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의 신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10
손보미 지음 / 현대문학 / 2019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핀 시리즈를 계속 읽다보니 경장편이라 그런지 미지근한 결말이 전체 시리즈의 큰 주제인듯 하다.

우연이라는 단어에 기대서 세상을 부루마블 보드로, 인생을 주어진 말로, 주사위 숫자를 운명의 소관으로 전가시켜 버리면 편해진다는 말을 하려는 건가.
나는 보는 내내 주인공들의 우연이 겹쳐지기 보다는 의지가 엮여 보이는 부분이 더 많았는데...

이스트 사이드 예술재단의 젊은이들은 같은 옷을두 번 이상 절대 입지 않았다. 유행과 브랜드에엄청나게 민감했는데, 요즘은 상의와 하의의 색깔을 맞춘 슈트나 화려한 패턴이 들어간 원피스가 유행이었다. 그들은 유기농 식재료에 집착했고, 소이캔들을 집에 두었다. 새 모이만큼만 먹었고 매일 아침마다 다른 첨가물이 전혀 들어가지않은 과일주스를 마셨으며 사무실에는 블루에어사의 공기청정기가 하루 종일 돌아가고 있었다.
그들 사이에 있을 때 그녀는 자신이 너무 늙은 것같다는 기분에 사로잡히곤 했다. 그녀는 그들과는 거의 이야기도 나누지 않았다. 무엇보다 그 젊은이들은 흡연이 유행에 뒤떨어진 미개한 행동이라고 생각했다. 실제로 거기서 대놓고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그녀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들은 그녀에게 직접적으로 흡연에 대한 이야기를 한 적은 없었다. 그녀가 그들보다 직급이 높아서 그랬던 건 아니었고, 그녀 생각엔 자신이 동양인이었기 때문인 것 같았다. 그들은 자신들이 혹시라도인종차별자로 보일까봐 우려하고 있었던 것이다. - P45

그는 동물을 보고 어떤 감정을 가져본 적이 별로 없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건 인간의 이기심이 제멋대로 포장된 결과라고 생각한 적이 있긴했다. - P12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