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노벨문학상은 작가들의 개인적 감성에서 보편성을 찾는 글쓰기에 높은 점수를 주는 것 같다. 보다 내밀하고 수치스러울 수도 있는 은밀한 속내를 솔직하고 일반적인 감정으로 표현하는 데 성공한 작가들이 유능하다고 평가받는다. 이해는 안 가지만 이게 시대의 흐름이니…

지난여름 나는 크누덴과 다시 마주쳤다. 그는 음악교사가 되었고, 결혼했으며, 아이가 둘 있다. 그렇게 시작된 것이다. 내 삶에는 이룬 것이 별로 없고, 이제 나는 매일 저녁 이곳에 앉아 있다, 그리고 나는 두렵다, 불안이 엄습해 온다. 어째서 내가 이런 불안감에 시달리는지 모르겠다. 내가 글을 쓰는 것은 이 불안감 탓이다. - P33

나는 불안감을 느끼며 글을 쓴다. 나는 내 삶에 이룬 것이 별로 없다. 그리고 지난여름 나는 크누텐과 다시 마 주쳤다, 그는 음악교사가 되었다. 크누텐의 아내. 내겐 특기할 만한 것이 별로 없다, 나는 실업자고, 수입이 없 으며, 정말로 가진 것이 얼마 없다. - P34

나는 지난여름 크누텐과 마주쳤다. 그와 몇 번 마주친 후로 다시는 그를 보지 못했다. 나는 그의 아내를 몇 번 보았는데, 그녀는 길을 따라 걸어가고 있었고, 내 집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그렇지만 그녀가 날 본 듯하지는 않다. 나는 방 안쪽에 숨었다. 외출을 기피하는 이 괴벽은 토르셀과 내가 마을 축제에서 연주했던 밤 이후에 찾아왔다. 그날 저녁 이후로 나는 밖을 다니지 않는다. 크누텐은 옛 동창과 춤을 준다. 나는 그게 무엇인지 모 르겠다. 불안감이, 끔찍한 불안감이 날 엄습한다. 이게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불안감을 견딜 수가 없다.
오직 이 불안감으로 인해 나는 글을 쓴다. 나는 모르겠다. 지난여름 토르셀과 내가 마을 축제에서 연주하고 난 다음 날, 이른 아침에 나는 마당에 서 있었다. 크누텐에 대해서든, 그의 아내에 대해서든 딱히 별다른 생각은 하지 않고서 그냥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전날 밤에 대해서도 생각하지 않았다, 그런데 아래쪽 길가에 크누텐이 보였다, 그가 날 보았고 나는 손을 흔들었다, 그러나 그는 오직 가볍게 고개를 흔들 뿐이었다, 그리고 크누텐 은 그건 모두 다 옛일이야, 저 친구는 우릴 봤음이 틀림없어, 분명 모든 걸 알고 있을 거야, 그건 문제될 게 없 어, 그렇지만 그때, 그 여자아이, 이제 더는 원하지 않아, 그러니까 그냥, 할 수 없어, - P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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