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치님이 얕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 네 말도 맞아. 하지만 평생 이기는 시합만 하는 선수는단 한 명도 없어. 누구나 질 때도 있는 거야. 어쩌면 어떻게 지느나가 이기는 것보다 더 중요해" 코치님은 가끔씩 나루가 이해할 수 없는 말들을 했다. 지난번에는 마음을 정리하라고 했고, 오늘은 지는 것이 이기는 것보다중요하다고 한다. 나루가 알기로 그런 시합은 없다. "잘 모르겠어요." "한 번쯤은 너 스스로 왜 수영을 하는지 천천히 생각해 보면 좋겠다." - P48
나루는 텅 빈 탈의실에서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바라봤다. 한쪽 어깨를 내려 팔을 길게 늘어뜨려 보았다. 예전에 갖고놀던 인형의 한쪽 팔이 빠졌을 때, 딱 이런 모습이었다. - P138
나루는 좋아하는 사람이 생긴다는 것은 혼자만의 비밀이 많아지는 것이라는 걸 깨달았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친구 두 사람에게 말할 수 없는 것이 점점 늘어나고 있었다. - P157
운동이라는 게 그랬다. 인내는 지긋지긋하게 쓰고 열매는 짜릿하게 달다. 나루는 그 달콤함에 취해서 아무리 쓴 인내도 참아야 한다고 생각해 왔다. 하지만 쓰디쓴 인내의 끝에 열매가 없다면? 그래도 운동을 계속해야 할까? - P175
자전거 바퀴에 바람을 과하게 채우면 작은 돌멩이에도 통통 튀어 쓸데없이 핸들을 꽉 잡아야 한다. 그렇다고 바람을 부족하게 채우면 바퀴가 땅바닥을 제대로 밀어 주지 못해 속도가 나지않는다. 그럴 때에는 작은 언덕조차 힘이 든다. 무엇이든지 ‘적당히‘가 중요하다. 하지만 그 적당히라는 것이 언제나 제일 어렵다. 얼마큼의 바람이 적당한 것인지 알려면 자기 손으로 직접 바람을 넣고 달려 보기를 여러 번 해 보는 수밖에 없다. 감각은 대체로 그렇게 몸에 익는다. - P178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하다고들 말한다. 하지만 나루는 아무리과정이 훌륭한들 결과가 형편없다면 그게 다 무슨 소용이냐고생각했다. 그런데 이제 나루도 알았다. 결과가 좋든 나쁘든, 나루손으로, 나루의 두 팔과 다리로 만들어야 했다. 그래야만 승리의기쁨도, 패배의 분함도 떳떳하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 - P226
"한 번쯤은 나도 제대로 해 봐야 할 것 같아요. 더 늦기 전에이대로는 아쉬워. 계속 생각이 나" - P34
대회에서 본 수영부 아이들은 달랐다. 분명히 그 순간 같은 장소에 함께 있었지만, 그들만의 보이지 않는 세상이있었다. 감싸고 있는 공기가 달랐고, 스타트대 위에서의 긴장감이 달랐고, 터치패드를 찍고 나서의 간절함도 달랐다. 태양이는그들이 있는 세상에 들어가 보고 싶었다. 그런데 그렇게 환하게빛나는 아이가 지금 태양이 앞에 있었다. - P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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