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모국어는 차라리 침묵
목정원 지음 / 아침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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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력이 좋은 게 이런 글을 말하는 건가 싶다.
공연을 많이 좋아하진 않지만 내가 보지 않은 공연에 대해 생생하게 느끼게 해주는 묘사력도 좋았다.

신기하게도,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 이래, 비극이란 관객보다 고귀한 인물의 고통을, 희극이란 그보다 저급 한 인물의 고통을 다루는 것으로 규정된다. 모두 고통인 것은 매한가지이나 인물에 대한 나의 거리가 다른 것이 다. 고귀한 이의 고통에는 몰입하므로 슬퍼지고, 저급한 이의 고통에는 거리를 두므로 웃음이 난다. 그리고 이 원리가 나는 언제나 기이했다. 사람은 어째서 늘 당연한 듯 거룩함 쪽에 이입하는가. 윤리적 우위라는 허상에 마음을 기대는 일은 어쩌면 그리도 쉬운가.
이는 스스로의 저열을 인정치 않으려는 오만한 몸부림일 수도, 혹은 보다 나은 인간이 되기를 지향하는 선한 치우침일 수도 있다. 리델이라면 단호히 전자의 손을 들 것이다. 그녀에 따르면 인간은 제 추악을 감추기 위해
‘존엄의 보충물‘을 쌓으며 산다. 그 어떤 사람이라도, 가령 어린아이의 사진을 벽에 걸어두는 행위를 통해 모종 의 선함을 획득하는 것. 언젠가 일이 들어졌을 때 변명을 내뱉기 위해 선행을 베푸는 것. 다른 이들보다 스스로 를 우월하다고 느끼는 것. 남을 위해 일한다고 말하는 것. 동정의 전문가를 자처하는 것. 이런 것들을 리델은 혐 오한다. - P83

이때 많은 이들이 불쾌감을 느꼈다면, 그 불쾌감의 근원에 대해 질문해볼 필요가 있다. - P82

법이란 위선적인 인간들의 저열한 거짓됨을 만족시키기 위한 폭력의 도구다. - P81

죽은 사람들의 이름은 그들을 기억하는 산 사람들의 사랑 속에, 오직 사랑 속에 새겨져 있고 그리하여 그 사이 를 거니는 일이 내게 평화가 되었다 - P46

동시대인이라는 말의 가장 적합한 정의란 ‘함께 죽음을 지켜본 사람들‘이 아닌가 생각한 적이 있다. 우리는 시 대를 견디며, 시대를 견디지 못한 이들의 죽음을 지켜본 사람들. 그리하여 어떤 죽음들에 대한 기억을 설명 없 이 나누는 사람들. 함께 웃는 사람들이기보다, 함께 웃지 못하는 사람들. 무언가가 좀처럼 웃기지 않다고 생각 하는 사람들. - P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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