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아, 보람 따위 됐으니 야근수당이나 주세요
히노 에이타로 지음, 이소담 옮김 / 오우아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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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 여기저기 돌아다니던 짤의 출처가 이책이었다. 한국사람이 쓴 줄 알았는데 일본사람이었다. 일본도 아직 이런풍토가 만연하다니 실망이고, 이런책이 한국에서 나오지 않았다는 사실에 역시 한국은 더 후진적인 나라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편 내 이익을 위해서라면 단 한치의 양보도 내어주지 않겠다는 생각이 만연한 것도 문제다. 보통 이 책과 같은 생각은 위로 향하는 방향에서나 혁신적이지 내 양옆을 향하게 되면 상사만도 못한 이기적인 빌런이 되어버리고 만다.
자기 권리를 찾다 골칫덩어리 트롤이 되지 않았나 돌아볼 필요도 있지 않나.

개인적으로 하고 싶은 것이 산더미처럼 많으니 굳이 보람 있는 일을 하지 않아도 괜찮다.

자신의 비참한 근무 환경이 마치 어엿한 훈장이라도 되는 듯 자랑스럽게 말하는 사람을 보면서 참 안쓰러웠던 적이 있다.

사회인으로서의 상식이라는 단어가 자주 사용되는 경우는 대부분 합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불합리한 관습을 억지로 밀어붙이려는 때다.

가격에 맞지 않는 수준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서비스 제공자에게는 상당한 무리가 따를수밖에 없다. 이럴 경우에 특히 피해를 보는 것은 종업원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진학하는 것도, 대학 재학중에 취업활동을 해서 신졸로 회사에 취직하는 것도 말하자면 ‘일반적인 코스‘를 따라 사는 셈이다. 그런 전환기에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능동적으로 선택하기보다는 이미 깔린 레일을 따라 그대로 나아가는 것 같다고 느끼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고용 시스템이 붕괴했는데도 사축만 남은 이유는 ‘이제 회사가 사원의 평생을 보장해주지 않는다‘는 냉엄한 사실을 외면하고 싶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회사에 사원의 평생을 보장할 체력이 더이상 남아 있지 않다는 사실을 누구나 알 수 있다. 그런데 회사는 나서서 절대로 그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회사가 마치 사원을 평생 고용하겠다는태도로 신졸 채용을 진행하고, 취업활동에 임하는 학생 역시 그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 것처럼 보인다. 지금도 ‘안정적인 기업에 취업해서 내 집을 마련하고 가족을 부양하겠다‘는 과거의 꿈을 근거 없이 신봉한다. 그런 꿈은 이제 신기루에 불과한데도.

그런데 잘 생각해보면 나태가 반드시 나쁜 것만은 이니다.
이거 귀찮은데 라고 생각한 사람이 기계를 발명하고, 이거하기 싫은데라고 생각하기에 여러 가지 대안을 준비한다. 뭐가 됐는 정공법으로 우직하게 노력하면 반드시 보상받는다는 것은 거짓말이다.

‘매일 뒹굴뒹굴하면서 살고 싶다‘거나 ‘귀여운 여자애의 강아지가 되고 싶다‘는 것도 ‘앞으로 이루고 싶은꿈‘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꿈을 간절히 바라고 현실에서 이루기 위해 고민하는 것도 멋진 자아실현의 과정인데, 학교 교육에서 말하는 ‘앞으로 이루고 싶은 꿈‘은 꼭 직업을 통해 실현해야 하는 것인가보다.
보람 있는 일을 직업으로 삼아 자아실현을 이루는 것만이 초등학교 직업교육에서 인정하는 유일한 자세다.

이런 회사는 말도 안되는 명령도 거부하지 않고 묵묵히 따르는 사원을 이상적이라고 생각한다. 구체적인 업무지식보다 순종적인 태도를 중시한다.

신입연수에서 교육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기술이 아니라 정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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