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을 사려면 우선 버려라
지비키 이쿠코 지음, 권효정 옮김 / 유나 / 2016년 11월
평점 :
절판


이 책의 주요 타깃은 아마 삼십 대 이상의 여성일 것이다. 옷장 문을 열고 매일 무엇을 입어야 할까 고민하고 매번 옷을 사들이지만 항상 어딘가 아쉬운.

사실 비슷한 내용의 책들이 많고, 웹을 뒤져 보면 다 나와 있는 내용이지만(매일 capsule wardrobe 검색해서 구경하는 것이 일상이다) 이렇게 한 권의 책으로 반복학습하듯이 훑어 나가며 일종의 정리 효과를 볼 수 있었다.

마음에 남았던 말들을 몇 개 꼽자면

하나. 신발에 제일 많이 투자해라. 그렇지만 한 켤레 오십 만원씩 부을 용기가 아직 없다.

둘. 매일 다른 옷을 입어야 한다는 강박을 가지지 말 것.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다. 남자들이 일주일 내내 같은 양복을 입어도 아무도 뭐라하지 않을 텐데 그거랑 다르겠나 하는 것. 그런 점에서 마음에 드는 옷이라고 깔별로 갖출 필요도 없다. 입게 되지도 않는다고. 마치 최근 홈쇼핑에서 옷을 지르고 있는 나한테 하는 말 같군...

셋. 옷의 개수를 고정하고, 늘 지금 입는 옷만 가지고 있을 것. 언젠가 입을 거라고 미리 사는 일이 없도록 하고, 어딘가 어색해서 입지 않는데 언젠가 입을 것 같아서 계속 갖고 있는 일도 없도록 한다. 장롱 한 칸 정도에 들어갈 정도만 가지고 있되, 주기적으로 교체해 가며 입는다. 결국 항상 좋아하는 옷, 자주 입는 옷만이 옷장에 남고, 그게 곧 나의 고유한 스타일이 된다.

넷째. 비싼지 싼지는 입는 횟수로 판단하기. 이 부분은 과연 그렇구나, 싶었다. 예전에 어떤 물건이 살 만한 가치가 있는가를 결정할 때, 자기 시급의 몇 배인지 계산해봐서 사라는 말을 들었는데, 이 경우에도 비슷하다.

백만 원 짜리 코트를 사서, 그 계절에 오십 번쯤 입는다면 이건 이만 원짜리 옷이되고, 삼십만원 짜리 원피스를 사서 세 번 입는다면 십만 원짜리 옷이 되니, 원피스가 오히려 더 비싸다고 볼 수 있다고. (p. 110)

내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하듯이, 나에게 어울리는 스타일도 조금씩은 변할 것이다. 그러므로 그에 맞는 옷을 새로 사는 데에 그리 죄책감을 가지지 말라는 말처럼도 읽혔다. 그렇다면 어떻게 가치 있게 옷을 고를 것인가? 이 책이 괜찮은 참고가 될 것 같다.

덧. 정말 일러스트가 하나도 없는 패션 책이라니!
덧덧. 사실 일부 어조가 거슬리기도 했다. 여자로서, 예뻐 보이게, 결점을 보완하고, 나이드는 것을 겁내지 말되 그 상실의 속도를 늦추자 같은 말들. 물론 꾸미고도 안 꾸민 것만 못한 모양새를 낼 필요야 없지만... 괜히 예민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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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11-29 1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자의 말에 동의하기 힘드네요. 예전에 같은 옷을 번갈아 입고 다녔는데도 매번 비슷한 옷만 입고 다닌다는 소리를 들은 적이 있어요. ^^;;

우마우마 2016-11-29 14:32   좋아요 0 | URL
ㅎㅎ 아무래도 그렇죠? 동어 반복 같지만, 비슷한 옷만 입는 걸 두려워하지 말라! 의 정신이 책 전체에서 느껴졌어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