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가 혼자에게
이병률 지음 / 달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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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림부터 봤는데 점점 겉멋은 사라졌고, 농후한 감성으로 따듯해져 가는 느낌이다.

사랑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은 차이가 있다고 할수록 희미하고, 또 차이가 없다고 할수록 선명하다. - P19

누굴 좋아하는 것이 나 스스로에게 보내는 ‘알람‘이라고 한다면사랑하는 것은 내가 나에게 내리는 ‘명령‘이다. - P21

우리는 한 끼를 소화시킨다음, 타이머에 맞춰 또다른 한 끼를 먹기 위해 그저 한 끼와 한 끼 사이의 간격을 이동하면서 살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아무리 모른 체하려 해도, 배가고프다는 사실은 지긋지긋하면서도 참으로 눈물겹게도 인간적이다. - P107

친구로부터 그를 경멸하듯 함부로 내뱉는 소릴 듣자니 참 딱하고아찔했다. 세상을 살면서 혼자 있는 것을 단 한 번도 꿈꾼 적이 없는사람이라는 게 들통나버린 것이다. 단언컨대 그 친구는 아내와 아이가 자신을 떠나버리면 대책 없이 발을 동동 구르며 대로에 퍼질러앉아 울부짖기나 할 사람이다. 가여운 사람. 자신과는 다른 철학을 부여잡고 혼자 세상을 살며, 혼자 세상을 떠도는 친구를 옆에 두고서그런 말을 서슴지 않다니.
나는 말해주고 싶지 않았다. 우리는 언제든 혼자일 수 있으며 혼자더라도 당당할 수 있으니 혼자인 사람에 대해 함부로 말해선 안된다는 사실을. 우리가 가끔 혼자이고 싶은 것은, 우리에게 분명어딘가 도달할 점이 있음을 암시하고 있다는 것을. 내 밑바닥의 어쭙잖은 목소리를 스스로 듣게 된다면 스스로를 객관화할 수 있다는것을.
그래도 언젠가는 말해주겠다. 우리가 어떻게 혼자일 수 있는가는, 의존적으로 살지 않겠다는 선언으로부터 가능하다고. 도대체 얼마나 혼자 있어 보질 않았으면 혼자 있는 사람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인지, 그 또한 보통의 심각한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 P122

여기, 세상에서 가장 뜻이 긴 단어가 있다. 동시에 의미가 간명한단어이기도 하고 또 역시 세상의 그 어떤 말로도 번역하기가 난감한단어라고 하는데 바로 Mamihlapinatapai(마밀라피나타파이)다. 칠레 최남단 섬에 사는 소수민족인 야간Yaghan족이 쓰는 단어로 뜻은, ‘서로에게 꼭 필요한 것이면서도 어떤 일에 대해서 상대방이 먼저마음을 앞세워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두 사람 사이에서 조용하면서도 긴급하게 오가는 미묘한 눈빛‘이다. 아주 긴 의미를 가지고 있는 동시에 타국의 언어로 번역하기 가장 난감한 단어로 기네스북에등재되어 있다고 한다. - P236

대답이 시원치 않았다. 관계에 체한 것 같았다. - P247

하라는 것이다. 언뜻 화장실 매너를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지만, 도시인일수록 살면서 타인들을 향해 얼마나 섬세해야 하는지 그 중요성을 알게 해주는 일화다. - P2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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