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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에 대하여 - 지금, 깊은 상실을 겪고 있는 당신에게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 지음, 황가한 옮김 / 민음사 / 2022년 7월
평점 :
이토록 똑똑한 사람들도 슬픔 앞에서는 결국 무너지고 마는 것이다. 슬픈 감정도 절망한 상태도 그 자체로 존중받아야 한다.
누군가를 잃는 슬픔은 잔인한 종류의 배움이다. - P14
슬픔은 내게 새로운 거죽을 씌우고 눈에서 비늘을 벗겨 낸다. 나는 과거의 확신들을 후회한다. 너는 물론 애도하고, 이야기로 풀고, 정면으로 마주하고, 돌파해야 해. 아직 진정한 슬픔에익숙하지 않은 자의 우쭐대는 확신이었다. - P23
너무 깊게 생각할 엄두를내지 않는다. 안 그랬다가는 고통뿐만이 아니라 숨 막히는 허무주의에 질 테니까. 아무 의미도 없어, 무슨 의미가 있겠어, 아무것에도 아무런 의미도 없어, 라는 생각의 반복. 나는 의미가있길 바란다. 설사 지금은 그게 무슨 의미인지내가 모르더라도. 현실 부정에는 품위가 있다는축스 오빠의 말을 속으로 되뇐다. 이 현실 부정, 이 외면은 피난처다. - P24
나는 조의를 표하는 사람들을 피해 다닌다. 친절한 사람들이 좋은 뜻으로 하는 말이지만 그사실을 안다고 해서 상처를 덜 받지는 않는다. - P36
"그 사람은 좋은 선생이 아니구나. 문제를 못 풀어서가 아니라 자기가 모른다는 걸 인정하지 않았기때문이야." 그래서 내가 모를 때 모른다고 당당히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된 걸까? 아버지는 내게배움에는 끝이 없다고 했다. - P50
친구가 내 장편 소설의 한 구절을 보낸다. "애도는 사랑에 대한 찬미다. 진정한 슬픔을 느낄 수 있는 자는 진짜 사랑을 경험한 운 좋은 사람이다." 이상하지 않은가, 내가 쓴 글을 읽는 것이이토록 고통스럽다니. - P78
나이지리아는 늘 그렇듯이 모든 일을 필요 이상으로 어렵게 만든다. 다채로운 무능이 사방으로 사지를뻗어 사악한 광채로 모든 것을 오염시킨다. 내가 태어난 나라에 대한 환멸은 어제오늘 일이아니지만 이 정도로 강렬한 적대감은 신선하다. - P84
어떻게 자신의 무의식이 그토록 잔인하게 자기를 공격할 수 있단 말인가? - P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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