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요약발췌본] 적당히 가까운 사이 - 외롭지도 피곤하지도 않은 너와 나의 거리
댄싱스네일 지음, 김은경 낭독 / 허밍버드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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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정체성과 독립성을 잃지 않기 위해 온전히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자율적인 공간이 필요하다. 이를독일말로 ‘슈필라움(Spielraum)‘이라고 부른다.

나 자신을 타인과 쉽게 동일시하는 경향이 있어서 내 것과는 다른 누군가의 면면에는 너그러운 편이지만, 나의단점이라 여기는 부분을 마찬가지로 가진 사람과 잘 지내는 일은 훨씬 어렵다. 그렇다 보니 누군가에게 화를내고 있지만 실은 마음 깊은 곳에서 나 자신에게 화가 나 있는 경우가 있다.

날이 좋아서, 날이 좋지 않아서, 날이 적당해서 집에 있고만 싶은 욕망에 지배당하는 사람들. 이들에게는 목이늘어진 티셔츠의 편안함과 극세사 수면 바지의 보드라움을 벗어던지고 꾸밈노동을 선택하는 일에 다른 사람의몇 갑절이 되는 열정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웬만해서는 귀찮음보다 외로움을 선택해 버리고 마니, 한번 설레보려 해도 영 쉽지가 않다.

돌아서면 후회하면서도, 습관으로 굳어진 배려 없는 행동은 서로에게 상처 주기를 되풀이한다. 마치 친밀함이하고 싶은 말이나 행동을 다 해도 되는 자유 이용권이라도 되는 것처럼. 그러나 기분대로 표현할 자유로만마음이 가득 차서 상대를 향한 배려나 존중이 들어설 자리가 없다면, 자유를 잃기 전에 사람부터 잃게 될지모른다. 하트의 뾰족한 밑면은 상대방을 찌르는 날카로운 창이 되기도 한다. 누군가 당신에게 ‘널사랑하니까‘라는 전제로 상처를 주고 있다면, 그건 사랑이라는 가면을 쓴 폭력일 뿐이다.

어른의 몫을 제대로 하며 살아가고 있는지 스스로를 단속하며 안도감을 얻기 위해 달려오는 동안 나도 모르는새에 세상의 상대평가에 익숙해진 걸까. 누군가를 밀어내고 올라서야만 내 존재가 위태롭지 않을 거라는 불안에마음이 각박해진 걸까.

‘비교‘의 가장 무서운 점은 현재의 내가 무엇을 얼마나 이루고 가졌는지와 관계없이 시간이 지날수록 습관처럼배어든다는 것이다. 진정한 자존감은 비교를 통한 상대적 만족감이 아닌 절대적인 자기 인정으로 얻을 수 있다.
이를 잊지 않는다면 사랑하는 사람에게 비교 없는 위로와 불안 없는 축하를 건넬 수 있을 것이다.

감정에는 이유가 없다는 걸 알면서도 우리는 사랑을 시작할 때 그 이유를 정의하려 하고, 이별할 때는 끝내야만하는 이유를 만든다. 감정적인 선택을 하는 자신이 서투르고 어른스럽지 못한 사람으로 여겨질 것 같은 공포때문일까. 나의 이성에게 내 감정과 그에 따른 선택이 타당했음을 납득시켜야만 마음이 편안해지는 듯하다.

사람의 마음이란 적당한 선에서 멈추기 어렵다는 것, 한번 자라게 놔두면 손쓸 수 없이 커진다는 것을 이제는경험으로 안다. 그래서일까. 내 마음을 감당할 자신이 없으니 겁이 나서 누구도 선뜻 믿기 어렵다.

새로운 관계를 시작할 용기를 내기에 설렘만으로는 충분치 않을 때, 삶의 무대 위에서 잠시 내려와 관객이 되어보는 것은 어떨까.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갈지 한번 지켜볼까 하는 마음으로 내가 놓인 관계를 한 발자국떨어져서 바라본다

주는 사랑이 의미를 갖기 위해서는, 반드시 서로의 삶에 대한 존중이 전제되어야 한다. 건강한 사랑을 위한 가장기본적인 요소이자 첫걸음은 바로 존중임을 잊지 말자.

사람은 자신이 성장하면서 결핍되었던 것을 사랑하는 사람에게 주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괜찮아요. 부러지면 두 개가 되니까 더 좋잖아요! 둘이 같이 칠할 수도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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