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봐도 연애소설
이기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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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 유머리스트를 기본으로 삶을 의미있게 만들수 있는 잣대도 세워주는 든든한 작가.

"새벽에 일하려면 힘드시겠어요."
그가 다시 말하자 "남들도 다 그런걸요"라고 남자가 짧게 말했다.
"그래도 이게 배송 일이라는 게 참…..."
그가 문 앞에 선 채 계속 말하자 남자가 힐끔 그를 올려다보았다.
"일하고 있는 사람들은 그런 말 안 합니다. 그냥 일만하는 거지."
남자는 그렇게 말하곤 계단 쪽으로 걸어갔다. 그는 남자가 한 말을 다시 생각해봤으나, 그게 무슨 뜻인지 제대로 이해할 수 없었다. 그는 방으로 들어가서 바로 침대에 누웠다. 그는 자신의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그것조차 모르는 사람이었다. - P43

원래 사람 밝은 면만 보면서 좋아하면 그게 어디 사랑입니까? 사랑이 생기려면 상처를 봐야죠. - P49

썸도 연애도, 마치 무슨 알바 시급처럼숫자로 계산되었다가, 숫자처럼 사라지고 말았다. - P69

그는 플라톤과 랭보와 줄리아 크리스테바의 저작을 읽으면서 사랑이란 충만이 아닌 결핍이라는 것을깨닫게 되었고, 그것이 행복이 아닌 고통이라는 것 역시 알게 되었다. - P109

모두 다 그런 건 아니지만, 자영업을 하는 부모 아래에서 자란 자식들은 대체로 빨리 자란다. 경기에 따라 날씨에 따라 매상에 따라, 그때그때 집안 분위기가 달라지니까, 눈치도 빤해지고 이런저런 생각도 많아지기 때문이다.
......
공무원 아빠를 둔 아이나, 교사인 아빠를 둔 아이와는 질적으로 다른 것이다. 걔들은 인생이 따박따박 나오는 월급처럼 저절로 흘러가는줄로만 알고 있다. - P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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