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꾼 창비세계문학 38
류이창 지음, 김혜준 옮김 / 창비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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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인칭 시점에서 술꾼을 묘사한 게 아니라 술꾼이 일인칭 시점으로 자기이야기를 써나가는 방식이라 그 의식의 흐름이 흥미진진한 소설이다.

밤의 홍콩이 가장 아름답다고 하는건 세속적인 시각에서이다. 네온사인은 너무 많은 색깔을 쏟아내서서로 부대끼며 걸어가는 사람들이 타는 냄새를 맡을 수 있을 정도이다. 감정도 타고 있다. 혹시 환상일까? 아스팔트 길에서 자동차가쏜살처럼 질주하고 있다. 놀기에 지친 돈 있는 사람들은 슬리퍼 속의 한가로운 심정을 찾기에 급급하다. 나는 집이 있어도 돌아갈 수없는 사람, 돈으로 마취나 사고 싶을 따름이었다. - P127

—우린 지식인이잖나? 우리가 이익만 추구하는 그런 무지한 장사꾼들처럼 팔년간의 그 비통한 경험을 모조리 잊을 수는 없네. - P219

술은 나에게 행복을 가져다주지는 못했다. 하지만 그것은 고통을 잊게 해주었다. 나는 두어차례 크게 취했는데 더 마시고 싶어서보니 술병은 이미 비어 있었다. - P2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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