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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렬지
옌롄커 지음, 문현선 옮김 / 자음과모음 / 2020년 2월
평점 :
절판
전작을 워낙 많이 읽었던지라… 책을 읽으면서 비슷한 전개가 반복되는가 싶었지만 단순한 기우에 불과했다.
옌롄커 작품의 특징이라면 선과 악을 무너트리며 위기상황을 겪는 공동체 내부의 갈등을 그린다는 점(딩씨 마을의 꿈, 레닌의 키스)과 중국현대사를 과장된 풍자를 넘어 신랄하게 조롱하며 성찰하고 있다는 점(물처럼 단단하게, 작렬지)일 것이다.
그들의 근대논리로는 설명이 불가능한 허풍을 차용(?)하여 소설을 써나가는 것이 특히나 이번 소설에서는 두드러졌다. (‘연월일’에서 보였던 환상성이라고 하기엔 억지스럽다.) 작위적인 허황됨이 의도한 바는 분명 현실고발을 통한 통쾌함이었겠지만… 한편으로는 씁쓸하다.
중국의 현실은 새로운 글쓰기를 강요하고 있다. 정말 이해하기 힘든 역사와 실재가 이른바 신실주의라는 문학의 탄생을 촉발하고 있다. 신실주의는 독특한 문학 기법을 통해 보이지 않는 진실을 드러내고 가려진 진실을 들추며 존재하지 않는 진실을 그려낸다. 또한 문학이 영혼과 정신(생활이 아니라)의 길을 걷도록 함으로써 깊은 곳에서 현실과 삶을 폭발시키는 핵에너지를 찾도록 한다. - P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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