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율의 시선 창비청소년문학 125
김민서 지음 / 창비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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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나이에 기회주의에 도가 튼 청소년에서 아동학대(방임)로 이어지는 전개가 좀 개연성이 부족해 보이지만 재밌게 봤다.

강약약강. 강한 사람에게는 약하게, 약한 사람에게는 강하게. 그것이 내가 사는 방식이다. 사람들은 이런 삶의 방식이 비열하다고 비난한다. 정작 본인도 그렇게 살고 있으면서. 나는 그들보다는 솔직하다. 적어도 인정할 줄은 안다.
인간관계는 전략이라는 것이 나의 지론이다. 환한 미소로 속내를 숨기고 상대의 약점을 집요하게, 그리고 빠 르게 파고든다. 친밀감을 유도한 후 우위를 점하고 우리‘라는 허울 좋은 말을 붙여 편을 가르면 끝. 그런 점에 서 삶은 게임과 닮았다. - P8

강약약강. 강한 사람에게는 약하게, 약한 사람에게는 강하게. 그것이 내가 사는 방식이다. 사람들은 이런 삶의 방식이 비열하다고 비난한다. 정작 본인도 그렇게 살고 있으면서. 나는 그들보다는 솔직하다. 적어도 인정할 줄은 안다. - P8

전원이 꺼진 모니터에 내 얼굴이 비쳤다. 만면에 미소가 번져 있다. 사람들은 자기에게 호의적인 사람을 좋아 한다. 그 호의가, 지금 나의 미소가 꾸며 낸 것인지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호감은 그런 식으로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이다. - P10

곱씹다 보니 날이 밝아 왔다. 까맣던 하늘은 어느새 파랬다. 간밤의 일을 전부 보고 있었으면서, 아무것도 모 르는 척 천진난만하게 파랬다. - P18

이 대화에 진실은 없다. 온통 거짓말뿐이다. 하지만 나는 기 싸움을 하는 대신 아첨이나 더 하기로 했다. 그게 내가 이득을 취하는 방식이다. - P20

서진욱은 자랑처럼 수많은 용어들을, 내가 모르는 축구 선수와 경기 규칙을 나열했다. 하나도 관심 없었지만 아주 흥미진진한 척 이야기를 들었다. 곁다리로 칭찬을 끼워 넣는 것도 잊지 않았다. - P20

인간관계의 기본은 증명이야."
그 말이 맞다. 나도 친구들에게 내 유용성을 증명해야 했다. 그러지 않으면 무리에서 버려질 테니까. 우리 반 에도 그렇게 왕따가 된 애가 한두 명 있었다. - P20

나만 알고 다른 애들은 모르는 어려운 단어가 있다. 주지화(intellectualization)라는 단어다. 주지화는 방어 기제의 일종인데, 감정과 이성을 분리한 다음 감정을 이성으로 설명하여 해소하려는 행위라고 한다. 그리고 방어 기제는 두렵거나 불쾌한 상황에 처했을 때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하여 자동적으로 취하는 행위를 말한다. - P27

억지로 웃으며 맞이하는 사람보다 차라리 불친절한 사람이 편했다. 살가운 사람은 아무래도 의심하게 된다.
속에 무슨 꿍꿍이를 숨기고 있을지 뜯어보게 되는 것이다 - P41

인간관계를 유지한다는 건 피곤한 일이다. 그래도 어쩔 수 없지. ‘친구‘는 필요하니까. 학교라는 전쟁터에서 안전하게 졸업하기 위한 수단, 그게 친구라는 것이었다. 나는 천근만근 무거운 발을 옮겨 왔던 길을 되짚어갔 다. - P49

김지민은 울면서도 금세 일어섰다. 자신의 나약함을 마주 볼 수 있는 사람은 극복할 준비가 되어 있다. 나 같 은 거랑 다르게. - P73

사람은 각자 스스로 부여하는 이야기 속에 살아. 현실을 아름답다고 생각하는지 끔찍하다고 생각하는지, 어떤 이야기를 적용하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삶은 180도 달라지는 거지." - P86

극복한 자와 머물러 있는 자의 차이를 가르는 것은 결국 끊임없이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 즉 마음가짐이다.
마음가짐. 그것만큼 어려운 것은 없다. 나는 책을 덮었다. 그리고 다리를 내려다보았다. 내 다리를 묶고 있는 것이 쇠사슬인지 새끼줄인지 알 수 없었다. - P112

그 책에는 충격적인 사건을 경험했다고 모두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는 것은 아니라고 적혀 있었다. 모든 사람은 극심한 충격을 받으면 공통적으로 우울과 불안에 빠진다. 차이는 그다음에 발생한다. 누군가는 극복하 려고 시도하고, 누군가는 무기력을 학습한다. - P112

타인의 불행에서 눈을 돌리는 일은 쉽다. 무감각해지면 된다. 무기력을 학습하면 아주 편리하다. 더 이상 고통을 겪지 않아도 되니까. - P136

자식에게 부모는 세계야. 싫어도 애정을 갈구하게 되는 세계. - P137

아줌마의 마음은 텅 비어 있었다. 말 그대로 아무것도 없었다. 재판장도, 이도해도, 아줌마 자신조차도. 아줌 마에게는 감옥에 가는 것조차 별로 중요한 일이 아니었다. 그래서 항소도 하지 않은 것이었다. 아줌마는 완벽 하게 무감각한 사람이었다. 어쩌면 그게 내 미래였을지도 모른다. - P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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