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제12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전하영 외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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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은 생소한 대상을 수상한 작가의 이력을 보니 문학동네에서 등단한 작가였다. 안그래도 지난해 제 식구 챙기기로 홍역을 치른 문동에서 또 무슨 욕을 얻어 먹으려고 이런 선택을 했나 싶었는데, 머지않아 수상작을 읽으면서 나의 예단을 반성하게 되었다.
나는 문학가들의 영화에 대한 열망을 조금 냉소적인 입장이다. 경계가 선명하지 않은 영역이다 보니 그 사이를 자주 왔다갔다 하는 작가들이 많아서그런지 유독 영화에 관한 소재가 현대소설에서 자주 보이는데.... 좀 식상하다. 이런 여러 가지 선입견으로 무장하고 있던 내가 전하영작가의 단편 앞에서 어렵지 않게 항복해 버렸던 것이다.

김혜진작가는 내가 정말 좋아하는 작가다. 확실하게 굳히게 되었다. 화려한 수식어구도 없고 신선한 단어배열로 감탄을 자아내는 것도 아닌데, 일상적이고 담담한 문장으로 수작을 써내려 간다. 그런 일상적인 감정들, 쉽게 잊혀버리고 말았던 슬픈기억들을 자극하여 깨우는 능력이 있다.

소재의 편중을 벗어나려고 했는지 아닌지는 모르겠으나 그래도 아직도 소재는 편중되어 있다는 느낌은 조금 아쉽다.

어떤 경우라도 열일곱에서 스물세 살, 스물네 살까지가 우리 삶에서 가장 추한 시절이라는 걸 머릿속에 담아두어라....- P16

우리는 저 남자랑은 다르잖아. 장 피에르 같은 사람은 모든 걸다 소유하고서도 불행을 찾아낼 수 있는 사람이야. 저런 우울감은 특권층만 가질 수 있는 거라고, 그게 자기 매력이라는 것조차 의식할 필요가 없어.
나는 연수가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하지 못한 채 그녀의 눈동자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그러니깐 우린 저 사람처럼 곱게 미칠 수 없다고- P24

약간의 경멸이 담긴 목소리로 연수가 말했다.
네가 모르는 게 뭔지 알아? 원하는 게 있으면 노력해야 돼, 사랑받으려면 정말 죽도록 노력해야 된다고.- P44

어느 프랑스 인류학자는 말했다. 인간의 자아는 나이들어감과상관없이 계속해서 젊은이의 영혼을 지닌 채 살아가는 비극적인운명 속에 놓여 있다고. 언제까지라도 자신이 어리고 젊었을 때처럼 연약한 상태로, 애정을 갈구하는 위치에 서 있다고 착각하면서.- P50

우리 모두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각자의굴욕을 꿋꿋이 견디며 살아가고 있지 않은가.- P51

이유를 묻고 그 답을 찾으려는 간절함만큼이나 답을 모르고 사는 힘도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답이 없다는 것의 기쁨을 배우라고 합니다. 기뻐하는 건지 아파하는 건지 모를 표정으로 웃습니다.- P112

좋은 일인지 아닌지도 살아봐야 알지. 좋은지 나쁜지 뭐든 당장 알 수 있으면 얼마나 좋겠어요.- P179

지금의 남성적 성장이란 무언가를 얼마나 잘하느냐가 아니라 혐오와 대상화의 언어로 여성과 약한 남성을 얼마나 잘 배제하느냐에 달린 것이다.- P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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