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꿈치를 주세요 큐큐퀴어단편선 4
황정은 외 지음 / 큐큐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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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멋진 작가들 덕분에 퀴어문학이 다양하게 변주될 수 있다는 것이 기쁘다.

사람들을 봐요. 내가 본다고 말하는 게 정확하지는 않겠지만요. 일하다 보면 별의별 사람을 만나게 되잖아요. 사람들을 만나보면 신기하게도 다들 각자 나름의 사정이 있는 거예요. 근데속사정을 다 말할 수는 없으니까, 사실 말로는 잘 표현이 안 되니까, 이상하고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는 거죠. 누군가가 이해할 수 없는 말이나 행동을 하면 그런 생각이 들어요. 저게 저사람이 말할 수 없는 사정이구나 하고요. 그러면 욕을 퍼붓다가도 좀 슬퍼져요. 우리가 서로에게 말할 수 없음‘ 폭탄 돌리기를하고 있구나 싶어서요. 누군가를 실컷 욕해도 좀처럼 속이 후련해지지 않는 건 그게 실은 욕할 일이 아니라 슬퍼할 일이어서그런 것 같아요. 간혹 사람들이 나를 두고 앞 못 보는 게 벼슬이냐고 따져 물을 때, 장애를 극복하고 반듯하게 자라서 대단하다고 치켜세울 때, 내게는 그 말이 모두 이상하고 슬프게 들려요. 나는 나로 살고 있을 뿐이지 뭘 바라고 사는 게 아니니까요.
사실 나라고 뭐 다르겠어요. 그렇다고 해도 미란 씨, 우리, 내 슬픔이 아닌 슬픔을 너무 슬퍼하지는 마요. - P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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