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두 세계를 사는 사람 같았어요. 한 눈으로는 나를 보고 다른 한 눈으론 내 몸 너머 다른 빛을 보는 것 같이, 어두운 방안인데도 부신듯이 눈을 가늘게 뜨고 나를 올려다봤어요. - P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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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은 눈꺼풀 속으로 별안간 그 벌판이 밀려 들어왔다 - P11

인생과 화해하지 않았지만 다시 살아야 했다 - P15

눈은 거의 언제나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 그 속력 때문일까, 아름다움 때문일까? 영원처럼 느린 속력으로 눈송이들이 허공에서 떨어질 때, 중요한 일과 중요하지 않은 일이 갑자기 뚜렷하게 구별된다. - P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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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에서 가장 위험하고 긴 항해가 끝나면, 두 번째 항해가 시작된다. 두 번째가 끝나면 세 번째가 시작되고, 그렇게 영원히 계속된다. 그렇게 끝없이 이어지는 것, 그것이 바로 견딜 수 없는 세상의 노고인 것이다. - P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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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전한 자기 자신을 찾는다는 건, 그게 누구든, 오랜 시간이 펄요할 것이다. 내가 나를 이루는 요소라고 믿는 것들이 정작 외부에서 온 것일 수도 있으니까. 나 역시 다르지 않았다. 내가 나를 이룬다고 믿는 많은 것들은 어쩌면 센터라는 특별한 시스템 속에서 형성된 것인지도 몰랐다. 낯선 사람과 친구가 되기까지 적잖은 시간이 걸리듯, 내가 나를 알고 친해지기까지, 그렇게 스스로를 이해하기까지는 제법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 P159

"사람의 마음과 마음 사이에도 분명 마찰이 있을 거예요."
너무 가까우면 부딪치는 가족처럼 말이다. - P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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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립 당시부터 NC 센터에 대한 찬반양론이 팽팽했다. 부모가아이를 버리는 행동을 정당화한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하지만 출생률을 높이지 않으면 국가의 존속마저 위태로워진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았고, 버려진 아이들을 돌보는 것은 국가의 의무라며 찬성의 목소리를 높이는 쪽도 늘었다. - P26

사람들은 꽤나 근본을 중시했다. 원산지를 따져가며 농수산물을 사 먹듯 인간도 누구에게서 생산되었는지에 지대한 관심을 보였다. 내가 누구에게서 비롯되었는지 모른다는 것이 그렇게 큰 문제일까? 나는 그냥 나다. 물론 나를 태어나게 한 생물학적 부모는 존재할 테지만, 내가 그들을 모른다고 해서, 그들에게서 키워지지 않았다 해서 불완전한 인간이라고 생각지 않았다. 나는 누구보다 나 자신을 잘 알고 있으니까. 내가 어떤 사람인지 스스로 정확히 알고 있다는 사실이, 나의 부모가 누구인지보다 훨씬 가치 있는 일 아닐까? - P44


"프리 포스터들은 마치 육아 서적을 열심히 읽은 후에 자, 이만하면 아기를 낳아도 되겠어, 생각하는 사람 같지 않나요?"
"......"
"세상 어떤 부모도 미리 완벽하게 준비할 수는 없잖아요."
"......."
"부모와 아이와의 관계, 그건 만들어 가는 거니까요." - P91

참 이상하다. 솔직한 건나쁜 것이 아닌데 누군가 솔직히 말해도 돼? 하고 물으면 긴장부터 한다. 사람들이 진정 원하는 건 솔직함이 아닐지도 모른다. 그럴싸하게 포장한 거짓인지도. - P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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