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우지 않는 기억술 - 정신과 의사가 알려주는
가바사와 시온 지음, 박성민 옮김 / 라의눈 / 2017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머리말과 맺음말에서 이 책이 '암기술'과는 거리가 멀며, 차라리 '기억 활용술'이라고 불러야 할 것이라고 나와 있는데, 딱 그렇다. 수험생의 학습에도 도움이 될 만한 내용들이 있기는 했지만, 오히려 이 책은 사회인/일반인들을 위한 일상에서의 기억력 증진을 다루고 있다.

 

요점은, 기억의 외재화이다. 어떤 정보를 접했다면 꼭 언어화해서 기록해두고, 언제든지 검색하여 꺼내쓸 수 있도록 해 두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 인풋만큼이나 아웃풋에 공을 들여야 한다. 기억은 이해-정리-기억-반복의 4단계를 통해 머리에 정착되는데, 저자는 1-3-7 아웃풋 전략이라고 해서 일주일 내에 3번 반복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반복시에는 말하거나, 쓰거나, 소리내어 읽는 등의 행위가 수반되어야 한다.

 

책, 영화 등의 체험 직후에 떠오르는 것들을 시간이 지나기 전에 모조리 써두라고 이야기하는데('마구 쓰기'), 사실 이 부분에 무척 동의한다. 예전에 열심히 뮤지컬이나 영화를 보던 때에, 보고 나오자마자 근처 카페에 앉아서 감상을 노트에 막 적어내려 갔는데, 요즘에도 다시 들춰보면 그 풍부한 기록 덕에 생생하게 기억이 나기 때문이다.

 

이 외우지 않는 기억술을 감정 조절에 사용하는 법을 설명하는 4장이 흥미로웠다. 1-3-7 아웃풋 전략으로 보자면, 좋은 경험은 자주 말하고 기록해서 머리에 남도록 하고(저자는 SNS을 활용하라고 한다) 나쁜 경험은 술자리 같은 데서 딱 한 번 토해내고 잊어버려서 더이상 강화하지 않는 것이다. 리뷰를 쓰다보니, 거꾸로 이렇게 생각하게 된다.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많은 것들은 결국 내가 떠올리지 않았기 (=아웃풋하지 않았기) 때문인가. 나는 사실 일상의 기억이 별로 없다(...) 이런 거 의지대로 되는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말이다.

 

쓰다보니 리뷰 너무 길어졌지만-ㅅ- 이 책 그렇게 막 학술적인 책은 아니다. 흔한 일본식 자기계발서다. 저자의 개인적인 경험과, 의사로서의 지식과, 조금은 엔터테인먼트적인 요소도 있고. 재미삼아 리프레시 용도로 읽어볼 만은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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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lmA 2017-02-06 1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나 공연 볼 때 어둠 속에서도 필기를 하죠. 너무 흘려 써서 알아보기 힘든 경우도 있지만; 이동진 씨처럼 A4 용지를 잘 접어 적은 뒤 다음으로 넘겨 또 적는 식도 괜찮은 방법이다 싶었어요.
귀찮더라도 다이어리 적는 거 게을리 하지 말아야겠다 이 생각도 반복해서 주입중^^

우마우마 2017-02-06 10:56   좋아요 0 | URL
맞아요! 그리고 다시 알아보기 어렵더라도 쓰는 행동을 추가하는 것만으로도 더 잘 기억할 수 있다고 어딘가에서 본 기억(!)이 납니다.

cyrus 2017-02-06 16: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영화 리뷰를 쓰고 싶어서 극장에서 영화 볼 때 스마트폰 메모를 항상 켜뒀습니다. 영화 중간에 인상 깊은 장면이 나오면 그 자리에 대충 메모합니다. 물론 화면 불빛이 최대한 밝게 나오지 않도록 최대한 희미하게 설정하고, 폰을 숨겨서 썼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우스운 일입니다. 그렇게 해봤자 머릿속에 남는 게 많지 않았어요. ㅎㅎㅎ

우마우마 2017-02-06 18:21   좋아요 0 | URL
저도요 ㅋ 학습 연구를 보면 결국 여러 번 리콜을 반복하는 것이 효과가 있는데, 영화나 책 리뷰를 다시 복습할(?)일이 얼마나 되나 싶기도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