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나를 함부로 판단할 수 없다 -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로워지는 심리 수업
테리 앱터 지음, 최윤영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8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실 책 내용이 제목만 보고 판단했던 내 예상과는 많이 달랐다. 기본적으로 나는 사람에 대한 판단을 섣불리 하지 않는 것 뿐만 아니라, 아예 판단 자체를 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을하는데, 이 책은 판단을 한다는 대전제 하에 우리 심리를 분석하고 감정을 조절하는 방법을풀어나간다. (물론 그래도 나는 판단을 하지 말아야 한다라는 내 기본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

특히 유용했던 부분은 부부관계에 관한 파트였다. 사실 연인이나 가족만큼 편견을 가감없이드러내는 사이도 없다. 편견이 판단을 기본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서로를 계속 저울에 올려놓거나 도마 위에 올려놓게 된다. 그래도 ‘내 배우자는 기본적으로 존경할 만한 좋은사람이다‘라는 생각을 각인시켜주고 내가 지금 지켜내고 있는 관계가 좀 더 발전적이고 미래지향적일 수 있도록 이끌어 준 점은 이 책을 통해 내가 이뤄낸 쾌거이다.

흔히 나이가 들면서 느끼는 기쁨 중 하나로 다른 사람의 시선에서 해방되는 것을 꼽는다. 하지만 이 같은평정심과 자신감은 엄청난 노력을 통해서만 획득할수 있다. 이른바 ‘중년의 위기‘에 관해 연구할 당시 나는 이러한 성인기의 발달이 확고한 의지, 즉 다른 사람의 칭찬과 비난에 쉽게 흔들리지 않으려 노력함으로써 자기 삶에 대한 통제권을 되찾고 스스로의 판단을 보다 신뢰하겠다는 굳은 결심을 통해 이뤄진다는것을 알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판단이 합당한 이유에서도출된 것이라고 믿지만, 실제로 이 같은 믿음에는 별다른 근거가 없다. 오히려 우리의 판단에는 편향적 직관이 섞여 있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자신의 판단이논리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믿음은, 사람이 코끼리를 완벽히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만큼 스스로를 속이는 일이다."

한 연구에 따르면 두 사람이 똑같은 증거를 바라보고있어도 이 증거가 자신의 직관적 판단에 부합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평가를 내렸다. 이처럼 아무리강력한 증거도 감정을 넘어서지는 못한다.

핵심은 이것이다. 아이들이 성공적으로 학교생활을하고 어떤 도전에는 용감하게 나아가기 원한다면, 아이들의 지식이나 재능, 능력보다는 성실한 노력과 인내, 끈기를 칭찬하라는 것이다. 성공적인 삶을 위해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타고난 능력에 대한 자신감이 아니라, 결코 헛되지 않는 노력에 대한 자신감이다.

내가 아무런 가치를 못 느끼는 일에 대한 칭찬은 나를분노케 했다. 시어머니의 칭찬은, 나 스스로는 결코원하지 않는 모습으로 나를 조종하고자 하는 수단에불과했다.

겉보기에는 기쁨을 줄 것 같은 상대방의 칭찬이 때로는 나 스스로의 판단을 가로막고 부적절한 압력을 가할 수 있다.

자부심, 혹은 자존감이라는 단어로 자주 사용되는 존중감은 다른 사람들 사이에서 당당하게 자신을 드러낼 수 있는 감정을 의미한다. 우리는 다른 사람으로부터 받는 존중, 따뜻한 인정, 존경 등에 가치를 둔다. 그래서 업신여기는 듯한 냉대에는 쉽게 움츠러든다.

인간은 냉대가 주는 잠재적 고통과 존중이 주는 잠재적 기쁨을 계속해서 의식한다는 것이다. 요컨대 다른 사람의 판단은 우리 마음에 견고한 발판이 되며,
우리의 행동을 재촉하고 조절하는 매개체로 작용한다.

초기 인류는 무리를 지어 생활하며 각종 소식을 접하고 먹을 것을 구하고 서로를 보호했다. 그러니 자기가속한 무리에서 배제되는 것은 죽음과도 같았을 것이다. 독방 수감을 경험한 이들이 독방을 가장 극한의,
파괴적인 형벌로 묘사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어른들도 방어적인 태도를 취한다. 할 수 있는 한 모는 방법을 동원해 비난으로부터 고통받는 일을 피하고자 한다. 그러나 여기에는 한 가지 모순이 있다. 본래의 실수보다 방어적인 태도가 사람과의 관계를 더욱 안 좋게 한다는 점이다. 범죄 자체보다 은폐하는것이 더 나쁜 것과 마찬가지다.

철저히 자기 위주의 방식으로 존중감을 형성해 온 것처럼, 인간은 비난에 대응하기 위한 수단도 이와 비슷하게 개발해 왔다. 그래서 잘못이 들통날 상황에 맞닥뜨리면 재빨리 부정적으로 판단하는 상대방을 비난하고 나선다. "당신이 뭔데 그런 말을 해?" "네가 하는말에 누가 신경이나 쓸 것 같아?"

이 같은 불일치, 즉 서로 모순되는 두 가지 생각을 동시에 하는 것을 인지 부조화‘ 라고 한다. 일치하지 않는 믿음은 부정적인 판단으로부터 자아 존중감을 지켜 내려는 경향이 있다.

예전에는 기억이 하나의 기록 장치로 여겨졌다. 재생하면 언제든지 다시 볼 수 있는 비디오 기계처럼 말이다. 그래서 시작 버튼을 누르면 우리의 기억이 과거에경험한 그대로 재생된다고 믿었다. 그러나 심리학자들이 기억의 복잡한 과정을 연구해 보았더니 전혀 다른 사실이 발견되었다. 연구에 따르면 우리는 자신이의미를 부여한 기억을 단편적으로 저장하고, 그 기억을 되살려 낼 때(기억해 낼 때)는 과거의 경험을 자기입맛에 맞게 재구성하여 불러들였다.35 구멍 난 기억은 메우고 일관성 있게 정돈하며, 알고 있는 모든 사실을 총동원해 시간 및 물리적 인과관계, 개연성 등을짜 맞춘다. 결국 기억은 재생이 아닌 구성인 셈이다.
자신에게 편안한 방식대로 기억의 조각을 다시 맞추어 재생하는 것이다.

지나치지 않을 정도의 착각은 회복성을 높여 주는 이점이 있다. 하지만 방어적인 태도는 종종 심각한 위험을 초래하기도 한다. 방어적인 태도는 실수로부터 배을 기회를 놓치게 하고, 다른 사람의 생각에 귀를 막게 하며, 심지어 사랑하는 사람과도 대적하게 만들기때문이다.

다른 사람의 생각에 열린 마음으로 귀를 기울이다 보면 어느새 부정적인 판단("이건 모두 네 잘못이야")은 긍정적인 시선("이번 일을 기회로 삼아서 앞으로는 비난이나 죄책감을 피하고, 나와 다른 사람 모두에게 인정받는 존재로 거듭나야겠어")으로 바뀐다.

비난의 수용이 수치심의 위험을 줄여 준다.

"미안해" 라는 말은 우리의 실수를 인정하고 어떠한 비난도 달게 받겠다는 사과의 표현이다. 여기에는 죄책감을 알아 달라는 바람도 포함되어 있다. 잘못에 대한후회보다 중요한 것은 미안하다고 표현하는 것이다.

갈등의 공통적인 원인은 ‘누가 누구를 판단하고 ‘누가맞고 틀리고 누가 누구에게 존경을 표시하고 안 하고‘에 있었다.

똑같은 잘못을 했을 때, 비난의 대상을 특정 행동으로국한하는 부모가 있는가 하면 아이 자체를 비난하는부모도 있다. 비난을 통해 행동을 교정하도록 가르치면 자녀는 이를 긍정적인 교훈으로 받아들인다. 또 ‘넌 잘할 수 있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므로 마치 칭찬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때로는 감정이 생각을 지배하고, 화가 난 상태에서는자신의 감정을 정당화할 이유를 찾기에 급급하다. 늘상대방이 잘못해서 나를 실망시켰다고 여기면서, 신뢰와 배려를 느꼈던 경험은 모두 잊어버린다. 그런 좋은 기억은 지금 자기 기분과 어울리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상대방을 강하게 비난할수록, 그 사람은 마땅히 비난받아야 한다는 생각도 더욱더 굳어진다.

"우리는 사랑을 중히 여기기 때문에 감정과 생각에 대한 도덕적 기준도 사랑에 좌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 그래서 가족들이 분노의 감정을 파괴적이며 치명적이라고 생각하거나 행동하면, 나 자신이 도덕적으로 나쁘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가족들의 이 같은말과 행동에는 내가 느끼는 분노의 감정이 사람들에게 상처와 실망을 주고 있다는 가정이 전제되어 있기때문입니다."

칭찬의 욕구와 비난의 그림자가 끊임없이 교차하고있었는데, 비난의 그림자는 대개 어린 시절 가족과의 관계에서 생겨난 것이었다.

다른 사람이 숨기고 싶어 하는 생각을 감지하고서도발설하지 않는 것이 대인 관계의 암묵적 동의라고 강조한다. 상대방이 말하는 도중에 음식물을 튀기고 콧물을 닦거나 사타구니를 긁적이면, 으레 시선을 다른곳으로 돌리며 못 본 척을 하는 것도 이에 해당한다.
친밀한 표현 없이도 친할 수 있다.

가십을 공유하며 소속감을 느끼고 자신이 전달한 소식에 친구들이 흥미를 보인다는 데서 재미를 맛보기도 한다. 41 한편 남자아이들도 친구들의 평판에 신경을 많이 쓴다. 자신에 대해 어떤 이야기가 들려오는지, 주위에서 자신을 어떻게 평가하는지에 끊임없이귀를 기울인다. 그러면서 친구들 사이에서 인정받는친구와 그렇지 못한 친구를 하나둘 분류해 나간다.

남자아이들도 여자아이들과 마찬가지로 성별 구분에매우 엄격한 모습을 보인다. 그래서 누구든지 사내코드‘에서 벗어난 행동을 하면 그에 따른 사회적 처벌을 가하는데, 이 같은 현상을 조롱 압박(타인을 놀리는 행위를 보았을 때 자신도 그런 놀림을 받지 않기위해 동참하는 현상- 옮긴이)42‘ 이라 한다.

예컨대 10대 이전의 남자아이들은 이런저런 속내를친구에게 털어놓지만 10대로 접어들면 이 같은 공유의 필요성을 전혀 느끼지 못하며 혼자 속으로 삭이는 경우가 많다. 특히 친구에 대한 애착이 강한 10대 후반 아이들은 자신의 감정이 어떤 식으로 판단되는가에 대해 상당한 불안을 느낀다. 그래서 아무리 친한 친구라도 그 친구가 자신에게 애정과 욕구를 드러내는 즉시 그 관계를 끊어 버린다. 둘 사이에 아무런 성적 관계가 없음을 증명하기 위해서다.

이 시기의 남자아이들은 어떤 위험도 기꺼이 감수하려는 성향탓에 흔히 사고뭉치로 불리며, 많은 부모들이 마음고생을 한다. 그런데 사실 이 같은 성향은남자다음의 기준, 즉 친구들이 서로를 판단하는 기준에 자기가 부합하지 못할까 봐 두려워하는 마음에 기초한 것이다.

파벌 내 구성원의 지위는 가족 구성원으로서의 지위보다 훨씬 불안정하다. 그래서 10대 아이들은 집단 내에서 자기 위치를 끊임없이 주시한다. 여전히 파벌에속한 존재인가의 여부는 나이와 성별에 따라 달리 규정된다. 여자아이들은 친구들 사이의 중요한 소식이나에게도 전해지는가 아니면 나만 모르고 있는가?,
‘친구들이 무언가를 계획할 때 나의 스케줄도 확인하는가 아니면 전혀 신경 쓰지 않는가?, 체육 수업이끝나고 나를 기다렸다가 학생식당으로 가는가 아니면나만 빼고 먼저 가는가?‘ 등의 기준으로 자신이 파벌의 구성원인지 판단한다. 남자아이들은 나의 농담에친구들이 웃어 주는가?, ‘친구들이 내게 이런저런 내용을 묻는가?, 어디로 갈지, 어떤 게임을 할지에 대해 내 의견을 따라 주는가?‘ 등을 기준으로 삼는다.

폭력서클 조직은 상당한 권위를 자랑하는 남학생, 여학생 클럽의 특징을 그대로 흉내 내고 있다. 공식적인가입 절차와 정기 모임, 조직의 역사에 대한 자부심, 소속감 등이 바로 그것이다. 물론 이름 있는 클럽에서요구되는 조건, 이를테면 명문가 자제, 사회적 지위, 올바른 말씨, 구별되는 차림새와는 전혀 거리가 멀지만, 자존심을 지키고 냉대감을 피하려 한다는 목적만큼은 같다. 때로 낮은 자존감은 폭력서클 가입의 동기가 된다.

권위적인 칭찬은 비난만큼 나쁘다.

이후 수십 년에 걸쳐 많은 연구 결과가 축적되었고, 가트맨 박사는 드디어 결혼 생활의 지속 여부를 판가름할 수 있는 변수 하나를 발견해 냈다. 그것은 부부가 종종 싸움을 하는지, 공통의 관심사가 있는지, 혹은 성적인 화학 반응이 지속되는지의 여부가 아니었다. 결혼 생활의 지속 가능성을 예측하는 핵심 변수는 바로 칭찬과 비난의 역할이었다.

어떤 부부는 극적인 상황도 꽤 자연스레 받아들인다.
때로는 즐기는 모습까지 보인다. 말하는 도중 소리를지르거나 울기도 하고 방문을 쾅 닫고 들어가 버리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더 깊은 사랑과 존중을 나타내며 서로를 웃게 해 주려 노력한다. 서로에게 소리 지르는 것 이상으로 더 많이 함께 웃는다. 언성을 높이다가도 까르르 웃으며 흐지부지 넘어가기도 하고, 어느 순간에는 열띤 논쟁이 활기찬 토론으로 바뀌기도한다. 서로의 생각을 따져 물으며 반대 의견을 내놓는경우도 다반사다. 12 하지만 아무리 자주, 그리고 크게싸운들 이들 부부가 이혼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연구 결과 부부싸움을 하느냐 안 하느냐는 전혀 중요하지 않았다. 중요한 것은 비난의 양과 비교해 칭찬이얼마나 되느냐였다. 비난은 칭찬보다 그 여파가 훨씬크다. 더 많은 감정을 유발하며 기억에도 강하게 남는다.13 그래서 비난으로 인한 상처가 흡수되기 위해서는 훨씬 더 많은 횟수의 칭찬이 필요하다. 결론적으로칭찬과 비난의 비율이 5:1일 때 결혼 생활이 가장 원만하게 유지되었다. 이를 ‘마법의 비을 이라고 하며,
결혼 생활의 지속 여부를 예측하는 지표로 사용된다.

‘당신은 세심해‘라는 말을 계속해서 반복할 경우 이것은 길이 제니에게 자신이 기대하는 배우자 유형을 강요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

‘세심하다‘ 라는 칭찬이 제니에게는 존경의 시선이 아니라 강요와 압박에 더 가까웠던 것이다.

"하지만 여보, 당신은 진짜 좋은 엄마야. 우리 애를 당신만큼 잘 돌볼 수 있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 그레이엄의 이 같은 찬사는 엄마로서 앨릭스의 자질을 아주높이 평가한 것이었다. 아이를 돌보기에 가장 적합한사람이라는 칭찬에 누가 기뻐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하지만 여기에는 앨릭스의 입장이 완전히 배제되어있다. 그레이엄은 아이의 행복을 강조하며 아내의 감정에 호소해 우리 사회 전반에 깊숙이 자리한 모성애를 자극했다. 이 과정에서 앨릭스가 준비한 손익분석결과는 아무 쓸모 없는 것이 되고 말았다.

요컨대 우리는 자신의 나쁜 행동은 일시적인 것으로여기지만 배우자의 문제는 끊임없이 반복되는 것으로생각한다. 이러한 충들의 순간에는 자신에게 유리한기억으로 스스로를 보호한다. 설령 부부 관계가 손상을 입더라도 개의치 않는다. 이 같은 편향된 기억은좋지 않은 분위기를 더욱 악화시키며 갈등의 원인이배우자에게 있다는 생각을 더욱 굳힌다. 동시에 자신은 항상 배우자를 도와주고 배려하면서 관대하게 행등했다고 생각하고 배우자에 대해서는 고집 세고이기적인 모습으로 자기에게 무관심했던 기억만을 떠올린다. 남편 혹은 아내의 친절하고 자상했던 모습은묻어 버린 채, 지금처럼 자신을 화나게 했던 기억만을생각하는 것이다.

인간의 성관계는 재생산의 목적을 훨씬 넘어선다. 그중 한 가지는 부부 간 결속을 강화하는 것으로 그 효과는 매우 탁월하다. 일단 성관계를 시작하면 두 사람은 신경학적으로, 또 신체적으로 완전히 변환된 상태에 놓이게 된다.

가스등 효과는 남편 혹은 아내가 배우자의 의식을 조종함으로써 자신에 대한 비난을 당연하게 여기도록속이는 것을 의미한다.

성공적인 결혼 생활을 위해 꼭 필요한 전제가 한 가지있다. 그것은 때로 화를 내거나 공격적인 모습을 보여도, 내 배우자는 기본적으로 존경할 만한 좋은 사람이다‘라는 생각을 갖는 것이다.

"나는 당신을, 당신은 나를 판단하게 될 거야. 하지만서로의 좋은 점을 무시하거나 나쁜 점을 과장해서는안 돼. 이 부분은 최대한 노력하자. 부정적인 판단이강하게 들면 대화를 통해 풀어 나가고, 끊임없이 비난하는 행동만큼은 피하자. 상대가 힘들어하는 상황에서는 서로를 위안하며 공감과 지지를 보내 주어야 해.
또 상대방의 성격을 판단할 때는 최대한 긍정적으로, 말이나 행동을 판단할 때는 최대한 구체적으로 이야기하자. 사소한 잘못 하나를 성격 문제로 몰아서 비난해서는 아무것도 해결할 수가 없어. 때로는 여러 편견에 빠져 스스로의 자존감은 지켜 내지만 부부 관계는위험에 빠뜨릴 수 있어. 우리도 사람이기 때문에 이부분은 계속 부딪혀 가며 해결해야 해."

"학계의 정치는 모든 정치 형태 가운데 가장 격렬하고잔혹하다. 걸려 있는 몫이 매우 적기 때문이다"

"인간은 지극히 사회적인 동물이기에 다른 사람의 시선에 집착하죠. 스스로를 얼마나 좋은 사람으로 생각하느냐가 주위의 판단에 좌우된다는 건, 어쩌면 당연한 사실입니다. 사회에 순응하며 살아야 한다는 압박은 결국 다른 사람의 판단에 가치를 둔다는 의미입니다. 성공과 실패의 대부분은 주위의 시선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이죠."

"경쟁자들 사이에 오가는 무언의 메시지를 읽어 내지못한 채 동료들과도 상호작용을 할 수 없다면, 업무능력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요컨대 근거없는 가십으로 시작된 판단이 사실로 뒤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주변에서 들리는 이런저런 말들로 집중력과 자신감을 잃게 되고, 업무 수행 능력도 떨어지면서자신을 둘러싼 부정적 판단이 결국 사실임을 스스로증명하고 만다.

‘나르시시스트‘는 보통 자기애가 강한 사람을 일컫는다. 하지만 심리학에서는 조금 다른 의미로 사용된다.
자존감이 낮고 스스로를 과장되게 떠벌리는 사람, 타인의 관심에 집착하며 이를 통해 자존감을 높이려는사람을 칭한다. 그런데 직장에 이런 사람이 있으면 그폐해가 매우 심각하다. 나르시시스트는 사람들의 칭찬을 받기 위해 고위험 투자 같은 그럴듯한 계획을 추진하지만, 결국 조직에 엄청난 손해를 끼치고 만다.
이들은 또한 비판에 공격적으로 대응하며, 자신에게동조하지 않는 사람은 적대시한다. 물론 그중에는 넘치는 투지와 자신감으로 성공하는 사람들도 다수 있다. 일부 심리학자의 연구에 따르면 최고경영자들 가운데 약 4퍼센트가 공감 능력이 부족하고 다른 사람을 조작하는 나르시시즘적 성향을 지닌 것으로 나타났다. 최대 21퍼센트의 최고경영자가 이 같은 특징을 갖고 있다고 밝힌 연구 결과도 있었다(일부에서는사이코패스 기질로 언급했다). 놀랍게도 이 수치는 교도소 수감자 중의 나르시시스트 비율과 같았다.

무엇보다 이들은 칭찬과 비난의 프레임을 만들어 사내 분위기를 경직시킨다. 매 순간을 자신이 돋보일 수있는 기회로 삼고 다른 사람은 하찮은 존재로 만들어버린다. 과연 내가 빛날 수 있는가?‘ 이들의 관심사는오직 그것뿐이다.

직장 문화 자체가 전체적으로 과시하는 사람들을 인정하면서 적절한 보상까지 해 주는 분위기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자기 판단을 반성하거나 수정할 줄 모르고 다른 사람의 판단에는 적대감만 드러내는 나르시시스트의 존재가 조직의 안정에상당한 위협으로 작용한다고 경고한다.24 상대방의판단에 집착하는 이들 나르시시스트들은 조직 자체를와해시킬 수 있을 만큼의 위험을 초래할 수도 있다.

가까운 사이에서와 마찬가지로 직장에서의 칭찬도 매우 복잡하다. 상대방의 칭찬이 자신의 목표와 가치,
자존감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면 그 칭찬은 비난만큼이나 모욕적으로 다가을 수 있다.

철저한 준비성을 지닌 필리시티의 경쟁력에 놀란 팀장이나 샤론의 업무 기여도를 간과한 팀장이나 상대를 편향된 시각으로 대했을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여자 직원들 업무는 남자들 일보다 가치가 낮아." 이런 식의 말도 절대 내뱉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내재된 편견은 우리의 판단에 자동적으로 스며든다.

이 같은 판단은 여성의 능력에 대한 의식적 편견이나여성을 배제하려는 고의적 태도에서 비롯된 게 아니다. 우리의 판단을 돕는 여러 정보들이 처리되는 과정에서 전혀 의도치 않게, 의식하지 못한 틈으로 불공정한 편견이 파고든 것이다.

권력의 무게에서 오는 책임감보다 권력의 부재에서오는 박탈감이 건강에 더 좋지 않았던 것이다.

안 좋은 댓글에 관심이 집중되는 현상을 부정 편향Negativity Bias‘이라 일컫는다.

진화의 역사를 살펴보면 안 좋은 환경에 적절히 순응해 온 생물이 끝까지 살아남을 확률이 높았다. 진화심리학자들은 좋은 기회를 놓쳤을 때 생겨나는 후회나 아쉬움보다 위험을 무시했을 때 생겨나는 파장이훨씬 더 심각하다고 보았다. 예를 들어 인류 초기의조상들이 똑똑하고 매력적인 부류의 사람들과 어울릴기회를 포기했다고 생각해 보자. 조금 아쉽기는 해도별다른 문제는 생겨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특정인물이 적대적이라는 신호를 무시했다면 그 혈통은더 이상 유지되지 못했을 것이다. 그만큼 치명적이다. 따라서 진화론적 관점에서 보면 부정 편향은 충분히적응 가능한 특성이다. 그러나 문제는 소셜 미디어에서는 그 힘이 잘못된 방식으로 사용된다는 것이다. 소셜 미디어에서의 부정 편향은 피해자에게는 극도의수치심을 안겨 주고, 가해자에게는 오히려 더 큰 힘을실어 준다.

전체적인 관점에서 보면 시간이 지날수록 인간의 행동 및 관용, 이성의 수준은 점차 개선되었다. 그리고이것은 선량한 본성‘, 즉 공감, 자기통제, 도덕심, 이성이 확대된 결과로 볼 수 있다. 선량한 본성은 우리의 판단 장치가 주도하는 다양한 활동을 통해 더욱 개발된다. 인간은 사회적 존재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판단을 끌어내어 자기 스스로의 판단과 비교해 보고자 한다. 또 본능적으로 모험을 즐기기 때문에 다양한사람과 어울리며 그들에게 판단받고자 한다. 이성적으로 사고할 수 있는 능력도 있어 상대방의 판단을 조정하고 개선할 수도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