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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동문선 ㅣ 고전을 만나는 기쁨 1
심후섭 엮음, 권문희 그림 / 처음주니어 / 2009년 2월
평점 :
절판
조금 옛스런 글들이 가지런히 담겨 있는 책. 그래선지 그 이야기를 들여다보는 우리 아이는 자못 곤혹스럽다. 초등 4학년에겐 어려운 듯 싶어선지, 선인들의 문귀가 낯설어선진 잘 모르겠다.
동문선, 어렴풋이 들어보았던 말. 무슨 문집이었던거 같은데.. 하며 가물가물 기억 속을 간질이던 이 책을 만나니 어른인 나도 새삼 낯설기는 우리 아이와 매한가지였음이 솔직함이다. 우리나라 삼국시대 후반부터 조선 시대 중반까지 학자와 선비들의 글 가운데에서 가장 훌륭한 것만 가려 뽑아 역은 문집이라는데, 이규보, 정도전, 변계량처럼 들어본 듯한 이름도 있고 이색, 최항처럼 내 무지를 부끄럽게 해준 문인의 글도 담겨 있었다.
한결 같이 생활이 담겨 있는데 그 생활이 정적인 듯하면서 깊이가 느껴짐이 사실이다. 옆에서 지나가던 선비 한 분이 문득 내 발걸음을 멈추게 하듯 고즈넉하게 시조 한자락을 읖는 모습을 보게 된 기분이랄까. 그래선지 이 글을 읽다보면 가벼운 지식으로 말장난이나 일삼던 내 일상에 깨달음의 단초를 주었다고 할까.
그렇게 아이들에게 선인들의 의젓함과 선비의 마음과 지혜를 만나게 해주기에 충분한 책이 바로 ‘어린이를 위한 동문선’이 아닌가 싶다. 물론 아이들의 시선을 잡기 전에 어른이 충분히 읽어보기를 먼저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