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보지 못한 숲 오늘의 젊은 작가 1
조해진 지음 / 민음사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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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한 자리에 항상 더 큰 따듯함을 채우는 작가.

그들처럼 반가워해야 하는데, 충분히 그래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윤은 웃을 수가 없다. 한때 허름한 체육관에서 함께트레이닝을 받았고 학교 앞 술집에서 헛소리나 해 대며 새벽까지 마시고 취했던 그들. 미래가 아직 공백이었던 시절에는친구이거나 선후배일 수 있었으나 이제는 서로의 연봉과 세금에 무심하거나 무심한 척해야 하는 각기 다른 계층일 뿐이었다. 게다가 그들과의 연락이 끊긴 지는 2년도 넘었다. - P102

아까부터 미수의 눈치만 살피던 택시 기사가 룸 미러로 뒷좌석을 조심스럽게 쳐다보며 말을 건넸다. 기사의 말대로 창문에 빗물이 흐르고 있었다. 어둠이 스민 도로에 떨어지는 빗줄기엔 아무런 형태도 없었지만 창문에 맺히는 물방울들은도시의 조명을 받으면서 제각각의 모양으로 번지고 있었다. 마치 누군가 정성스럽게 조각을 해 놓고 빛깔을 덧씌운 세공품 같았다. - P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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