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재앙을 일으켜봐야 무슨 소용이겠는가? 나는 화가 나지도않았을뿐더러 그녀를 떠날 생각은 조금도 없었다. 그녀만큼 가벼운 멍에를 씌우고 끌기 쉬운 마차를 끌게 하는 고용주도 없었다. 그녀의 원칙을 어떻게 생각하건 간에 근본적으로 나는 그녀를 좋아했다. 그녀의 체제가 내게 해를 끼친 것도 없었다. 그녀는 만족할때까지 그 체제로 날 요리하겠지만, 나올 건 아무것도 없을 것이다. 거지가 지갑이 없어 도둑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로, 연인도 없고 사랑도 기대하지 않는 나의 가난한 마음은 염탐당해도두려울 게 없었다. 그래서 나는 뒤돌아서 도망쳤다. 마침 그 순간난간을 타고 달려내려가던 거미처럼 재빨리 소리없이 계단을 따라아래층으로 내려갔다. - P1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