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어떻게 지내요
시그리드 누네즈 지음, 정소영 옮김 / 엘리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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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엄사를 택한 친구, 탄생을 부정하고 자멸을 종용하는 전 애인.

인류의 멸망을 연구하면 외계인이 어느 날 이렇게 결론을 내릴지도 모릅니다. 그들은 자유를 감당할 수 없었다.
차라리 노예가 되고자 했다 - P11

부인의 힘. 그런 상황은 비일비재하게 벌어진다. 예컨대 고등학생 소녀가 학교 화장실에서 아이를 낳았는 데, 나중에 알고 보니 자신이 임신했다는 사실조차 몰랐다는 그런 일. 자신의 몸에서 수많은 변화가 일어났을 텐데-뭐가 됐든 다른 이유가 있다고 여겼고.
인간 정신이 지닌 자기기만의 무한한 능력. 전 애인은 확실히 그 점에서는 틀리지 않았다. - P27

할머니가 그보다 더 놀란 것이 딱 하나 더 있었는데, 그것은 내가 결혼을 한 번도 하지 않았고 자식도 없다는 사 실이었다. 그것이 무슨 비운이 아니라 내 선택이었음을 그는 절대 받아들이지 못했다. - P48

도대체 거울은 어떻게 보죠? 스스로에게 무슨 말을 할까요? - P51

누가 한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쩌면 헨리 제임스일 수도, 아닐 수도 있는데, 세상에는 두 종류의 인간이 있다 고 했다. 고통받는 사람을 보면서 내게도 저런 일이 일어날 수 있어, 생각하는 사람과 내게는 절대 저런 일이 일 어나지 않을 거야, 생각하는 사람. 첫 번째 유형의 사람들 덕분에 우리는 견디며 살고, 두 번째 유형의 사람들은 삶을 지옥으로 만든다. - P73

"모르겠어. 어쨌든 그 끔찍한 진실을 제시하는 당신의 방식은 좀 그래. 마치 즐기는 것도 같고, 어떤 음침한 만족 감을 얻는 것 같다고 할까. 다시 말해, 당신 말에서 인간 혐오가 스며 나온다는 거지." - P80

인간의 재생산이 윤리적으로 옳지 않다는 신념이 새로운 것이 아님을 우리는 안다. 사실 고대부터 있었다. 삶은 고행이고, 탄생함으로써 죽음이 생겨나고, 결정권이 전혀 없는 존재를 이 세상에 내놓는 일은 도덕적으로 정당 화될 수 없다는 것이 반출생주의 철학의 주장이다. 그 삶이 한 개인에게 커다란 즐거움을 줄 수 있다 한들 달라 질 것은 없다고 말한다. 아예 태어나지 않으면 삶의 즐거움을 놓칠 일도 없으니. 일단 태어나면 노화나 질병이 나 죽음의 고통 같은 수많은 육체적, 정서적 고통을 견디는 수밖에 달리 도리가 없다. 앞으로 고통이 대단히 감 소할 가능성이 있다 한들 그것이 현재 존재하는 고통을 정당화할 수 없다. 현대의 주요한 반출생주의자에 따르 면 어쨌든 더 행복한 미래란 환상일 뿐이다. 인간 본성이 주된 문제였고 지금도 그러하며, 앞으로도 그러할 것 이다. 모든 것이 달라질 수도 있다, 그건 맞는 말이다. 하지만 그러려면 인간 종이 아예 달라져야 한다. 인간이 란 배울 줄을 모른다. 같은 실수를 거듭거듭 저지른다. 용인할 수 없는 것을 용인하라고 요구하는 겁니다. 인간 과 다른 존재들이 지금 겪는 바를 굳이 겪으라고 하는 건 용인할 수 없는 일이죠. 그들 편에서 어떻게 해볼 수 있는 것도 거의 없고요.
본인은 자식이 있느냐는 질문에 반출생주의자는 대답하지 않았다. - P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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