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 계
장아이링 지음, 김은신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5월
평점 :
품절


중국을 대표하는 여성문호 장아이링의 작품인데 책이 절판되어 더 이상 시중에서는 구할 수가 없었다. 영화로도 유명한 작품인데 쇄를 더 찍거나 개정판이 나오지 않고 있다는게 좀 의아하지만 나름 그럴만한 이유도 알 수 있었다.
소설의 문장을 중간 중간 떼먹은 느낌이랄까. 함축적이라고도 말할 수 있겠는데 사실 불친절한 전개일 뿐이다. <못잊어>정도는 매끄럽게 이어지는 맛이 있지만 다른 작품들은 소설의 진위를 파악하기가 좀 힘들어 소설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무엇인지 모호한 경우가 많았다.

섹계는 전혀 선정적인 작품이 아니었다. 당시 시대를 생각해봐도 문학이 옌롄커의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와 같은 정도의 수위를 오간다는 것이 불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사실 영화도 보지 않았기 때문에 비교를 한다는 건 말이 안되지만 주변에서 들은 바에 의하여 영화에서 각인된 이미지를 떠올려 비교해 보자면 과연 장아이링은 이안감독의 영화를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 궁금해진다.

그녀의 눈에 이렇게 변해버린 그의 모습은 하나도 이상하게 보이지 않았다. 그녀는 자신의 아버지를 너무나도 증오하는 동시에 너무나도 깊이 이해하고 있었다. 사람을 진심으로 이해한다는 것은 분명 ‘사랑‘ 이라는 감정에서 나오는 것이었지만 증오 역시 뭔가를 철저하게 이해하는 특이한 힘을 가지고 있었다. - P104

그녀는 가끔 ‘오래되고 낡은 것은 하찮게 여기면서도 새로운 것은 또 할 줄 아는 게 없는’자신이 속한 세대 사람들이 제일 불쌍하다고 생각했다. - P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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