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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사랑은 끝나지 않았다 - 박범신 논산일기
박범신 지음 / 은행나무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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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범신. 최근 들어 이 작가만큼 핫 한 작가가 있을까 싶다. 원래도 그는 활발한 작품을 써내왔고 소외된 이웃에 대해 끊임없이 관심을 가지고 있어 계속된 관심을 받아왔지만, 그 어떤 때 보다 최근 폭발적이고 다양한 연령층으로부터 주목받고 있는 작가 중 한명이 아닐까 한다. 그러한 그가 <나의 사랑은 끝나지 않았다>는 감성에세이를 이번에 선보이게 되었다. 고향 논산으로 내려가 SNS에 틈틈이 기록해둔 일기를 모아 사진과 함께 편집해 만든 이번 작품은 2011년 6월부터 2012년 2월까지 그가 어떻게 지내왔는지 알 수 있다.(하루의 3월도 들어있다.)

 

 다른 이들은 어떨지 몰라도 사실 나는 이 책을 처음 알게 되었을 때 박범신에 대해 주목한 것도 아니고 박범신의 에세이라는 점에 주목한 것도 아니다. 내가 주목했던 것은 논산이었다. 내게 있어 논산은 지리적으로 가까울 수도 있고 멀 수도 있었다. 어찌되었건 마음만 먹으면 금방 도달하지만 마음을 먹지 않으면 멀기만 한 논산을 가본 적이 없었다. 뭐 이래저래 논산에 대해 듣기는 해보았어도 직접 가본적은 없으니 그 곳에 대해 기대하는 바도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이 책에 반하게 된 것에는 바로 논산을 담은 사진들이었다.

 

 노 작가인 박범신이 휴대폰으로 찍은 사진들이 책을 가득 매우고 있는 <나의 사랑은 끝나지 않았다>는 박범신이 지난날의 자신을 돌아보는 곳이기도 하고 사랑을 열렬히 고백하는 책이기도 하지만, 논산이 삭막하다는 편견을 깨고 이렇게 아름다울 수도 있다는 것을 알려주기도 했다.

 

 사실 책을 읽다보면서 그도 꼭 그런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논산에서 소박하고 조용하게 지낸 박범신도 있지만 서울을 오가며 갈팡질팡한 박범신도 있다. 또 장난스러운 소년 같은 박범신도 있고, 그 나이에 맞는 노년의 박범신도 깃들어 있다. 그러니까 말 그대로 박범신의 일상을 이야기 하는 일기와 일상속의 사진들이 가득한 책이었다. 어쩐지 활자들과 사진을 보고 있노라면 화려체를 좋아하는 박범신 작가의 글이 맞는데, 휴대폰에 저장된 사진들을 하나하나 꺼내어 자랑하고 설명하는 이웃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듣는 것도 같았다.

 

 대부분의 이들이 논산이라고 하면 논산훈련소를 생각할 거라고 어림짐작한다. 반면 나는 앞서 이야기 했듯이 논산에 대해 별다른  이미지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 논산훈련소도 내게 있어서는 논산을 대표하는 이미지가 아니었다. 그냥 회색빛이었다. 어떠한 색깔도 띄지 않는 회색 같은 곳. 그러나 박범신 작가는 논산을 써야 될 것이 많은 장소라고 이야기한다. 글을 읽다보면 굳이 말해주지 않더라도 느낄 수 있다. 은근히 묻어나있는 고향 논산에 대한 자부심들이.

 

 책을 계속 읽어나갈 수록 초반보다는 안정된 논산생활과 문학에 대한 이런저런 생각들, 지난날들, 그리고 다가올 날들에 대해 두런두런 늘어놓는다. 가볍기도 하고 무겁기도 한 이야기와 고민을 듣고 있노라면 그도 사람이라는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래서 <나의 사랑은 끝나지 않았다>는 박범신의 나날과 생각들을 기록한 글이지만 어쩐지 내 글 같기도 하다. 그 만큼 교감할 수 있는 부분들이 많아서 이 책을 읽는 내내 푸근해져왔고 신나기도 했다. 딱 하나의 이미지로 절대 표현 할 수 없는 이 책을 덮으며 ‘그래도 박범신 작가가 쓴 글이 맞구나’라는 생각을 한다.

 

 P.76

나는 요즘, 나를 끌고 어디로 가려고 길을 나선 것일까. 길 끝은 아스라하고 어둑해 여전히 분간할 수가 없다. 너무 성급히 떠나왔는지도 모른다. 고백건대, 우울은 날로 깊어지고 있다. 어린애가 되거나 백 살이 되면 좋으련만. 계속 나 자신에게 자비심을 발휘할 수는 없다. 삶에 대한 어떤, 인식의 깊고도 혁명적인 전환을 갈망한다. 너무도, 너무도, 그런데 내게 그런 축복이 부여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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