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 1 : 김 부장 편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 1
송희구 지음 / 서삼독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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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화제의 신간이 되었을 땐 그냥 진부하고 세속적인 서사이겠거니 싶어 관심을 두지 않았는데 우연히 기회가 생겨 읽어보니 막판에 눈물까지 훔치고 있었다.

중년의 성장기라고 할까….

통속적인 만큼 신파적이니 주의가 필요하다.

김 부장은 여러 가지로 우울하다. 김 부장을 우울하게 만든 사람은 없지만 스스로 우울감에 빠진다. 남과 비교하면서 우월감과 동시에 기쁨을 느끼며 살았던 김 부장이 이제는 남과의 비교로 우울하다. 술이 당긴다.

모르는 건 창피한 게 아니야. 모르는데 아는 척하는 게 창피한 거지.

"시험을 못 봤을 때 어떠셨어요? 학교 생활 다 망친 것 같고 세상이 끝난 것 같지만, 나중에 되돌아보면 그때 왜 그렇게고민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죠. 똑같아요. 회사에서 은퇴했다고 해서 삶을 은퇴한 게 아니에요. 사기 한 번 당했다고 해서 인생이 막을 내리는 게 아닙니다."

"그리고 결혼생활에 대해서도 많이 생각, 아니 공부가 되었달까? 결혼이라는 게 처음에는 반반 맞춰서 하나가 되는 거라고 생각했거든. 당신한테 기대하는 게 많았고 그걸 채우지 못하니 나날이 우울하고 불행하다고 느꼈는데 그게 아니더라.
상대한테 기대하는 게 오히려 이기적인 거야. 기대를 안 한다고 해서 덜 사랑하는 것도 아니고. 서로한테 많은 것을 바라는 결혼은 결국 실망과 부담으로 이어지는 거야."

김 부장이 그랬다. 자기 기준에 자신보다 못한 직업을 가졌거나 별볼일없어 보이는 사람들에게는 저도 모르게 우월감이들었고, 저절로 태도가 권위적으로 되었다. 막말을 하기도 했다. 회사 안에서와는 다른 태도였다. 최소한의 예의도 차리지 않았다.

"어. 나 같은 늙다리를 누가 받아주겠냐?"
"내가 봤을 땐 네 나이가 많아서가 아니야. 그 분야에 전문성과 노하우가 있으면 나이와 상관없이 여기저기서 모셔가. 네가 만약에 회계사, 노무사, 전기기사 같은 자격증만 있어도 어디라도 들어갔지. 또 연구소나 공장 사람들은 제품에 대한 지식이라도 있잖아. 근데 너 같은 양복쟁이들은 대체할 수 있는 사람이 너무나 많아 진짜 영업의 달인이나 마케팅의 신으로 그 바닥에서 소문나지 않는 한, 쉽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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