야기 속에 과학을 담고 있어요. 아이는 이야기를 읽고 있지만

머릿 속에는 어느 새 과학이 가득하네요.

하나의 테마를 여러 권에 나눠 담았는데 우선 바다를 소재로 한 책 두 권이

제게 왔네요. [더깊이 가보자]와 [바다 동물의 자기 보호].

두 권 모두 아이가 좋아하는 도깨비가 주인공이라 맘에 들어요.

나머지 한 권은 식물 중 보리에 대한 [아하 보리였구나]예요

 

[더깊이 가보자]는 바다 구경하는 도깨비가 바닷속으로 점점 들어가면서

만나게 되는 물고기 등 바다에 사는 생물들의 모습을 다양하게 보여줘요.

얕은 바다에서 사는 날치, 해파리는 물론 깊은 바다에 사는 아귀, 눈먼 물고기까지.

사는 곳에 따라 달라지는 물고기의 모습이 눈에 띄네요. 그리고 책 뒤에 정성껏

정리해 놓은 우리나라 바다에 사는 물고기 사진은 아이 입이 쫘~악 ~ 벌어질 만큼 좋아했어요.

 

[재주 많은 물고기]는 아기도깨비 초롱이가 마을 밖으로 바깥 구경을 가면서

신나는 이야기가 시작되어요.

마치 인어공주이야기를 패러디한 듯 싶은 인어 형상의 도깨비 초롱이가 우선 아이 맘에

 쏙 들었어요.

그리고 색깔 변하는 가자미의 특징, 오징어 먹물, 전기 가오리 등이 등장하면서

저마다 적을 피하는 자기만의 노하우(?)를 보여주네요. 이야기만 읽었는데 아이는 어느새

물 속 동물들의 보호 본능을 깨달은 듯 싶어 함께 읽었던 엄마 맘이 흐뭇했어요.

 

[아하 보리였구나]는 그러잖아도 올 봄 무렵 너무 예쁜 초록빛 보리를 본 기억이 있어

반가웠어요.

보리가 무당벌레 알과 비슷하게 생겼나봐요. 무당벌레와 어우러져 보리에 대해 이야기하네요.

그리고 무당벌레 엄마의 모성애로 싹을 틔우며 자라는 보리의 모습.

이야기도 따뜻하고 보리의 모습도

자세히 볼 수 있어 맘에 드네요. 마지막에 세밀화로 보리의 일생을 정리해준 세심함도

읽는 우리 아이에게 더 없이 도움이 되어 고맙구요.

 

세 권을 읽고 느낀 것은   재밌는 이야기와 살아있는 과학이 잘 어우러져 있는

달팽이과학동화야말로

엄마들이 기다렸던 바로 그 과학이야기책이란 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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