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나에겐 상처받을 이유가 없다 - 자기밖에 모르는 사람들에게 휘둘리지 않고 나를 존중하는 삶의 시작
원은수 지음 / 토네이도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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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부류의 책들이 나를 불편하게 하는 건, 독자를 항상 피해자의 입장에서 놓고 타인의 잘못된 행동을 평가하게 만드는 서술 방식 때문이다. 사람들이 이런 책을 보면 자신이 당한 것에만 몰입하고, 결국 세상엔 나르시시스트에게 당한 사람들만 있지 정작 남을 해친 나르시시스트는 주변 어디에도 없는 존재가 된다.
또한 모든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은 어떤 나르시시스트에도 포함되지 않는다는 안도감을 들게 하며, 주변 인물들을 나르시시스트 유형에 끼워 넣어 비난하고, 스스로 그들보다 좀 더 나은사람이라는 우월감을 갖게 만든다.

선량한 차별주의자가 좋았던 건, 우리들을 가해자의 입장에 세워놓고 반성해보라는 의도가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반성해보자는 마음가짐으로 책을 보더라도 나 자신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기 때문에 놓치는 것들이 대부분이겠지만…

나르시시트를 유형별로 구분했는데, 모든 사람들은 자신이 어떤 나르시시스트에 속하는지 확인해 보면 좋을 것 같다. 나는 개인적으로 취약한 나르시시스트에 가까운데, 피상적인 인간관계도 적으며, 나보다 잘난 사람들을 돌려까는 데 도가 튼 것 같기 때문이다. 또 약점이 부끄럽지 않다고 스스로 드러내기도 잘하는 편인데, 이런 점은 취약점을 무기삼아 상대에게 죄책감과 동정심을 유발하여 붙잡아 두는 것을 잘하는 것과 연관되어 있다.
컨버그의 자기애 이론에 대한 소개는 좋았다. 한 객체 안에서 좋은 점과 나쁜 점이 모두 함께 공존할 수 있는 총체적인 존재라는 것을 성장하면서 확립해 나가면 건강한 자아를 만들 수 있다는 걸 알게된 점이 정말 유익했다. 이러한 성장 과정이 충족되지 않아 생기는 정체성의 혼란으로 생기는 병적인 자기애가 컨버그의 자기애 이론이라는 것인데, 성인이 되어서도 자기애성 인격장애를 가지게 된 이유는 우리가 다 미숙하기 때문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사실 완벽한 부모가 없듯이, 완전한 양육을 받고 자란 사람이 없기에 누구를 탓할 필요도 없이 우리는 미숙한 존재이다.

나르시시스트는 자신의 특성을 인지하고 변화를 위해 애쓰는 사람들이 아니다. 오히려 주변 사람들을 비난하고 깎아내리는 이들이다. - P13

외적으로는 풍요로워 보이지만 내적으로는 빈곤한 사람들이 허다하다. - P25

죄책감은 나 스스로 느끼는 불편한 감정으로, 자신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거나 신념에 반하 는 행위를 한 경우 경험하는 무가치함이다. 그래서 나의 잘못된 행동으로 인해 누군가 피해 를 보면, 잘못을 인지하고 책임을 느끼며 스스로 내 행동을 뉘우치게 만드는 감정이다.
반면에 수치심은 자신의 잘못된 행동을 다른 사람들이 알게 됐을 때 느끼는 창피함이다. 열 등한 위치에서 남들에게 발각될 때 느끼는 감정이며, 스스로 잘못을 느껴서 괴로운 것이 아 니라 남이 나를 바라보는 부정적인 시선 때문에 괴로운 것이다. 이는 매우 원시적인 단계의 감정으로 성숙의 과정을 통해 죄책감으로 변형된다. - P30

이러한 수치심은 대개 우율감, 불안감, 자괴감 등의 불편한 감정으로 이어지는데, 보통 사람 들은 많은 경우 자신의 잘못으로 발생한 감정이니만큼 이를 수용하고 견디려고 노력한다. 그 런데 나르시시스트는 불안정한 자존감으로 인해 그러한 불편한 감정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 하고, 폭발적인 분노감으로 변형시켜 표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자신의 잘못을 지 적하여 수치심을 자극시키는 상대에게 엄청난 공격성을 드러내기도 한다. 이처럼 그들은 죄 책감이라는 감정을 통해 내적으로 자신의 행동을 제어하지 못하고, 수치심이라는 감정을 통 해 외부로부터만 자신의 행동을 조절받는 것이 가능한 유형이다. 그렇기에 외부에서 조절받 지만 않는다면, 만행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지속할 수 있는 것이다. - P30

바운더리는 스스로의 진실된 정체성을 온전히 지킬 수 있도록 형성한 심리적인 경계 - P38

그들은 자신이 다른 사람들보다 우월하다는 과대 사고와 자신은 아무렇게나 행동해도 된다 는 특권 의식을 지니고 있다. - P38

하지만 나르시시스트는 상대가 누가 됐든, 관계가 어떠하든 간에 상대에게 좋지 않은 일이 일어나면 그것을 즐길 수 있다. 특히 자신이 평소 갖고 싶었던 것들 즉, 경제적 능력이나 출 중한 외모, 행복한 가족, 좋은 집 등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더 그럴 수 있다. - P57

이처럼 누군가가 내 불행을 즐긴다는 것도 큰 상처이지만, 가까운 사람이 나에게 정말 좋은 일이 생겼을 때 같이 기뻐해주지 않는 것도 상처가 될 수 있다. - P58

이들이 상대를 끌어내리기 위해서 사용하는 특정 수법이 있다. 먼저 상대방이 자신의 능력에 대한 의구심을 품도록 상대를 부당하게 깎아내리고 비난한다. 또한 좋은 기회가 있어도 상대 가 아예 시도조차 하지 못하도록 상황을 왜곡하여 전달한다. 상대에게 지속적으로 거짓 정보 와 잘못된 의견을 주입하여 상대가 더 나은 선택을 하지 못하도록 조종하는 것이다. 결국 당 하는 사람은 자신의 능력을 의심하게 되고, 미래를 위한 정말 좋은 기회를 나쁜 선택인 것처 럼 인지하게 된다. - P59

보통 사람들은 당연히 따라야 하는 지시사항이나 규율을 자신의 힘과 연관 짓지는 않는다.
하지만 나르시시스트는 자신이 누군가의 지시사항을 따른다는 느낌이 들면 자신의 힘이 약 하다고 느낀다. 또 다른 사람들이 모두 준수하는 원칙이나 규율을 따르지 않으면 자신이 힘 이 센 것이라고 착각한다. 정말 유아적인 사고방식이 아닐 수 없다. 네 살짜리 아이라면 그렇 게 생각할 수 있지만 마흔 살이 그렇게 생각하다니 말이다. - P61

건강한 자존감이 형성된 사람들은 누군가 자신이 인지하지 못한 부분을 일깨워주고 수정할 방법을 제시하면, 이를 건설적인 비판으로 받아들인다. 그러나 자존감이 불안정한 나르시시 스트는 무능감이 자극되어 결국 반항적인 태도로 이어지는 것이다. - P62

그런데 J는 여러 사람이 모이는 자리, 그중에도 소위 사회에서 잘나가는 사람들이 참석하는 자리만 선호했고, 핫플레이스나 유명한 식당에서 만나고 싶어 했다. - P65

우리는 누군가에게 의존한다고 하면 부정적인 의미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인간 은 누구나 완벽할 수 없으며 어느 정도 누군가에게 의존하며 살아간다. 건강한 정서를 지닌 사람은 이러한 사실을 인정하고 수용한다. 특히 우리가 누군가를 사랑하고 신뢰할 때 심적으 로 더 의존하게 되는데, 건강한 사람은 깊이 있는 관계를 위해 나도 상대에게 의지하고 상대 도 나에게 의지할 수 있도록 관계를 이어 나간다. - P74

나르시시스트는 다른 사람들보다 공허감과 무료함을 훨씬 더 많이 경험한다. 이를 겉으로 티 를 낼 수도 있고 안 낼 수도 있지만, 마음속으로 삶이 무의미하다고 느끼는 순간들이 많다.
따라서 그들은 자기 자신의 흥미를 돋우고 유지시킬 만한 자극들을 끊임없이 추구한다. - P82

다만 독선적 나르시시스트는 자신처럼 이렇게 강박적으로 계획성 있게 살지 않는 사람들을 무시하고 비난한다는 점이 문제다. - P110

건강한 정체성은 어린 시절 자기 자신과 상대방(주양육자)에 대해서 느끼는 긍정적(이상적)
인 측면과 부정적(평가절하하는 가해적)인 측면, 그리고 현실적인 측면들이 모두 잘 통합되 어야만 형성되는 것이다. 그리고 건강한 정체성을 형성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다른 사람과 내 가 서로 명확하게 구분된 별개의 개체이고, 나 자신도, 상대방도 좋은 점과 나쁜 점이 모두 함께 공존할 수 있는 총체적인 개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 P117

즉 앞서 언급하였듯이 나르시시스트는 자신이 뛰어난 부분과 부족한 부분, 양면이 모두 존재 한다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이런 상반되는 측면들을 통합하지 못하는 것이다. - P128

아무런 한계 설정 없이 모든 것을 허용해주는 부모 밑에서 성장한 자녀는 인격적인 성숙에 꼭 필요한 적절한 좌절감에 대한 경험이 부족하다 보니, 좌절 자체에 대한 저항력이 상당히 약해진다. - P131

표정과 눈빛에서 생각과 감정이 드러날 수밖에 없다. - P155

그러나 나르시시스트가 머리가 좋아서 다른 사람들을 잘 조종하는 것이 아니다. 앞서 언급한 인간관계 안에서 갖추어야 하는 능력들이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에 조종이라는 수단을 사용 할 수밖에 없는 것이고, 이 기술을 계속하여 연마하는 것이다. - P165

상대방이 감정적으로 행동하는 것, 예를 들어 화를 내거나, 울면서 슬퍼하거나, 극도로 스트 레스 받는 것을 보면 그 상황을 즐길 수 있다. 나르시시스트는 만성적인 공허감으로 인해 지 루함을 쉽게 느끼는데. 상대방이 매우 감정적으로 반응하는 등 자신에게 자극적으로 느껴지 는 행위를 하면, 지루함이 덜해지기 때문이다.
그들은 또 상대방의 감정적인 반응을 통해 우월감을 느끼기도 한다. 누군가가 자신의 감정 을 드러내면 그 사람의 취약함이 드러났다고 생각하고, 상대적으로 훨씬 더 안정적으로 보이 는 자신이 더 우월한 사람인 양 느끼는 것이다. - P221

우리에게는 모두 취약한 부분이 있다. 여기서 취약함이란 꼭 좋지 않은 부분을 얘기하는 것 이 아니다. 오히려 나의 가장 소중한 부분들이 나의 가장 취약한 측면이 되는 경우가 많다. - P248

미러링은 말 그대로 부모가 아이의 감정 상태를 거울처럼 반영해주고 비추어주는 행위를 말 한다. - P124

미러링을 해주면, 아이의 미숙한 심리 세계가 부모의 성숙한 심리 세계와 상호 작용을 하면 서 아이가 자신의 내적 세계를 키워나간다 - P125

이 과정에서 이루어진 남편의 교묘한 수작 중에 하나가 집안의 가스등 밝기를 실제로 낮추었 는데 아내가 물으면 "등의 밝기는 차이가 없다, 당신이 잘못 보거나 생각하는 것이다"라며 아내가 인지하는 바를 반복적으로 부정하는 것이었다. - P167

나르시시스트가 자신이 원하는 서플라이를 하게끔 강력한 신호를 보내도 이를 무시하고 잘 버텨야 한다. 이를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이 바로 회색돌gray rock 기법이다. 이는 서플라이 역할에 대한 무언의 압박을 주는 나르시시스트에게 감정의 동요 없이 무미건조한 무반응으 로 일관되게 대처하는 기술이다. 즉, 정말 그 사람에게 하나의 돌처럼 반응하는 것이다. - P220

상대가 자신에게 이미 넘어왔다는 생각이 들면, 상대에게 주는 관심과 노력을 줄여가면서, 나중에는 그 관계가 유지만 될 수 있을 정도로 최소한의 호의만을 간간이 상대에게 베푼다. - P259

트라우마 본딩 trauma bonding은 가정 폭력 등 학대적인 관계를 경험한 피해자를 대상으로 수십 년 전부터 연구되어온 개념으로, 왜 우리가 나르시시스트와의 건강하지 않은 관계 속에 서 계속 머물러 있게 되는지, 그 무의식적 심리를 잘 설명해준다. 트라우마 본딩의 정확한 의 미는 한 관계 안에서 권력과 힘에 의해 명백히 상하 관계에 있는 가해자와 피해자가 있는데,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보상과 처벌을 번갈아 가며 주는 가운데,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일방적 으로 강력한 유착이 생긴 상태이다. 피해자는 자신을 독립적인 개체로 인식하지 못한 채 가 해자와의 관계를 떠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여긴다. - P263

나르시시스트에게 "사랑해"라는 말의 속뜻은 과연 무엇일까? 아마도 ‘나한테 필요한 것을 제 공해주는 당신은 내 옆에 있어야 해‘, ‘나의 중요성을 인정해주고 칭찬과 찬사를 주는 당신이 필요해‘, ‘내가 어떤 나쁜 행동을 해도 다 받아주는 당신은 정말 편리한 존재야‘ 라는 의미일 수 있다. - P273

건강하지 않은 측면들 이상으로 우리에게는 건강한 측면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 P2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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