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불호텔의 유령
강화길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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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길의 독백은 서늘한 맛이 있다. <다른사람>에서 등장인물들의 독백을 읽으며 이 사람 정말 쎈언니다, 함부로 언쟁에 나섰다간 독설에 찔려 숨이 멎을지도 모르겠다 생각했다. 무서운 사람이다.

그래도 실망은 실망이다…
미국드라마엔 변호사가 나오면 재판을 하고 의사가 나오면 환자를 치료하는데, 한국드라마는 변호사가 나오면 연애를 하고 의사가 나와도 연애를 한다는 말이 있다.
소설가가 나와서 기승전연애로 끝나는 싱거운 소설이라니…...
러브라인이 나오면 덮어놓고 까겠다는 게 아니다. 이 러브라인이 소설 전개와는 도저히 개연성을 찾을 수 없다는 게 문제다. 설마 출판사에서 강화길이라는, 차세대 여성 서사의 대표작가로 대두되는 작가한태 주인공의 러브라인을 소설에 넣어달라는 청탁을 했을리는 없을 거고… 아무리 범보편적인 인류애를 고려해 보더라도 이 러브라인은 소설과는 아무런 개연성을 찾아볼 수 없다.

잘나가던 소설의 소재와 작가의 필력을 작가 스스로 망쳐버렸다.

인연이란 참 이상하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그렇다. 그때 우리는 친구였고, 아마 그런 관계로 계속 남을 수도 있었다. 아니, 조금 더 깊이 생각해보면 애초에 우리는 어떤 인연도 맺지 않을 수있었다. 하지만 우연은 언제나 어떤 계기를 만들고, 계기는 사람들의 관계를 어떤 시작점 혹은 마침표로 훌쩍 데려다놓는다. - P60

그래…… 가족들이야말로 서로에게 가장 분노에 차 있으니까. 칼을 겨누는 일 따위가 뭐가 어려웠겠는가. 쉬웠겠지. 얼마든지 죽일 수 있었겠지. - P1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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