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링조어의 마지막 여름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30
헤르만 헤세 지음, 황승환 옮김 / 민음사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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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이 너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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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 - 폴로어 25만 명의 신종 대여 서비스!
렌털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 지음, 김수현 옮김 / 미메시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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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한 내용과 다르지만 뭔가 새로운 시야를 터주는 책이었다.

생각해 보면 프리랜서 일이나 취미로 썼던 블로그 나, 내가 하는 일이 타성에 빠지고 단순화되기 쉽다는 게 문제였는데, 그 점을 회피하기 위해 그때마다 새로 운 자극이나 변화를 능동적으로 추구하기가 어려웠다. 아니, 나에게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래서 남의 힘을 빌려 수동적으로 자극과 변화를 누릴 수 있는 지 금 상황이 매우 편안하다. - P25

하지만 없어도 좋지만 거기에 누군가 한 명 있는 것 만으로 의뢰인의 마음에 변화가 일어난다는 건 분명 한 것 같다. 그렇게 생각해 보면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은 〈촉매> 같은 구실을 하는 게 아닐까. - P31

이른바 〈동기 모임〉에 반강제적으로 참가해야 하거나. 그저 단순히 같은 해에 입사한 것뿐 인데 평범한 동료와는 다른 관계성이 강요되는 데에 적응할 수 없었다. - P182

인류의 삶 전부를 생계 수단으로 봐야만 직성이 풀리 는 사람에게는 <저는 글 쓰는 일을 하고 있는데 지금 은 취재에 집중하고 있는 단계라고 할 수 있죠. 경비 부담 없이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괜찮은 취 재 방식이죠?>라고 설명한다. - P1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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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실 - 2024 노벨문학상 수상 강연문 수록,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문지 에크리
한강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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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살에 그 사진첩을 본 이후 품게 된 나의 의문들은 이런 것이었다. 인간은 어떻게 이토록 폭력적인가? 동시 에 인간은 어떻게 그토록 압도적인 폭력의 반대편에 설 수 있는가? 우리가 인간이라는 종에 속한다는 사실은 대 체 무엇을 의미하는가? 인간의 참혹과 존엄 사이에서, 두 벼랑 사이를 잇는 불가능한 허공의 길을 건너려면 죽은 자들의 도움이 필요했다. 이 소설의 주인공인 어린 동호 가 어머니의 손을 힘껏 끌고 햇빛이 비치는 쪽으로 걸었 던 것처럼. - P20

그 고통의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는 인간성을 믿고자 하기에, 그 믿음이 흔들릴 때 자신이 파괴되는 것을 느끼 는 것일까? 우리는 인간을 사랑하고자 하기에, 그 사랑이 부서질 때 고통을 느끼는 것일까? 사랑에서 고통이 생겨 나고, 어떤 고통은 사랑의 증거인 것일까? - P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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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피플 존
정이현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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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부터 2025년까지니까, 상당히 오랜 기간 작가가 발표한 단편이 모여 있었다. 하나하나 개인의 내적인 갈등을 고민하게 하고 동시대의 사회 문제를 시사하고 있다. 독서모임에서 같이 고민하고 토론하고 싶은 책이었다.

<실패담 크루>
사적인 뒷담화로 내부 고발하다 낙인이 찍힌 주인공. 그리고 실패하지 않은 실패를 공유하며 유희를 즐기는 성공한 사람들 속에서 과거 자신의 내부 고발 실패를 공유하는 데 또 실패해 버린다. 실패는 각자의 계급마다 다르게 표상될 것이다.

<언니>
전문대 출신의 석사과정 조교가 대학원이라는 정글 속에서 처참히 짖밟히는 과정을 아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대학생들 마저 사담으로 주고 받던 언니의 어머니를 소환해 조리돌림을 하는데, 이 사회에서 다름을 만들어내고 약자를 더 납작하게 눌러버리는 사람들의 잔인한 본성을 보는게 내내 불편했다.

<선의 감정>
자기기만이 결국 자기혐오로 이어진다.
병원 이사회의 도덕적 선을 깊이 고민하지 않으려던 의사는 자신의 도덕적 책임을 깊이 고민해야하는 상황에 빠지지만 결국 자기기만을 택하고 안도해 버린다. 그러나 환자의 가족이 자신에게 감사하는 반전 상황이 닥치자 더 깊은 고민에 빠지게 된 듯하다.

<빛의 한 가운데>
끝까지 자기 자식을 옹호하는 다른 부모들과 다르게 안희는 자신의 아들을 의심하고 검열한다. 어쩌면 모든 부모들은 표면적으로 주장하는 바와 다르게 스스로 자신의 자식을 의심하고 자책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단 하나의 아이>
놀이 가정교사 한나는 하유가 자신처럼 인간관계에 대한 염증을 답습해가지 않도록 도와주고 싶었을지 모른다. 결국 다시 한나의 마음은 건조해졌지만.

<우리가 떠난 해변에>
세속적인 조건 없이 이루어진 사랑이 영속하길 희망하는 PD 선우를 보며, 설은 자신이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었을 때 만난 전 애인 주영을 계속 떠올린다. 설은 주영이 입원한 병원을 찾아가지만, 역시나 세속적인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면회도 거부된다. 어느 순간 나도 현실적인 타협안을 갖지 못하면 사랑은 변질되고 만다는 데 동의하고 있다. 사랑은 환상이고 삶은 현실이기 때문일까.

<가속 궤도>
소진은 자신의 학원 페이스북에 속내를 알 수 없는 음흉한 댓글이 달리자, 대학생 때 자신에게 스토킹, 데이트폭력 등을 일삼았던 정신 나간 남자친구의 소행이라는 의심이 든다. 아직도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한 소진은 전 남자친구의 학원을 찾아 똑같은 반격을 하지만, 댓글의 주인공은 학원의 아주 순진해 보이는 남학생이라는 것이 밝혀진다. 의심의 가속일까, 잊을 수 없는 트라우마가 관성도 아닌 가속으로 이어진다는 뜻일까.

<이모에 관하여>
뜻하지 않게 둘째를 임신하게 된 재연은 조선족 입주시터를 소개받는다. 하지만 재연은 시터의 나이도 출신도 모두 의심스럽고 혼란스럽다. 도움이 되지 않는 남편하고 불화를 조성해 자발적으로 입주시터가 나가도록 조장하는 데 성공하고 어렵게 둘째도 난산한다. ‘왜 자꾸‘ 일이 순탄하게 풀릴 것 같지 않은 불길함 혹은 짜증만 든다.

<사는 사람>
누군가에게 호의를 배푼다는 건 자존감이 높아지는 일이지만 그 호의가 정말 받는 사람에게 호의였는지 의심이 든다면 자존감을 높이는 일은 과감히 포기하는 게 낫겠다. 강남키즈의 엄살에 마음이 약해져 규정을 위반하고 편의를 봐줬더니 결국 강남키즈는 그 길로 유학을 가버리고 자신에게는 키즈가 남기고간 50만원이 남았다. 그리고 강남에 집을 구매하러 가는 척하는 일도.

기어이 어딘가에 서 핑계를 훔쳐오는 사람, 세상에는 그런 사람이 있었고 그것이 저의 아버지였습니다. - P10

나는 돈과 관련된 이슈에 민감하고 재빠르게 반응하는 것은 경박한 일이라고 교육받은 거의 마지막 세대였다. - P87

바람직한 방향이 아니라는 우려가 들었지만, 나는 그 생각을 깊이 발 전시키지는 않았다. - P89

질문의 형식이라고 해서 진짜 질문인 건 아니었다. 엄마의 질문은 어릴 때부터 늘 내 대답을 필요로 하지 않았다. - P91

초점 없이 박제된, 깨소 금 한 알 같은 동공. 그것을 똑바로 바라보지 못하는 마음을 자신은 그때껏 가져본 적 없으면서도. - P137

그 질문은 내가 아니라 허공을 향해 던져지고 있었다. 내가 아직 보지 못한 우재의 모습이 얼마나 많을지를 생각했다. 지 금 모르는 모습은 계속해서 모르고 살아가는 게 나을 것 같았다. 우재가 미처 모르는 내 모습을 그에게 굳이 보여주고 싶지 않듯이. 우리는 목적지 없이 쭉 걸었다. 마냥 직진하다 보니 어느새 서울숲으로 연결되는 횡단보도에 도착했다. - P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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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어떻게 지내요
시그리드 누네즈 지음, 정소영 옮김 / 엘리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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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엄사를 택한 친구, 탄생을 부정하고 자멸을 종용하는 전 애인.

인류의 멸망을 연구하면 외계인이 어느 날 이렇게 결론을 내릴지도 모릅니다. 그들은 자유를 감당할 수 없었다.
차라리 노예가 되고자 했다 - P11

부인의 힘. 그런 상황은 비일비재하게 벌어진다. 예컨대 고등학생 소녀가 학교 화장실에서 아이를 낳았는 데, 나중에 알고 보니 자신이 임신했다는 사실조차 몰랐다는 그런 일. 자신의 몸에서 수많은 변화가 일어났을 텐데-뭐가 됐든 다른 이유가 있다고 여겼고.
인간 정신이 지닌 자기기만의 무한한 능력. 전 애인은 확실히 그 점에서는 틀리지 않았다. - P27

할머니가 그보다 더 놀란 것이 딱 하나 더 있었는데, 그것은 내가 결혼을 한 번도 하지 않았고 자식도 없다는 사 실이었다. 그것이 무슨 비운이 아니라 내 선택이었음을 그는 절대 받아들이지 못했다. - P48

도대체 거울은 어떻게 보죠? 스스로에게 무슨 말을 할까요? - P51

누가 한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쩌면 헨리 제임스일 수도, 아닐 수도 있는데, 세상에는 두 종류의 인간이 있다 고 했다. 고통받는 사람을 보면서 내게도 저런 일이 일어날 수 있어, 생각하는 사람과 내게는 절대 저런 일이 일 어나지 않을 거야, 생각하는 사람. 첫 번째 유형의 사람들 덕분에 우리는 견디며 살고, 두 번째 유형의 사람들은 삶을 지옥으로 만든다. - P73

"모르겠어. 어쨌든 그 끔찍한 진실을 제시하는 당신의 방식은 좀 그래. 마치 즐기는 것도 같고, 어떤 음침한 만족 감을 얻는 것 같다고 할까. 다시 말해, 당신 말에서 인간 혐오가 스며 나온다는 거지." - P80

인간의 재생산이 윤리적으로 옳지 않다는 신념이 새로운 것이 아님을 우리는 안다. 사실 고대부터 있었다. 삶은 고행이고, 탄생함으로써 죽음이 생겨나고, 결정권이 전혀 없는 존재를 이 세상에 내놓는 일은 도덕적으로 정당 화될 수 없다는 것이 반출생주의 철학의 주장이다. 그 삶이 한 개인에게 커다란 즐거움을 줄 수 있다 한들 달라 질 것은 없다고 말한다. 아예 태어나지 않으면 삶의 즐거움을 놓칠 일도 없으니. 일단 태어나면 노화나 질병이 나 죽음의 고통 같은 수많은 육체적, 정서적 고통을 견디는 수밖에 달리 도리가 없다. 앞으로 고통이 대단히 감 소할 가능성이 있다 한들 그것이 현재 존재하는 고통을 정당화할 수 없다. 현대의 주요한 반출생주의자에 따르 면 어쨌든 더 행복한 미래란 환상일 뿐이다. 인간 본성이 주된 문제였고 지금도 그러하며, 앞으로도 그러할 것 이다. 모든 것이 달라질 수도 있다, 그건 맞는 말이다. 하지만 그러려면 인간 종이 아예 달라져야 한다. 인간이 란 배울 줄을 모른다. 같은 실수를 거듭거듭 저지른다. 용인할 수 없는 것을 용인하라고 요구하는 겁니다. 인간 과 다른 존재들이 지금 겪는 바를 굳이 겪으라고 하는 건 용인할 수 없는 일이죠. 그들 편에서 어떻게 해볼 수 있는 것도 거의 없고요.
본인은 자식이 있느냐는 질문에 반출생주의자는 대답하지 않았다. - P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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